너무 화가나서...

박영선201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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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막 화가나요

아프다가 안쓰럽다가 화가나요

 

남친이랑 헤어진지 이제 삼일정도 됐네요.

사귄지는 11개월 조금 못됐고.

님들은 얼마도 안되었는데 하겠지만

저희 둘다 나이가 많아서 결혼을 생각하고 사귄거고

헤어진 그날 원래 남친 부모님을 뵙기로 했었어요.

 

지금도 순간순간

그때 내가 더 참았어야했나 생각을 합니다.

좀더 참았더라면 헤어지지는 않았겠지요.

어쩌면 그날 남친 부모님을 만났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드는 생각은

좀더 참았더라면 단지 헤어짐의 시간을 늦추었을 거란 거...단지 그뿐이란 생각만 있어요.

 

남친은 저보다 세살이 어립니다.

처음 본날 모임에서였는데 사실 그날 말도 많이 안했었는데

부득불 저를 집에 데려다준다며 따라오더니 데이트를 신청하더라고요.

그게 시작이었고 만나는 동안 그는 늘 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 참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란 생각이 드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만나다보면 이상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었어요.

처음엔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게 이상했어요.

요즘 세상에 나이 먹을대로 먹은 직장인이 신용카드가 없다는거

늘 현금만 갖고 다니는거..채크카드는 하나 있더라구요.

그래도 신용카드가 낭비가 심해지니까 그려러니 했어요.

워낙 술자리도 좋아하는 사람이고 술마시면 내가 쏠께~ 타입이라 신용카드로 문제가 있었던 적이 있나보다...그 정도로만 생각했지요.

 

만난지 두달정도 되었을때

일요일에 만나기로 하고 남친은 토요일에 산에 갔어요. 지방산에...둘다 산악회에 다니거든요.

그런데 당일 비가 많이 와서 산에 오를수가 없었어요. 남친은 오후 5시쯤 이제 저녁먹고 서울 올라간다고 내일 보자고 했어요.

그리고는 연락두절. 다음날 밤 11시에야 전화가 오더군요.

같이 간 사람들이 이대로 서울가긴 너무 아깝다고 하루 자고 다음날 산에 오르자고 했데요. 그래서 그냥 그곳에서 민박을 잡고 쉬다가 일요일에 산에 가고 이제야 왔다고. 핸펀은 밧데리가 없었다고.

저는 너무 황당해서 화를 많이 냈어요.

일요일 약속도 있었는데 못오면 못온다 전화한통 문자한통 못하냐고.

남친은 별의별 ...저로서는 납득가지 않는 핑계를 대며 제가 너무 화를 과하게 낸다고 하더군요.

그것때문에 한 며칠은 말도 안하고 그랬던거 같아요.

 

그 후에도 남친은 가끔 술을 마시거나 하면 전화통화가 힘들었어요. 핸펀도 잘 잃어버리는 편이고.

 

그의 돈씀씀이나 술자리때문에 종종 싸우고 싸우면 한 일주일 말 안하기는 기본이고...그렇게 지난 11개월을 보냈어요. 그래도 주변에선 남친에 저에게 엄청 잘하는줄 알았어요. 그냥 보기엔 정말 그렇게 행동하거든요. 말한가지 한가지까지.

우리들 나이가 있으니까 다들 결혼 언제하냐고 하면 남친은 당장이라도 하고싶은거처럼 말하고...그런데 정작 저는 남친 집에 한번도 못가봤어요. 부모님은 고향에 계시고 자기혼자 인천지역에서 자취를 하는데 그냥 한번 가보자 해도 절대 저를 안데려 가더라고요.

저는 남친 집도, 사무실도 어딘지 모르고 친한친구도 서울엔 없다고해서 보지 못했어요. 작년말에 그의 누나네 가족들이랑 저녁식사한게 다였어요. 그런데 황당한건...

얼마전 남친 문제로 누나랑 통화를 하는데 누나는 제가 남친을 계속 만나온걸 모르고 절 마치 스토커취급하더라구요....(남친 부모님이랑 식사하기로 한 이틀전에 통화를 하는데요...)

 

이 모든게 납득이 안되는데도 그냥 뭔가 사정이 있으려니 참았어요. 그러다가 지난주에 일이 터진거죠.

사실 4월부터 남친이 회사일로 무지 바빴어요. 그래서 자주 못만나고 서로 거리가 멀어서...일주일에 한번 만나는것도 힘들었죠. 그런데 그 전주 일요일에 잠깐이라도 시간내서 보자고-남친이 말한거예요- 해서 저녁에 보기로 했었어요. 전 오전에 등산을 갔고요. 그런데 하산하고 전화하기로 해서 전화를 하니 안받는거죠. 수십통을 했던거같아요. 일요일...이 그렇게 갔어요. 그리고 월요일...여전히 전화를 안받더라구요.

월요일밤...이틀을 연락이 안되니까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그 누나에게 문자를 했죠. 만나기로 약속했었는데 이틀째 연락이 안된다고. 그리고 화요일 아침. 밤새 걱정으로 잠도 설치지고 도저히 안되겠어서 그 누나에게 전화를 했어요. 혹시 남친 주변에 아는 연락처 없으신지...누나는 모른데요. 그러면서 묻더라고요. 그동안 계속 만났냐고...전...너무 황당했지만 우선은 남친이 걱정되서 그냥 넘어가고 연락되면 알려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그날 오후 남친은 너무나 태연히 전화를 하더군요. 일요일 출근해서 밥먹다 핸펀을 두고 나왔데요. 처음에 어디다 두고 나왔는지 몰라서 좀 헤매싿고..이제 찾아서 전화하는 거라고...

이틀넘게 너무 걱정을 해서인지 그냥 무사한게 다행같아서 화도 못냈어요. 만나면 좀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러고 말았죠.

 

그리고 바쁜 일주일이 가고 다시 주말.

남친은 토요일까지 일하면 바쁜거 다 지나간다고 일요일에 보자 했어요.

그리고 토요일 밤. 옆 사무실 분과 술한잔 하러 간다고 전화하고 술 마시다가 전화하고...집에 돌아갈때 낼 보자 하고 전화하고....그리고는...

역시 또 전화가 안되기 시작했어요. 이번에는 수요일 정오까지.

처음 이틀은 무지 화가 났구요. 삼일째는 걱정이 됐어요. 술을 많이 마신거같았는데..어디서 퍽치기라도 당한건 아닐까...화요일 저녁에 그 누나에게 또 전화를 했어요. 누나는 남동생 집도 모르더군요. 그리고는 여전히 저를 스토커취급...이틀후 부모님이랑 같이 식사하기로 한것도 모르더라고요. 다 같이 모이는 자리인데...남친이 아무말도 안한거죠...

수요일 아침엔 도저히 안되겠어서 그 누나한테 남친 수소문좀 해보고 못찾으시면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어요. 그리고 났더니 정오가 좀 지나서 남친이 전화가 온거예요. 핑계는 지난주랑 똑 같았어요....

 

너무 화가 나서 불같이 화를 냈죠.

전화한통 하는게 그렇게 어렵냐고...그런식이면 아예 안만나는게 났겠다고

아무런 말도 듣지 않고 그냥 통화를 끊어버렸어요. 두어번 다시 전화가 왔지만 안받았죠.

다음날 부모님 만나기로 한 날인데...정말 저를 데려갈 생각이 있었는지 의심스러웠어요.

남친은 전화하지 말라니까 정말 전화를 안하더군요.

 

다음날이 어린이날이었어요.

그냥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친구를 좀 만나고

밤중에 도저히 답답해서...답답한거 못참는 성격이라 제가 남친에게 전화를 했어요.

나 속이는거 있냐고...

왜 누나가 집을 모르고 저를 자기집에 안데려가냐고...

대답은...저를 자기집에 데려가기 싫었대요. 그냥 싫었대요. 결혼어쩌고 저에게  올인 어쩌고..그러면서도 정작 저를 자기가 살고있는 집에는 데려가기 싫었데요. 누나는 예전집에는 와봤지만 지금집에는 안와봐서 모르는거구...그동안 제 이야기를 안해서 누나가 나를 계속 만난걸 모르는거라고...

그 모든 설명이 이해가 안됐어요. 더 이해가 안된건..

전화 안할수도 있지않냐..였어요. 일요일 만나는거 안만면 큰일나는거였냐는 말에 전 정말 말문이 막히더라구요. 제가 화가난건 ...일요일에 안만나서가 아니잖아요. 만나기로 한 사람이 며칠씩 연락이 안되서..걱정되니까 그러지 말라는건데...걱정시키지 말라는 단 그 한가지를 작년부터 이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거였어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나요? 전 도저히 이해가 안되거든요.

 

그냥 그동안의 나의 모든 의구심이 폭발을 해버린거같았어요.

살다살더 너같은 싸이코 첨본다고....상식도 예의도 없는 인간이라고...내 눈에서 사라지라고 했어요. 산악회에서도 탈퇴하고 홈피에 내 사진도 다 없애라고 했어요. 당연히 저는 그날 들어오자 마자 사진 다 없애고 일촌, 네이트 가 끊고 전화번호 삭제하고 그랬어요.

 

솔직히 지금도 믿어지지가 않아요.

이 녀석은 뭐가 잘못된걸까요?

제가 이상한걸까요?

막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이넘은 아직 산악회 탈퇴 안했고

홈피 대문엔 제 사진이 아직도 있어요.

그냥 무관심해서 저러고 있는걸까요?

너무너무 화가나요

 

이별을 많이 해보면 아프지 않을줄 알았는데

이런건 면역이 잘 안되나봅니다.

제가 헤어지자 한건데도 아프네요

 

그냥 넉두리가 하고 싶었어요

심한말 댓글을 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좀 위로가 필요한거니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