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페이, 그리고 개념있는 훈남훈녀

허허2011.05.09
조회11,136

오늘 톡글보니 여대생들의 더치페이 개념에 대한 어느 남성분의 글이 있더군요.

 

과연 무엇이 이런 현대판 '성 역할'의 잣대가 되었는지 말 그대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요즘 인기몰이중인 모 방송사 개그프로중에 '두분 토론'이라는 개그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여성분들, 거기서 남하당 대표님이 던지는 말 웃으면서 듣긴 하지만 기분 나쁘신 분들도 있죠?

그것이 과거로부터 근래까지의 우리나라에 퍼져있던

'(어찌보면 부당한)성 역할'을 나타내는 것이었다면,

반대로 지금은 폐지된 프로그램중 '남성인권보장위원회'라는 프로도 있었는데,

거기는 매우 직설적으로 여성분들의 '만행(?)'을 고발합니다.

개그는 개그일 뿐 이라 여기고 웃으면서 볼 수만은 없을 정도로요.

한편으로 돌려 말하면 그것이 또 다른

'(어찌보면 부당한)성 역할'을 나타낸다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슬아치', '보슬X' 이라는 말들이 있죠.

뜻은 너무 적나라해서 밝히지 않겠습니다. 알게 되면 아주 화가 나서 펄펄 날뛰고 싶으실 정도일 겁니다. 

여성분들께서는 이런 발언 듣고 싶으십니까?

물론 저 단어 어원은 일부 마이너한 커뮤니티에서 나왔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났겠습니까?

 

솔직히 남자분들이 데이트할 때 '우리 더치페이 하자, 같이 좀 내자.' 하는 건

'완전 깍쟁이처럼 잔돈 한푼에, 횟수까지 맞춰서 더치페이 하자.'

이런 논리가 아니잖아요.

남자분들은 여성분들께 절대로 '내가 이만큼 냈으니 너도 이정도는 내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이 저렇게 말하지 않나요? 왜냐면 '남자로써의 자존심'이 있으니까요.

왜 그 '남자로써의 자존심'을 '당연히 남자가 내야 하는 것'으로 매도하십니까?

그러니까 일부 그런 생각을 가진 여성분들 때문에 싸잡아서 전체가 욕을 드시는겁니다.

 

요즘 남자분들이 바라는, 어찌 보면 더치페이라고 할 수도 없는 더치페이는 거의 이런 식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허나 어디까지나 저의 생각입니다. 다른 의견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겠죠)

 

-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여유있는 사람이 더 낸다든지, 형편에 맞게 저렴한 곳을 찾는다던지

 

- 흔한 데이트 코스, 예를 들어 좀 가격대 있는 식당에서 밥-영화-까페 이런 상황일 경우,  

밥을 남자분이 사고 영화까지 남자분이 끊어놨을 경우가 많을 겁니다. 

그럴 때 여자분께서 팝콘에 커피까지는 본인이 사신다 해도

(솔직히 수치로 디테일하게 따지면 쪼잔해보이겠지만) 남성분이 부담하는 비율이

언제나 여성분보다 훨씬 큽니다.

 

저런 경우도 제 생각엔 6.5대 3.5? 그것보다도 못할겁니다.

가격으로 찔러볼까요? 대략 특별한 날에 먹는 저녁식사는 인당 2만원 안팏이라 치고

두 분이면 4만원, VAT 붙여 거진 4만 5천원, 영화표 요즘 많이 올랐더군요.

인당 9천원이니 두분이면 벌써 만팔천원, 남자분 이미 5만원 이상 썼습니다.

허나 팝콘에 커피 해봤자 2만원 조금 넘습니다.

  

그리고 여성분들 치장하는데 돈 든다는 말 하시는데,

여성분들 옷보다 남자분들 옷과 구두가 알고보면 평균적으로 훨씬 더 비싸다는 거 아시나요?

시계라든지 몸에 붙이는 것들도 그렇구요.

과연 저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남자친구분께 옷 한벌 사줘보셨나요?

그러지 않고서는 치장이 돈 많이 드니 어쩌니 라는 말은 하지 못하시겠죠.

남자들은 화장 안하니까 돈 덜들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럼 남자분이 '당연히' 갖고 계셔야 할 차는 얼마일까요? 생각 해보셨나요?

'당연히 갖고 계셔야 할 차' 한 대값이 '화장품값' 보다 월등히 더 비쌉니다.

 

 

 

예전에 어떤 만화를 보았는데, 

외모가 예쁜 여자분들은 남자들이 자기를 위해서 돈을 써 주기 때문에

더 돈이 여유가 생겨서 더 자신을 가꾸는데 힘쓰고,

외모가 좀 덜 한 여자분들은 남자분들을 위해 자신이 돈을 더 내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서 더 못나진다고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것도 일부 몰지각한 남성분들의 잣대에 따라 흘러가는 일부 현실이겠지요?

물론 예쁜 여자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성분들도 예쁜 여자 좋아합니다.

예쁜 여자분이 마음까지 착하면 금상 첨화입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도, 안 그런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여성분의 외모와 만나는 여성의 숫자 늘리기에 눈이 멀어 헛돈쓰는 남성분들이

'보슬아치'니, '보슬X'니, 여자들은 남자 등쳐먹는다느니, 얻어먹기만 한다느니

칼질 한번 시켜주면 다리벌려주더라 라는 등의 뒷이야기의 주범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남성분들, 그렇게 이 여자 저 여자 좋아하시면 결국 본인 손해입니다.

다 아껴두셨다가 진실로 당신을 위해주는 그런분을 위해 모든 것을 쓰셔야죠.

 

그리고 한편으로는 남성분들이 그렇게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겉만 번지르르한 예쁜 여성을 바라시고

그런분들께 그렇게 투자를 하신다는걸 아니까

여성분들도 남성분들의 투자를 바라며 자기 자신을 힘들게 가꾸고 있으니

남성분들께 어찌보면 얼토당토 않게 생각될 수도 있는 요구를 하는 게 아닐까요?

어찌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만;

 

개념있는 여친 또는 남친 되는 거 솔직히 어렵지 않습니다.

아주 작게라도 배려있는 행동과 본인 의지에 달려있는 것인데 왜 그걸 모르고, 아니 다들 아시면서도

대한민국에서 남여가 편을 갈라서 이런남자 무개념이다, 이런여자 무개념이다 하고

서로 헐뜯고 옥신각신 하고 계십니까?

다 누군가는 서로의 여자친구, 남자친구입니다. 아직 아니라고 하시는 분들도 언젠간 그렇게 되실겁니다

 

누가 더 잘못하고, 누가 더 잘하고를 따지는 것이 문제의 핵심은 아닙니다.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모르고

서로가 서로를 헐뜯고 할퀴며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요.

여자고 남자고를 떠나서 한번이라도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의 인격을 존중해 볼 생각은 해보셨나요?

우리는 다 어떠한 성별을 갖기 전에 한 '사람'입니다.

 

흔히 상대편에 입장에 서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는

'저 사람 참 개념있는 사람이야.'라고 합니다.

세상에 누가 '쟤 진짜 무개념이야.'라는 말을 듣고 싶어할까요?

 

요즘 '훈남, 훈녀'란 수식어는 대부분 외모를 보고 갖다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로 사람의 마음을 '훈훈하게' 할 사람은 외모만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따뜻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도 아름다운 사람한테 붙어야 할 수식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판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 '남자'와 '여자'가 서로 편 갈라서 헐뜯는 자리보다는

인간적으로 서로의 바람직한 점은 칭찬하고 그렇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한발짝씩 물러서서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공간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