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자 이명박

김다솜201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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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1학기를 간신히 마치고 나는 자원 입대했다. 논산 훈련서에서 첫날 밤을 지내고 다음날 신체검사가 실시됐다.

내 앞 사람까지는 무사 통과더니, 군의관은 내 몸 여기저기에 청진기를 들이댔다.

"네 몸이 어떤 상태라는 걸 모르고 여길 왔는가?"

"전혀 몰랐습니다"

"쯧, 너 임마 이런 몸은 군대에서도 안 받아 줘. 도대체 나이 스물밖에 안 된 놈이 몸을 어떻게 굴렸기에 이 모양이야. 정밀검사 받아 봐."

정밀검사 결과 내 몸은 정말 엉망이었다. 그 중에서도 기관지가 형편없이 늘어졌다는 판정을 받았다. 병명이 기관지 확장증이었다.

......

"기관지 확장증은 근본적인 치유가 불가능하다. 과로하면 열이 심해서 훈련을 받을 수가 없다. 게다가 축농증도 악성이다.

그 몸을 끌고 지원하다니, 군을 무슨 요양소로 알고 왔냐?"

나는 논산훈련소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고 쫓겨 나왔다.

남들은 있는 줄 없는 줄을 동원해 군에 안 가려고 하는 마당에, 나는 군에 가고싶어도 병들어 가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집에 돌아오니, 내가 부정한 방법을 쓴 것이 아닌가 하여 방첩대에서 조사를 나오기도 했다.

.......

어느 날 아침, 의사들의 회진 시간이었다. 담당 의사가 여러 명의 인턴들을 데리고 나타나더니,

내 진료 기록부를 들여다보며 소견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언뜻 잠이 들었다가 의사들의 말소리에 깨어났다. 당담 의사가 말했다.

"이 환자에게는 이 약이 맞지 않아. (약명을 영어로 말하며) 이러이러한 약을 쓰도록 하시오."

그러나 한 인턴이 대답했다.

"이 환자는 극빈 환자라 그 약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래?"

그들은 내 옆 병상의 환자에게로 눈을 돌렸다.

.....

태어나 처음 가본 그 병원에서 나는 어느 정도 회복되어 한 달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약에 대한 내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값싼 약이었지만 효력이 있었던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자서전 - 신화는 없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