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맞았습니다. 이젠 벗어나고 싶네요... 도와주세요...

한숨만...2011.05.10
조회1,397

남편에게 또 맞았습니다.

병원에 가기가 부끄러워 혼자서 끙끙대다가

찢어진 자리가 곪아서 오늘 갔더니 골절까지 있었습니다.

죽고 싶습니다.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고 마음이 답답하여

남은 미련도 없지만 이 곳에 작은 눈물 흘려보고자 합니다.

 

저는 74년 호랑이띠 올해로 38이네요...

결혼한 지는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러고보면 참으로 오래도 참고 살았구나 싶습니다.

 

어릴 적 저희 집은 부유한 편이었습니다.

일곱 살 때까지였나... 집안에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상주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초등학교 들어가서 어느 날 저는 어머니와 둘이서 지방에 내려가 단칸방에서 살게 되었고

저는 이유는 몰랐지만 어머니가 밤에 몰래 눈물 흘리시는 것을 보고 같이 울고는 했습니다.

네... 아버지 사업이 망한 거죠.

 

뭐, 구질한 과거사는 그렇다 치고 이차저차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입학했고

아르바이트 해가면서 학교를 다니다가

부모님의 생계가 너무 힘들어지고 동생들의 뒷바라지로 인해

결국 휴학을 하고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어느 중소기업의 경리였습니다.

거기서 당시 과장이던 지금의 남편을 알게  되었고

저는 사실 남자를 만나거나 결혼 할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잘난 것도 없어서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회사에 여자가 적어서였을까요.

끈질긴 남편의 대쉬와 직업에서의 위치에 몇 번 만나다가

덜컥 임신을 해버렸고(생각해보면 너무 힘들고 외로운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가 책임지고 저희 집안 생활비와

제 못 다한 학업까지 도와주겠다는 그 말에 속아 결혼했습니다.

 

저는 철이 든 후 처음으로 행복해질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라도, 그 때도 늦지 않았을텐데...

 

처음 남편에게 맞은건 임신 7개월이었습니다.

결혼 후 휴직하고 시댁에 얹혀 지내며 (시댁에선 출산 후에 나가살으라고 갑자기 임신해서 준비가 안되었다고 했습니다.)

갖은 눈치를 보며 매일 남편이 퇴근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남편은 매일 야근이다 회식이다 늦게 오더군요.

어느 날은 입덧도 심하고 우울증까지 와서 새벽 4시에 만취해서 온 남편 앞에서 울었습니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남편은 애 밴 여자가 부정타게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를 질렀고

계속 울던 저는 결국 뺨을 한 대 맞고는 쓰러져 잤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남편은 아무 것도 기억을 못 하더군요...

 

뭐 그래도 술이 취해서 그러겠거니...

그렇게 저렇게 아이가 생기고 애 키우느라

부업하느라(남편이 말했던 복학은... 제 어리석은 믿음이었습니다.)

2,3년이 금새 지나갔고

남편과 제 사이는 소원한 편이었지만,

일상에 소소한 이웃을 만나는 즐거움과 아이를 보면서 살아갔습니다.

 

3년쯤 되었을 때

남편이 외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의 직감일까요.

네... 여자가 생겼습니다.

저는 충격과 분노에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와버렸습니다.

안 들어갈 생각은 물론 아니었고

남편이 반성하길 바랬습니다.

남편... 친정까짖 한밤에 찾아와

대문을 발로 뻥뻥 차고 소리지르고...

아이는 왜 데리고 가냐고

니네 집구석 누가 먹여살리는 줄 모르냐

내가 우습냐...

부모님게 너무 죄송해서

아이 데리고 남편 따라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도록 맞고

지금도 그 때 맞은 후유증으로 허리에 힘을 잘 못 씁니다.

 

이혼이요... 신고요...

네 왜 안생각했겠습니까

그럴 수 없었습니다.

당시 제가 부업으로 모으는 돈은 100여만원 동네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었습니다.

남편이 벌어오는 돈은 400만원.

저희 부모님 회생 신청해서 근근히 빚 갚아가면 생활비 50만워도 채 안되셨고

남편에게 복종하면서 집에 50만원 용돈이라도 더 드려야 제대로 밥 한 끼 드실 수 잇었습니다.

 

그 흔한 가족여행 한 번 못 해봤습니다.

결혼 1주년 때 1박2일로 남이섬 갔다온 게 다네요...

 

그 후로도 1년에 2,3 차례는 술 먹은 날이면 맞았습니다.

최근에는 아이에게도 손을 대서

아이를 감싸앉고 맞았습니다.

 

수많은 세월을 울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어머니는 5년전 심부전으로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얼마 전 뇌출혈로 쓰러져 요양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사람 다 죽고 나니 알량한 생활 지원금 나오더군요.

 

이제 친정을 위해 복종할 이유도 없어졌습니다.

우리 불쌍한 아들... 엄마 잘 못 만나 사랑도 제대로 못 받은 아들에게 미안합니다

 

하지만 나이 40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라도...

숨을 쉬면서 살고 싶어졌습니다.

저에게도... 그럴 권리는 있는 거잖아요.

 

어디가서 하루 한 끼만 먹어도 빌어 먹어도 좋습니다.

저는 이제 지난 10년간 가정... 이라고 믿고 싶지 않아도 기대야만 했던

이 지긋지긋한 집구석을 떠나려 합니다.

 

쓰다가 눈물이 많이 나서 횡설 수설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종종 네이트 판에서 저처럼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힘을 냈습니다.

 

저에게 힘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