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돋게 하는 남자와 국제연애중(4)

까꽁이2011.05.11
조회1,311

저 오늘 예전에 쓴 글 보면서..

좋아해주시는 분들께 뭐라도 해드려야겠다 싶어서

급하게 쓰다보니

 

너무 성의없이 쓴거 같아서 생각나는데로 더 썼어요

 

나 이쁨? 부끄

 

즐겁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 또 감사.

 

1. 바이크

 

오빠님은 차가 없으심. 여기는 차가 있어도 몰고 싶지가 않음. 나님은 부푼 마음을 안고 상하이에 왔지만 교통질서가 없고, 차선이 없는 상하이를 딱 하루 경험하고 차 살 능력이 된다 해도 사지 않겠다 다짐했었음

차 값보다 번호판값이 더 비싼 이곳에서 사실.................

 

 

 

 나 님은 돈도 없음 ㅎㅎ

 

대신 오빠님에겐 바이크가 있었음.

바이크는 근처를 다녀오기엔 최고였는데 하이라이트는 여름 밤 드라이브였음.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하는 드라이브는 모두가, 해봤다 쳐도

우리의 드라이브엔 특별함이 있었음.

 

내가 그의 앞에 앉는 것. 그것임. //ㅁ //

 

나는 그의 앞에 앉아 그는 내 뒤에 앉아 신호라도 걸리거나 차가 없는 여름 밤 길 도로를 달릴 때면 그는 내 볼에 계속 입을 맞추곤 했었음.

 

내 심장이 얼마나 심하게 뛰던지. 나는 아직도 지나가는 바람만 맞으면 그 생각이 떠올라 얼굴이 발그레해 짐.

 

최근 바이크를 정리할 때까지 오빠님은 내게 그의 심장 떨림도 느끼게 해주었고, 나는 그의 뒤에 숨어 차가운 겨울 바람을 피하였고 매일 아침 지각할 때마다 유용한 교통수단이 되어주기도 하면서 우리의 연애에 추억에 팔려가 버린 그 빨간 바이크는 잊지 못할거임.

 

2. 담배

 

그렇슴.. 오빠는 흡연자였음. 난 사실 남자가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보면 섹시하기도 하고 짜릿하기까지도 하지만 난 냄새가 그렇게 역겨움.

또 회사 안에서 피워대는 무개념 상사 때문에 나는 집에 돌아가면 머리카락과 속옷까지 냄새가 구석구석 배어 돌아버릴 것 같았었음. 지금은 회사를 옮겨 그렇게 쾌적함~

오빠와 따로 떨어져 버리는건 너무 슬프지만, 두근두근함도 적지만 매일 매일 보다가 떨어지니 서운하지만 퇴근 같이 하는 그 길이 행복함.

같은 회사에서는 같이 나올 수가 없었는데 이젠 가능해서 행복함.

 

어쨌든 담배.

나는 노골적으로 싫다고 말했고 오빠는 그대로 끊어주었음.

그대로 단 한번도 실수 하지 않았던 오빠는 딱 한번 실수를 했었음.

그건 실수가 아니라 내 실수였음…

 

상하이에서 vip 회원들을 위한  BAR를 오픈했었고 나 님은 프레스 자격으로 미리 초청파티에 갔었었음… 가서 기가 막히는 와인들과 분위기에 취해 나님은 오빠를 까맣게 잊고 줄 와인을 마셔댔고.

집에 돌아가며 택시안에서 주섬 주섬 핸폰을 보니 난리가 난거임.

집앞엔 오빠가 있었음.

서있었음.

옆에 담배꽁초들이 오빠의 분노를 말해주고 있었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담배를 피니? 라고 말할 수 없었음. 오빠는 분명 문자로 경고를 했었기에 -_-;;;

잘 모르는 사람들, 연락처 받지 않은 사람들하고 어울려 나 혼자 술에 취해 왔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고, 술에 취해 왔고, 밤 늦게 집에 들어갔으니 오빠는 완전 열 받은거임.

지금 전화 안하면 담배 핀다고 문자를 했었고 나는 그걸 못봤으니 오빠는 경고대로 담배를 피운거임.

 

가여운 남자ㅠ 아주 간만에 피운 담배는 달기보다 오빠 몸에 치명적이어서 그 후 몇 일간 오빠는 계속 가래를 뱉어내야 했고 어지러워했음.

지금도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피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피우지는 않음.

왜?

까꽁이랑 약속한거니까.파안

 

3. 요리

 

오빠는 요리를 잘.함.

그리고 감정표현도 풍부해서 내가 뭐만 해주면 너무 맛있다고 대체 뭘 넣은 거냐고 호들갑에 또 호들갑 난리임.

맛있게 먹어주고, 절대 안 남기는 오빠님을 보면 절로 막 요리를 해주고 싶음.

물론….

나는 한국 사람이라 할 줄 아는게 거의 한식 위주임.

중국 요리라고는… 김계란국?

가끔 오빠가 중국요리를 해주기도 하지만 내가 중국요리를 못해주는 것에 미안함을 표하자

오빠는 그랬음.

“점심에 중국식 요리 먹으니까 괜찮아. 이젠 까꽁이가 한 한식요리 아님 저녁 같지 않아”

 

요리를 잘한다고 하지 않았음?

내가 해준걸 한번 먹어보면 뭐뭐가 들어갔냐고 물어봄.

굴소스와 고추장, 식초? 간장도 들어갔어?

이런 식.

 

나 님은 원래 새우, 목이버섯, 굴소스, 계란을 넣어 그냥 대충 끓인 개죽같은걸 좋아했는데 오빠님에게는 그런걸 해줄 용기가 없어서 본의아니게 요리실력이 엄청 늘었음

 

아. 오빠가 제일 좋아하는 풰이버릿 뿌드

골뱅이, 번데기. 두릅 무침 -_-

 

오빠에겐 꿈이 있음.

이태리서 3년, 푸랑스서 3년 이런식으로 떠돌아다니며 그 나라의 음식을 먹으며 배워와서

중국에 음식점 하나, 옷가게 하나, 디자인 회사 하나 차려서 경영하는 것이 꿈임…

 

에라.

난 오빠님의 꿈을 응원할거임.

 

 

4. 클럽 안에서

 

나 님은 정말 엄격하디 엄격하신 파파 덕분에 클럽을 못 가본 여자 사람이었음.

젊었을 적 나이트서 좀 놀았다는 오빠님을 째려보니

“우리 때 나이트는 친구들과 술 먹는 곳이었다” 라고 했지만 알게뭐임

과거는 과거일뿐 신경 쓰지 말자~

 

상하이는 아시다시피 지금 엄청나게 ‘핫’한 도시임.

나는 200일 특집으로 가장 뜨고 있는 클럽을 가자고 졸랐음.

퇴근하자 마자 돌아와 시커먼 눈 화장을 처발처발하고 회색 렌즈를 끼고 나름 미니 블랙 드레스를 입고 오빠님을 조신하게 기다렸음.

너무 빨리가면 촌스럽다며 간 시간이 9시.

우리랑 다른 한족들 2명밖에 없었음.

 

오빠 너무 빨리가면 촌스럽다며? 9시도 빨랐던 거 아님? --+

 

어쩄거나 그 클럽은 찾기도 힘들어 매니아들만 찾아오고, 전세계 디제이들이 방문하는 곳에다가 옛날 폭탄을 피하기 위한 방공소를 개조해서 만든곳이라 정말 간지가 쩌는 곳이었음.

 

처음가본 나 님은 모히또 두잔에 기분죠아졌으

신나게 놀다가 오빠님은 11시가 넘어가자 표정이 서서히 무표정해지기 시작했음.

신난 나 님은 이대로 돌아갈수가 없다며 애써 무시하고 혼자 놀다가 남자들이 다가오면 도로 오빠한테 뛰어가고 봤지? 하고 쳐다봐주고

다시 스테이지로 뛰어들고 반복하다 보니

 

나 님도 서서히 졸려왔음.

 

그때가 새벽 2시.

30대는 역시 남다르다며, 오빠 체력 저질이라며, 오빠 어쩔거냐며

궁시렁거리면서 나 님이 먼저 택시에서 뻗음 -_-

 

다시 가고싶어 가고싶어

그런데 12시를 넘길 자신이 없어ㅜㅜ 

 

5. 오빠의 가오

오빠는 내가 무거운걸 들고 있으면 뭐든지 척척 들어주고, 내가 다리 아파하면 날 업고 다니고, 내가 짧은 치마를 입었는데 워커의 신발끈이 풀리면 직접 무릎 꿇어 신발끈을 묶어주고, 오빠의 신발끈이 풀렸을 때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내가 묶어주려 하면 여자는 그러는거 아니라고 못하게 하고, 내가 외출은 하고 싶지만 너무 피곤해하면 머리를 직접 드라이해주고, 쇼핑할 때면 내가 고른 옷을 하나 하나 ‘예뻐’ ‘안 예뻐’ 이 정도가 아니라 ‘섹시할 것 같아’ ‘까꽁이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 ‘이건 어때?’ ‘그건 까꽁이 그 치마랑 입으면 이쁘겠다’며 구구 절절히 설명해주지만.

 

오빠님에게도 가오는 있음.

 

절대 내 가방을 안들어 줌.

여자 가방은 남자가 드는 것이 절대 아니라고 함.

눈꼴사납다고 함.

사내가 가오도 없다고 함.

 

………………………………

응?

 

날 업으면 내 가방도 업는건데 그건 괜찮음?

여자 옷 가게서 혼자서 신나게 옷고르고, 여자신발 고르고 그건 괜찮음?

앞치마 하고 밥하고 설거지 하는건 괜찮음?

무릎 꿇고 사람많은데 신발끈 묶어주는 건 괜찮음?

내 화장 고치기 쉬우라고, 머리 이쁘게 맨지라고 거울 들어주는건 괜찮음?

 

뭐. 오빠님은 가오 있는 남자임.

짱임.짱

 

 

 

계속 반응이 좋으면

한분이라도 원하시면 5편엔 비밀 사내연애의 짜릿함에 대해서 써드릴게요.

좋은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