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봐도안무서운이야기2

별돼야지2011.05.14
조회1,438

1.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 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거하게 술을 마셨다.

집에 갈 생각도 잊고 마시다보니 어느새 막차가 끊긴 시각.

월급날은 다음 주다.

그 때까지는 최대한 긴축해야한다.

술집에서 집까지 버스 세 정거장이니 힘들지만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한참 가다보니 소변이 마려웠다.

맥주를 너무 많이 마신 모양이다.

주변에 둘러보니 마침 공중화장실이 있었다.

소변을 보고 있는데, 한 남자가 전화를 하면서 들어왔다.

화장실 안은 조용하기 때문에 통화 내용이 원치도 않았지만 들려온다.

"응? 알아, 알아. 이번엔 잘 될 거야.
아하하하하! 그래, 그래.
뒤에서 바로 한 대면 곧바로 가지.
이게 돈이 좀 된다니까."

시끄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화장실에서 나오려는데,

순간 남자의 휴대폰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지금 거신 전화는 결번이오니 다시 확인하고……." //>  

  2.   어느 과학자가 음식이 없어도 햇빛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약을 개발했다.
그 후 전 세계의 기아는 모두 없어졌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게 되어 사람들은 일하지 않게 되었다.

어느새 모두들 움직이려고도 하지 않고, 햇빛만 바라보게 되었고   점차 몸의 기능도 거기에 맞추어 퇴화 하고 갔다.

그리고 몇 억년이 지났다.
사람들은 우리를 식물이라고 불렀다. //>     3.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거절을 못하는 내 성격 탓이다.
회식 때마다 이 고생이다.

휘청거리며 겨우 아파트에 도착했다.
목이 몹시 말라 부엌으로 향했다.

어라, 미묘하게 다르다.
가구들의 위치가 미묘하게 다르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단 물은 마시고 화장실로 갔다.
마시자마자 올라온다.
화장실 불을 켜자 확실해졌다.

내 방이 아니다!
어두컴컴해서 착각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불을 켜니 확실해졌다.

"여긴 어디지?"

무심코 (그리고 술김에) 소리쳤다.
그러자 뒤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여긴 214호에요. 한밤중에 누가 문을 마구 두드려서  어쩔 수 없이 열었는데, 당신이 들어왔어요."

나는 곧바로 사과하고 나왔다.
다음 날. 제대로 사과하기 위해 빵을 사들고 214호로 향했다.
우리 집은 211호로, 어떻게 거기까지 갔는지 모르겠다.
그저 만취해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해둔다.

그런데 214호가 없다.
213호나 215호는 있는데, 214호는 없다.
2층을 돌며 찾았지만 헛수고였다.

이상한 기분에 관리인에게 물었다.
관리인은 내 이야기를 듣고는 얼굴을 찡그리며 이렇게 말했다.

"10년 전부터 4(死)가 들어간 집은 없게 했습니다.  그러니까 214호는 없습니다." //>     4.   우리 마을은 심각한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나라 여기저기가 내전으로 혼란스러워, 마을사람들은   정기적으로 봉사단체에서 보내주는 구호물자로 연명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정대로라면 구호물자가 오기로 한 날이었지만,
그 날은 비행기에서 구호물자가 투하되지 않았다.
아니, 비행기조차 지나가지 않았다.

이번에는 오지 않는 건가.
남는 걸로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일주일 후.
예정에 없던 구호물자가 비행기에서 떨어졌다.
구호물자는 조금 늦었을 뿐이었나 보다.
다행이다.

그런데 상자를 열어보니 소량의 분유가 들어 있었다.
평소랑 다르게 희지 않고, 탁한 회색이었다.
게다가 물에 잘 녹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런 거라도 어디인가.
마을 사람들과 서로 조금씩 나눠 먹으면서 다음 구호물자가   오기 전까지 어떻게든 견디기로 했다.

기다리던 다음 구호물자가 오는 날.
이번에는 순조롭게 도착했다.

안에는 평소보다 많은 물자와 흰 분유들이 있었다.
또한 한 통의 편지도 있었다.   저희 측의 착오로 구호물자가 도착되지 않았던 점을 사과드립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전회분도 아울러 보냈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추신.
저번에 말씀드렸던 **씨의 유골은 잘 도착했습니까?
저희 단체의 **씨는 생전에도 이 마을을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자신이 죽으면 마을에 자신의 유골을 뿌려달라고 하셨으니,
유골을 잘 뿌려주시기 바랍니다.   5.   중고매장에서 청바지를 사니 주머니 속에서   2cm 정도 작게 접어진 종이가 나왔다.
주머니에 뭔가 들어있는 건 드물지 않은 일이라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버렸다.

다음 날,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고 있었다.
계산하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전에 나왔던 종이가 또 나왔다.

이 시점에서 상당히 무서워졌기에 친구에게 종이를 건네주며 이야기를 했다.
친구는 이런 일에 관심이 많아 좋아하며 종이를 받았는데,
종이를 열어보자마자 얼굴이 조금 새파래지면서 이렇게 말했다.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게 좋아. 이건 내가 버릴게."

나는 무서운 이야기라면 딱 질색일정도로 겁쟁이라,
굳이 종이의 내용은 묻지 않기로 했다.

다음 날, 친구는 오토바이에 치어 오른쪽 다리를 골절.
미신 같은 건 믿지 않지만, 왠지 그 종이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병문안 가서 본 친구는 평소라면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운이 없어 보였다.

그런 친구에게 종이의 내용에 대해 물어보는 건 미안했지만,
사고까지 일어났으니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는 사고는 자기가 부주의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종이랑 상관없다는    것처럼 말하고는 좀처럼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연신 부탁하자, 결국 하는 수 없다며 종이의 내용을 알려주었다.
종이에는 조그만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고 한다.

"난 죽었는데, 왜 넌 살고 있어?" //>     6.   퇴근 후 집에 돌아와 텔레비전을 켜니, 미스터리 심령 프로그램이 하고 있었다.

프로그램에선 연예인들이 버스를 타고 심령 현상으로 유명한 곳을 찾아가는 내용이었다.

버스 안에서 연예인들이 무서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화면 가장자리에 긴 머리의 여자가 고개를 숙이고 있어 조금 오싹했다.   벌칙으로 분장한 사람이겠거니 했는데, 표정을 읽을 수 없어 기분이 나빴다.

프로그램의 새로운 연출 방법에 감탄하며 욕실에 가려고 텔레비전을 껐다.
하지만 긴 머리의 여자는 사라지지 않고 비친 채 그대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