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봐도안무서운이야기3

별돼야지2011.05.14
조회1,307

1.

 

여자친구가 겪은 일.

퇴근하고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 역 근처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과 만났다.

평소 전단지를 건네면 받지 않는 성격에
그날도 무시한 채 지나치는데
집요하게 건네는 손길에 강하게 뿌리치게 되었다.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전단지를 나눠주던 청년은 그만 넘어졌고,
여자친구 역시 당황하여 서둘러 벗어났다.

여자친구는 집에 돌아와
내게 방금 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는데
갑자기 여자친구 집 밖에 이상한 소리가 났다고 한다.

문을 열어보니 우편함에
아까 전단지가 가득 쌓여 있었다나……. //>

 

2.

 

한참을 졸다 깨어났다. 얼마나 잤는지 시간이 가늠이 되질 않았다.
옆에 있는 박이병을 쿡쿡 찔렀다.

"야 몇 시야?"
"고..공한시 사..삼십분입니다."
"그럼 우리 근무시간 20분이나 초과한 거잖아?"
"예 그..그렇스..습니다."
"씨앙! 근데 왜 아직도 근무자 안 올라와? 엉? 행정반에 전화를 넣어서 올라오게 했어야 할 거 아니야?"

나는 어리버리한 말더듬이 박이병을 답답해하며 TA-312전화기의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그 때 박이병이 내게 말했다.

"이병장님, 다..다음 근무자 올라옵니다."

저녁부터 내린 눈은 우리가 근무를 나올 때쯤 멈추었고 강한 추위가

 닥쳐서 근무자들은 모두 방한복과 방한화 마스크와 귀마개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었다.

 근무시간이 초과되어 1초라도 더 못 자게 되는 것이 짜증이 나는 상황이라

 수하고 뭐고 그냥 빨리 내려가서 환복하고 잠을 자고 싶었다.

더구나 포대왕고였던 나는 아무것도 거리낄 것이 없었기 때문에,

다음 근무자들에게 인수인계고 뭐고 해줄 생각도 없이 그냥 휘적휘적 초소를 내려갔다.

다음 근무자들도 늦은 것이 미안했는지 내게 별 말 없이 초소로 들어갔다.

막사에서 초소로 올라오는 계단은 타이어로 만들어져 있었고 중간에

 한번 커브가 있기 때문에 근무자의 모습은 갑자기 나타나게 되어있었다.

우리가 타이어로 되어 있는 계단의 커브를 지나 거의 막사에 다 와 갈 때 쯤 이었다.
갑자기 박이병이 흠칫 걸음을 멈추었다.

"이...이인섭 벼..병장님..."
"아 뭐?"
"바..발자국이..."

뒤돌아 우리가 내려온 발자국을 보았다. 올라가는 발자국은 없고 내려오는 발자국만 찍혀있었다.

"이상하네? 근무자 올라왔잖아? 야 박이병 아까 걔들 누구였냐?"
"자..잘 모르겠습니다. 이...이인섭병장님이 너..너무 빨리 내려가 버리셔서..."

순간 소름이 오싹 끼쳤다. 우리와 근무교대 한 사람들은 누구란 말인가?

너무나 무서웠지만 초소에 누가 있는지 확인해야했다.

내가 앞서 걸으며 초소 계단을 올라갔다. 박이병에게는 후방을 주시하면서

 걸어오도록 시켰다. 커브를 조심스럽게 돌았는데 후방을 주시하면서 걷느라

걸음이 늦어졌는지 박이병이 뒤따라오는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나는 목소리를 낮춰 박이병에게 말했다.

"아우 이 어리버리 새끼 빨리빨리 안 와?"

헐레벌떡 뒤쫓아 온 박이병은 내 질책에 고개를 푹 숙였다.

안 그래도 굼뜬 박이병이 방한복에 귀마개에 마스크에 꽁꽁 싸매고 있으니 더욱 둔해 보였다.

그렇게 가까이 다가선, 초소 안에는 사람의 기척 이라고는 없어보였고

 우리가 초소를 나선 그 때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기분이 정말 이상해진

 나는 문득 시계를 확인해 보았다. 놀랍게도 시간은 근무교대시간

10분전인 한시 정각이었다. 나는 뒤에 서 있는 박이병에게 다시 물었다.

"야 니 시계 다시 확인해봐"
"이상합니다. 아까는 분명.."
"아유 씨앙 너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이냐?"
"죄송합니다."

나는 몹시 화가 났다.
박이병과 내가 모두 잠에 취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자,

 멍청한 박이병을 더 이상 참아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박이병에게

 화를 내려던 순간, 나는 그대로 굳어져 버리고 말았다.

박이병 쪽을 돌아볼 수가 없었다.

"왜 그러십니까? 이인섭병장님?"

박이병이 말을 더듬지 않고 있었다.

  3.   죽고 싶다...



다마오키 요시오의 머리 속은 그 말로 가득 차 있었다.



매일이 고통스러운 가운데 죽음은 그것을 지워줄만한 훌륭한 수단 같이 느껴졌다.



집에 남겨 온 가족이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요시오는 수해(樹海) 를 향해 발을 디뎠다.



가지고 온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집에서 입고 온 옷 그대로 수해에 들어왔다.



이대로 가다가 길가에 쓰러져 죽으면 좋을 것 같다.



수해에는 들개가 많다고 들었다.



개한테 물려 죽는 것도 좋다.



신분이 밝혀지지 않도록,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낼 수 있을 만한 물건은 전부 집에 두고 왔다.



시체가 발견되었을 때 자신이라는 것이 알려져 가족이 슬퍼하지 않았으면 해서였다.



그저 계속해서 걸었다.



수해는 문자 그대로 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었다.



주변을 돌아보면 나무 줄기의 다갈색이 시선을 덮는다.



하늘을 우러러 보면 초록색 잎들이 가득 덮여 하늘을 가리고 있다.



가만히 계속해서 걷는다.



힘이 빠져 주저 앉으면, 그곳에서 죽는 것으로 하자...



곧 해가 지고, 수해는 완전한 어둠으로 뒤덮인다.



손전등 같은 것은 물론 가지고 있지 않다.



이미 자신이 눈을 뜨고 있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하게 하는 어둠이 요시오를 감싸고 있었다.



양손을 헤엄치듯 내저으면 곧 나무들에 부딪힌다.



그런 완전한 어둠의 세계를 다만 걷고 또 걷는다.



그렇지만 아무리 이런 상황에서라도 배는 고프다.



물론 살아서 돌아갈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식량 같은 것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죽기 위해서 수해에 들어왔는데도 배고픔이 그를 습격한다.



무엇이라도 좋다...



나뭇잎이라도 먹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만 걸었다.



문득 나무뿌리 같은 것에 걸려 그대로 넘어져 버렸다.



높이 자란 잡초를 헤치자 동물이 도망치는 소리가 난다.



드디어, 죽을 곳을 찾은 것이다.



굶어죽던, 아까 그 동물에게 잡아 먹히던 빨리 생을 끝내고 싶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강렬한 공복감이 있어 무엇이라도 입에 집어넣고 싶었다.



그런데 코 끝에 좋은 향기가 느껴졌다.



아까 그 동물은 좋은 향기가 나는 저것을 먹고 있었던 것인가...



코를 베어가도 모를 것 같은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주위를 살핀다.



그러자 손이 푹하고 따뜻한 그릇 안으로 들어갔다.



희미하게 물렁물렁한 것이 손에 잡혔지만 밥과 반찬 같은 것이 확실했다.



아마 캠프를 하러 왔던 누군가가 먹고 버리고 간 것 같다.



아직 따뜻한 잡탕죽인 것 같았다.



요시오는 죽을 양손으로 떠내 얼굴 가까이에 대고 다시 한 번 냄새를 맡았다.



썩기 시작하고 있는지 조금 시큼한 냄새가 나긴 했지만 분명히 사람이 만든 음식이었다.



요시오는 허겁지겁 양 손의 잡탕죽을 먹었다.



쌀의 맛이 감격스러울 정도로 맛있다.



틀림 없는 닭고기의 씹히는 맛.



야채의 단 맛.



그것이 그리운 가족의 요리와 같은 맛이어서인지, 지금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도 한심해서인지 계속 눈물이 흐른다.



[맛있다... 맛있어...]



혼자 독백하면서 요시오는 잡탕죽을 먹었다.



배가 반 정도 찼을까.



갑자기 몰려온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요시오는 그대로 그 자리에 쓰러졌다.



아, 배도 부르고, 이제 이대로 죽을 수 있다면 좋겠다.



마지막 소원을 빌고 요시오는 잠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요시오는 두통과 함께 잠에서 깼다.



옆에는 수면제 병을 손에 쥔 남자가 쓰러져 있다.



[으악!]이라고 고함치는 요시오.



남자의 사체는 들개에게 물어 뜯긴 듯 배가 찢겨져 있었다.



덜렁거리는 피부 속에는 찢겨진 위 주머니가 보였고, 그 안에는 그 사람이 최후에 먹었던, 어제 그 잡탕밥이 가득 차 있었다.
  4.   어느날부터인가 내 주변에 왠지 모를 기분나뿐 시선이 따라다닌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 시선은 시종일관 나의 뒷편에서 이어져 오는것 같았다.


아침에 출근할때 화장실에 들어가서 머리를 감는다. 오전 7시 10분.
  화장실에서 한창 엎드려서 고개를 숙이고 샤워기로 머리를 적시고 있는 중이면
어김없이 나의 뒷편에서 뭔가 스산한 느낌이 든다.

분명 그 느낌은 누군가가 나의 뒤에 서 있는듯 한 느낌인데 막상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 것 때문에 그냥 나의 착각인가 하고 넘어갔지만 그런 일이 계속 해서
  반복되자 더이상은 나 혼자만의 착각 이라고 생각하는건 그만두기로 하였다.

그렇게 찜찜한 출근준비를 마치고 나면 집을 나서는데 계단을 내려가면 또 누군가의
시선이 나에게 쏟아지는듯 한 느낌이 든다. 그 시선은 이번에는 한개가 아니라 여러개
  인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럴때마다 나는 춥지도 않은 날씨인데도 옷을 여며입고 서둘러
집을 나선다. 그렇게 집 주변을 빠져나오면 또 한동안은 그러한 시선을 느끼지 않을수
있었다.


근무중.
  나는 이때만큼은 시선을 느끼지 않을줄 알았지만...여지없이 그 알듯모를듯한 시선들은
나를 죄여온다. 이번에 느끼는 느낌으로는 마치 무언가가 매섭게 매의 눈빛으로 나를 쏘아
  보는듯한 느낌이였다. 그것 흡사 나를 죽이려는 듯한 살기와도 같은 그런 오싹한 느낌이였
다. 그런 경험을 몇번 겪고 나니까 이제는 정말 더이상 참을수가 없게되어

정말로...찾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옛 초등 동창생중 엄청난 신기를 지니고 있어 어릴때부터
  무당의 밑으로 들어갔던 친구를 찾아가게 되었다.

그 친구는 나를 딱 보자마자 뭔가 기분나쁜 물건을 보는듯 위아래를 훑어 보더니 잠시 숨
을 고르고 침을 삼킨뒤 말하였다.


"지금 너의 주변엔 무수히 많은 영혼들이 있어."


역시....뻔한 대답이 돌아올줄 알았다는건 사실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너무 흔한 대답이 아
닌가 할 정도로 약간은 김새는 대답이였다/..

나는 그럼 내가 느껴왔던 그 시선들은 영들의 시선들이란거야? 라고 묻자 잠시 생각을 하더
  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나는 그럼 뭐냐고 뜸들이지 말고 얼른 말하라고 재촉하였고 그
친구는 서랍에서 흰 봉투같은것 정확히는 옛날 문풍지? 비스무리 한 것을 꺼내어 내게 주었다.    나는 그것을 받아들고 의아해 하며 대체 이걸 왜 준거냐고 묻자


"그걸 집에가져가봐. 가져가서 오늘 밤, 잘때는 문을 닫지 말고 문의 위치쪽에 그 문풍지
를 길게 문크기에 맞게 해서 붙여놓고 자. 그럼 알게 될거야."



나는 일단 그것을 받아들고 왔다.

그리고 그 친구는 단 한가지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지만 네가 날 찾아올 정도면 정말 심각하다는 건데 내가 느끼기에도
너에게 쏟아지는 시선들은 예삿것이 아니야. 한가지 충고 하자면 절대 이해해선 안돼. 그
순간 넌..."


그 뒤 말끝을 흐려서 나는 잘 알지 못했지만 일단 조심하라는 거겠지. 라고 생각 하고 집에
돌아왔다.

그날밤.

문을 닫지 말라는 그 친구의 말에 문을 열어놓고 방의 불을 끈 뒤 문풍지를 문의 위치에
붙여놓고 잠을 청했다.

밤새 잠을 자는 동안 그동안 느껴졌던 시선들은 이번에도 느껴졌지만 왠지 모르게 그 친구
에게 받아온 문풍지가 왠지 모를 부적? 같은 느낌을 주게 해서 뭔가 정화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날.

나는 눈을 뜨고 거울을 본뒤 화장실을 가려고 문으로 향했고 문풍지를 보자 문풍지에는
검은색의 반점들이 점점이 찍혀있었다.

나는 저게 대체 뭐지 라는 생각과 함께 정화라는 단어를 캐치에 설마 정말로 나의 주변
부정한 것들을 이게 정화해 준 것인가 하는 생각에 서둘러 안경을 찾아 썼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서 경악하였다.












문풍지의 검은반점은 작은 손가락 크기의 구멍이였고 그것이 문풍지의 사방군데로
구멍이 뚫려져 있었던 것이다.




























................ 나는 서둘러 그  문풍지를 잡아 뜯고 그걸 휴지통에 구겨넣은뒤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뭐야 대체! 문풍지가 자고 일어나니.... 구멍이 사방군데에 !!"

"너, 그 문풍지 어떻게 했어?"

"뭐라고? 당연히 뜯어서 버렸지. 휴지통에 지금...."

"그걸 뜯었단 말이야?"


친구의 놀라는 목소리가 느껴졌다. 뭔가 불길해진 나는 서둘러 왜 라고 물었고 그 친구는...






"그건 뜯으면 안되! 그 문풍지는 그 상태로 계속 구멍이 뚫리다 못해 아예 찢어질때까지
그 상태로 둬야 하는 거였어. 그래야 포기하고 '그것들'이 돌아갈 테니까. 근데 넌 그걸
잡아 뜯어버렸으니...."



뭔가 안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일단은 나한테 어서 와!! 안그러면 위험하니까."




전화를 끊었다. 씻지도 않은채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문을 잠그고 계단을 내려갔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은 시선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껏 느껴왔는데 더이상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뭔가 이상한 느낌에 손을 본다.


손바닥에 눈이 하나 생겨져 있었다. 그것이 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벽에도 계단에도 문에도 온 사방군데에 눈들이 생겨나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지금 그 친구집에 가고 있다.


'온 사방군데에 눈들'과 함께.




5.   언젠가 가을.

아이들을 괴롭히는것을 즐기는 아이가 있었다.

그러나 그 아이는 병에 걸렸고 현대 의학으로는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불치병 이었다.

그 아이는 매일매일의 고통때문에 이미 일어날 힘도 없어 항상 병석에 누워만 있었다.

그리고 항상 창밖에 있는 나무에 달려있는 단 하나의 나뭇잎을 보고 입버릇 처럼 말했다.

"저 나뭇잎이 떨어진다면 나도 죽을꺼야.."

어느날 그 아이가 괴롭혔던 한 아이가 큰 꽃다발을 들고 병문안을 왔다.

아이는 그렇게 괴롭힘을 당했는데도 병문안을 와 줘 너무나도 고마웠다.

"고,고마워."

병문안을 온 아이는 가만히 꽃다발을 건네주었다.

아이는 언제나처럼 말했다.

"저기 창밖에 보이는 나무에 있는 나뭇잎이 떨어지면 나도 죽을꺼야.."

병문안을 온 아이는 아무 말없이 병실을 나갔다.

아이는 그 아이를 보기위해 창문너머를 보았다.










밖에선 병문안을 왔던 그 아이가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