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처음 만났던건 작년 5월 7일 입니다. 재수마저 떨어지고 '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매일 pc방에 짱박혀 있거나 친구들 만나서 술마시고 새벽에나 집에 들어가서 자고 일어나면 오후에 또 놀러나가고 그런식으로 반년을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돈이 많이 모자라게 되자 친구에게 알바자리나 하나 소개시켜달라고 하니 마침 자기가 몇 일 전부터 하던 카페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말이나 해본다고 하더군요. 사실은 별 기대도 안하고 다른 자리도 찾아보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다음 날 친구가 알바가 끝나고 와서 말하더군요. '내일 면접보러 오라는데?' 이러더군요. 별 기대도 안하고 있었는데 딱히 하고싶은 일도 없었고 거리가 그렇게 먼것도 아니었고 교통편도 편했기에 다음 날 1시쯤이었나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면접을 보려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카페테리아 테이블에 앉아있으니 카페 안에서 왔다갔다 하던 그녀를 그 때 처음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었습니다. 아니 없는것 같았습니다. 눈화장도 진하고 솔직히 좀 사나워 보여서 '잘 지낼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눈길은 가더군요. 그렇게 대강 질문 몇개 받으면서 면접을 끝내고 다음날 연락이 왔습니다. '5월9일부터 출근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그 때 부터 일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뭘 해야될지 잘 몰라서 멍하니 서있다가 잔소리를 듣기 일수였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말을 섞을때는 왠지 제가 하고싶은 말이 그대로 안나오더군요 괜히 틱틱대고 퉁명스럽게 말하곤 했습니다. '내가 왜이러지?' 하면서도 그냥 그렇게 지냈습니다. 마침 저를 소개해줬던 친구와 저와 그녀의 집으로 가는 버스가 같았기에 (다른 버스도 있었지만..) 일이 끝나면 같은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가고는 했다더군요. 그래서 저도 같이 가게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계속 퉁명스럽게 말하던 것이 그녀의 맘을 상하게 만들었던지 티를 좀 내더군요. 친구도 '넌 말을 왜 그렇게 하냐' 라고 말했는데도 '몰라, 나 원래 이래' 이러면서도 내가 왜이러지 하고 계속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곤 계속 그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다음 날, 조금이라도 신경써서 말을 해야겠다고 맘을먹고 대답같은건 조금 부드럽게 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지만, 말투나 행동이 짙궃은건 변함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계속 일을 하다가, 일이 끝나고 집으로 가기전에 갑자기 노래방이 가고싶어서 '아 노래방가고싶음..' 이라고 혼잣말 하듯이 중얼거렸더니 그녀가 '어, 나도 나도'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친구도 가자고 하고, 그래서 급하게 근처 노래방으로 향했습니다. 그녀는 집에서 통금시간을 지켜달라고 부모님께서 그러셨다고 너무 늦게까지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노래방에 가서 놀면서 문득, '아..목소리가 너무 예쁘다..' 라고 저도 모르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미친걸까.. 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녀의 목소리는 제 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조금은 눈치챘습니다. '아, 내가 저 아이를 좋아하고있나?' 하고... 그 날 이후로는 셋이서 일이 끝나면 뭔갈 먹으러 가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러 가는게 버릇처럼 되었습니다. 그 중, 일하던 중에 '오늘 일 끝나면 치킨에 맥주 먹으러가자' 라고 그녀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저와 친구는 '콜 콜'을 외치며 호프집을 찾아갔습니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지금도 그 때 무슨 일이 있어서 마시자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호프집에 가서 술을 다 마시고 나오는데 그녀는 많이 취해있었습니다. 근데 집에 가서 술 마신거 들키면 안된다고, 걸어가면서 술좀 깨자고 했습니다. 카페에서 그녀의 집까지의 거리는 도보로 대략 30분 가량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 길을 셋이서 걸어가는데 그녀가 비틀거리길래 제 친구가 부축을 해주더군요. 그걸 옆에서 보고있는데,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나더군요. 질투라고 해야하나.. 그런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알게됬습니다. '나는 그녀를 좋아하는구나...' 그리고 가던 도중 앉아서 쉬자길래 버스가 서지 않는 정류장에 앉아서 쉬고서는 다시 가는데 친구에게 '니가 여기까지 부축해서 왔으니까, 이제 내가 부축해줄게, 안힘들어?' 이렇게 말하면서, 반 강제로 제가 부축을 했줬습니다. 혼자 만족감을 느끼면서.. 그렇게 집까지 바래다 주면서, 제가 그녀를 좋아하는것 같다는 생각은 확신으로 굳어졌습니다. 그렇게 그녀와 저와 친구는 알바를 하고 끝나면 놀고 집으로 바래다주고 하는게 한동안의 일상이 되었었습니다. 토요일이 되면 셋이서 번화가로 놀러가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점점 더 마음이 깊어가는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 뿐만 아니라 제 친구도 그녈 좋아한다는 걸 알게됬습니다. 그 친구가 말한건 아니었지만, 저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알게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먼저 그 친구에게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것 같으니 이번주 토요일에는 셋이서 가기로 했던 약속에서 빠져달라는 식으로 부탁을 했습니다. 그 친구와는 7년간, 짧지않은 해를 같이한 둘도 없이 소중한 친구였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런식으로 말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흔쾌히, 알았다고..너 요즘 많이 힘들어하고 외로워하는건 내가 제일 잘 안다고.. 빠져주겠다고 했습니다. 전 죄책감도 느꼈지만, 그녀와의 데이트라는 생각이 앞서, 마냥 좋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이 되고 그 친구는 약속대로 당일 약속 2시간 전쯤, 그녀에게 못나갈 것 같다고, 둘이서 잘 놀다오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녀와의 첫 데이트 아닌 데이트가 성사되었습니다. 번화가에 가서 옷도 보고 신발도 사고 영화도 보고.. 밥도 같이 먹고 그녀의 추천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카페라는 곳도 이용해봤습니다. 그렇게 같이 걷고 웃고 떠드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계속 가슴이 두근거려서 둘이 놀러다니면서 어쩔줄을 몰라했습니다. 그녀는 그런 제 맘도 모르고 마냥 즐거워하더군요. 그리고 귀가 시간이 다가오고.. 언제나처럼 그녀를 집앞까지 바래다 주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심어린 고백을 했습니다. 나 너 좋아하는 것 같다고.. 좋아하는 사람 있는건 알지만, 그 놈은 너무 나쁜놈라고..나랑 사귀어 달라고.. 예, 전문에 말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그녀에게는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와 제 친구 모두 그걸 알고있었습니다.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놈은 참, 나쁜놈이었습니다. 그녀와 사귀면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전화하면 다른 여자 이름을 부르고, 한달에 하루 이틀 만날까 말까 하면서 그마저도 귀찮아하고, 그녀의 생일에도 그녀를 혼자 내버려두고.. 그에 지친 그녀가 이별을 고했답니다. 그리고 그 놈은 군대에 갔고, 군대에 간후에 다시 사귀어 주면 안되겠냐고... 그런 말을 듣고서 그녀는 알겠다고.... 그런 놈을 그녀는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준비도 못했던 저의 고백은 그놈에게 져버렸습니다. 그녀는 너도 알고있지 않냐고..친구로 지냈으면 좋겠다고, 내일 어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해줬습니다. 받아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리고 그 다음날 그녀는 정말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지 못했고, 일하는 내내 말 한마디 주고받지 않고 그렇게 일이 끝나고서는 혼자 가고싶다고 말하며, 집까지 걸어갔습니다. 그리곤 아파트 뒤 놀이터에 가서 그녀에게 전화해서 이제 일 그만 두어야겠다고.. 너를 보고있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저는 정말 좋은 친구라고, 전처럼 다시 대해주면 안되겠냐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싫다고 했습니다. 끝까지 싫다고 하자 그녀도 마지못해, 알았다고.. 받아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고..그렇게 말했습니다. 전화를 끊고서 저는 계속 놀이터 계단에 앉아서 계속 '내가 왜그랬을까'라고 생각하며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또 다시 그녀에게, 자고있냐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원래 잠이 많던 그녀는 일이 끝나면 12시 전에는 자고는 했습니다. 그 때 시간이 많이 늦어있었는데 그녀는 답장을 해주더군요 아직 자고있지 않다고..나 때문에 잠이 안온다고.. 그녀의 문자를 받자마자 저는 '내가 잘못했어, 친구로라도 지내줘 기다릴게, 그놈이 정말로 네 맘에서 떠나갈때까지 옆에서 지켜볼게' 라고.. 그녀는 그런 문자에도 알았다며.. 무슨일 있었냐는 듯이 그럼 내일은 다시 예전처럼 지내자고..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빨리 들어가서 자라고.. 그렇게 답장이 왔습니다.. 그리곤 다음날 그녀는 또 여느때와 다름없이 저를 대해주었고.. 저 또한 예전처럼 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살갑게 지내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인가 그녀와 또 한명이 주말 하루만 잡아달라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제가 하겠다고.. 또 친구에게 졸랐습니다. 그랬더니.. 알았다고.. 그렇게 해서 저와 그녀는 토요일 일이 끝나고 단 둘이서 있게됬고, 집으로 바래다 주는 길에 얘기좀 하자고 근처 공원에 잠깐 들렀다 가자고 했습니다. 특별히 할 말이 있는건 아니었지만, 그냥 조금 더 같이 있고싶었습니다. 공원으로 가서 수다나 떨다가 집으로 가야된다고 하길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집으로 보내줬습니다. 그 뒤로는 제 친구도 포함해서 일이 끝나면 공원에 잠깐 들렀다 가는게 또 일상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을 하고 일이 끝나면 그녀와 친구와 공원에 가서 놀다가 집에 들어가면 그녀에게 전화하다가 밤늦게 잠이들고 하는게 그냥 그런 하루 하루가 저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전에는 느껴본적 없는 행복,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게 이렇게 행복하다는 걸 그 때 처음 알게됬습니다. 그리고 여름이 찾아왔고, 7월 초 그 셋은 또 갑자기 바다가 가고싶다고... 언제나 처럼 뜬금없이 계획을 세우고 약속을 잡고 준비를 하고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바다에 가기 얼마전, 갑자기 제 친구가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더군요. 전 나중에 알게 된 얘기지만 제 친구가 그녀에게 나도 널 좋아하는데, 이렇게 옆에서 보고있는게 너무 힘들다고. 차라리 자기가 떠나겠다고 했답니다. 그래도, 바다는 같이 갔다오겠다고, 아마 저와 그녀 둘이서 가는게 걱정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쯤 해서는 저와 제 친구 사이는 좀 서먹해져있었습니다. 그래도 전 그녀에게 저울이 기울어 있었기에, 다른 어떤 일도 신경쓰고 있지 않았기에..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렇게 셋이서 바다에서 놀고 온 다음, 그 때 부터는 제 친구는 일을 안나오게 되었습니다. 저와 친구의 연락도 뜸해졌습니다. 저는 일이 끝나면 그녀와 단 둘이서 있는다는게 너무 좋았기에, 그 친구에게는 전혀 신경을 못써주고 있었습니다. 먼저 한걸음 물러나 줬던, 그 친구에게.. 그 때는 몰랐습니다. 이렇게까지 되버릴 거라는걸.. 그렇게 친구는 뒤로하고 그녀와의 시간을 갖으면서 저는 그녀에게 2번인가 또 아무런 준비도 없이 고백을 했습니다. 그 떄 마다 그녀는 아니라고..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흔들린다고 헛된 희망 심어주기는 싫지만, 조금은 흔들린다고.. 그리고 7월 18일 그녀가 저에게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제 진심이 느껴진다고.. 너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그 때는 정말 좋았습니다. 나도 사랑이라는 걸 받을 수 있구나.. 그리고 그날 제 친구와도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너 같은 놈하고는 이제 못보겠다고.. 그렇게 친구한명을 잃으며 그녀와 사귀게 되고 토요일이 되고 그녀와의 공식 첫 데이트를 갔습니다. 하는 것이나 가는 곳이나 그 전과는 다를바 없었지만, 느낌이 달랐습니다. 정말 사랑받고있구나, 그녀도 나를 사랑하는구나.. 하는걸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녀를 통해서 처음 하는것도 많았고 처음 먹어보는 것도 정말 많았습니다. 원래 사진찍는 것도 싫어했지만 그녀와 함께라면 그것도 좋았습니다. 그녀와는 뭘 하든 마냥 즐거웠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정말 많은 걸 알려주었고 또, 선물해줬습니다. 그러나 저는 사소한 이벤트 하나 제대로 못해주었습니다. 처음 하는 연애여서 그랬다고 이제와서 변명해보고싶기도 하지만, 그건 지난 변명에 지나지 않겠지요. 그래,, 그리고 9월 말 저는 갑작스럽게 입영통지서를 받게되었습니다. 정말 믿겨지지 않아서 어떻게든 미뤄보려고방법을 찾아봤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학교도 다니지않았기에 다른 친구들에겐 그 쉬운 연기가 저에겐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녀도 그런 소식을 듣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저를 볼때마다 눈물짓고는 했습니다. 그 때 마다 제가 할 수 있는건 안아주면서 괜찮다고.. 시간 금방 지나갈거라고.. 군대갔다 오면 우리도 어느새 2년 사귄 커플 아니겠냐고.. 그런 말들 외에는 해줄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입대하기전에 그녀와 둘이서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2박3일을 갔다왔는데도 시간은 정말 눈 깜빡할 새에 지나있었습니다. 그리고 입대 얼마전에는 100일이 되었는데 그 때 마저도 제대로 된 선물 하나 못해주었지만, 그녀는 괜찮다고, 이렇게 같이 있는 것도 좋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입대를했습니다. 일을 하느라 보충대로 같이 못 갔던 그녀는 휴대폰 너머로 그렇게 울면서..저를 보내줬습니다. 꼭 편지하겠다고,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휴가 나오면 또 놀러가자고 그렇게 말하면서 그렇게 마지막 얼굴도 못보고 저를 보내줬습니다. 그리고 저는 군대라는 곳에 혼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보충대에서 '아 여기가 군대구나..'하며 그녀 생각으로, 그녀 사진으로 이젠 원래 자리에 있을 수 없는 커플링을 보면서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편지를 쓰면서 그녀에게 첫 편지를 동봉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에 신교대로 가게되었습니다. 철월땅.. 서울과는 공기부터 다른 그 곳에서 저는 그녀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조교가 처음으로 편지를 나눠주던날 제 이름은 불리지 않았고 그 다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때 부터 저는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건 아닌지.. 밤마다 잠도 제대로 못자 동기들이 매일같이 내일이면 올거라고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2주차 마지막날 훈련이 끝나고 생활관으로 돌아왔을때, 조교가 저에게 다음에도 이런식으로 오면 다 버려버린다며 저에게 편지 한뭉치를 던져주었습니다. 그때, 편지봉투에서 그녀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그 동안 불안해 했던, 서운해 했던 것에 미안해서,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나는 것을 주체할수 가 없었습니다. 동기들 앞에서 조교 앞에서 창피한 것도 모르고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이만큼 사랑받고 있구나..하고.. 무려 71통의 편지에 사귀는 동안에 찍었던 사진 한장 한장을 인화해서 같이 보내주었더군요. 편지를 받고 그걸 확인하면서도 눈물은 멈추질 않았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그렇게 감동을 받아봤습니다. 위로해주던 동기들은 그보라며, 장난을 쳤습니다. 그 때는 정말 기뻣습니다. 정말 더없이 여태 살아온 날들 그 어떤날에 비해도 이길수 없을만큼 기뻣습니다. 그리고도 꾸준히 훈련소를 나오는 날까지도 그녀는 편지를 보내줬습니다. 어느 새 훈련소에서 편지를 한장 한장 읽는 게 낙이 되어있었고 그렇게 훈련소를 나와 자대에 오게 되었습니다. 자대배치를 받고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그 다음날 그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녀 목소리에 너무 반가웟고 너무 기뻣습니다. 그렇게 매일 일과시간이 끝나면 그녀에게 전화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고, 1월 29일 면회가 풀려서 드디어 그녀가 첫 면회를 오게되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안아주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진 못했습니다. 군인이라는 신분아래 금기시되는 사항이 많았기에 제대로 알고있지도 못한 저는 뭘 하든 조심하게되었습니다. 그렇게 면회가 끝나고 그녀는 그 다음주에도 그 다음주에도 면회를 왔습니다. 주변에선 다들 지극 정성이라고.. 저는 이렇게라면 군생활따위 정말 금방 흘러갈것 같다고 생각하며 마냥 좋았습니다 2월 5일엔 200일이라며 제가 좋아하는 케잌까지 사가지고 와서 200일 기념초를 태우며 기쁨도 공유했습니다. 첫휴가 나오면 꼭 놀러가자고 다시한번 약속하며.. 훈련이 끝나고 돌아와서 전화하면 얼마나 힘들었겠냐고 위로해주면서 얼마 안되는 군생활 동안에 정말 항상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자대 배치를 받고 나서도 편지는 꾸준히 왔었고 제가 필요한 물건이 있다고 하니까 어디서 보고 들었는지 군대에서 필요한 온갖 물품들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소포를 보내주기도 했었습니다. 그러고 나면 언제나 제가 표현이 서툴다면서 투덜거렸습니다. 그러던중 4월... 드디어 다음달에 나갈 휴가를 올리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놀러갈 장소를 정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계속 부대일정이 바빳기에 연락을 매일 하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나면 그녀 목소리를 찾으며 전화부스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5월.. 드디어 일병이 되었습니다. 그녀에게 전화해서 시간 정말 빠르다며 서로 기뻐했습니다. 이제 갓 일병 달았을 뿐이지만, 정말 기뻣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주. 공용화기라는것과 작전이 겹치게 되어서 저희 소대에 인원이 나지 않게되었습니다. 그래서 알레르기 때문에 힘들지만, 그래.. 작전 나가면 시간은 빨리가니까.. 하고 혼자 위로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녀에게는 이번주는 연락을 못할것 같다며.. 미리 말해놓았기에 걱정은 되었지만, 휴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있는걸 보면서 하루하루 괴로운걸 버텼습니다. 너무 아파보이니까 빠지라는 선임들의 말에도 그냥 꿋꿋이 나가겠다고.. 그리고 금요일, 작전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분대장님께 부탁해서, 여자친구에게 전화 한통만 하고싶다고.. 분대장님께선 흔쾌히 하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들뜬 마음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던 저에게 그녀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 한마디를 해주었습니다. 이제는 지쳤다고..기다리는게 너무 힘들다고.. 나때문에 부모님과 싸우는것도 힘들고, 그녀가 힘들때 옆에 내가 없는것도 너무 힘들다고.. '그만하자..' 라는.. 한마디를 듣게되었습니다. 저는 못들은 걸로 할테니,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다음날 다시 전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생활관으로 들어가 자리에 누워도 처음 들어보는 그녀의 그토록 차가운 목소리가 머리속을 맴돌아 잠조차 잘 수 없었습니다. '그만하자..' '그만하자..' 그리고 다음날 외박을 나가게됬습니다. 축구포상으로 받은 소대 외박이었습니다. 다같이 나가서도 저는 전화부스 앞에서 계속 그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 떄마다 그녀는 이제는 더 못하겠다고.. 그리고 '이제 너 안사랑해.' 라고... 마지막으로 물어보겠다고 했을때도.. '안 사 랑 해..' 라고.. 그렇게 울면서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힘들때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힘이 된다고.. 의지가 된다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휴가 나와서도 찾아오지 말라고.. 자기는 집에 없을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 그녀에게 전화해서, 니가 날 안좋아해도, 더이상 아무런 마음이 없어도 난 네 목소리 없으면 안된다고.. 기다려달라고 하면 이제는 내가 기다려주겠다고.. 다시 내게 돌아올때까지 기다려주겠다고 말하며 계속 전화를 했습니다. 그녀가 힘들어하는게 보이는데도, 계속 고집을 부렸습니다. 그리고 어제 술을 마시고는 또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목놓아 울어보았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얼마나 많은 첫 경험을 알려주려고 하는걸까요.. 그리고 방금 전에도 전화를 걸려고 해봤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습니다.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휴가를 11일 앞둔 오늘, 그토록 기다리던 휴가도 이제는 별 의미없어 보입니다. 그녀와 함께하면서 친구들도 전부 등져버리고 부모님과의 사이도 원래 좋지 않았기에, 그 4박5일 첫 휴가는 저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보입니다. 전 어떻게 해야되는 걸까요.. 내일은 그녀와 사귄지 300일이 되는 날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제 생일입니다.. 이젠 정말 모르겠습니다. 제 인생에서 유일한 빛이었던 그녀는 지금도 그 사람과 같이 있겠지요.. 한번 전화해서 못받으면 그다음에 미안하다며 다급하게 전화를 받던 그녀는 이제 없는 것 같습니다. 밤새도록 전화를 해보려고 했지만 그녀는 한통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일단 휴가는 나갈려고 합니다.. 나가서.. 마지막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그리고 휴가 복귀 후에는 사격이 예정되 있습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그녀는.. 없는걸까요.. 처음이자 마지막 이별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지금..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되는걸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쓰는 동안에도 눈물이 멈추질 않더군요 그녀가 저에게 완전히 등을 돌려버린다면.. 정말 마지막 첫 경험을 준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제.. 헤어졌습니다.
그녀를 처음 만났던건
작년 5월 7일 입니다.
재수마저 떨어지고 '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매일 pc방에 짱박혀 있거나 친구들 만나서
술마시고 새벽에나 집에 들어가서 자고 일어나면
오후에 또 놀러나가고 그런식으로 반년을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돈이 많이 모자라게 되자
친구에게 알바자리나 하나 소개시켜달라고 하니
마침 자기가 몇 일 전부터 하던 카페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말이나 해본다고 하더군요.
사실은 별 기대도 안하고 다른 자리도 찾아보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다음 날 친구가 알바가 끝나고 와서 말하더군요.
'내일 면접보러 오라는데?' 이러더군요.
별 기대도 안하고 있었는데 딱히 하고싶은 일도 없었고
거리가 그렇게 먼것도 아니었고 교통편도 편했기에
다음 날 1시쯤이었나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면접을 보려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카페테리아 테이블에 앉아있으니
카페 안에서 왔다갔다 하던 그녀를 그 때 처음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었습니다. 아니 없는것 같았습니다.
눈화장도 진하고
솔직히 좀 사나워 보여서
'잘 지낼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눈길은 가더군요.
그렇게 대강 질문 몇개 받으면서 면접을 끝내고
다음날 연락이 왔습니다.
'5월9일부터 출근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그 때 부터 일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뭘 해야될지 잘 몰라서 멍하니 서있다가
잔소리를 듣기 일수였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말을 섞을때는 왠지 제가 하고싶은 말이 그대로 안나오더군요
괜히 틱틱대고 퉁명스럽게 말하곤 했습니다.
'내가 왜이러지?' 하면서도 그냥 그렇게 지냈습니다.
마침 저를 소개해줬던 친구와 저와 그녀의 집으로 가는 버스가 같았기에
(다른 버스도 있었지만..)
일이 끝나면 같은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가고는 했다더군요.
그래서 저도 같이 가게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계속 퉁명스럽게 말하던 것이
그녀의 맘을 상하게 만들었던지
티를 좀 내더군요.
친구도 '넌 말을 왜 그렇게 하냐'
라고 말했는데도
'몰라, 나 원래 이래'
이러면서도 내가 왜이러지 하고 계속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곤 계속 그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다음 날, 조금이라도 신경써서 말을 해야겠다고 맘을먹고
대답같은건 조금 부드럽게 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지만,
말투나 행동이 짙궃은건 변함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계속 일을 하다가,
일이 끝나고 집으로 가기전에
갑자기 노래방이 가고싶어서
'아 노래방가고싶음..'
이라고 혼잣말 하듯이 중얼거렸더니
그녀가 '어, 나도 나도'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친구도 가자고 하고,
그래서 급하게 근처 노래방으로 향했습니다.
그녀는 집에서 통금시간을 지켜달라고 부모님께서 그러셨다고
너무 늦게까지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노래방에 가서 놀면서 문득,
'아..목소리가 너무 예쁘다..'
라고 저도 모르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미친걸까.. 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녀의 목소리는 제 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조금은 눈치챘습니다.
'아, 내가 저 아이를 좋아하고있나?'
하고...
그 날 이후로는 셋이서 일이 끝나면 뭔갈 먹으러 가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러 가는게 버릇처럼 되었습니다.
그 중, 일하던 중에
'오늘 일 끝나면 치킨에 맥주 먹으러가자'
라고 그녀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저와 친구는 '콜 콜'을 외치며
호프집을 찾아갔습니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지금도 그 때 무슨 일이 있어서 마시자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호프집에 가서 술을 다 마시고 나오는데
그녀는 많이 취해있었습니다.
근데 집에 가서 술 마신거 들키면 안된다고,
걸어가면서 술좀 깨자고 했습니다.
카페에서 그녀의 집까지의 거리는 도보로 대략 30분 가량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 길을 셋이서 걸어가는데
그녀가 비틀거리길래 제 친구가 부축을 해주더군요.
그걸 옆에서 보고있는데,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나더군요. 질투라고 해야하나..
그런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알게됬습니다.
'나는 그녀를 좋아하는구나...'
그리고 가던 도중 앉아서 쉬자길래 버스가 서지 않는 정류장에
앉아서 쉬고서는 다시 가는데
친구에게
'니가 여기까지 부축해서 왔으니까, 이제 내가 부축해줄게, 안힘들어?'
이렇게 말하면서, 반 강제로 제가 부축을 했줬습니다.
혼자 만족감을 느끼면서..
그렇게 집까지 바래다 주면서,
제가 그녀를 좋아하는것 같다는 생각은 확신으로 굳어졌습니다.
그렇게 그녀와 저와 친구는 알바를 하고 끝나면 놀고 집으로 바래다주고
하는게 한동안의 일상이 되었었습니다.
토요일이 되면 셋이서 번화가로 놀러가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점점 더 마음이 깊어가는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 뿐만 아니라 제 친구도 그녈 좋아한다는 걸 알게됬습니다.
그 친구가 말한건 아니었지만, 저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알게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먼저 그 친구에게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것 같으니
이번주 토요일에는 셋이서 가기로 했던 약속에서 빠져달라는 식으로 부탁을 했습니다.
그 친구와는 7년간, 짧지않은 해를 같이한 둘도 없이 소중한 친구였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런식으로 말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흔쾌히, 알았다고..너 요즘 많이 힘들어하고 외로워하는건 내가 제일 잘 안다고..
빠져주겠다고 했습니다.
전 죄책감도 느꼈지만, 그녀와의 데이트라는 생각이 앞서, 마냥 좋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이 되고 그 친구는 약속대로 당일 약속 2시간 전쯤,
그녀에게 못나갈 것 같다고, 둘이서 잘 놀다오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녀와의 첫 데이트 아닌 데이트가 성사되었습니다.
번화가에 가서 옷도 보고 신발도 사고 영화도 보고.. 밥도 같이 먹고
그녀의 추천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카페라는 곳도 이용해봤습니다.
그렇게 같이 걷고 웃고 떠드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계속 가슴이 두근거려서 둘이 놀러다니면서 어쩔줄을 몰라했습니다.
그녀는 그런 제 맘도 모르고 마냥 즐거워하더군요.
그리고 귀가 시간이 다가오고..
언제나처럼 그녀를 집앞까지 바래다 주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심어린 고백을 했습니다.
나 너 좋아하는 것 같다고.. 좋아하는 사람 있는건 알지만, 그 놈은 너무 나쁜놈라고..나랑 사귀어 달라고..
예, 전문에 말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그녀에게는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와 제 친구 모두 그걸 알고있었습니다.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놈은 참, 나쁜놈이었습니다.
그녀와 사귀면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전화하면 다른 여자 이름을 부르고,
한달에 하루 이틀 만날까 말까 하면서 그마저도 귀찮아하고,
그녀의 생일에도 그녀를 혼자 내버려두고..
그에 지친 그녀가 이별을 고했답니다.
그리고 그 놈은 군대에 갔고,
군대에 간후에 다시 사귀어 주면 안되겠냐고...
그런 말을 듣고서 그녀는 알겠다고....
그런 놈을 그녀는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준비도 못했던 저의 고백은 그놈에게 져버렸습니다.
그녀는 너도 알고있지 않냐고..친구로 지냈으면 좋겠다고, 내일 어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해줬습니다.
받아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리고 그 다음날 그녀는 정말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지 못했고, 일하는 내내 말 한마디 주고받지 않고
그렇게 일이 끝나고서는 혼자 가고싶다고 말하며,
집까지 걸어갔습니다.
그리곤 아파트 뒤 놀이터에 가서
그녀에게 전화해서 이제 일 그만 두어야겠다고..
너를 보고있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저는 정말 좋은 친구라고, 전처럼 다시 대해주면 안되겠냐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싫다고 했습니다.
끝까지 싫다고 하자 그녀도 마지못해, 알았다고..
받아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고..그렇게 말했습니다.
전화를 끊고서 저는 계속 놀이터 계단에 앉아서
계속 '내가 왜그랬을까'라고 생각하며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또 다시 그녀에게, 자고있냐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원래 잠이 많던 그녀는 일이 끝나면 12시 전에는 자고는 했습니다.
그 때 시간이 많이 늦어있었는데
그녀는 답장을 해주더군요
아직 자고있지 않다고..나 때문에 잠이 안온다고..
그녀의 문자를 받자마자 저는
'내가 잘못했어, 친구로라도 지내줘 기다릴게, 그놈이 정말로 네 맘에서 떠나갈때까지 옆에서 지켜볼게'
라고.. 그녀는 그런 문자에도 알았다며..
무슨일 있었냐는 듯이 그럼 내일은 다시 예전처럼 지내자고..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빨리 들어가서 자라고..
그렇게 답장이 왔습니다..
그리곤 다음날 그녀는 또 여느때와 다름없이 저를 대해주었고..
저 또한 예전처럼 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살갑게 지내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인가 그녀와 또 한명이 주말 하루만 잡아달라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제가 하겠다고.. 또 친구에게 졸랐습니다.
그랬더니.. 알았다고..
그렇게 해서 저와 그녀는 토요일 일이 끝나고 단 둘이서 있게됬고,
집으로 바래다 주는 길에 얘기좀 하자고 근처 공원에 잠깐 들렀다 가자고 했습니다.
특별히 할 말이 있는건 아니었지만, 그냥 조금 더 같이 있고싶었습니다.
공원으로 가서 수다나 떨다가 집으로 가야된다고 하길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집으로 보내줬습니다.
그 뒤로는 제 친구도 포함해서 일이 끝나면 공원에 잠깐 들렀다 가는게 또 일상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을 하고 일이 끝나면 그녀와 친구와 공원에 가서 놀다가 집에 들어가면
그녀에게 전화하다가 밤늦게 잠이들고 하는게 그냥 그런 하루 하루가 저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전에는 느껴본적 없는 행복,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게
이렇게 행복하다는 걸 그 때 처음 알게됬습니다.
그리고 여름이 찾아왔고, 7월 초 그 셋은 또 갑자기 바다가 가고싶다고...
언제나 처럼 뜬금없이 계획을 세우고 약속을 잡고 준비를 하고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바다에 가기 얼마전, 갑자기 제 친구가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더군요.
전 나중에 알게 된 얘기지만 제 친구가 그녀에게
나도 널 좋아하는데, 이렇게 옆에서 보고있는게 너무 힘들다고.
차라리 자기가 떠나겠다고 했답니다.
그래도, 바다는 같이 갔다오겠다고, 아마 저와 그녀 둘이서 가는게 걱정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쯤 해서는 저와 제 친구 사이는 좀 서먹해져있었습니다.
그래도 전 그녀에게 저울이 기울어 있었기에, 다른 어떤 일도 신경쓰고 있지 않았기에..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렇게 셋이서 바다에서 놀고 온 다음, 그 때 부터는 제 친구는 일을 안나오게 되었습니다.
저와 친구의 연락도 뜸해졌습니다.
저는 일이 끝나면 그녀와 단 둘이서 있는다는게 너무 좋았기에,
그 친구에게는 전혀 신경을 못써주고 있었습니다.
먼저 한걸음 물러나 줬던, 그 친구에게..
그 때는 몰랐습니다. 이렇게까지 되버릴 거라는걸..
그렇게 친구는 뒤로하고 그녀와의 시간을 갖으면서
저는 그녀에게 2번인가 또 아무런 준비도 없이 고백을 했습니다.
그 떄 마다 그녀는 아니라고..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흔들린다고 헛된 희망 심어주기는 싫지만,
조금은 흔들린다고..
그리고 7월 18일 그녀가 저에게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제 진심이 느껴진다고.. 너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그 때는 정말 좋았습니다. 나도 사랑이라는 걸 받을 수 있구나..
그리고 그날 제 친구와도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너 같은 놈하고는 이제 못보겠다고..
그렇게 친구한명을 잃으며 그녀와 사귀게 되고
토요일이 되고 그녀와의 공식 첫 데이트를 갔습니다.
하는 것이나 가는 곳이나 그 전과는 다를바 없었지만,
느낌이 달랐습니다. 정말 사랑받고있구나,
그녀도 나를 사랑하는구나.. 하는걸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녀를 통해서 처음 하는것도 많았고 처음 먹어보는 것도 정말 많았습니다.
원래 사진찍는 것도 싫어했지만 그녀와 함께라면 그것도 좋았습니다.
그녀와는 뭘 하든 마냥 즐거웠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정말 많은 걸 알려주었고
또, 선물해줬습니다.
그러나 저는 사소한 이벤트 하나 제대로 못해주었습니다.
처음 하는 연애여서 그랬다고 이제와서 변명해보고싶기도 하지만,
그건 지난 변명에 지나지 않겠지요.
그래,, 그리고 9월 말 저는 갑작스럽게 입영통지서를 받게되었습니다.
정말 믿겨지지 않아서 어떻게든 미뤄보려고방법을 찾아봤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학교도 다니지않았기에
다른 친구들에겐 그 쉬운 연기가 저에겐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녀도 그런 소식을 듣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저를 볼때마다 눈물짓고는 했습니다.
그 때 마다 제가 할 수 있는건 안아주면서 괜찮다고..
시간 금방 지나갈거라고.. 군대갔다 오면 우리도 어느새 2년 사귄 커플 아니겠냐고..
그런 말들 외에는 해줄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입대하기전에 그녀와 둘이서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2박3일을 갔다왔는데도 시간은 정말 눈 깜빡할 새에 지나있었습니다.
그리고 입대 얼마전에는 100일이 되었는데 그 때 마저도 제대로 된 선물 하나 못해주었지만,
그녀는 괜찮다고, 이렇게 같이 있는 것도 좋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입대를했습니다.
일을 하느라 보충대로 같이 못 갔던 그녀는 휴대폰 너머로 그렇게 울면서..저를 보내줬습니다.
꼭 편지하겠다고,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휴가 나오면 또 놀러가자고
그렇게 말하면서 그렇게 마지막 얼굴도 못보고 저를 보내줬습니다.
그리고 저는 군대라는 곳에 혼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보충대에서 '아 여기가 군대구나..'하며
그녀 생각으로, 그녀 사진으로
이젠 원래 자리에 있을 수 없는 커플링을 보면서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편지를 쓰면서 그녀에게 첫 편지를 동봉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에 신교대로 가게되었습니다.
철월땅.. 서울과는 공기부터 다른 그 곳에서
저는 그녀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조교가 처음으로 편지를 나눠주던날 제 이름은 불리지 않았고
그 다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때 부터 저는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건 아닌지..
밤마다 잠도 제대로 못자 동기들이 매일같이 내일이면 올거라고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2주차 마지막날 훈련이 끝나고 생활관으로 돌아왔을때,
조교가 저에게 다음에도 이런식으로 오면 다 버려버린다며
저에게 편지 한뭉치를 던져주었습니다. 그때, 편지봉투에서 그녀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그 동안 불안해 했던, 서운해 했던 것에 미안해서,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나는 것을 주체할수 가 없었습니다.
동기들 앞에서 조교 앞에서 창피한 것도 모르고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이만큼 사랑받고 있구나..하고..
무려 71통의 편지에 사귀는 동안에 찍었던 사진 한장 한장을 인화해서 같이 보내주었더군요.
편지를 받고 그걸 확인하면서도 눈물은 멈추질 않았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그렇게 감동을 받아봤습니다.
위로해주던 동기들은 그보라며, 장난을 쳤습니다.
그 때는 정말 기뻣습니다. 정말 더없이 여태 살아온 날들 그 어떤날에 비해도
이길수 없을만큼 기뻣습니다.
그리고도 꾸준히 훈련소를 나오는 날까지도 그녀는 편지를 보내줬습니다.
어느 새 훈련소에서 편지를 한장 한장 읽는 게 낙이 되어있었고
그렇게 훈련소를 나와 자대에 오게 되었습니다.
자대배치를 받고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그 다음날 그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녀 목소리에 너무 반가웟고 너무 기뻣습니다.
그렇게 매일 일과시간이 끝나면 그녀에게 전화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고,
1월 29일 면회가 풀려서 드디어 그녀가 첫 면회를 오게되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안아주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진 못했습니다.
군인이라는 신분아래 금기시되는 사항이 많았기에
제대로 알고있지도 못한 저는 뭘 하든 조심하게되었습니다.
그렇게 면회가 끝나고
그녀는 그 다음주에도 그 다음주에도 면회를 왔습니다.
주변에선 다들 지극 정성이라고..
저는 이렇게라면 군생활따위 정말 금방 흘러갈것 같다고 생각하며 마냥 좋았습니다
2월 5일엔 200일이라며 제가 좋아하는 케잌까지 사가지고 와서
200일 기념초를 태우며 기쁨도 공유했습니다.
첫휴가 나오면 꼭 놀러가자고 다시한번 약속하며..
훈련이 끝나고 돌아와서 전화하면
얼마나 힘들었겠냐고 위로해주면서
얼마 안되는 군생활 동안에 정말 항상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자대 배치를 받고 나서도 편지는 꾸준히 왔었고
제가 필요한 물건이 있다고 하니까 어디서 보고 들었는지
군대에서 필요한 온갖 물품들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소포를 보내주기도 했었습니다.
그러고 나면 언제나 제가 표현이 서툴다면서 투덜거렸습니다.
그러던중 4월...
드디어 다음달에 나갈 휴가를 올리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놀러갈 장소를 정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계속 부대일정이 바빳기에 연락을 매일 하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나면 그녀 목소리를 찾으며 전화부스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5월.. 드디어 일병이 되었습니다.
그녀에게 전화해서 시간 정말 빠르다며 서로 기뻐했습니다.
이제 갓 일병 달았을 뿐이지만, 정말 기뻣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주. 공용화기라는것과 작전이 겹치게 되어서
저희 소대에 인원이 나지 않게되었습니다.
그래서 알레르기 때문에 힘들지만,
그래.. 작전 나가면 시간은 빨리가니까..
하고 혼자 위로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녀에게는 이번주는 연락을 못할것 같다며..
미리 말해놓았기에
걱정은 되었지만, 휴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있는걸 보면서
하루하루 괴로운걸 버텼습니다.
너무 아파보이니까 빠지라는 선임들의 말에도
그냥 꿋꿋이 나가겠다고..
그리고 금요일, 작전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분대장님께 부탁해서,
여자친구에게 전화 한통만 하고싶다고..
분대장님께선 흔쾌히 하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들뜬 마음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던 저에게
그녀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 한마디를 해주었습니다.
이제는 지쳤다고..기다리는게 너무 힘들다고..
나때문에 부모님과 싸우는것도 힘들고, 그녀가 힘들때 옆에 내가 없는것도 너무 힘들다고..
'그만하자..'
라는.. 한마디를 듣게되었습니다.
저는 못들은 걸로 할테니,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다음날 다시 전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생활관으로 들어가 자리에 누워도 처음 들어보는 그녀의 그토록 차가운 목소리가 머리속을 맴돌아
잠조차 잘 수 없었습니다.
'그만하자..'
'그만하자..'
그리고 다음날 외박을 나가게됬습니다.
축구포상으로 받은 소대 외박이었습니다.
다같이 나가서도 저는 전화부스 앞에서 계속 그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 떄마다 그녀는 이제는 더 못하겠다고..
그리고
'이제 너 안사랑해.'
라고...
마지막으로 물어보겠다고 했을때도..
'안 사 랑 해..'
라고..
그렇게 울면서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힘들때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힘이 된다고.. 의지가 된다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휴가 나와서도 찾아오지 말라고..
자기는 집에 없을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 그녀에게 전화해서, 니가 날 안좋아해도, 더이상 아무런 마음이 없어도
난 네 목소리 없으면 안된다고..
기다려달라고 하면 이제는 내가 기다려주겠다고.. 다시 내게 돌아올때까지 기다려주겠다고 말하며
계속 전화를 했습니다.
그녀가 힘들어하는게 보이는데도, 계속 고집을 부렸습니다.
그리고 어제 술을 마시고는 또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목놓아 울어보았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얼마나 많은 첫 경험을 알려주려고 하는걸까요..
그리고 방금 전에도 전화를 걸려고 해봤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습니다.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휴가를 11일 앞둔 오늘,
그토록 기다리던 휴가도 이제는 별 의미없어 보입니다.
그녀와 함께하면서 친구들도 전부 등져버리고
부모님과의 사이도 원래 좋지 않았기에,
그 4박5일 첫 휴가는 저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보입니다.
전 어떻게 해야되는 걸까요..
내일은 그녀와 사귄지 300일이 되는 날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제 생일입니다..
이젠 정말 모르겠습니다.
제 인생에서 유일한 빛이었던 그녀는 지금도 그 사람과 같이 있겠지요..
한번 전화해서 못받으면 그다음에 미안하다며
다급하게 전화를 받던 그녀는 이제 없는 것 같습니다.
밤새도록 전화를 해보려고 했지만 그녀는 한통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일단 휴가는 나갈려고 합니다..
나가서.. 마지막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그리고 휴가 복귀 후에는
사격이 예정되 있습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그녀는..
없는걸까요..
처음이자 마지막 이별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지금..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되는걸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쓰는 동안에도 눈물이 멈추질 않더군요
그녀가 저에게 완전히 등을 돌려버린다면..
정말 마지막 첫 경험을 준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