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多] 전통 성년례 치룬 후기 in 남산골 한옥마을

조마자201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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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성년의 날.

보통은 별 생각없이, 지나가겠지만 겸사겸사 친구들과 같이 신청해서

한국 ‘전통식 성년례’를 치루고 왔사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겁나게 햇살이 너무 반짝반짝 눈이 부셔 (노노노노노) , 눈 따가워서 죽을 뻔

했지만 의미도 있고 기억에도 남았사옵니다.

 

 

성년례 하기 삼주 전쯤에 인터넷으로 신청을 하고

이 주 전쯤엔 사전교육을 받으러 다녀왔어요.

사전교육에선 절하는 방법이나 한복에 대한 설명, 다도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성년례의 절차에 듣고 왔어요.

그리고 성년의 날을 맞이하여 깃발 같은 것도 제작했어요.

 (당일엔 이런 식으로 꽂혀 있었음.)

 

 

 

[당일]

 

성년의 날 아침 8시까지 남산 한옥마을에서 모였어요.

아침 8시에 와서 한복으로 갈아입고

리허설 하기 전에 돌아다니는데 아 정말 치맛자락 너무 넓고 길어서

여러 번 밟고 넘어질 뻔 했어요. 남산 한옥마을 연못에 빠져 죽은 처녀귀신 될 뻔 했어요.

 

 

우리에게 초상권 따윈 없어요. ㅍㅅ...

여러분의 안구에도 보호권은 없어요. ㅈㅅ;;

 

 

(같이 간 똥꾸빵꾸- 너에게 초상권 따윈 없단다 *^^*

사진은 다정하지만 실제론 살벌한 느낌^^!)

  

 

그래도 평상시에 입을 기회가 없는 한복을 반나절동안 입고 있었더니

잃어버렸던 여성성을 되찾을 뻔 했지만 실패했음. 하.. 아쉽다..

EPL보는 나란 여자.. 역시 생물학적으로만 여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

(그래도 맨유가 챔스 우승 했으면 좋겠돠!!)

 

뭔가 100여명의 처녀총각들이 한옥마을에서 다들 한복입고 돌아다니니

조선시대에 온 기분이기도 했고 씐났어요. 그러나 제발 PLEASE - 한복에

머리 풀어 헤치고 돌아다니는 건 삼가 주셔요.

나는 무슨 대낮에 귀신 언니들이 마실 나온 줄 알고 ㅡㅡ신기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 촬영장 FEEL.!!

 

 

그리고 외쿡에서 온 분들과도 같이 사진을 찍었어요.

같이 간 남자분들께옵서 어찌나 여신 같은 그 여성분과 사진을 찍겠다고

뒤에서 난리를 치시던지 ^^ 사실 내 눈에도 그 분들의 후광이 보였음 ㅠㅠ

앞머리 까고 쪽을 져도 하... 그냥 여신님. 인형이 걸어다닌다며 신기해했음.

 

 

원랜 모자이크따위 없지만.. 너무 심하게 엽사여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쿡 훈남분들과도 사진을 찍었지만 제가 찍어준 관계로 저는 없어요.ㅡㅡ

내가 무슨 사진기사도 아니곸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혹시 외쿡인 친구분들 초상권에 문제 생기면 지울게요-

 

 

사진 찍고 수다 떨며 놀다가 리허설을 시작했음.

 

남자랑 여자의 절은 사실 많이 다른데, 절을 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건 거의 처음 이었음.

학교에선 뭐했나 모르겠음.

 

여자의 절을 저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의 표본 - 조마자.

절을 할 땐 팔과 손이 일직선 이여야 하고 고개는 더 숙여야 해요. 

 

 

 

 

 

간단하게 진행 방향이나 절하는 방법 한 번 더 해보고 바로 분장 ㄱㄱ

 

 

그런데... 앞머리를 뒤로 넘기고 ㅠㅠㅠㅠㅠㅠ 정말 엄청난 비주얼 쇼크였음.

내가 나를 알아보지 못했....난 무슨 내가 무슨... 조선의 마지막 여인인 줄 알았어..

하...그래도 같이 간 동기님도 비주얼 쇼크여서 안심^^!

분장 끝나자마자 줄서서 입장을 하였음.

 

 

식의 순서는 ::

성년자들이 입장(사진)

하늘에 성년례의 시작을 알리는 고천 의식무(사진)

국민의례 한 뒤에

내빈들 오셔서 박수치고,

상 받는 사람들 와서 박수치고, (내가 박수를 받으러 온 것인가..

박수를 치러 온 것인가..라는 혼동이 들기 시작함.)

기념사를 들은 후 본격적인 성년례를 시작했음.

 

 

 

 (올해 성년이 된 조마자씨,21)

 

전통 성년례는 남자는 관례, 여자는 계례라고 하는데

각각 상투를 틀어올려 관을 씌운다는 의미와 비녀(계)를 꽂는다는 의미가 있음.

 

원래는 옷을 엄청 많이 갈아입어야 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하는

행사였다고 하지만 줄이고 줄여서 남자들은 도포를 입고 갓을 쓰고,

여자들은 당의를 입고 비녀와 족두리를 쓰는 것으로 간소화했음.

 

한 명, 한 명씩 도포를 입혀주시고 갓을 씌여주시고, 비녀 끼워주시고

족두리도 씌워주셨음. 예쁘다고 칭찬도 받아서 또 씐났음...

 

 

 

 

 

 

 

 

(피곤해서 묵념하시는 조마자씨,21)

 

(얘 또 엽사 찍느냐며 속에서 슬슬 화나는 조마자씨. 루니에 빙의할 기세.)

 

 도와주신 선생님 감사드려요 ^^ (절대 참하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이러는거 아님)

 

(루니 빙의 30초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복입고 오버헤드킥

가능한지 실험해보고픈 충동을 느낀 조마자씨. )

 

그 후에 절을 두 번 올리고 또 절을 두 번 받았는데,

우리가 큰어른께 절을 받는 이유는 이제 너들도 다 컸으니

성년으로서 대접해 주겠다. 맡은 바 책임을 다 해라- 라는 의미임.

 

 

그 뒤엔 초례를 올림.

초례란 어른께 술 마시는 예법을 배우는 것인데,

하.. 아쉬워아쉬워아쉬워아쉬워!!우리는 차를 마셨음. 같이 준 양갱이 매우 맛났음.

 

 

 

 

초례 뒤엔 가자례라 하여 큰 손님께서 원래는 자를 내려주시는데,

지금은 자를 쓰지 않아서 자 대신 수훈례라고 해서 어른이 되었다는

임명장? 비슷한 것을 받았음

 

 

마지막엔 부모님들 모두 올라오셔서 우리가 절 올리고 또 절을 받았음.

 

절 이라는게.. 참 사람의 마음 가짐을 곧고 단정하게 해주는 거 같아요.-진짜 진지하게-

 

 

그렇게 짧은 식을 모두 끝내고 무대위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축하해주러온 사람들과 사진찍고.. 머리 다시 정리하고.. 끝!!

 

 

벌써 39회째 임에도..

성년례 자체가 뭔가 굉장히 부실했어요.

기자분들의 포토라인같은 것도 정해져 있지 않아서

행사 도중에 무대에 막 올라가시고, 무대 앞을 가리셔서

참가자들이나 가족분들이 공연이나 무대를 보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에서 주는 상을 받는 사람들은 한복도 입지 않고

그냥 와서 상만 받고 가족들과 함께 바람과 같이 사라졌습니다.

내가 축하를 해주러 왔나 받으러 왔나-싶어서 사실 그렇게 유쾌하진 않았습니다.

 

하.. 심지어는 성년례 참가자라는 걸 알면서도 심부름 시키시는 분도 계셨고 ^^

아무리 무료로 참여하는 거라고 해도 주최 측(서울시)의 행사에 대한 의도나 태도가

너무 보여주기 위한 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통을 사랑하고 보전하길 바란다면 이 행사뿐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주객이 전도된 이 상황부터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년례 자체도 굉장히 의미 있었지만, 앞으로는 좀 더 가족들끼리, 친구들끼리

와서 즐길 수 있게끔 다도체험이나 한복체험 같은 게 더 발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복체험은 갈아입을 수 있는 탈의실도 없었고, 옷 자체도

너무 적고 사이즈도 한정되어 있어서 이용하는 사람이 없었고, 다도체험은

그나마 사람이 꽤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뭔가 꽤 부족했어요.

땅 파는데 돈쓰지 말고, 다문화 정책하기 전에 이런 거에 돈 쓰면 좋겠네요^^

 

과거없는 미래는 없어요.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잘 지켜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참여했습니다. 다문화정책 하기 전에 우리의 문화부터 지켜주세요.(진지하게-)

 

쓰다보니 불만이 많아 보이지만 확실히 기억에 남고 사진도 남고 엽사도 남고

조선의 마지막 여자(내가 진짜 조마자....)도 남고 ^^

 

다음년도에 성년례하시는 분들도 꼭 참여하셨으면 좋겠어요.

참여자들이 많아져야 이런 행사도 많아지고, 그럼 예산도 더 늘어나고,

그땐 정말 그 옛날의 한 마을의 잔치였던,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즐길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성년식을 치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끝!!

뿅!!

 

(사진많다고 해놓고 흔남들과 조마자만 나와서 ㅈㅅ)

(그래도 다같이 한복 입은 거 예쁘니까 봐줘요 ㅈㅅ)

(악플올리면 꿈에 조마자 나옴 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