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인데 고민이있어요

CK2011.05.20
조회183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미국에 온건 작년 여름이니까 채 일년도 되지않았구요.

고등학생이지만 올해 한국 나이로 20살입니다:)

유학하기엔 늦은 나이죠.

주변에서 많이들 그렇게 말씀하셨고, 지금도 하시구요.

아아, 횡설수설해도 이해해주세요, 지금 제정신이아니라;;

 

음,

그러니까 제가 하고싶은 얘기는요,

저희 집은 부유하지않아요, 오히려 가난한 쪽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제가 유학을 너무 원해서 부모님께서 넉넉치 못한 형편인데도

저를 여기 미국에 보내셨어요.

 

유학생이다보니 학비가 저렴한 공립학교는 다닐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비싼 사립학교를 지금 다니고 있어요.

제 일년학비는 2000만원 가량합니다. 거기에 홈스테이 비용도 매달 220만원정도 들구요.

어느정도 잘사는 분들에겐 그냥 그런 돈일지 모르겠지만,

저희 집처럼 없는 형편에는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에요.

 

저희 부모님은 두분 모두 고졸이세요,

그래서 힘들게 돈벌고 계시고있고, 그게 싫어서 저와 제 동생만은 그렇게 안살길 바라세요.

저희 부모님이 저때문에 고생하시는 건 잘 알고있어요.

동생도 많이 피해를 보고 있구요.

여태까지 저는 부모님이 한국에서 아무리 힘들어도

제 홈스테이 비용은 항상 제때 넣어주시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오늘 그게 아니란걸 알았습니다.

 

두세시간 전에 아줌마 아저씨가 절 부르셨어요.

그리고 어렵게 얘기를 꺼내시더라구요,

제가 이 집에 온지 6개월 가까이 되어가는데

부모님께서 한번도 돈을 제대로 보내신 적이 없고 마지막 두달은 밀렸다고 하시더라구요.

항상 저와 통화하실때는 돈 보냈으니 걱정하지말라고 하셨었는데,

제가 기죽어서 있을까봐 거짓말을 하신 것 같아요.

 

그 말 들으니까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동안 잘못했던것들이 다 생각이나서.

엄마아빠한테 맨날 뭐사달라고만 했거든요,

바이올린을 그냥 배울수 있는데 바이올린 싸다더라 바이올린사달라

핸드폰 필요하다 핸드폰사달라, 책사야하는데 돈이 모자르다,

시험봐야하는데 신청하려면 얼마가 필요하다,

뭐 이런 말만 계속 했어요.

 

어버이날에도 아빠랑 통화하면서 어버이날 선물 없냐고 하시길래,

내가 돈이 어딨냐고 그러면서 아빠도 어린이 날에 나 뭐안해줬잖아

하고 말했거든요, 물론 장난스럽게 서로 웃으면서 말한거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고맙다, 사랑한다, 열심히 공부하겠다

그런말이 듣고 싶으셨던거 아닌가 싶어요.

 

많이들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돈을 정말 물쓰듯 써요.

맨날 쇼핑하러가고 놀러가고 파티같은거 다 참석하고.. 하루에 70만원넘게 쓴 아이도 봤어요.

친구들이 그렇게 사고싶은거 살때마다,

저는 돈이 있어도 꼭 필요한거 아니니까, 지금 이 돈은 다른 곳에 써야하니까 하고 꾹 참았어요.

친구들이 같이 어디 가자고해도, 한번 나가면 50~60불은 우습게 깨지니까,

없는 약속 만들어내고, 피곤해서 못가겠다고 하면서 항상 빠졌어요.

이번에 프롬(매년 한녀말에하는 큰 파티에요)에도 가고 싶었는데,

티켓값만 120불이고 거기에 드레스사고 뭐 사고 하려면 안되도 200불은 써야하니까

그것도 포기했어요.

그리고 방에 들어와서

이렇게 하고싶은 것도 제대로 못하는데 도대체 나를 왜 미국에 보낸건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요근래 들어 정말 많이 울었어요.

엄마랑 다투고나서 울고, 혼자 돈걱정하다 울고, 친구들이 부러워서 울고, 힘들어서 울고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저보다 더 많이 우셨을 분들이 저희 엄마아빠겠더라구요

저는 받지 못해서 하는 투정이지만,

엄마아빠는 주고싶어도 여의치않아 못주시는 거잖아요

오늘 아줌마 아저씨랑 얘기하고 방에 들어와서 한참 울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 나 정말 이기적인 아이였구나, 나보다 몇배는 더 힘들 엄마아빠는 생각도 안하고

나만 불쌍하다고 생각했었구나 하는 그런.

 

사정 설명이 길었지만,

그래서 지금 유학을 포기해야하나 하는 고민이 생겼어요.

한국가서 고등학교 일년마저 다닐까,

아니면 여기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까지 나와야하는걸까,

한국에가면 엄마아빠는 경제적으로 덜 힘드실거고

미국에 계속 있으면 내가 나중에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거고.

현재를 생각해야할까, 미래를 믿어야할까.

뭐 이런고민이요.

엄마아빠께 말씀드리면 안된다하시겠지만,

솔직히 당장 새학기 학비도 걱정되요.

 

쓰다보니 별것도 아닌 글이 길어졌네요,

원래 글재주가 없어서 재미없을텐데도

꾹 참고 끝까지 읽어주신분들 정말 감사해요 :)

그럼, 마지막으로 조언 한마디씩 부탁드려도 될까요?

 

 

p.s 사실, 이 글 저에게 별거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