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있는 고무신 및 여자분들께 고합니다.

초특급잉여체2011.05.23
조회5,241

 

안녕하세요ㅋㅋㅋ

꽃신신어본 경험 있는 20대초반 여자입니다.

 

제가 고무신 신었을 때의 경험 및.. 주위에서 들려오는 말들을 바탕으로

하고싶은 싶은 말이 있어서 이렇게 판을 씁니다ㅋㅋ

 

뭣도 모르면서 맘대로 지껄이지 말라고 생각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면..

제남친은 제가 고3때 입대했구요, 저 대학교 2학년때 제대했습니다.

한참 즐기고 놀 대학교 새내기때 제 남친은 군인이였던거죠.

저 말차 나오기 바로전까지 편지써서, 거의 400통 가깝게 썼습니다.

못해도 2~3달에 한번씩은 꼬박꼬박 면회갔구요.

기념일마다, 혹은 남친 지친모습 보일때마다 힘내라고 소포도 보내봤구요.

이렇게 해주고, 남친한테 편지 답장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밖에 못받아봤고

깜짝선물 이런것도 없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위에서 다들 그럽디다.

새내기면 다른남자들도 많이 만날 수 있을텐데 왜 뭐하러 기다리냐고.

군대갔을 땐 양다리 걸쳐도 모른다고, 다른남자 만나보라고.

참 불쌍하다고..ㅋㅋㅋㅋㅋ뭐하러 기다리냐고 합니다.

 

저한테 저런식으로 말한 사람들 100이면 100 다 쌍욕들었습니다.

 

남친이 군인인게 죈가요?
가고싶어서 간답니까.. 나라가 강제로 부르니까 가는거지.

남들은 모르겠지만, 제눈에는 공익가고싶어서 이짓저짓 하는 찌질이들보다 훨씬 멋있습니다.

잡소리지만.. 전 알바할 때, 군인분들 오면 일부러 더 챙겨주고 더 많이줍니다ㅋㅋㅋㅋ

 

남자가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똑같은 남자친구입니다.

 

고무신분들,

남자친구가 전화로 힘들다고 찡찡대면 내가 너보다 더 힘들다, 그만좀 찡찡대란식으로

말하는 분들 계실거에요.

자기 여자친구니까, 자기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니까 전화로 찡찡대고 힘들다고 하는거에요.

자기한텐 아무내색 안하면서 다른 친구한테 전화해서 힘들다고 찡찡대면

오히려 섭섭하실걸요ㅋㅋㅋㅋㅋㅋ

전, 남친이 한겨울에 새벽에 나가서 근무서야된다고 말할때마다 답답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전화로 힘내란말밖에 해줄 수 있는게 없거든요.

 

고무신 신어본 경험으로... 남자가 힘들면 더 힘들었지 고무신보다 덜힘들진 않아요.

한창 좋을 나이에 자기 인생 맘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갇혀있어야하고

뻑하면 유격이네 혹한기네하면서 말짱한 막사 냅두고 밖에서 재우면서 뭐나게 고생시키죠,

일은 겁나게 시키면서 밥은 뭐나게 맛없는거 주면서 10만원도 안되는 월급주죠,

곤히 잘 자고 있는 사람 깨워서 근무스라고 괴롭히죠..

톡까놓고말해서 고무신분들은 기다리는게 아무리 힘들고 외로워도 '밖'에 있잖아요.

남자들은 외롭고 힘들어도, 위계질서로 잡혀있고 남자들만 득실대는 '군부대'에요..

 

이쁜 여자아이돌만 보면 환장한다고 군인들 징그럽다그러는 분들 계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입장바꿔서 생각해봅시다.

여자만 득실대고 맘대로 외출도 못하고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의 반복인 곳에서

TV에 남자아이돌 혹은 빈느님부끄이 나오면..

점잔 떨 여자 몇이나 있을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똑같은거에요.

 

그리고 남자들 뻑하면 군대 얘기 해서 지겨워 죽겠다고 하시죠?

여자들도 수다떨 때 나오는 주제들 뻔하잖아요ㅋㅋㅋ

연예인얘기부터해서, 주위에서 일어나는 신변잡기들까지ㅋㅋㅋㅋㅋ

똑같은거에요.

 

여자분들.

'내가 너 2년 기다려줬으니까 넌 나한테 그만큼 해줘야되!' 라는 보상심리 갖지 마세요.

2년 기다린게 아니고, 그냥 2년동안 장거리연애 했다고 생각하세요.

솔직히 전 다 까놓고 말해서 보상심리 하나도 안가졌었어요. 그러니까 서로 맘 편하더라구요.

오히려 군대가 강원도인덕분에..

전남친 군생활 2년동안,제인생 20년동안 구경했던 것보다 바다구경 더 많이 했습니다ㅋㅋㅋ

지금은 헤어졌지만, 가끔 추억 되새겨보면 남는건 고무신생활밖에 없더라구요.

제 입장에선 그만큼 후회없었고 좋았어요.

남들이보면 참 미련하다라고 볼수도 있는데, 생각의 차이에요 ㅋㅋ

 

6시~8시에밖에 전화 못한다고 답답해하시죠?

하고싶은말 있어도 먼저 전화 못한다고 답답해하시죠?
6시~8시마다 전화 올 거 기대하면서 기분 좋게 기다리시고,

하고싶은말 꾹 참고 있다가 전화오면 신나게 털어놓으세요.

 

'기다렸는데 헤어지면 어떡하죠?ㅠㅠ'

'주위사람들 10중 8~9가 전역하고나서 헤어지네요.. 저도그럴까요?ㅠㅠ'

'남친이 군대에서 다른여자랑 양다리놓고있으면 어떡해요?ㅠㅠ'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세요.

죽을거 미리 예상하고 사는거 아니잖아요.

 

서로 하기나름이에요.

그리고 저럴놈들은 군인이라서 혹은 전역해서 저러는게 아니라, 원래 저럴놈이에요.

 

군인이라고해서 열위에 있는거 아니고

고무신이라고해서 우위에 있는거 아니에요.

그냥 똑같은 청춘남녀에요.

 

그리고 제발 '군바리'라는말 쓰지맙시다.

군인이라는 단어 냅두고 왜 군바리라는말로 비하시키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그리고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여자분들.. 남자친구 군대 간 사이에 자기관리 많이하세요ㅋㅋㅋㅋㅋㅋ

남친이랑 논다고 연락 안하고 못만났던 친구들이랑 컨택도 하고, 알바도 하고, 공부도 하고!ㅋㅋ

남친이 더 괜히 더 눈높아져서 이쁘고 잘난여자랑 바람날까봐 걱정하지 마시고

더 이쁜여자가 본인이 되게끔 만들어놓으세요~

걱정 안해도되고, 자기관리되고 1석2조아닌가용 크크

 

쓰고나니까 굉장히 횡설수설한 글이 됐네요부끄

어쨌든! 전국에서 고생중인 군인 동생 + 동갑 + 오빠분들 힘내세요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