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득점왕´ 베르바토프의 우울한 자화상

대모달201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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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2011-05-24]

 


세계 톱3 축구리그에서 득점왕에 등극하고도 앞날이 우울한 선수가 있으니, 다름 아닌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베르바토프는 2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201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골은 터뜨리지 못했다.

박지성의 골과 어시스트 등을 묶어 블랙풀을 4-2로 제친 맨유의 승리를 지켜본 베르바토프는 카를로스 테베즈(26)와 나란히 21골로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똑같이 득점왕을 차지하고도 사뭇 다른 상황에 처해있다.

감독과의 불화로 잡음이 있긴 하지만 테베즈는 연일 상종가를 치며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 인터밀란 등과 같은 명문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소속팀 맨시티 역시 그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면,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교체 출전을 하거나 결장 횟수가 늘었던 베르바포트는 현지언론에서 제기한 방출대상 명단에 올라있다.

지난 2008년 3,075만 파운드(약 540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토트넘서 맨유로 이적한 베르바토프는 123경기에 나와 48골을 터뜨리는 등 정상급 스트라이커로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팬들에게도 ‘아름다운 볼터치‘와 ’화려한 드리블‘로 캐릭터를 각인시켰다.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득점 부문 상위에 랭크, 스캔들로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졌던 루니를 대신해 맨유 공격을 이끌었다. 베르바토프는 올 시즌 전반기 부진했던 루니를 대신해 리버풀전 해트트릭, 블랙번전 5골 등 세 차례나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루니의 경기감각 회복,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탁월한 골 감각이 빛을 발하면서 맨유의 공격 전술은 바뀌었고, 그 과정에서 입지가 좁아지던 베르바토프는 주전 자리마저 내주게 됐다.

그러나 베르바토프가 밀려날 위기에 처한 결정적 원인은 전술 변화 탓이 아니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트트릭을 작성했던 3경기를 제외하면 28경기에서 단 10골 밖에 넣지 못한 것. 경기당 0.36골. 맨유를 대표하는 정상급 스트라이커라는 타이틀에 비하면 저조한 기록이다.

또한, 상위권팀보다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한 골이 많다. 올 시즌 베르바토프는 리버풀을 제외한 기존 빅4팀들을 상대로 1골도 넣지 못했다. 이는 정작 중요할 때가 아닌 ´비교적 쉬운´ 경기에서 한 방에 몰아치는 형태의 골이 많았다는 것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골의 영양가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전형적인 ´강팀에 약하고 약팀에 강한´ 선수의 모습이다.

이번 시즌 박지성이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치차리토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것에 비하면, ‘득점왕’ 베르바토프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순도가 높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과연 ‘EPL 득점왕’ 베르바토프가 불명예스럽게 방출되지 않고 다시 한 번 신임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데일리안 스포츠 이병곤 넷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