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행사진★★모든 꿈은 주스같은 거야!

쾌락여행마법사 201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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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 것 없는 경찰이 있다.

보잘 것 없는 군인도 있다.

학생과 장사꾼들은 특별할 것이 없고

택시기사 마저 뻔하다.

 

아무 것도 아닌 사람들이 아무 것도 아닌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혹시 이들 누구의 가슴 어느 구석에는 아주 크고 새파란 꿈 같은 게 있을까?

뜨겁고 가슴 철렁한 꿈을 언젠가는 꾸었던 기억은 혹시 있을까?

아니면 지금도 꾸고 있을까?

그도 아니면 머지 않아 꾸게 되는 것일까?

그런 꿈도 없다면, 살아갈래야 살아가지지 않는 거잖아?

 

 

 

 

 

 

 

 

내가 뭔가 좀 다른 걸 탐구하고 싶어하면-

이를테면 직장을 옮긴다거나, 좀 낯선 사람들을 만나러 여행을 간다거나, 머리를 뽀글뽀글 파마한다거나 할 때면

사람 사는 것 다 비슷하니 좀 작작하라고 엄마는 늘 말하곤 했다.

 

틀린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어딜가다 다 비슷비슷 사람들 사는 모습.

방콕에서 겨우 얼마 지내는 동안에도 그 평범한 <일상>을 발견해 버리고는

잠시 맥이 빠졌다.

 

아줌마는 끼니를 잇기 위해 음식을 팔고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학교를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도통 할 일이 없는 초로의 남자는 집 앞에 나와 얼굴에 난 아무렇지도 않은 수염을 잡아 뜯고 있고

뚝뚝이 기사는 어젯밤 과한 술 탓에 얼굴이 오만상이다.

 

방콕은 그렇게 살아지고 있었다.

 

 

 

 

 

교육대학을 마치고 지금은 상당한 규모의 제약회사 영업부에서 일하고 있는 사촌동생 녀석이 있다.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적어도 10년은 훨씬 전 녀석이 고등학생이었던 때,

술도 마시고 학원도 잘 안가기 시작하는 녀석을 두고

어떻게든 좀 잡아보려고

나 역시 어린 마음에 일장 연설을 늘어놓고 있을 때였다.

 

잠자코 내 말을 듣고 있던 녀석이 말했다.

 

형, 있잖아.

난 그런 훌륭한 사람 말고, 그냥 열심히 그럭저럭 살면 좋은데.

마누라랑 조그만한 포장마차 같은 거 하면서.

그러면 안될까?

 

몽둥이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멍한 기분이 들었던 나는

애써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고 노력하면서 별 쓸데없는 대답을 했던 거 같다.

 

야 임마,

그렇게 평범하게 산다는 게 또 얼마나 힘든 줄 알기나 하는 소리야?

 

대충 그런.

녀석도 고작 네 살 많은 형이 한방 먹고 당황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남았을 거다.

 

 

 

 

 

그녀석 말은 다시 생각해도 일리가 있다.

 

왜 안될까. 그렇게 살면.

너무너무 훌륭한 사람 말고, 평범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되면.

왜냐하면 모두가 훌륭한 사람이 될 수는 없으니까.

훌륭한 사람이란 게 보통 남들보다 훌륭한 사람이란 뜻일텐데.

전부 다 서로보다 훌륭할 수는 없을테니까.

 

응. 그러고 보면

평범한 삶이 누군가의 꿈일 수도 있겠군.

작고 소소한 생활이 반짝반짝 빛나는 그의 바람이겠군.

그러면 물 같아서 허무하거나, 저 낮잠처럼 잘 차려지지 못한 꿈도

검은 가슴 안에 제일 큰 별일 수 있겠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촌농시에서 지하철을 타고 실롬을 향해갔다.

나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아주 가까이 밀착해있으면서 스스로 비범한 사람들을 동경했다.

아니면 아주 왕같은 꿈을 머리에 이고 쭉쭉쭉쭉 직진하는 사람들을 존경했다.

하지만 누군가의,

평범한 꿈을 숨기고 평범한 삶을 사는 저 누구의 삶도 단 한번 평범한 적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나 혼자 멋대로 꿈의 무게를 달고 있는 줄도 몰랐다.

어쩌면 더 내가 자라고 배워서 꿈은 몇 킬로그램 같은 게 아니라고

그건 오히려 주스같은 거라서

오렌지 맛도 나고, 포도 맛도 나고, 가게 여기저기에 널린, 그러면서도 어떤 건 살짝 시큼하고, 어떤 건 조금 달고 그런 거라고

알게 되는 날이 오긴 올지도 모르겠다. 

 

꿈은 주스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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