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별로 없는 미얀마 여행기(6)- 삽질+인터넷+순환열차 타기

이지혜2011.05.29
조회109

** 삽질.

게스트하우스에서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가기로 마음먹은 곳은 아웅산 박물관.

미얀마 독립의 영웅. 정신적 지주이며 동시에 미얀마 정부가 두려워하는 존재이기도 한 아웅산 장군.

사전지식 별로 없이 지른 여행이라 미얀마에 대한 지식은 짧았지만, 그래도 미얀마의 비극적인 현대사에 대해서 좀 알수 있을까 해서.. 결정.

걸어서 30분이라는데??? ... 한번 걸어보지 뭐.

 

 

30분은 개뿔.

길은 다운타운을 벗어나 외곽의 큰길로 이어졌고

미친 더위와 매캐한 매연이 나를 감쌌다.

이 방향이 맞는지 아닌지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고.

얼굴은 더위와 햇빛에 익어 대추색깔이 되어버렸다.

 

 

결국 한 한시간쯤 걷다가 gg를 쳤다.

역시 동남아는 걸어다니는게 아니다ㄱ-;

가난한 배낭족이고 뭐고 떠나서 현지인들도 안 걸어다닌다... ;;;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버스를 탔다.

버스라기보다는 개조된 봉고차 느낌?

여자들은 차 안에 들어가 끼어앉고 남자들은 매달려 간다.

나도 매달려 가고싶은데 ㅠㅠ

버스는 우리나라로 치면 평창동 정도 될듯한,

대사관저가 모여있는 한적한 주택가에 날 내려 놓았다.

 

 

근데,

문을 닫았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OTL

 

 

다시 걷거나 버스를 기다리기엔... 너무 지쳤다.

 택시... 타자 타 ... ㅠㅠ

 

 

**미얀마에서 인터넷 하기.

 

엄마에게 생존 메일을 보낼겸, 잠깐 쉴 겸 해서,

미스터 도넛 짝퉁처럼 보이는?? 제이 도넛이라는...

아이스커피와 도넛을 팔고 인터넷도 할 수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러나.

한메일? 액세스 디나이드 어쩌구 저쩌구.

네이트메일? 막아놨음. 네이버? 당연히 막힘.

외국 사이트는 대부분이 막혀있었다.

(메일은 Gmail만.... 된다고.)

 

그럼 디씨는??

디씨는 된다..... -_-;;;

자랑갤에 미얀마에서 디씨하는게 자랑.... 이렇게 쓰고싶었으나,

페이지 넘어가는데만 20분가량 걸렸다. 속도 레알 캐시망.

 

인터넷 하는건... 결국 포기 ㅠㅠ

 

 

**양곤 순환열차 타기.

 

아웅산 스테디엄 맞은편에는, 우리나라 서울역 정도 되는

양곤 레일웨이 스테이션이 있다.

이곳에서는 장거리 기차 외에도 양곤 순환열차라는 게 다닌다.

양곤과 시 외곽을 잇는, 일종의 통근열차 구실을 하는 열차로

다 돌아 역으로 돌아오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세 시간.

6번 플랫폼으로 내려가서, 표를 사려는데....

어디서 빡!! 하는 소리가.

 

 

염...염소다!!!

거짓말처럼, 플랫폼에서는 염소들이 서로 치고 박고 있었다. -_-;

(레알 기운넘치는 놈들이었음)

쓰레기를 쪼아먹는 닭들도 몇 보이고. -_- ㅋㅋㅋ

아 이 어메이징한 나라같으니....;;;

 

표 가격은 외국인 price로 1달러.

기차는 매 시 정각에 출발한다고 했다.(맞나??)

 

표파는 언니가 안내하는 대로 열차에 앉으니,

엄마 품에 안긴 쪼매난 꼬맹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날 바라본다.

안뇽 하고 손을 흔들자 꼬맹이는 자기가 먹고있던 롱간을 내민다.

쎄주베.. 인사하고 한 개 따서 입에 넣는데,

시..시다 ㅠㅠ

내가 알던 롱간의 맛은 이게 아닌데...;

(미얀마는 과일이 맛없음. 비료며 약을 안쳐서.. 하지만 야채는 맛있음.)

 

외국 꼬맹이들과 놀아주는 나의 방법은

공책 펴서 그림그려주기 ...;

코끼리며 토끼며 그려주니까 박수를 치면서 웃는다. 귀여운 녀석...;;

 

열차는 출발하고..

속도는 레알 거북이 속도.

그리고 무지하게 많은 정거장을 지난다.

 

정거장을 지날 때 마다,

군것질거리며 생활용품(호날두 연습장 포함)을 파는 행상들이 타고 내렸다.

 

근데.. 철로가 저지대에 있어서 그런지,

창 밖에 보이는 건... 불행히도 풀떼기와 쓰레기가 대부분... ㅠㅠ

설마 세시간동안 저 풍경이 이어지..는건...;;;

다음 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돌아갈까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일단은 사람들 구경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었다.

 

사람들도 날 구경하는걸 꽤나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고...

 

폰카로 내 사진 찍고 내려버린 어린 녀석... 잊지 않겠다. ㄱ-;;

 

시 외곽으로 빠져 나가니, 풀떼기.. 쓰레기크리에서는 해방되었고

내 옆자리에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앉고 내렸다.

빈 라덴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던 아저씨,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미얀마인들은 무슬림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

파란 망고에 양념 뿌린걸 내미는 아주머니...

역시 주섬주섬 한국어 교본을 꺼내던 청년....

(또다시 강아지 같은 눈빛으로 읽어줘...;; )

 

점점 기차안엔 사람들이 늘어갔다.

미얀마는 여성이나 노인, 아이들한테 자리를 양보하는 듯 한 느낌이 있었는데..

마침 내 앞에는 할머니 하나가 서 계셨다.

나도 장유유서를 아는 한국인 -_-;; 자리를 비켜드리기.

 

서 있으니까 뒤에서 누가 날 부른다.

경찰 아저씨들..

열차 맨 뒷칸에는 폴리스라인(?).. 정확히는 빨랫줄-_-;;이 쳐져 있었는데,

나보고 빨래줄 넘어 들어와 앉아 가라고~~

(나에게만 베푼 친절은 아니고, 서서 가는 여자나 노인들을 남는 자리에

앉히는 것 같았다)

 

쌩유!!

 

양곤의 더위는 미친더위인지라...

경찰아저씨들도 유니폼은 한 구석에 모아두고 런닝차림이었다.

한쪽에 걸려있는 경찰모에는 아까 행상에게서 산 오이가 들어있고...

“한국에선 경찰이 인기 많아??”

“음 많은 학생들이 경찰이 되기 위해 아주 열심히 공부를 해요”

(... 오늘도 노량진에서 젊음을 사르는 불쌍한 청춘들... ㅜㅜ)

 

세 시간은 금방 지나가버리고

다시 열차는 양곤레일웨이스테이션으로.

“원더풀 폴리스 바이바이!!”

 

만달레이로 떠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