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승부조작 당사자" K리그 선수출신 정종관 자살

대모달2011.05.30
조회115

[스포츠서울 2011-05-30]

 

승부조작 당사자인 선수 출신 브로커의 자살까지.


 

프로축구계의 충격과 후폭풍이 사그러들 줄 모른다. 승부조작에 브로커 역할을 한 혐의로 도피 중이던 전직 K리그 선수 정종관(30)씨가 30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장이 나서 이번 승부조작 파문에 대해 사과하고 "승부조작을 뿌리 뽑겠다"고 다짐하던 바로 그 날이었다.

 

30일 오후 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프린세스호텔의 한 객실에서 정씨가 붙박이용 옷걸이에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호텔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시신 옆에는 "승부 조작의 당사자로서 부끄럽고 가족과 축구계 은사들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에 자필로 쓴 것으로 보이는 A4용지 1장과 호텔 메모지 4장으로 된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최근 승부조작 검찰조사와 관련해 "모두 내 책임이고 내가 시킨 거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객실에 외부인이 침입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유서가 있다는 점에 비춰 자살로 보고 있다.

 

이날 정씨가 숨진 방 안에는 유서와 함께 빈 소주병 1개, 3분의2 가량 남은 소주병 1개와 정씨의 것으로 보이는 방전된 휴대전화가 발견됐다. 정씨는 이날 오전 1시경 혼자 투숙했는데 퇴실 시간이 지나도록 인기척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호텔 직원들이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시신을 발견했다.

 

이날 최근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은 정씨가 수사 대상 중 한 명이었다고 확인했다. 이미 지난 25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검찰의 수사망을 피해가던 정씨가 결국 죄책감과 압박감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승부조작 사건에서 2명의 브로커와 5명의 현역선수가 구속됐는데, 축구 명문 마산 A고 출신인 정씨는 구속된 브로커인 폭력조직 출신 김모(27), 선수 출신 브로커 김모(28)씨 등 2명과 고교 선·후배 사이였다.

 

정씨는 2007년까지 K리그팀 전북에서 주전급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병역비리로 팀에서 임의탈퇴된 뒤 최근엔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면서 국내 3부리그격인 챌린저스리그팀인 서울 유나이티드에 적을 두고 축구선수로 끈을 이어왔다.

 

시신은 서울 삼성동 서울의료원에 안치된 가운데 빈소는 경남 진해에 거주 중인 가족들이 도착한 뒤 어디에 마련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스포츠서울 정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