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그리고 1년 후 3개월 전 병무홍보요원을 지원할 때, “저는 대학생이기도,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곰신이기도, 곧 군대 갈 동생을 둔 누나이기도 하다.”고 저를 소개했습니다.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저는 대학생이고,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곰신이고, 곧 군대 갈 동생을 둔 누나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곰신으로서 제 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4월은 저에게도, 제 남자친구에게도 의미 있을 한 달이었습니다. 먼저 4월 1일자로 제 남자친구는 상경으로 진급을 했습니다. 훈련병, 이경, 일경일 때, 얼마나 해가 뜨고 밤이 지나야 상경이 되나, 상경이 되긴 되나, 시간이 가긴 갈까. 하며 터무니없는 의심을 하기도 했고 ‘상경’이라는 단어 자체를 성스럽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가더니 2011년 4월 8일, 남자친구가 군대를 간 지 만 1년이 지났습니다. 절대 가지 않을 것만 같던 시간이 지나간 데에 대한 신기함과 1년이 지난 지금도 한결 같은 제 마음에 대한 대견함과 1년 동안의 애틋함. 다른 사람에게는 평소와 같은 하루였겠지만 제게는 만감이 교차하는, 이유 없이 가슴이 벅차 오르는 하루였습니다. 군대 가는 날 딱 1년하고 이틀 전, 군대 문제로 남자친구와 다투고 하루 전 날,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수업을 채 마치지도 않고 남자친구를 처음으로 데려다 주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여자친구가 많이 울면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다는 속설이고 뭐고 내가 슬픈데 어떡하냐는 식으로 펑펑 울었었는데… …. 지금 생각해보면 늘 든든했던 남자친구도 군대라는 너무나 생소하고 다른 환경이 걱정도 되고 두려움도 있었을 텐데 이해해주지 못하고 내가 서운했던 것만 거의 울부짖었던(?) 것, 그리고 일방적으로 가버려야 했기에 미안했을 남자친구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한 채 나만 슬프다고 울음을 멈추지 못했던 것이 미안하기만 합니다. 군대 가는 날, 그 전 날엔 너무 슬펐는데 제가 둔한 건지 자고 일어나니까 괜찮아집디다. 그렇게 펑펑 울어놓고 배고프니까 밥이 넘어갑디다. 남자친구의 마지막 전화를 피자를 먹으며 받았습니다. 피자에 집중하면서… …. 후회했습니다. 그 땐 잘 몰랐는데, 시간이 가니까 휴대전화는 이미 시계가 되었고 진짜 나 혼자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 마음이 텅 빈 것 같았습니다. 처음 보고 싶은 마음에 생각 날 때마다 쓴 편지들, 한달 동안 44통. 2주만이었나, 첫 편지. 익숙한 글씨체에 가장 진심이 담긴 듯한 한마디, 한마디. 그렇게 또 신나서 답장 쓰고 답장 쓰고… …. 사격을 잘 해서 전화하는 거라던 첫 전화. 신기한 마음에 안부를 묻기는커녕 신기함만 제대로 전달해 주고, 그렇게 짧은 1분이 지나니 할 말이 많았는데 그 소중한 1분을 영양가 없는 말들만 하며 보낸 것이 아쉬웠습니다. 첫 면회. 한 달 만에 본 남자친구. 얼굴은 탔고, 머리는 얼마나 짧길래 회색으로 보이는지. 보고 싶었는데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린 건지. 그렇게 가장 기억에 남을 ‘첫 번째’가 모두 지나갔습니다. 지금도 아쉬울 뿐입니다. 그게 아닌데 첫 외출, 첫 외박. 그리고 면회, 외출, 외박… …. 늘 똑같았지만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좋았는데. 좋은 데서 끝났어야 됐는데 늘 이어지는 싸움. “내가 너 군인 하라고 했냐, 전화하지마, 그만 만나!” 서로 맘에 없는 소리를 하고 정말 전화가 안 오면 마음 졸이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남자친구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인 걸 알면서도 목소리 좀 더 듣고 싶은 마음에 전화 안 끊고 버티다가 혼나게 만들고. 너무 안타깝고 군인인 남자친구 마음을 너무 잘 알아서 오히려 화를 내고. 1년이 채 가기도 전에 저는 멕시코로 유학을 왔습니다. 유학 결정에 서운해하고 걱정하던 남자친구. 만날 수 있는 확률 0%, 전화하기도 어려운 이 곳에서 4개월. 그렇게 1년 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누가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지, 남자친구가 유학 온 저를 기다리는지. 너희는 참 서로 잘 기다려준다는 말을 들으면 웃음이 납니다. 정말 웃겨서, 그리고 무언가 뿌듯하고 애틋해서. 1년이 지난 후, 우리 사이는 확실히 변했습니다. 아니, 서로가 변한 것이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훈련병 때 보냈던 편지, 이젠 서로 안 보낸 지 오래고, 함께 하지 못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꼈던 시기도 지나갔습니다. 이젠 왜 그 때 더 잘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보다도 미래를 바라보는 우리가 된 것 같습니다. 좀 더 신뢰가 두터워진 사이. 움직이지 않는 애틋함. 제가 한국에 돌아가도 남자친구는 군인입니다. 앞 날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래도 그 때가 되어도 우리가 이렇게 잘 지낼 수 있길 바랍니다. 기분 좋은 4월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멀리서 남자친구가 제가 갈 때까지 남은 시간 동안 건강히 잘 지내길 바라고 있습니다. 군대 간 남자친구, 그를 기다리는 여자친구 모두가 지금 제가 느끼는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1
군대 그리고 1년 후
군대 그리고 1년 후
3개월 전 병무홍보요원을 지원할 때, “저는 대학생이기도,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곰신이기도,
곧 군대 갈 동생을 둔 누나이기도 하다.”고 저를 소개했습니다.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저는 대학생이고,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곰신이고,
곧 군대 갈 동생을 둔 누나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곰신으로서 제 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4월은 저에게도, 제 남자친구에게도 의미 있을 한 달이었습니다.
먼저 4월 1일자로 제 남자친구는 상경으로 진급을 했습니다. 훈련병, 이경, 일경일 때, 얼마나 해가 뜨고
밤이 지나야 상경이 되나, 상경이 되긴 되나, 시간이 가긴 갈까. 하며 터무니없는 의심을 하기도 했고
‘상경’이라는 단어 자체를 성스럽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가더니
2011년 4월 8일, 남자친구가 군대를 간 지 만 1년이 지났습니다. 절대 가지 않을 것만 같던 시간이
지나간 데에 대한 신기함과 1년이 지난 지금도 한결 같은 제 마음에 대한 대견함과 1년 동안의 애틋함.
다른 사람에게는 평소와 같은 하루였겠지만 제게는 만감이 교차하는, 이유 없이 가슴이 벅차 오르는
하루였습니다.
군대 가는 날
딱 1년하고 이틀 전, 군대 문제로 남자친구와 다투고 하루 전 날,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수업을 채
마치지도 않고 남자친구를 처음으로 데려다 주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여자친구가 많이 울면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다는 속설이고 뭐고 내가 슬픈데 어떡하냐는 식으로 펑펑 울었었는데… ….
지금 생각해보면 늘 든든했던 남자친구도 군대라는 너무나 생소하고 다른 환경이 걱정도 되고 두려움도
있었을 텐데 이해해주지 못하고 내가 서운했던 것만 거의 울부짖었던(?) 것, 그리고 일방적으로 가버려야
했기에 미안했을 남자친구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한 채 나만 슬프다고 울음을 멈추지 못했던 것이
미안하기만 합니다.
군대 가는 날, 그 전 날엔 너무 슬펐는데 제가 둔한 건지 자고 일어나니까 괜찮아집디다.
그렇게 펑펑 울어놓고 배고프니까 밥이 넘어갑디다. 남자친구의 마지막 전화를 피자를 먹으며
받았습니다. 피자에 집중하면서… …. 후회했습니다. 그 땐 잘 몰랐는데, 시간이 가니까 휴대전화는
이미 시계가 되었고 진짜 나 혼자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 마음이 텅 빈 것 같았습니다.
처음
보고 싶은 마음에 생각 날 때마다 쓴 편지들, 한달 동안 44통. 2주만이었나, 첫 편지.
익숙한 글씨체에 가장 진심이 담긴 듯한 한마디, 한마디. 그렇게 또 신나서 답장 쓰고 답장 쓰고… ….
사격을 잘 해서 전화하는 거라던 첫 전화. 신기한 마음에 안부를 묻기는커녕 신기함만 제대로 전달해
주고, 그렇게 짧은 1분이 지나니 할 말이 많았는데 그 소중한 1분을 영양가 없는 말들만 하며
보낸 것이 아쉬웠습니다.
첫 면회. 한 달 만에 본 남자친구. 얼굴은 탔고, 머리는 얼마나 짧길래 회색으로 보이는지.
보고 싶었는데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린 건지.
그렇게 가장 기억에 남을 ‘첫 번째’가 모두 지나갔습니다. 지금도 아쉬울 뿐입니다.
그게 아닌데
첫 외출, 첫 외박. 그리고 면회, 외출, 외박… ….
늘 똑같았지만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좋았는데.
좋은 데서 끝났어야 됐는데 늘 이어지는 싸움.
“내가 너 군인 하라고 했냐, 전화하지마, 그만 만나!” 서로 맘에 없는 소리를 하고 정말 전화가 안 오면
마음 졸이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남자친구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인 걸 알면서도 목소리 좀 더 듣고 싶은 마음에 전화 안 끊고
버티다가 혼나게 만들고. 너무 안타깝고 군인인 남자친구 마음을 너무 잘 알아서 오히려 화를 내고.
1년이 채 가기도 전에 저는 멕시코로 유학을 왔습니다. 유학 결정에 서운해하고 걱정하던 남자친구.
만날 수 있는 확률 0%, 전화하기도 어려운 이 곳에서 4개월.
그렇게 1년
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누가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지, 남자친구가 유학 온 저를 기다리는지. 너희는 참 서로 잘 기다려준다는 말을
들으면 웃음이 납니다. 정말 웃겨서, 그리고 무언가 뿌듯하고 애틋해서.
1년이 지난 후, 우리 사이는 확실히 변했습니다. 아니, 서로가 변한 것이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훈련병 때 보냈던 편지, 이젠 서로 안 보낸 지 오래고, 함께 하지 못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꼈던
시기도 지나갔습니다. 이젠 왜 그 때 더 잘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보다도 미래를 바라보는 우리가
된 것 같습니다. 좀 더 신뢰가 두터워진 사이. 움직이지 않는 애틋함.
제가 한국에 돌아가도 남자친구는 군인입니다.
앞 날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래도 그 때가 되어도 우리가 이렇게 잘 지낼 수 있길 바랍니다.
기분 좋은 4월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멀리서 남자친구가 제가 갈 때까지 남은 시간 동안 건강히 잘 지내길 바라고 있습니다.
군대 간 남자친구,
그를 기다리는 여자친구 모두가 지금 제가 느끼는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