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는 얼마나 살아줄수 있을까요.....

노랑우체통 201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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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재왕절개로 출산한 산모입니다....저희 부부에게는 첫아이입니다....

저는 지금 퇴원을 하고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하고 있지만....

우리 아가는 아직 중환자실에 누워있습니다.....

출산한 날 .... 아기를 잠시 만나보았고.....담날 우리 아가는 큰병원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다른 아가들과는 다르게....반사반응이 없고...먹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끊임없이 잠만 자는 걸 이상하게 여긴 소아과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큰병원으로 옮기자고 하셨던 겁니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아이는 만 하루만에 호흡이 멈추는 응급상황을 맞이했고 ...몸안에 90퍼센트가 넘게 이산화탄소가 가득차 고강력 인공호흡기를 달았습니다...

여러가지 검사를 해봐야 하는 상황이었지만...아기의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검사조차 빠르게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산전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뱃속에서도 아무 문제가 없던 우리 아이에게 왜 이런일이 일어났는지...답답하고 이해할수가 없었습니다....

아기가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일주일이 지난날....검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아기의 병명은 비케톤성 고글리아신혈증....

생전 처음....들어보지도 못했던 병명입니다....

우리아이가 선천성 대사이상질환을 가지고 태어났다며 이 병은 희귀병중에서도 아주 희귀한 병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례조차 거의 없을정도로 이병을 가진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거의 사망했다고 하셨습니다......25만명중에 1명의 확률로 생겨나는 희귀질환이고...외국의 사례를 보아도 가장 길게 산 아이가 1년이라고 합니다 .....

선생님께서는.....희망은 가지지말라고....기대하지말고....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십니다....

우리 아이에게 있어서의 기적은....스스로 호흡을 할수 있는 것.....뿐이랍니다....

근본적으로 이 아이에게는 치료법도 없고....생존을 연장시킬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현재는 치료제는 아니지만 상태를 호전시킬수 있는 약품과 특수분유를 투여하고 있습니다 ...

움직이지도 못하고 호흡기에 의존해서 숨을 쉬던 우리 아이가 ....

지금은 많이 호전된 상태입니다....

눈도 가끔 뜨고 배냇짓도 조금씩 하고....엄마 목소리에 조금씩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며칠전에는 산소호흡기도 떼어내고 스스로 숨을 쉬고 있습니다....

너무나 대견한 일이지요....

선생님께서도 아주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하셨습니다....

물론....우리 아가.... 길게 살수는 없습니다....하지만....엄마아빠곁에 조금더 머물러 주라는 하느님의 뜻이겠지요....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아볼 새도 없이 하늘나라로 가게 된다면 우리아가가 너무 가엾으니까요.....

며칠내로 퇴원을 할것 같습니다....병원에서는 자가호흡이 된이상 더 해줄수 있는 처치같은 건 없습니다.....

이제 엄마 아빠의 곁에서 보살핌을 받으며....하늘의 천사가 될날을 기다리게 되겠죠....

아무리...마음의 준비를 한다고 해도....아기를 보내기는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최선을 다할겁니다....

더 많이 사랑해주고....더 많이 만져주고....더 많이 불러주고.....있는 힘껏 사랑해주려 합니다....

 

우리 아기가....보름을 살아줄지....한달을 살아줄지.....아니면 정말 기적이 일어나 1년을 살아줄지......

하느님만이 알고 계시겠죠.....

우리 곁에 있는 동안은.....아기에게 아픔이 크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출산을 앞두고 계신 산모들....그리고 앞으로 엄마아빠가 되실 모든분들....

아이가...건강한것....그것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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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간 사이 많은 댓글들이 달렸네요....

많은 분들이 위로해 주시고 기도해주셔서 더욱 힘이 납니다....

 

처음엔...왜 이런일이 나에게 일어났는지....받아들이기도 너무 힘이 들고...눈물만 났습니다....

내 것을 떼어주어서 아이를 살릴수 있는 병이라면 좋겠다고 ....

내 남아있는 삶의 1년이 이 아이의 하루라면 그걸 다 주어서라도

하루하루 더 살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퇴원을 하고 나면 반복적인 경련과 발작 무호흡을 수없이 봐야 한다고 합니다...

아이를 돌보고 보살피는건 자신있지만

아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는건 심장을 도려내는 아픔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강하게 마음먹고 아기를 위해 최선을 다할겁니다....

 

아가야....엄마 아빠에게 와줘서....너무 고마워....

엄마는 너로 인해서 또 하나의 행복을 배웠고....이렇게 기적적으로 살아주고 있어서 감사한 마음뿐이야...

네가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고 하늘나라로 갈수 있게...

하느님이 조금 더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구나....

엄마 아빠는 오늘도 기도한단다....

우리 아가....남은 날들이 따스함으로 가득차기를.....

사랑해...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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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의 기도로 우리 아이의 생명이 하루하루 더 길어질수 있기를......

좋은 기운과 응원이 아이에게 전해져 좀더 아프지 않고 버틸수 있기를......

오늘 아이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곧 할수 있을것 같던 퇴원이 다시 미루어졌습니다....

아이 상태가  나빠져서 다시 산소호흡기를 달았거든요....

아이 앞에서 우는 모습 보이지 않겠다고 맘 굳게 먹었었는데....

경련을 하고 있는 아이를 보니....강한 마음도 무너지고 마네요....흐르는 눈물을 주체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잘 버텨준 강한 아이니까.....앞으로도....잘 이겨내리라고 믿습니다.....

아가야....조금만...더 힘내.....엄마 아빠...그리고 널 아는 모든이들이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