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 고등학생 혜화와 한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혜화가 임신을 하자 한수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5년이 지난 어느 날, 그녀 앞에 한수가 나타난다. 그는 혜화에게 용서를 구하며, 죽은 줄 알았던 자신들의 아이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과거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혜화는 처음엔 그를 믿지 못하지만, 아이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린다.
줄거리 2. 홀로 유기견을 기르는 여자 ‘혜화’의 이야기. ‘과거의 혜화’는 고교 시절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갖게 됐지만, 결국 아이도 남자친구도 떠나보내야만 했던 깊은 상처가 있다.
민용근 감독님. 이 분 일 낼 줄 알았다. <원나잇 스탠드>에서 에피소드 1을 워낙 인상적으로 보고 GV때 봤는데, 그 뒤로 독립영화들 보러갔을 때 근처 좌석에서 본 분이라 더 반갑다는. ㅎㅎ (그러고보니 <원나잇 스탠드>의 주인공 이승주군과 <혜화, 동>의 주인공 유연석군은 닮은 듯. 요런 이미지 좋아하시나 보다. ^^)
이 분, 감성에 일가견 있는 듯. 그리고 상처를 다루는 이야기와 여심을 이해하는 것, 그것을 잘 표현하는 것까지도 <그녀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의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 못지 않게 대단하다. 거기에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탄탄한 구성력! 남성이 강한 이야기의 힘과, 여성이 강한 예민한 감성 표현과 상처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까지! 독립영화계의 보배로다!
시놉을 안 읽고 무작정 가는 터라 영화 후반부가 되어서야 '혜화'가 주인공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았다. 버려진 강아지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혜화. 그녀는 상처를 가득 안고 있다. 고등학생 때 임신한 그녀를 버리고 홀연히 사라졌던 남자친구 한수가 5년만에 그녀를 찾아오고,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그들의 힘겨운 대화의 몸짓이 시작진다. 그것은 연애 초반에 하는 연인의 밀땅이 아니라 서글프다. 낳자마자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들의 아이가 살아있고, 어느 집에 입양되었다고 전하는 한수. 계속 내치는 혜화를 향해 한수는 한번만이라도 아이를 보러 가라며 조른다. 과거의 상처를 회복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한수를 보는 동안 '이제 그만 좀 해'라는 말을 혜화와 함께 중얼거리게 된다. 서서히 혜화는 흔들리기 시작하고 뭔가를 결심한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이야기...
영화는 서서히 절정으로 치닫고, 안 그래도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데 깜짝 반전까지 나타나 관객을 놀라게 한다.
영화에서 혜화가 읖조리듯 하는 대사. "무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
혜화와 한수를 안은 채 등을 토닥이며 조용히 말해주고 싶다. 맞아 맞아, 무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어. 다 그래. 다 외롭고 무섭고 지쳐. 그게 인생이잖아. 그러니까 이제 그만 잊어.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다시 시작할 수는 있어. 잊기만 하면 돼. 안되면 그냥 묻어버리면 되는 거야, 가슴 한 켠에. 그리고 이제 힘을 내는 거야. 다 그래. 다 그렇게 해...
청춘 뿐 아니라 인생은 누구에게나 무섭고, 그래서 다들 성처 투성이다. 그런 상처를 껴안고도 안 그런척 묵묵히 발을 내디딜 뿐이다. 삶은 계속되고 우리는 살아야 하니까... 그렇게 혜화를 보면서 찬수를 보면서, 관객은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지게 된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암시해주는 라스트 신. 그리고 조금은 밝은 엔딩 곡. 감독은 서툴게 시작한 이들의 사랑이 상처를 딛고 성숙해지리라는 여운을 남긴다. 상처를 치유받은 심정으로 영화관을 나섰다. 추운 겨울을 지낸 혜화와 찬수의 봄이, 그리고 우리의 봄이 따스했으면 좋겠다.
+ 혜화의 큰오빠 역으로 나왔던 분의 연기도 짧지만 인상적이었다. 밥을 먹으며 장난스레 웃던 혜화를 보며 짓던 안스러운 눈빛과 말을 잇지 못하고 내던 큰 한숨. 멋도 모르고 인생이 자기들 뜻대로 될 줄 알고 까부는 어린 영혼들을 보면서 지었던 안타까운 시선. 동생이 상처받을까봐 가슴 아팠겠지, 호밀밭 파수꾼이 되고 싶었던 홀든처럼...
엔딩크레딧으로 '브로콜리 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 라는 곡이 담담히 흘러나왔다. 차분하고 먹먹한 영화 분위기와 달리 멜로디가 경쾌해서 얼핏 듣기에는 안 어울리는 것 같으면서도 참 묘하게 어울렸다. 특히 가사가 영화 전체 분위기와 팍팍-
올해 독립영화의 수확 빅3 <파수꾼>, <무산일기>, 그리고 <혜화, 동>. 이런 영화들은 한 해에 하나만 봐주어도 충분한 법인데 상반기에 이게 웬떡이란 말이냐...
진정 멋지신 그대들이여. 그대들이 있음에 우리 땅에서 돈 많이 안 들인 우리 것을 부지런히 찾아보는 희열과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독립영화라는 타이틀이나 구분이 아니어도 여전히 멋진 작품 만들어내주시기를... 대한민국의 독립영화, 파이팅입니다! :)
혜화, 동 _ 상처를 어루만지는
스물 셋 혜화의 지난 겨울 이야기
18살 고등학생 혜화와 한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혜화가 임신을 하자 한수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5년이 지난 어느 날, 그녀 앞에 한수가 나타난다. 그는 혜화에게 용서를 구하며, 죽은 줄 알았던 자신들의 아이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과거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혜화는 처음엔 그를 믿지 못하지만, 아이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린다.
줄거리 2. 홀로 유기견을 기르는 여자 ‘혜화’의 이야기. ‘과거의 혜화’는 고교 시절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갖게 됐지만, 결국 아이도 남자친구도 떠나보내야만 했던 깊은 상처가 있다.
민용근 감독님. 이 분 일 낼 줄 알았다. <원나잇 스탠드>에서 에피소드 1을 워낙 인상적으로 보고 GV때 봤는데, 그 뒤로 독립영화들 보러갔을 때 근처 좌석에서 본 분이라 더 반갑다는. ㅎㅎ (그러고보니 <원나잇 스탠드>의 주인공 이승주군과 <혜화, 동>의 주인공 유연석군은 닮은 듯. 요런 이미지 좋아하시나 보다. ^^)
이 분, 감성에 일가견 있는 듯. 그리고 상처를 다루는 이야기와 여심을 이해하는 것, 그것을 잘 표현하는 것까지도 <그녀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의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 못지 않게 대단하다. 거기에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탄탄한 구성력! 남성이 강한 이야기의 힘과, 여성이 강한 예민한 감성 표현과 상처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까지! 독립영화계의 보배로다!
시놉을 안 읽고 무작정 가는 터라 영화 후반부가 되어서야 '혜화'가 주인공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았다. 버려진 강아지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혜화. 그녀는 상처를 가득 안고 있다. 고등학생 때 임신한 그녀를 버리고 홀연히 사라졌던 남자친구 한수가 5년만에 그녀를 찾아오고,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그들의 힘겨운 대화의 몸짓이 시작진다. 그것은 연애 초반에 하는 연인의 밀땅이 아니라 서글프다. 낳자마자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들의 아이가 살아있고, 어느 집에 입양되었다고 전하는 한수. 계속 내치는 혜화를 향해 한수는 한번만이라도 아이를 보러 가라며 조른다. 과거의 상처를 회복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한수를 보는 동안 '이제 그만 좀 해'라는 말을 혜화와 함께 중얼거리게 된다. 서서히 혜화는 흔들리기 시작하고 뭔가를 결심한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이야기...
영화는 서서히 절정으로 치닫고, 안 그래도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데 깜짝 반전까지 나타나 관객을 놀라게 한다.
영화에서 혜화가 읖조리듯 하는 대사. "무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
혜화와 한수를 안은 채 등을 토닥이며 조용히 말해주고 싶다. 맞아 맞아, 무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어. 다 그래. 다 외롭고 무섭고 지쳐. 그게 인생이잖아. 그러니까 이제 그만 잊어.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다시 시작할 수는 있어. 잊기만 하면 돼. 안되면 그냥 묻어버리면 되는 거야, 가슴 한 켠에. 그리고 이제 힘을 내는 거야. 다 그래. 다 그렇게 해...
청춘 뿐 아니라 인생은 누구에게나 무섭고, 그래서 다들 성처 투성이다. 그런 상처를 껴안고도 안 그런척 묵묵히 발을 내디딜 뿐이다. 삶은 계속되고 우리는 살아야 하니까... 그렇게 혜화를 보면서 찬수를 보면서, 관객은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지게 된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암시해주는 라스트 신. 그리고 조금은 밝은 엔딩 곡. 감독은 서툴게 시작한 이들의 사랑이 상처를 딛고 성숙해지리라는 여운을 남긴다. 상처를 치유받은 심정으로 영화관을 나섰다. 추운 겨울을 지낸 혜화와 찬수의 봄이, 그리고 우리의 봄이 따스했으면 좋겠다.
+ 혜화의 큰오빠 역으로 나왔던 분의 연기도 짧지만 인상적이었다. 밥을 먹으며 장난스레 웃던 혜화를 보며 짓던 안스러운 눈빛과 말을 잇지 못하고 내던 큰 한숨. 멋도 모르고 인생이 자기들 뜻대로 될 줄 알고 까부는 어린 영혼들을 보면서 지었던 안타까운 시선. 동생이 상처받을까봐 가슴 아팠겠지, 호밀밭 파수꾼이 되고 싶었던 홀든처럼...
엔딩크레딧으로 '브로콜리 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 라는 곡이 담담히 흘러나왔다. 차분하고 먹먹한 영화 분위기와 달리 멜로디가 경쾌해서 얼핏 듣기에는 안 어울리는 것 같으면서도 참 묘하게 어울렸다. 특히 가사가 영화 전체 분위기와 팍팍-
올해 독립영화의 수확 빅3 <파수꾼>, <무산일기>, 그리고 <혜화, 동>. 이런 영화들은 한 해에 하나만 봐주어도 충분한 법인데 상반기에 이게 웬떡이란 말이냐...
진정 멋지신 그대들이여. 그대들이 있음에 우리 땅에서 돈 많이 안 들인 우리 것을 부지런히 찾아보는 희열과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독립영화라는 타이틀이나 구분이 아니어도 여전히 멋진 작품 만들어내주시기를... 대한민국의 독립영화, 파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