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는 진짜 최고라고요, 속는셈 치고 한번 읽어보쑝

엄훠나도연애질중2011.06.01
조회373
엄훠훠훠훠 안녕하세요
제가... 쏠로를 벗어났다고... 아 네, 아직 쏠로이신 분들 제게 돌을 던지시겠지요...
하지만, 걱정마씨요,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러분 옆에서 조용히 쏠로탈출한
몹쓸 휴먼빙에게 돌을 주워던지고 있었답니다;;;

일단 제 소개를 하자면... 전 톡톡 '지금은 연애중'을 즐겨보는 중학교 3학년 여자입니다 히힛
가끔 제 성정체성에 질문을 하시는 사랑스런 친구들도 있지만, 이젠 익숙해요 크흑
제가 처음으로 이런 글을 쓰는 거니까요, 좋게 봐주세요~
**제일 중요한건... 제 글 진짜 자작 아니에요ㅠㅠ 많은 글들의 베플들은 항상
'어디서 자작나무 타는 냄새가...'더라고요ㅠㅠ 절 믿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히힛
요즘 유행하는 음슴체... 저도 한번 써보려고요, 드디어!





나는 내가 흔녀인지 훈녀인지 관심도 없고 생긴대로 살고 싶은 평범한 여중생이였었음!!
내가 예쁜지 안 예쁜지는 솔직히 모르겠고, 그냥 키는 많이 큰것 같음...
2학년 때 이미 140 센티로 남자들 올킬, 지금은 작년부터 170센티라는 거구를 유지중...
내 친구들은 요즘 170은 그렇게 큰 키가 아니라고 하며 위로를 해주려고 하지만 걔네도
누구를 위로할 처지는 안됨... 뒤돌면 손수건 빨면서 내 키를 부러워하는 짜식들이니깐♥

어쨌뜬 난 가수라는 꿈을 가진 평범한 여중생임
노래를 꽤 하는것 같기는 한데 내 생각엔 실력보다는 열정이 중요한 것 같음
그래, 드림하이 보고 얘기하는거임 태클 노노
절대 음감도 아니고 어렸을 때부터 꾀꼬리 노래 신동 이딴 소리 하나도 못들어본 아이임

부모님은 내가 가수라는 꿈을 가진걸 아는지 모르는지 확실하지 않음
내가 워낙 학원 빼먹고 노래방가서 몇시간동안 노래만 부르는걸 자주 걸렸기 때문에
아실듯;;; 엉엉 마마파파 지송

자랑은 아니지만 내가 공부를 잘함
많이 잘함, 초등학교 때도 전교 1등 놓쳐본적 없고 지금도 전교 탑에서만 놀음
(너무 나를 미워하지는 말아주시오 저도 이런 글은 처음 써보는거라...)

그래서 그런지 부모님 뿐만 아니라 선생님이나, 빌어먹을 세상이 내게 공부쪽 직업을 강요함
강남에서 살아서 교육열이 쫌 빡세야 말이쥐, 난 쥐띠인데 고양이같은 세상에게 잡아먹힐끄임
그래도 난 가끔 살짝꽁 학원을 두달에 한번 꼴로 빼먹고 노래방 가서 노래를 연습함
처음엔 마마파파에게 죽도록 맞앗음 흑흑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ㅠㅠ
이제 나의 독끼를 보시고는 포기하셧지만...

아, 잡담이 길엇음, 연애 이야기인데 왜 이런 잡소리만 하는걸까ㅠㅠ



제일 중요한건, 난 남자한테 별로 관심이 업슴
난 동성애자도 아니고, 남자친구를 한번도 안 사겨본것도 아님
걍 내 또래 친구들에 비해서 관심이 업슴
내 친구들은 중딩인데도 아주 가끔 소개팅을 나가기도 함;;;
난 나가본적 없지만 큼큼 진짜 업슴

아 물론 잘생긴 남학생이나 아이돌보면 침 질질 흘리고 꼬라보기는함;;;
예를 들면 장우영이나 김수현이나 유노윤호? 막 이런 멋찌구리한 휴먼빙, 아니
휴먼빙이라고 차마 부를 수 없는 매력쨍이들은... 엄훠 상상만 해도///

우리 학교에도 잘생긴 애들 이씀
많은 건 아니지만 꽤 있는것 같음
그치만 역시 하늘은 공평해씀
잘생긴 아가들은 다들 공부를 못하거나, 날라리거나, 성격이 강아지던가,
꼭 한가지씩 결함이 있어씀...
난 꽤 현실주의라서 잘생긴것도 좋지만 남자는 '능력과 성격'이 젤 중요한다고 생각함 쿄쿄

그러던 어느날이여씀
어느날처럼 난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하고 쪼끔 수다 떨다가 학원으로 향해씀
솔직히 그 날 따라 너무너무 노래방이 가고 싶어씀
진짜 노래하고 시퍼서 미치는줄 알아따 아이가
근데 뭔가 학원에서 꼭 오라는 텔레파시를 보내와씀 (네, 구라에요)
결국 삼선쓰레빠 질질 끌고서는 학원에 와서 밍그적거리고 있었음...

근데 웬만하면 내가 있는 그 반에는 중간에 새로운 학생 안받는 편이엿음...
진도 뺄 때 새로온 애들은 못 따라올수도! 있다고 웬만하면 새로 안 받음;;;
근데 쌤이 새로운 애가 왓는데 다들 진도 도와주려고 하셔씀;;;
아 그래 그러쿤 하고 있는데 이 남학생, 참말로 훈훈하거임!!

아 요즘 유행어가 ‘훈훈’이랑 ‘흔흔’인 것 같음, 흔녀, 훈녀, 흔남, 훈녀

어쨌든 이 애는 참말로 후레쉬했씀!

*주의: 요즘 유행하는 병인데, 송삼동 병이라고, 송삼동이라는 병에 걸린 사람은 서울이 고향인데도 이렇게 순간순간 사투리를 쓰게 되있음… 흠흠

 

솔직히 말하면 난 이상형이 그렇게 까탈스럽지는 않음

내 말은, 외모만 얘기할때임

물론 남자에게 ‘능력+성격+매너’는 외모보다도 중요하지만 이제 자라나는 풋풋한 여학생들은

그 딴거 다 때려치고 ‘외모’만 보는듯함… (아님 말고)

근데 내 친구들하고 얘기하면 의외로 ‘외모’만 얘기하는데도 까탈스럽게 조건이 많아씀

나는 별거 없음 ‘키 185 넘고 그냥 봤을 때 훤칠하고 멋있음 됨’

안다 알어, 말만 이렇게 쉽지, 훤칠하고 멋있으려면 이목구비의 장점들이 믹쓰믹쓰 되야한다는거

*내가 키가 커서 그런지 남자가 185는 되야할 것 같음… 난 190도 완전 좋음, 물론 내 주변 사람들은 ‘흐미~’하면서 뒷걸음질 치기는 하지만…

 

잡소리는 고양이밥통에 쑤셔놓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이 애는 선생님 말이 끝나자마자 말 없이 빈 책상과 의자를 찾아 앉았음 (시크한척 -__-)

하긴, 학교도 아닌데 자기소개 같은 건 필요없었음

내가 있는 반은 사람이 많은 건 아니었음, 학원 자체가 큰 학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 반에 많아야 열 명이었음

내가 있는 반은 여섯명이었는데 이 훈남이 들어오면서 일곱명이 되었음

학원 쌤이 수업을 시작하신다며 출석을 부르기 시작하셨음

내 반에 있는 세명의 여자애들은 얼굴이 발그레해져서 새로 온 훈남을 흘낏흘낏 쳐다봤음 (흠흠, 그 세명의 여자는 나도 포함됨;;;)

이 훈남은 관심도 없는 듯이 책을 가방에서 꺼내 책상에 올려놓았음

선생님이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고 마지막으로 그 새로 온 훈남 이름을 부르셨음

‘김땡땡’

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 톡커님들 이 이름 제가 당연히 지어낸겁니다… 킥킥킥

이 훈남의 이름을 김땡땡이라고 지은 이유는…

얘가 가방에서 책을 주섬주섬 꺼내고 있을 때 난 분명히 보았다! 그 훈남의 시크한 검은색

가방에서 분홍색 땡땡이 필통이 새초롬하게 들어있는 것을! 킥킥킥킥킥 (그 때 진짜 빵 터졌었음)

훈남은 그 필통에서 조심히 샤프를 꺼내더니 그 필통은 그대로 가방 깊숙히 두었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필통은 자신의 여동생 필통꺼라고 했음 (여동생 필통을 왜 뺏었는지는 아직도 의문임)

 

어쨌든 땡땡이는 알 수 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음

보통 잘생긴 사람들은 두가지로 분류되지 않음?

하나는 ‘지적이고 세련된 잘생긴 사람’ (이 부류에서는 공부도 잘하는 훈남이 많이 있음, 꺄아)

그리고… 다른 부류는 ‘잘생기기는 했는데 약간 날라리삘’ (꽃미남, 바람둥이…?)

근데 땡땡이는 지적인 우등생 같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놀러 다니는 날라리처럼 생기지도 않았음

아 이래서 더 끌렸음;;;

근데 하필이면 사복을 입고 있던 땡땡이라서 어느 학교를 다니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었음

나는 친구들이랑 조금 놀다가 학원으로 바로 와서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ㅠㅠㅠ

 

드디어 수업이 시작됏음

내가 있는 반의 학생들은 나와 친하지는 않지만 공부를 잘하는 우등생들이라는건 알 수 있음

학원에서 어느 정도 수준이 맞는 애들로 반을 짜주기 때문에 이 애들도 다른 학교에서 공부를 잘할꺼임

앗! 그러면 땡땡이도 공부를 잘하겠군! 이 반에 들어온데다가 중간에 새로 들어올 정도면 공부를 많이 잘해야한다는 뜻임… 와우! 역시 나는 코난 도일과 셜록 홈즈를 뺨칠 정도로 대단해!! 하핫

수업이 시작되고 선생님이 어느 정도 설명을 하시고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셨음

과학 문제들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땡땡이 녀석 공부를 잘하는게 맞음!

문제 다 풀고 선생님이 답 불러주시는데, 내가 땡땡이를 힐끔힐끔 쳐다보니 풀은 문제들에 빨간 동그라미들만 쳐져있음 (이런 완벽한 자식!)

그렇게 한시간 반 정도 끝나고 선생님이 십 분 정도 쉬었다가 수학 문제 풀어보자고 하셔서 나는 노래를 들으려고 내 아이팟을 꺼냈음

이어폰을 꽂고 책상에 엎드려서 눈을 감았음

쏭쌈동의 ‘Dreaming’을 듣고 있었음 흥얼흥얼~

근데 누군가 내 이어폰 한 쪽을 뺐음

아놔 빡쳤지만 선생님일수도 있었기 때문에 고개를 살짝 들었음

아니! 이런 일이! 땡땡이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음 (엄훠엄훠)

그래, 그 때 난 땡땡이가 내게 대쉬를 하려는 아주 큰! 착각을 했었음

근데 이 땡땡이 자식은 내 얼굴에 문제집을 들이대더니 다짜고짜 ‘이 문제 좀 도와줘’라고 말함

크나큰 착각을 하신 나님은 얼굴이 급속히 굳어지는 걸 간신히 참으며 ‘응’이라고 함

 

이 멀대 같은 자식이 내 책상 옆에서 내가 문제 풀고 있는 걸 위에서 내려다 본다고 생각하니깐 기분이 묘했음

아 역시 훈남의 눈길은 달라… 뭐 이런 앙큼한 생각을 하며 난 열심히 과학 문제를 풀었음

어렵지는 않았지만 서술형이여서 설명이 조금 필요했음

내가 천천히 설명을 하자 걔는 고개를 끄덕끄덕이더니 ‘아 고마워, 선생님이 안 계셔서…’라고…

흑흑! 이런 땡땡이 팬티 입고 있을 자식아! 그게 할 소리야?

지금 나보고 ‘선생님 안 계셔서 너한테 물어본거니까 혹시라도 괜한 오해는 하지 마라’라는 말 한거임?

아 열불 나… 뭐 저 딴게 다 있음?

이게 바로 시크한 땡땡이와의 첫 만남이었음

 

 

그냥 땡땡이처럼 잘생긴 애들은 내 학교에도 있었기 때문에 딱히 ‘우와, 땡땡이 너무 좋아. 너무 잘생긴 것 같아.’라는 생각은 안 들었었음

그렇게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이 들고, 그 다음 날 다시 학교로 향했음

첫교시가 음악이라서 아싸뵹 했음

작년에는 음악 선생님이 쪼끔 유니크하셔서 이상한 수행평가를 주시기도 했음

그치만 이번 년은 다른 음악 선생님이시고, 중학교 마지막 학년이라서 그런지 음악 수업에서

하는 건 다 같이 노래하는 게 보통이었음

근데 이번 음악 시간은 쪼끔특별했음

수행평가 시간… 우리 관대하신 선생님은 그냥 노래를 하는 걸로 점수를 주신다고 하셨음

CD로 MR을 가져오던가 피아노 악보를 가져오라고 하셨음

흑, 작년 음악 선생님은 ‘자신이 할 줄 아는 악기 가져와서 띠리링거려봐’라고 하시며 수행평가 점수를 준다고 하셨는데ㅠㅠ (그 때 난 기타를 쳤었다. 기타를 칠 줄 암…)

내 차례가 되자 난 어제 집에서 프린트한 ‘백지영의 그 여자’ 피아노 악보를 선생님께 드렸음

백지영의 그 여자는 마마가 좋아하시는 노래임

원래 마마가 백지영을 좋아하기도 하셨지만 노래 중에서 특히 ‘총 맞은 것처럼’과 ‘그 여자’를 좋아하심

가수가 꿈이신 나님, 결국 백지영의 ‘그 여자’를 아주 성공적으로 불렀음

내 친구들이랑 반 애들은 거의 다 내가 노래를 꽤 한다는걸 알았기 때문에 박수와 휘파람을 쫌 넣어줬음 (기 살았음)

A+ 받고 기분 좋아서 날뛰다가 내 베프들한테 몇 번 맞고 학원으로 향했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가는 학원인데 요일마다 시간량은 다름)

어제는 세시간 수업이었지만 오늘은 다행히도 한시간 반만 하고 끝나는 요일! 아 기분 짱이었음

그렇게 내 반에 들어갔는데 남자애 한 명이랑 여자애 한 명만 있었음

별로 친하지 않아서 그냥 눈인사만 간단하게 하고 내 책을 꺼내려는데 또 딴 사람이 문을 드르륵하고 열음

말하지 않아도 아실꺼임, 땡땡이 자식이었음

어랏! 그건 우리 학교 교복인데… 알고 보니 땡땡이는 나와 같은 학교를 다녔던거임…

하긴 우리 학교는 한 학년에도 반이 12개임… 한 반에 45명 정도? 흐미, 많긴 많군

난 사교성 있고 다른 반 친구들하고 친하게 지내는 애가 아니라서 우리 반 애들만 간신히 알고 지냄 (내가 땡땡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도 몰랐던 이유;;;)

내가 용기를 내서 아는척을 하며, “땡땡아. 너 나랑 같은 학교 다니네~”

“그런가보네”

땡땡이의 착한 대답에 난 내 안면 근육이 또 굳어지는걸 느꼈음

“야, 그런데 너 몇 반이야?”라고 묻는 땡땡씌

“나? 9반인데…”

“그럼 너희 오늘 음악 수행평가 봤지? 어땠냐?”

“그냥 노래 부르는거니깐 애들 한명씩 나와서 노래 부르고 들어가는거였어. 왜?”

“아니… 난 5반인데 내일 우리 반도 수행평가 보거든.”

“그래? 굿 럭!”

난 쌍콤한 미소로 굿럭을 외쳐주고 반쯤 꺼내져 있던 책을 다시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했음

*혹시라도 제가 드림하이와 비슷하게 자작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은 틀린겁니다. 제가 단지 가수가 꿈이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장우영’과 ‘김수현’을 좋아한다고 해서, 드림하이 비슷하게 자작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몇몇 계실텐데요. 저는 아직 학생이라서 공부할 것도 많습니다. 자작이나 쓰려고 제 공부 시간까지 쪼개는 짓은 안합니다.

 

 

그렇게 땡땡이와 얘기를 한 날은 금요일이었기 때문에 난 주말 동안 밀린 공부와 노래 연습을 할 수가 있었음

그리고! 완전 특별한 월요일이 왔음!

학원에 왔는데 아직 땡땡이 녀석은 도착 노노 (솔직히 학교 얘기는 할 게 없음… 땡땡이 녀석과의 대화는 항상 이 학원에서 시작됐으니깐)

드디어 땡땡이 녀석이 도착했음, 아직 수업 시간하려면 15분 정도 남음

난 내려가서 쪼꼬 우유나 사먹으려고 했는데… 했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인지 땡땡이씌가 나한테 말을 건거임!

“야… 너 수행평가 A+라면서?”

“어? 응… 그건 어떻게 알았어?”

“김연수 쌤(음악 쌤)이 알려줬어.”

“엥? 그건 왜…”

“내가 수행평가에서 쫌… 많이 낮은 점수를 받았거든. 너한테 조언을 쫌… 구하라는데?” (이 때 땡땡이 녀석 너무 귀여웠음 >< 쫌…이라고 얘기할 때마다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음)

“너… 노래 못하니?”

“아, 아니야! 그게 아니고 내가 MR도 못 가져갔고 피아노 악보도 못 가져갔어.”

“그럼 쌤한테 그렇게 얘기하면 되잖아.”

“진작 말했지. 근데 쌤이 내 말을 안 믿어. 내가 노래 못해서 그러시는 줄 알고 계셔. 음악 시간 끝나고 쌤이 나 따로 부르시더니 너가 A+를 받았으니깐 너를 찾아서 조언을 구하고 내일까지 다시 준비해오래. 안 그럼 난 수행평가 완전 낮은 점수 받을거래.”

“아… 근데 A+ 받은 애는 나 말고도 더 있을텐데?”

“어, 선생님이 A+ 받은 애들 이름 얘기해 주시면서 그 중에 한 명한테 가서 조언 구해오라고 하셨어. 근데, 그 애들 중에 아는 애가 너밖에 없더라…” (이 때 머리를 살짝 긁적이며 멋쩍인 듯 웃는 우리 귀여운 땡땡이 ><)

“아… 그래? 그럼 이따가 학원 끝나고 노래방 잠깐 갔다가자. 무슨 노래할껀지는 너가 정해놔.”

“어, 고맙다.”

 

켈켈켈, 이 때 진심 기뻤음

첫째, 노래방 갈 핑계가 생겼음

둘째, 저런 훈남과 노래방을 가다니!

 

재미없는 영어 수업이 끝나고 나와 땡땡이씌는 노래방 고고고




일단 노래방에 가서 땡땡이씌는 다짜고짜 내게 수행평가 때 불렀던 노래를 불러달라 그랬음

그게 제일 좋은 조언 같다며… (조언은 내가 줘야 조언이라고!)

난 백지영의 ‘그 여자’를 불렀음

박수치던 잘생긴 땡땡이 자식, “음, 꽤 하네” (이런 강아지 같으니라고! 너보단 잘해!)

“그래? 고마워. 그럼 이제 너 해 봐.”

땡땡이 팬티 입은 강아지 자식은 SG WannaBe의 ‘사랑가’를 불렀음

놀랬음

정말 잘했음

이렇게 글로 쓰기에는 부족할 만큼 잘했음

‘사랑가’ 자체가 고음이나 높낮이가 심한 노래가 아니라서 녀석의 가창력을 보기는 힘들었지만 어쨌든 목소리도 감미롭고 멋있었음

“나 노래 잘하지? 대답 안 하는거 보면 나한테 반했나보네.”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는 땡땡이의 자신감)

“어? 어… 노래 잘하네… -////-“

“킥킥, 내가 너한테 조언 줘야하는거 아니야?”

“뭐야?”

“장난이야, 장난. 너가 나보다 훨씬 잘해.”

“거짓말 하지마… 너 정말 잘 불렀어.”

“내가 잘 부른 건 아는데, 너가 훨씬 더 잘 불러. 넌 목소리도 예쁘고 감미롭지만 가창력도 폭발적이더라… 멋있어.”

“왜 갑자기 칭찬이야? 무섭게시리…”

“내가 칭찬을 해줘도 난리냐? 그래, 그럼 내가 앞으로 계속 띠껍게 말해야겠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 어쨌든, 칭찬 고마워.”

“고마우면 나 부탁 하나만 들어줘.”

“무슨 부탁…?” (이 때 많이 떨렸음, 혹시라도 “나와 사귀어줄래?” 막 이럴까봐ㅋㅋㅋ 아 주책)

“너 집에 프린트기 있어?”

“응.”

“그럼 나 대신 ‘사랑가’ 피아노 악보 찾아서 프린트 좀 해줘. 나 집에 프린트기 없거든. 그래서 어제도 못한거야. 이 시간에 피씨방 가기는 쫌 그래서…”

“그래. 뭐, 별로 어려운 부탁 아닌데 뭐.” (속으로는 실망)

“고맙다, 나중에 내가 밥 쏠께.” (데이트 신청인 줄 알고 또 완전 들떴었음)

“어? 어… 근데 악보 언제 전해줘?”

“글쎄… 학교에서는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니깐 아침에 만나자.”

“엥? 아침에? 몇시에?”

“아니, 학교 같이 가면서 악보 달라고. 내가 너 집 모르니깐 그냥 이 학원 앞에서 만나서 학교 같이 가자. 내 집은 이 학원이랑 가까운데… 너 집은?”

“우리 집도 가까워. 그럼 내일 아침 7시 30분에 학원 앞에서 만나자.”

“어, 오늘 고맙다. 내일 보자.”

 

집에 가서 침대에서 얼마나 방방 뛰었는지 마마랑 파파가 침대 스프링 고장난다고 날 구박까지 했었음

아마 그 때가 내가 땡땡이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날 인 것 같음

노래방에서 노래 몇곡 불렀다고 그렇게 친해질 줄은 몰랐는데…

확실히 노래방에서 했던 대화는 친한 사이의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대화였음!

그렇게 들떴지만서도 한편으로는 ‘괜히 기대했다가 땡땡이가 날 오버한다고 볼 수 있으니깐 진정하자’라고 생각했음

어느 정도 나의 광년끼가 진정되자 난 집 컴퓨터로 ‘사랑가’ 피아노 악보를 찾아서 프린트 했음

그리고 악보 앞장에 포스트잇을 살짝 붙였음 ‘땡땡아, 수행평가 잘 봐라’

그리고 악보가 혹시라도 꾸겨질까봐 투명 파일에 넣어서 책상 위에 고이 모셔두었음

그 다음날 아침 일찍 눈이 알아서 떠졌음 (원래 늦장 부리는건 내가 쵝오임… 둘째 가라면 서러울꺼임)

여섯시 반에 일어나서 (보통 일곱시에 일어나는데…) 샤워하고, 머리도 드라이기로 예쁘게 말리고, 교복도 괜히 더 신경써서 입고, 향수도 쪼끔 뿌리고, 마지막으로 립글로즈도 살짝꽁 발랐음

일곱시 십오분 정도에 느긋하게 집에서 나섰음

학원 앞에 도착하니깐 땡땡이씌는 이미 와있었음

“여~ 왔냐?”

“어, 안녕, 땡땡아”

“악보는?”

“여기 있어. 내가 너 가방에 넣어줄께.”

“어? 그래.”

내가 땡땡이의 가방을 열어보니 그 분홍색 땡땡이 필통은 아직도 들어있었음

이 때 나 완전 빡쳤었음

이미 그 전 날에 난 땡땡이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는데 땡땡이 가방 안에 분홍색 땡땡이 필통이 있다는 건 땡땡이가 여자친구가 있거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로 해석이 돼서 화가 났었음

하지만 난 내가 땡땡이를 좋아한다는 걸 티내지 않기 위해 그냥 아무 말 없이 걸었음

땡땡이가 먼저 말 걸었음

“야, 너 공부 잘하냐?”

“글쎄”

“대답이 시원찮다~ 너 못하는구나?”

“-___- 응, 실은… 나 바닥을 기어…”

“킥킥킥, 너 표정 완전 웃겨. 구라 까지 말고, 너 공부 잘하지?”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알면 왜 물어보는건데?”

“까칠하긴~ 난 너가 바로 ‘응, 나 공부 잘해’라고 말할줄 알았는데”

“아 그러셔”

“킥킥킥킥, 나 공부 좀 도와줄래?”

“니가 혼자 해 -__- 너 공부 잘하잖아.”

“어? 어떻게 알았지? 그래도 같이 공부하자. 너 학원 말고 어디서 공부하냐?”

“나? 그냥 학원에서만 공부하는데…?”

“독서실 같은데 안 다니냐?”

“안 다녀…” (내 친구들도 독서실 안 다니기 때문에 독서실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도 몰랐었음)

“그럼 나 이번 주말부터 독서실 가서 공부하려고 하는데, 너도 같이 할래?”

“내가 왜? 너 혼자 해.” (완전 좋았지만, 여자는 쪼끔 튕기는거라고 하길래…)

“그러지 말고, 같이 하자. 서로 도와주면서 하면 좋잖아.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노래방도 가자. 내가 노래방 자주 쏠께.”

“우와, 진짜? 그럼… 내가 같이 가줄께.” (나름 도도한척 한거였음;;; 노래방 비용을 자기가 자주 부담하겠다고 한 땡땡이, 예뻐 죽겠음)


그럼 여기서 쫌 끊어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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