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난 그리 여유있게 자라지는 않았어.다행이라면 어머님이 성당을 다니셔서 였는지 참 많이 온화한 분이셨지.물론 지금도 그래.단지 지금 함께 생활하지 않아서 조금 생각이나네. 정말 흔한 레파토리이지만,어릴적 아버님은 친구분에게 돈을 빌려주시고선 떼였지.덕분에 그나마 아주 조금 부리던 여유마저 없어졌어.지금까지 커오면서 장난감이란걸 받아본적이 없으니까. 근데 정말 우수운건, 난 다 그렇게 사는줄 알았어.왜 유유상종이라고 하잖아.주변(옆집,뒷집,앞집) 모두 비슷비슷하게 사니까. 그런데도 참 속이 없는 나는부모님이 그렇게 원하던 지방 국립대를 때려치우고선무조건 서울로 대학을 가겠다며 가산탕진에 한몫을 했어. 덕분에 대학생활은 찌질함의 극치였지.다행이도 기숙사에 들어가서 모든 식사를 해결했지만,다음학기 등록금이며, 생활비는 나에게 큰 부담이었어.옷하나 살돈이 없어서 항상 허름하게 입고다니고,수업끝나고 술집에서 술한잔하자고해도 지갑부터 살피며 이런저런 핑계로 늘 술자리를 피했었지. 부모님이 조금씩 보내주시지만 술한잔하기 정말 힘들더라.결국 나는 남들 모르게 (그땐 왠지 그런게 창피했거든)학과친구들과 어울릴정도의 용돈을 마련하려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친구들에겐 티를 내지 않기위해 주말과 방학때만 했었지. 그런 나에게 연애라는건 사치였었어.라고 말한다면 아마 핑계겠지?사실 가장 중요한건 날 좋다고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였겠지. 그러다 내게도 그 망할놈의 사랑이 찾아온거야. 그녀를 처음 만난건 내나이 스물하고도 아홉이었어.꽃샘추위가 막 지나간 만우절날이었지. 그 몇일 전 내가 막 회사를 들어가서 한달 조금 지난 3월 29일 가까운분이 갑자기 돌아가셨어.정말 믿기 힘들었지. 나 취업준비할때 저녁마다 간식 챙겨주시면서월급받으면 거하게 한턱쏘라며 슬쩍 웃던 그모습이 아직도 어른거려.좀더 살갑게 대하지 못했던 자신을 책망하기도하고뭐가 그리 급해서 빨리 가버리신건지 원망도되고참 기분 묘하더라. 발인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 4월 1일이었어.웃긴게 그날이 월급날이었는데 말이야.왜 그몇일도 안기다려 주신건지. 그 날 햇살은 너무나 눈이 부셔 짜증이 났었고,오늘이 만우절이라서 그래서 거짓말한거라고 누군가 말해주길 바랬어.그렇게 정신도 못차리고 멍하니 지하철역에 몇시간이고 서있었지. 그러던 차에 함께 살던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어. "형, 어디야? 왜 아직도 안들어와?" "어... 나 아직 지하철을 못탔는데...." "... ... 아 일단 빨리 들어오기나 해."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집에 도착하자 후배녀석은 억지로 날 끌고 밖으로 데려나가는거야.북적북적 사람많은 건대역.뭐 지금처럼 번화하지는 않았었만 구의역쪽에서 살고있는터라 술마실댄 항상 건대역이었지. "형, 이런 날은 그냥 마시는거야." "... ..." "오늘은 취해도 내가 책임질테니 맘껏 드셔." "그래 오늘은 좀 마시고 싶네." "자자.... 여기로 들어갑시다." 거리낌없이 어느 술집으로 날 밀면서 들어가는데,약속이 되어있었는지 대여섯명이 우릴보고 반기는거야.근데 몇몇 모르는 얼굴도 있고 아는 얼굴도 있고... 근데 분위기가 후배 말고는 아무도 내 상황을 몰랐나봐.후배녀석이 소근소근 뭐라 말하는듯 했지만,난 그냥 무시하고 사람들이 주는대로 덥썩덥썩 술을 마셨어.술기운이 좀 올라서였을까?그러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거야.나 왜이러는거지? 내 눈물샘이 고장이 난 것일까? 장례식장에서도 몇일간 한번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 갑자기 나기 시작하는거야.왠지 멈춰지지가 않고 그냥 그렇게 서럽게 눈물만 나더라. "형, 괜찮아요?" "!?" 날 형이라 부르는 여자아이. "아~ 제가 그 오빠라는 말을 잘 못해서요. 그냥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모자를 깊게 눌러써 눈이 잘 보이지 않지만,알게모르게 편한 그 눈빛을 슬쩍 바라보다 또다시 눈물을 훔쳤어. "무슨일 있어요?" "어... 응..." 울먹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해주려는데 갑자기 말문이 막히더라.그냥 머리가 새하얗게 아무생각이 안나더라고그러자 후배녀석이 이친구에게도 살짝 귀뜸을 해주는거야. "그분이랑 많이 친하셨나봐요?" "아니, 친해지지 못해서... 그래서..." "... ..." "... ..." "가족이 떠난다는 건 참 많이 힘든거 같아요." "... ..." "저도 아빠가 중학교때 돌아가셨거든요." "... ..." "우리집에서 나 예뻐해주시던 유일한 분이었는데... 엄마랑은 사이가 별로 안좋아요." 슬쩍 고개를 드니 깊게 눌러쓴 모자아래로 나와 눈이 마주쳤어.그땐 얼굴이 어땠는지 그런건 보이지 않더라.눈빛.... 그 눈빛은 정말 잊혀지지가 않네.살짝 그녀의 눈도 젖어드는것 같았는데,그건 그냥 내생각이었는지 진짜였는지는 모르겠어. "형, 힘내세요. 저도 그 큰일 겪고 이렇게 잘지네요." "... ..." "물론, 당장은 힘들겠지만..." 그러면서 또 술한잔을 마시는데,왠지 누군가 날 위로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더 북받쳐오르는거야.정말 처음보는 여자앞에서 대성통곡을 했지.지금 생각하면 좀 창피하네. 그렇게 술자리가 진행되었는데,실은 내가 술을 잘 마시질 못하거든주량이 소주 반병정도인데, 이날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기억도 안나.그래서 완전 취해버렸던거지.비틀비틀 취해있는 날 데리고 술집을 나서는데, 그 여자아이가 밖에서 기다리다 노래방을 가자고 하는거야. "형, 많이 취한거 같은데 술도 좀 깰겸 노래방가요" 이런식으로 이야기 했던거 같아.술때문에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랬던것 같아. 그렇게 노래방에가서 난 한쪽에서 멍하니 기대고 있었는데,이 친구가 정말 분위기 살리면서 너무 즐겁게 노래를 부르더라.막 춤도 추고 그러는데... 왠지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그러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그런 생각이 들자 참 고마운 아이라고 생각했지. 그러다 잠이 들었나봐.눈을 뜨니 집이더라고.머리는 깨질듯 아프고 목은 마르고 ...정말 모든게 꿈같더라.살아간다는 그 무거움이 느껴지는 아침이었지. 후배에게 어제 그 여자아이의 연락처를 물어봤어.왠지 위로받은 그 느낌이 너무 고마워서 문자를 보냈지. [어제 정말 고마웠어요. 덕분에 기분이 좀 나아진거 같아요. 고마워요] 이렇게 문자를 보냈더니 30분인가 지나서 답장이 왔는데, [누구세요?]
내 얘기 좀 들어볼래? (1화)
정말 흔한 레파토리이지만,어릴적 아버님은 친구분에게 돈을 빌려주시고선 떼였지.덕분에 그나마 아주 조금 부리던 여유마저 없어졌어.지금까지 커오면서 장난감이란걸 받아본적이 없으니까.
근데 정말 우수운건, 난 다 그렇게 사는줄 알았어.왜 유유상종이라고 하잖아.주변(옆집,뒷집,앞집) 모두 비슷비슷하게 사니까.
그런데도 참 속이 없는 나는부모님이 그렇게 원하던 지방 국립대를 때려치우고선무조건 서울로 대학을 가겠다며 가산탕진에 한몫을 했어.
덕분에 대학생활은 찌질함의 극치였지.다행이도 기숙사에 들어가서 모든 식사를 해결했지만,다음학기 등록금이며, 생활비는 나에게 큰 부담이었어.옷하나 살돈이 없어서 항상 허름하게 입고다니고,수업끝나고 술집에서 술한잔하자고해도 지갑부터 살피며 이런저런 핑계로 늘 술자리를 피했었지.
부모님이 조금씩 보내주시지만 술한잔하기 정말 힘들더라.결국 나는 남들 모르게 (그땐 왠지 그런게 창피했거든)학과친구들과 어울릴정도의 용돈을 마련하려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친구들에겐 티를 내지 않기위해 주말과 방학때만 했었지.
그런 나에게 연애라는건 사치였었어.라고 말한다면 아마 핑계겠지?사실 가장 중요한건 날 좋다고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였겠지.
그러다 내게도 그 망할놈의 사랑이 찾아온거야.
그녀를 처음 만난건 내나이 스물하고도 아홉이었어.꽃샘추위가 막 지나간 만우절날이었지.
그 몇일 전 내가 막 회사를 들어가서 한달 조금 지난 3월 29일 가까운분이 갑자기 돌아가셨어.정말 믿기 힘들었지.
나 취업준비할때 저녁마다 간식 챙겨주시면서월급받으면 거하게 한턱쏘라며 슬쩍 웃던 그모습이 아직도 어른거려.좀더 살갑게 대하지 못했던 자신을 책망하기도하고뭐가 그리 급해서 빨리 가버리신건지 원망도되고참 기분 묘하더라.
발인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 4월 1일이었어.웃긴게 그날이 월급날이었는데 말이야.왜 그몇일도 안기다려 주신건지.
그 날 햇살은 너무나 눈이 부셔 짜증이 났었고,오늘이 만우절이라서 그래서 거짓말한거라고 누군가 말해주길 바랬어.그렇게 정신도 못차리고 멍하니 지하철역에 몇시간이고 서있었지.
그러던 차에 함께 살던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어.
"형, 어디야? 왜 아직도 안들어와?"
"어... 나 아직 지하철을 못탔는데...."
"... ... 아 일단 빨리 들어오기나 해."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집에 도착하자 후배녀석은 억지로 날 끌고 밖으로 데려나가는거야.북적북적 사람많은 건대역.뭐 지금처럼 번화하지는 않았었만 구의역쪽에서 살고있는터라 술마실댄 항상 건대역이었지.
"형, 이런 날은 그냥 마시는거야."
"... ..."
"오늘은 취해도 내가 책임질테니 맘껏 드셔."
"그래 오늘은 좀 마시고 싶네."
"자자.... 여기로 들어갑시다."
거리낌없이 어느 술집으로 날 밀면서 들어가는데,약속이 되어있었는지 대여섯명이 우릴보고 반기는거야.근데 몇몇 모르는 얼굴도 있고 아는 얼굴도 있고...
근데 분위기가 후배 말고는 아무도 내 상황을 몰랐나봐.후배녀석이 소근소근 뭐라 말하는듯 했지만,난 그냥 무시하고 사람들이 주는대로 덥썩덥썩 술을 마셨어.술기운이 좀 올라서였을까?그러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거야.나 왜이러는거지? 내 눈물샘이 고장이 난 것일까?
장례식장에서도 몇일간 한번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 갑자기 나기 시작하는거야.왠지 멈춰지지가 않고 그냥 그렇게 서럽게 눈물만 나더라.
"형, 괜찮아요?"
"!?"
날 형이라 부르는 여자아이.
"아~ 제가 그 오빠라는 말을 잘 못해서요. 그냥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모자를 깊게 눌러써 눈이 잘 보이지 않지만,알게모르게 편한 그 눈빛을 슬쩍 바라보다 또다시 눈물을 훔쳤어.
"무슨일 있어요?"
"어... 응..."
울먹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해주려는데 갑자기 말문이 막히더라.그냥 머리가 새하얗게 아무생각이 안나더라고그러자 후배녀석이 이친구에게도 살짝 귀뜸을 해주는거야.
"그분이랑 많이 친하셨나봐요?"
"아니, 친해지지 못해서... 그래서..."
"... ..."
"... ..."
"가족이 떠난다는 건 참 많이 힘든거 같아요."
"... ..."
"저도 아빠가 중학교때 돌아가셨거든요."
"... ..."
"우리집에서 나 예뻐해주시던 유일한 분이었는데... 엄마랑은 사이가 별로 안좋아요."
슬쩍 고개를 드니 깊게 눌러쓴 모자아래로 나와 눈이 마주쳤어.그땐 얼굴이 어땠는지 그런건 보이지 않더라.눈빛.... 그 눈빛은 정말 잊혀지지가 않네.살짝 그녀의 눈도 젖어드는것 같았는데,그건 그냥 내생각이었는지 진짜였는지는 모르겠어.
"형, 힘내세요. 저도 그 큰일 겪고 이렇게 잘지네요."
"... ..."
"물론, 당장은 힘들겠지만..."
그러면서 또 술한잔을 마시는데,왠지 누군가 날 위로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더 북받쳐오르는거야.정말 처음보는 여자앞에서 대성통곡을 했지.지금 생각하면 좀 창피하네.
그렇게 술자리가 진행되었는데,실은 내가 술을 잘 마시질 못하거든주량이 소주 반병정도인데, 이날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기억도 안나.그래서 완전 취해버렸던거지.비틀비틀 취해있는 날 데리고 술집을 나서는데,
그 여자아이가 밖에서 기다리다 노래방을 가자고 하는거야.
"형, 많이 취한거 같은데 술도 좀 깰겸 노래방가요"
이런식으로 이야기 했던거 같아.술때문에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랬던것 같아.
그렇게 노래방에가서 난 한쪽에서 멍하니 기대고 있었는데,이 친구가 정말 분위기 살리면서 너무 즐겁게 노래를 부르더라.막 춤도 추고 그러는데... 왠지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그러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그런 생각이 들자 참 고마운 아이라고 생각했지.
그러다 잠이 들었나봐.눈을 뜨니 집이더라고.머리는 깨질듯 아프고 목은 마르고 ...정말 모든게 꿈같더라.살아간다는 그 무거움이 느껴지는 아침이었지.
후배에게 어제 그 여자아이의 연락처를 물어봤어.왠지 위로받은 그 느낌이 너무 고마워서 문자를 보냈지.
[어제 정말 고마웠어요. 덕분에 기분이 좀 나아진거 같아요. 고마워요]
이렇게 문자를 보냈더니 30분인가 지나서 답장이 왔는데,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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