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바람났어요..

_2011.06.12
조회2,658

 

톡을 많이 보기는 봤지만 글을 쓰는 건 처음이네요

더군다나 좋은 주제도 아니고..해서 많이 떨립니다

혹시 문제될만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수정하겟습니다

 

저는 지금 고3인 학생입니다

바로 본론부터 말하자면 아빠가 바람났어요

우선 이걸 처음 알게 됬을 때는 중3에서 고1로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에요

제가 핸드폰 요금이 떨어져서 친구한테 문자를 보내야하는데 엄마 핸드폰은 안보이고, 아빠 핸드폰이 보여서 문자함을 열었는데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바꾸셔서 아예 처음부터 잠겨있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저희 엄마는 핸드폰 검사같은 거 안하시는 분이라 아빠 핸드폰에 잠겨있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이상하게 한 사람이랑 한 문자가 많았어요

이름도 중성적인 이름이고 해서 그냥 아빠 친구인줄 알고 그냥 내 문자나 보내자 하고 제 친구한테 문자를 보냈습니다

근데 아무리 어려도 여자의 촉?이란게 있긴 있나봐요

느낌이 쎄하더라구요

그래서 더 찾아봤죠 200개가 저장되는 문자함의 80%가 그 여자와 한 문자였고

제일 밑에 있던 200번째 문자가 진짜 딱 몇일 전이더라구요

뭔가 망치로 뒷통수 얻어맞은 기분???? 진짜 이상한 느낌 들면서도 계속 찾아보긴 찾아봐야겠다해서

전화번호부를 뒤졌는데

그 사람 번호에만 따로 벨이 지정되어있더라구요

그래서 또 문자함으로가서 이번엔 보관함을 뒤졌습니다

아니길바랬지만 역시

촉이 맞더라구요

 

많이 울었습니다

제가 그 때 외고시험도 떨어지고 남자친구랑도 진짜 안좋게 헤어지고해서 힘들었는데 머피의 법칙처럼 안 좋은 건 다 몰려오더라구요..

그 땐 아빠가 많이 밉고 아빠 보기도 싫고 그랬어요

저희 집이 엄마가 좀 엄하신 편이라 제가 중학생되고 사춘기 오고 하면서 제가 철없이 엄마께 말대꾸도 많이 하고.. 나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그래서 엄마한테 많이 혼났거든요

그 때마다 아빠는 제 편 들어주시면서 아빤 우리 딸 믿는다고 계속 말해주시고 엄마가 절 때릴 때도 말리시고 그랬어요

그래서 아빠에 대한 의지?라고 할까요 그런게 저는 참 강했거든요

근데 그게 한 순간에 무너지니까.. 참..

제가 의지했던 것도 그거 나름이지만 진짜 어이가 없더라구요

어떻게 엄마한테 이럴 수가 있나

저희 부모님 서로 문자하는 거 보면 꼭 문자 끝에 ♥ 붙이시거든요

또 두분이서 싸운 적도 별루 없구요 또 막 욕하고 언성 높이면서 싸우신 적은 한번도 없어요

제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주위에 이혼하신 분들도 많고 많이 싸우시는 분들도 계셔서

우리 집은 진짜 화목하구나 나는 정말 좋은 집안에서 살고있구나 했는데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곤 상상도 못했죠

 

어린 마음에 어린 나이에 많이 고민했습니다

엄마께 말씀 드릴까 말까..하고요 근데 도저히 못하겠더라구요

저희 엄마가 굉장히 자존심이 쎈 분이세요 근데 딸한테 당신 남편이 다른 여자있단 소리 들으면..

엄마가 받으실 충격 생각하니까 도저히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혼자만 끙끙 앓다가 결국 고등학생이 됬고 제가 같은 지역이긴 하지만 원래 살던 곳보다는 조금 먼 곳으로

고등학교를 갔어요

고1때는 새로운 친구들 사귀고 새로운 선생님들, 또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느라 아빠 일에 대해선 그래도 조금 잊고 살았었어요

그러던중 고1 중순 때부터 아빠가 새벽에 들어오거나 가끔은 안들어오는 일이 많아졌어요

출장이라고 사업때문이라고 하시는데 저는 솔직히 믿기지가 않아서 아빠 핸드폰을 한번 더 뒤져봤습니다

그리고 역시 그 여자가 있더라구요

근데 문자들이 더 수위가 높아졌었어요

'빨리 자기랑 하고 싶다~~♥' 

진짜 이건 제가 너무 충격적이여서 아직도 기억이나요 딱 문자를 아빠가 이러고 보냈더라구요

그리고 그 여자의 답변은 자기가 너무 적극적이라 자신은 부끄럽다 근데 자신도 똑같은 마음이다 뭐 이딴 내용?

진짜 어이가 없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인터넷에서 도는 불륜 글 보고 "와 남자 진짜 쓰레기다 더러워" 이랫는데 그 쓰레기가 우리 아빠라니

그냥 어이없고 화나고 끝에 가선 내가 잘못본 게 아닌가 싶어서 다시 봤는데 잘못봤을 리가 없었죠

 

이 문자보고 도저히 안되겠어서 정말 친한, 제가 세상에서 다 저한테 등돌려도 얘만큼은 내 편이다 하는 제 재산이고 자랑같은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한테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어요

그 친구랑 저랑 서로 집안이 아는 사이고 제 친구 아버님이 저 되게 예뻐주시고 저희 집에서도 제 친구 정말 예뻐하고.. 그런 사이라 친구도 저희 아빠 모습을 알고, 제가 장난치는 줄 알고 첨엔 믿지 못하더라구요

근데 제가 우는 거 보고 그 때서야 심각한 거 알고 제 말 믿고 진지하게 같이 고민했습니다

저희 고민 끝에 나온 해답은 어른들의 일이니 저는 조용히 아무것도 모르는 것 처럼 지내는 거에요

인터넷에도 많이 찾아봤는데 유부남의 대부분이 결혼 후 다른 여자를 마음으로라도 품어보긴 한다고, 아내만으로 만족 못한다고 그런 의견이 많더라구요

저희 엄마는 학원을 하시는데, 학원 아이들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시고 피곤해하세요

그래서 집에 오면 거의 바로 주무시고, 그러니 아빤 욕구를 풀 곳이 없어서 밖으로 나가는 거다..

이렇게 저만의 논리 세우고 이해하려고 했어요

아빠랑 만나는 그 여자는 그냥 몸파는 여자고 그냥 그런 여자 만나서 욕구나 풀고 그러는거다

어차피 몇 년 만나지도 않을 여자고 그냥 진짜 스쳐지나가는 바람같은 사람이니 내가 모른척 해야한다

이러구요..

 

그리고 저는 고등학생이잖아요

전 중2 때부터 이 직업하면서 이렇게 살고싶다! 하는 꿈이 있고 20대는 이렇게 30대는 이렇게..하는 인생계획도 나름대로 꼼꼼하다면 꼼꼼하게 세우고 있어요

물론 아빠때문에 제 인생에서 결혼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제가 하고싶은 게 있잖아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선 대학을 가야하고 또 자랑은 아니지만 저희 집안이 학벌들이 다 좋아요

근데 제가 거의 막내라 (제일 막내는 제 동생)

다들 저한테 기대하고 계시거든요 가깝게 엄마부터 시작해서 외할머니 친할머니까지..

그래서 다른 곳에 신경 쓰기보다 우선 공부 먼저 해서 대학 들어가고 아빠 일은 그 때 생각하자 했는데

제가 알게 된 지만 3년이 되는 두 사람의 관계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서

또 그게 끊길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요새 공부에 집중이 안됩니다

늘 자상하고 조용하던 아빠가 언젠가부터 집에선 짜증이 늘고 소리지르는 게 늘고 화내는게 늘었는데

그 여자와 연관시켜 생각하니까 딱딱 들어맞더라구요 지금은 딱히 생각은 안나지만 아빠가 바람피는 거 알고부터 아..하면서 그간의 행동이 이해되는 경우도 많았어요

너무 화나서 엄마랑 아빠가 당장 이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근데 제가 진짜 속물같게도 

대학가게되면 등록금도 내야되는데, 요새 시위할만큼 등록금 진짜 엄청나잖아요..

솔직히 아빠가 요새 사업이 잘 안되긴 하지만 그래도 등록금 여유롭게 내줄 정도는 되니까

그거에 한번 움찔하게 되고,

또 제 동생도 있는데 아직 초등학교 6학년인 어린앤데 얘가 클 때까지 양육비라든가 교육비..

이런 돈 생각하면 진짜 엄마 혼자 감당하기가 너무 벅차고..

이혼 소송하면 위자료 받을 수도 있고 매달 얼마씩 양육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법적인 절차까지

다 밟을 때 저는 괜찮지만 제 동생은..아직 어리잖아요 걔가 크면서 뭘 보고 배울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저희 할머니.. 3형제 낳으시고 지금은 큰 아빠 두분 모두 사고로 돌아가셔서 아빠 하나밖에 없어요

그런 분이 아빠가 이런 거 알면 얼마나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실까 하는 생각도 들고..

전 지금 고3이라 공부만 해도 시간이 모자른 것 같은데 

진짜 요새들어 너무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서 집중도 안되서 미치겟어요

하소연 할 곳이 없어서 이렇게 톡에 글이라도 씁니다

혹, 우습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다면 그냥 어린애가 하는 말이니까 하고 넘어가주세요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조언해주신다면 감사하게 들을께요

그래도 톡커분들 너무 심하게 아빠 욕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래도 저희 부모님이라 그런지 그런 글 보면 많이 속상할 것 같아요

 

너무 갑작스럽게 쓴 두서없이 긴 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