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을 맛 보다

여행레저신문20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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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L News=류아연기자)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보는 즐거움 보다 더 한 것이 먹는 즐거움이다. 우리나라에는 멋과 맛을 겸한 수많은 곳이 있지만 이 곳 만큼 그 색깔이 뚜렷한 곳이 있을까싶다.   바로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고 불리는 안동이다. 동양사상을 활짝 꽃 피운 안동의 음식은 소박하지만 맛깔스럽다. 종부의 손을 만나 다음어지고, 비벼지고, 무쳐지면서 음식의 깊은 맛이 우러나온다. 이번 여행을 통해 색깔이 화려하거나 상이 푸짐하지는 않지만 청빈한 삶을 살아온 선비 삶을 체험해보며 안동만의 음식들을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세계음식기행 그 첫 번째, 한국대표 ‘안동’이다.

 

 
# 마을전체가 문화재 ‘하회마을’
‘안동’하면 뭐니 뭐니 해도 ‘안동하회마을’이다. 하회마을은 낙동강 물이 마을을 한 바퀴 감싸고돌아 흐르는 독특한 지형을 가지고 있는 마을이다.
하회마을 만송정에서 바라보는 부용대는 바로 눈앞에 두고도 쉽게 오를 수 없는, 그래서 늘 동경의 대상이 되곤 한다. 이 부용대를 가기 위해서는 하회마을 입구인 중리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도양 삼거리가 나오는데, 일직선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다리를 건너면 화천서원과 부용대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하여 500미터쯤 이동하면 화천서원 앞 주차장이다. 화천서원 담벼락에는 ‘부용대 450보’라는 친절한 설명의 간판이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450보가 정말 맞는지 세어보면서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부용대에 오르면 하회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여기에서 하회 풍수지리도 살펴 볼 수 있다.
부용대 좌우에는 옥연·겸암정사가 있는데, 옥연정사는 서애 류성룡 선생이 만년에 기거하면서 임진왜란 때의 일을 기록한 ‘장비록’을 저술한 곳이다. 겸암정사는 겸암 류운룡 선생이 학문을 연구하고 제자를 기르던 곳이다. 부용대에서 모두 15분 정도 걸린다. 하회마을은 1999년 4월 영국여왕의 방문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됐지만, 그 이전에도 우리 옛 모습을 그리워하는 사람
들에게나 건축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이 찾던 곳이었다. 하회마을은 선조들의 생활문화가 잘 보존돼 오늘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마을이다. 조상들의 소중한 삶의 자취와 생활문화가 잘 간직돼 있어 1984년도에 마을 전체가 중요 민속자료 제 122호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으며 이렇게 마을 하나가 모두 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전국에서 하회마을 뿐이며 마을 전체가 문화재인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낙동강에서는 나룻배를 운영하고 있어 진귀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을 맛 보다 하회마을에서 5분 정도 떨어진 하회동탈박물관은 하회마을 안에서 연행됐던 하회별신굿 탈놀이를 모형으로 전시해 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1층에는 우리나라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13개 탈춤의 탈이 모두 전시돼 있다.
탈박물관에서 나와 병산서원으로 가는 길은 아직 포장이 되지 않아 울퉁불퉁하다. 승용차 두 대가 겨우 교행 할 수 있는 넓이여서 중간에 버스라도 만나게 된다면 큰 낭패를 볼 수 도 있다. 하지만 이런저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병산서원을 찾아가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병산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이 서원 앞에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그 앞으로 강과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우리나라 어느 서원이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을까 싶다.

병산서원에서 안동한지까지는 20분 정도 걸린다. 안동한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품질이 우수하다고 소문난 한지가 생산되는 곳이다. 안동한지 공장에 가면 한지를 직접 제작하는 모습을 설명과 함께 관람할 수 있고 한지를 직접 만들어 보고 한지 공예도 배워볼 수 있다. 체험학습을 원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연락을 해야 한다.   안동한지에서 시내방면으로 10분정도 이동하다 보면 왼쪽 편으로 학가산온천이 있다. 이곳에서는 학가산 자락 지하암반 745미터에서 용출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알카리성 중탄산 오천수로 피로를 풀 수 있다. 1,000여명을 수용 할 수 있으며 노천탕을 포함한 바네풀, 다양한 이벤트탕과 타온천과 차별화된 전국 최고의 루미라이트 수면방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온천욕을 즐기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또 안동에는 경북 북부지역의 대표적인 박물관으로서 안동댐 바로 아래 수려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는 안동 ‘민속박물관’이 유명하다. 안동문화권의 대표적인 유교문화 중에서 관혼상제를 중심으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거치는 과정인 평생의례, 상층계급과 서민들의 생활문화인 의식주생활 문화와 학술제도, 수공업, 민간신앙, 무속 등과 다양한 민속놀이를 연출해 전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드라마 ‘태조왕권’의 촬영지였던 야외민속박물관은 1974년 안동댐의 설립으로 물에 잠길 처지에 있던 집들 가운데 민속자료로 가치가 있는 12채가 옮겨져 민속촌으로 활용되고 있다.   촬영장에 올라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큰 기와집이다. 이 건물은 관아건물로 돌담으로 둘러져 있으며 가장 밖에 있는 건물이 외삼문으로 5칸 겹집이다. 관아건물을 한 바퀴 돌아 나와 회랑채와 연결된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감옥건물이 나타난다. 이 감옥건물은 고려시대 감옥으로 두동이 지어져 있으며 중죄인 감옥과 일반감옥으로 분리된다. 감옥터에서 바라보는 초가 20동은 후삼국시대 당시의 민가 및 저자거리가 조성돼 있으며 대나무로 얼퀴설퀴 엮여져 있는 당시의 염색공장을 비롯해 옛 모습의 닭장과 대나무 울타리가 특이하다. 지금의 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는 당시의 상가건물은 원통형으로 안쪽으로는 하늘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주막집을 비롯해 드라마 마다 그 역할과 기능을 달리할 수많은 초가들이 즐비하다.  
이게 식혜야, 동치미야?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을 맛 보다 안동의 먹거리 가운데 안동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안동식혜’다. 안동에서는 우리가 흔히 부르는 식혜를 ‘감주’라 부르고 고두밥에 무, 고춧가루, 생강즙, 엿기름물로 발효시킨 독특한 음식을 안동식혜라 부른다. 안동식혜는 특히 겨울철에 별식으로 살얼음이 살짝 낀 식혜는 그 깔끔한 맛이 으뜸이다. 안동식혜는 헛제사밥 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데 식사 후 안동식혜 한 그릇이면 안동양반의 한 끼 식사를 충분히 체험한 셈이 된다. 안동에 왔다면 안동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안동식혜를 꼭 먹어봐야 된다.
식혜는 엿기름 물에 고두밥을 넣고 펄펄 끓여서 만들지만 안동식혜는 끓이지 않고 그냥 술 빚듯이 따뜻한 아랫목에서 삭혀내는 발효음식이다. 그래서 상온에 오래 두면 일반 식혜는 썩기 시작하지만 안동식혜는 썩지 않는다. 살아있는 유산균주가 부패를 막기 때문이다. 오래두면 발효가 계속돼 식초가 되면 됐지 부패해서 먹은 사람이 배탈을 일으키는 경우는 없다. 안동사람들은 명절에 남은 안동식혜로 초를 만들어 조리용이나 식용으로 쓰기도 한다. 일반식혜는 끓이기 때문에 삭혀내는 과정에서 생성된 유산균이 모두 사멸해 버리지만, 안동식혜는 몸에 좋은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는 건강식이다.   안동식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고춧가루 물이 들어가 불그스레한 색깔과 그 불그레한 물에 잘게 썬 무가 떠 있는 것을 보고 생소해 한다. 게다가 밥알 까지 섞여 있으니 이게 식혜인지 동치미인지 헛갈리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막상 그 맛을 보면 시원하고도 매콤달콤한 맛에 생강의 진한 향이 일품이다.
안동식혜를 맛 볼 수 있는 곳을 헛제사밥 전문점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이 ‘헛제사밥’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안동의 음식문화는 유교문화를 배제하고서는 말하기가 어렵다. 유교문화 속의 음식들은 단순히 현재 우리가 가지는 음식에 대한 생각과는 조금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 다른 목적은 바로 봉제사와 접빈객이다. 현재도 일년에 많게는 열다섯 번, 적게는 여덟 번의 제사를 지내는 종가에서 한 달에 한번 꼴로 제사를 받들기 위해서는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특히 종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제사 음식은 많이, 급하게 먹어도 체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조상님이 돌보아 주는 음식으로 인식되어 있다. 이러한 문화를 반영하는 음식이 바로 헛제사밥이다. 제사를 지내지 않고 제사 음식과 똑같이 해서 먹는 음식이라 해서 헛제사밥으로 불리는 이 음식은 각종 나물을 비벼서 먹는 밥과 어물, 육류를 끼운 산적에 탕국이 함께 곁들여진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을 맛 보다 타지 사람들은 잘 모르는 ‘건진국수’도 안동만의 명물이다. 안동 양반들의 별식 건진국수는 밀가루와 콩가루를 반반씩 넣어 직접 만든 속국수를 삶아서 건져 내어 찬물에 씻은 뒤 육수에 말아 먹는 음식이다. 그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조밥도 맛깔스럽다.
또한 안동의 명물 ‘안동간고등어’와 ‘안동찜닭’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바다가 없는 안동에서 고등어라는 생산이 특산품이 된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바다가 없기 때문에 안동과 가장 인접한 바다인 영덕에서 고등어를 잡아 운반하는 데는 이틀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이 시간 동안 고등어가 상하지 않도록 염장을 했던 것을 옛 방법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안동 간고등어다.

실제로 양반들은 내 집에 손님의 접대에 남다른 정성을 기울였다. 학봉 김성일 선생의 종가에서는 아직도 갑자기 오는 손님의 접대를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늘 시렁 위에 생선 한 마리쯤을 갖추어 둔다. 이처럼 바다가 가깝지 않은 내륙지방에서 맛보는 안동 간고등어는 양반집에서 대접받는 것 같은 넉넉함을 가져다준다.
안동찜닭은 푸짐한 양과 싼 가격, 특이한 맛으로 신세대들의 입맛을 평정한 안동찜닭은 안동구시장 찜닭골목에서 그 원조의 맛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재래시장과 함께 구경할 수 있어 새로운 느낌의 여행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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