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한테 이혼하자고 편지 썼어요.

침묵2011.06.17
조회192,684

결혼기간 : 8개월

혼인신고 : 결혼 한지 3개월만에 ..임신해서 함..(그 전에도 사네 마네 싸우다가..혼인신고 후 이혼얘기 꺼낸 적 없음)

임신 : 25주

 

이혼 하려는 이유는

[술]

 

일주일에 2~3번 꼭 술 먹음/

 

술 먹음 연락두절(내가 한 전화를 받게 되도 자기가 알아서 한다며 화내고 끊음) /

 

새벽귀가 또는 외박(차에서 자고 있음..처음부터 차에서 잔 건지, 찔리는 짓 하고 와서 차에서 자는척 하는건진..모름 /

 

술로 인해 담날 일정 지장(회사엔 연차 쓰고, 가족 모임엔 속 쓰려 밥도 깨작대고 혼자 방에 들어가 잠)/

 

고친다고 백번은 말했으나 못 고침/

 

미안하단 말 그때 뿐임, 되려 자기가 큰소리 칠 때도 있음/

 

노래방 도우미 불러서 놀고 도우미에게 전화 시도(도우미가 전화 안받음)/

 

술 먹고 새벽 3시 30분에 들어와서 친구와 동료에게 왜 먼저 갔느냐 전화오니 "내가 마누라 눈치 보면서 술도 못 먹는 사람인줄 알아? 지금 당장 다시 갈 수 있어!! 나 갈까?? 갈께! 기다려" 이러고 옷 입고 또 나감./

 

술 먹음 눈에 뵈는 게 없는 가 봄.

 

 

{장점}

술 먹고 늦게 오는 게 미안해서 인지....

한달에 두번 토욜에 하는 야구 못하게 할까봐 인지...

아님 진심 우러나서 인지..

1주일에 한번씩 집 청소 함. 설거지도 가끔 함. 가스렌지 청소도 함. 빨래도 가끔 널고 갬.

불 같이 화낼때도 있지만, 귀여운 면도 있고, 부드러운 면도 있음.

 

{단점}

술,

게으름,

약속을 못 지킴..

 

{불만사항}

집에 오면 서로 말이 없음. 나도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나랑은 말도 잘 안하면서,  친구나 직원들 만나선 뭔 할말이 그리 많을지 궁금함.

나랑 약속은 잘 못 지키면서, 친구나 직원과의 약속은 칼 같이 지킴.

나보다 친구 직원이 우선인 것 같음.

집에 오면 말 없이 티비 보거나 누워 있다가 피곤하다고 잠듬.

그런 사람이 술 먹을땐 어떻게 앉아서 버티는 지.. 궁금함.

 

{나의 결론}

사람 자체가 나쁜 사람은 아닌데, 아직 결혼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으로 판단 됨.

아직은 아내와 가족이라는 존재보다, 친구가 우선인 사람으로

실컷 더 놀아야 할 사람이 "남들 다~ 결혼하니까..나도 결혼이나 해볼까?"

하고 결혼 한 것 같음. 결혼이 뭔지 모르고, 그냥 한 것 같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의무 같은게 보이지 않음.

고등학교때부터 실 ~ 컷 논 거 같은데, 아직도 집보다 밖을 더 좋아하는 거 보니,

실~~컷 못 논거 같아 이혼하는게 나을거라 생각 됨.

 

{나에게 생긴 변화}

난 혼자 살때 한번도 우울하고, 외롭다 느낀적 없고, 운적도 없음.

결혼한 지금, 같이 사는 누군가 있는 데도, 혼자 살때보다 더 외롭고, 우울함.

눈물이 마르지도 않는지, 분통 터져서 자주 눈물이 나옴.

신랑이 술 먹는다고  내속이 쓰린것도 아니고,

신랑이 외박한다고 내가 밖에서 자는 것도 아니니..

신랑이 그러고 다니거나 말거나 상관 안하면 그만 이겠지만,

상관 안하고 투명인간 취급하며 무시하고 살거면 "결혼은 뭐하러 했나..그냥 혼자 살지.."

라는 회의감에 더 우울해지는 것 같음..

안그러겠다 약속하고, 그약속을 어기는 걸 볼때마다 화가나고 배신감에

감정을 주체못하고 차라리 자살할까..뛰어내릴까..생각한적이 수도 없이 많음.

이혼을 안하고 평생 이렇게 사느니.. 이혼하고 조금 힘들더라도

그 꼴 안보고...맘이나 편하게 살고 싶음....그래서 더 이혼하고 싶단 생각을 함.

 

 

이런 나의 심정을 담아..... 편지를 썼어요. 쉽게 결정한게 아니란 걸 인지 시켜야 할거 같았고..

이혼신청서도 함께 놓았어요.

얼굴 마주 보고 얘기하면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말라며,

잔소리로 여기고 그냥 가볍게 넘길거 같고, 자리를 피하거나 내 말 잘라서

내 할말 다 못할 거 같아 편지를 썼어요

이번엔 정말 장난이 아니기 땜에,

 

술먹고 외박하고 온 이후로 3일째...우린 서로 말이 없네요. 한마디도 안했네요.

당연히 각방 쓰고 있고.......

술 안 먹으면, 아니 술 먹더라도 12시까지만 들어오면 상관 없는데..

이런 상황인데도 오늘 금요일이니까 또 밤새 술 먹겠죠...

이번엔 정말 흐지부지 넘어갈 생각이 없습니다.

흐지부지 넘어갈거면, 이혼신청서를 남편에게 주지도 않았을겁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임신한 후 맘 편한적이 없네요.

 

난 술이 싫고, 술 먹는 남편이 감당이 안되네여.

누군가..이런 남편을 감당할 여자가 있긴 있겠죠?

끼리끼리 만나면 되겠죠..

 

제가 이러다가 말 줄 아는가 봅니다.

신랑은 아침에 자는 저를 물끄러미 보다가 출근합니다. 느낌이 그렇습니다.

한참 서 있다가, 침대에 앉았다가 한숨쉬고 나갑니다.

제가 정말 이러다가 말 줄 아나 봅니다.

이혼 하잔 말 쉽게 꺼낸 줄 아나봅니다.

협박하려고 신청서 갖다 놓은 줄 아나봅니다.

난 이제 정말 싫은데.................................

 

 

 

---------------------------------------6/20일

 

일케 댓글이 많은지 몰랐어요.. ㅡㅡ;; 감사합니다..

우선 댓들중 "그런 남편인지 알면서도 애가 갖고싶더냐~"라는 말에 대답을 하고 싶네여..

 

미워도다시한번이라는 프로를 보면서 저도 느낀건데,

저렇게 사이가 안좋으면 왜 아이를 가졌을까...라고 생각한적 있어요.

여러분들도 보시기에 제가 많이 답답하고 이런 상황에 애까지 왜 가졌나 싶으실 거예요.

 

술로 많이 싸웠지만, 임신 주수는 생리 끝난 직후부터 따져서 12월 중순이 되지만,

관계를 가진 날짜는 1월 초였어요.. 그 전에 싸우기도 했고, 새해들어서며

남편이 다짐도 하고, 다신 그러지 않겠다 각서등등 여러 약속을 한후

더 지켜보며 잘 지내기로 했고, 잠시 사이가 좋았어요.

그때 관계를 가졌고요... 관계 가진 후 또 술먹고 늦게 들어오고 전쟁이었는데,

그땐 임신 됐을거라 생각을 못했기땜에.... 전쟁 중에 신랑이 이혼얘길 꺼냈고,

시댁에서도 애 없을때 이혼하라고 하더라구여..그때 감기증상이 있어서 병원에 가니

임신이라고 하더라구여.. 그러고 나서 남편은 시어른들 앞에서 다신 그러지 않겠다고

했고, 시어머닌 "됐어!!너 맨날 말만 그렇게 하고 지키지도 않는다며!!"라고 하니

신랑은 이번엔 절대 고치겠다고 하더라구여...그래서 어른들까지 알게 됐으니

정말 고치려니 하고, 애 띠는수술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좀 고치려는 듯 노력하는 기미가 보이더니,

긴장이 풀렸는지..또 시작이더라구여.

 

 

그 다음 댓글...제 태도로 인해 신랑도 외로웠을 수도 있다. 집에서 따뜻하게 맞아준적 있냐~는 댓글이요... 전 아직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흰 맞벌이 부부입니다.

아침은 둘 다 먹지 않아서 안차리지만, 가끔 챙겨줄때도 있고

저녁은 늘 신랑보다 먼저 집에가서 앉을 겨를도 없이 저녁을 합니다.

심한 입덧 중에도 마스크 끼고 반찬하고 신랑 밥은 꼭 차려줬습니다.

국 찌개 없으면 밥 안넘어간다고 해서 국 찌개 매일 끓입니다.

 

퇴근하고 집에오면 엘리베이터까지 마중갈때도 있고

현관문까진 꼭 나가서 맞아주고, 고생했다. 수고했다. 든든하다. 꼭 말해줍니다.

제가 신랑을 외롭게 한 적요?

전 신랑이 절 찾을일이 없게 항상 신랑 옆에 있었습니다.

제 생각엔 제가 신랑에게 살갑게 잘 못해서가 아니라.

전 늘 옆에 있는 사람이고, 언제나 옆에 있을 사람이기 땜에

더 저에게 소홀하게 된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없은 적이 없고, 집에 있는게 당연하고, 자기 옆에 있는게 당연하고

빈자릴 느껴본 적이 없어서

제 소중함을 느껴볼 겨를이 없이 늘 당연하게 생각하기 땜에

저러고 다닌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니생각이고 신랑은 니땜에 외로웠을수도 있자나~"

라고 하시는 분도 있겠져~~~ 그쳐 이건..저니까..전 신랑에게 잘했다고 말하는 거겠지만,

살가운거 애교.. 이런거에 대한 문제는 없는 거 같습니다.

 

단, 신랑이 술 먹고 들어와 싸울때

"난 기센 여자 싫다. 너가 이런줄 알았음 결혼안했다."라고 하더라구여.

저도 "니가 술먹고 이러고 다니는 줄 알았음 결혼안했다" 라고 했져.

그리고 제가 말했습니다.

"너도 알겠지만, 난 널 만나기 전, 널 첨 만났을때, 너한테 잔소리 한적도 없고

기 세단 말 들어본적도 없다. 너도 이런 내 모습 본적 없지?

근데 내가 언제부터 기가 세진 걸로 보이느냐...

너가 술먹고 외박하고, 늦으면서 부터 내가 잔소리 하게 된거 아니냐..

너와 사는 이 환경이 날 이렇게 변하게 만들었다.

근데 넌 나랑 살면서 술 먹게 된거냐? 나랑 살고부터 속상해서 술 먹기 시작했냐.

내가 널 술 먹게 만든거냐. 너도 나랑 사는 이 환경이 술 먹게 변화시킨거냐.

아니지 않냐...넌 날 만나기 전부터 쭉 술을 먹어온 거고

난 너가 술먹는 모습을 본 후부터 잔소릴 하기 시작했다.

날 이렇게 만들고 나서 이런 내 모습이 싫다고 말하는 니가 너무 밉다"

고 말했더니, 신랑이 제 말이 맞다며...자기가 잘못한게 맞다고 하더라구여.

 

잔소리, 기가 세서 싫다고 했던 건 그냥... 나도 너에게 불만이 있어서 이러고 다닌다

라는 의사표현을 하고팠던 거 같은데...

제 그런 성격땜에 술 먹는다고 하기엔...핑계거리가 안되는 거였죠..

내가 누구 땜에 그렇게 변했는데.........

 

글구..............늘 잔소리만 한 건 아니예여.

모른척도 해보고, 늦게 와도 술국 다 끓여주고 암일 없었단 듯이 넘어가도 보고,

진지하게 얘기도 해보고, 별별 방법 다 썼지만,

편지를 써 놓고 냉전 3일째였던

금요일도 역시나......

연락없이(냉전중이니 연락 할 필요도 없었겠지만)

술 먹고 새벽에 들어왔더라구여...........

 

그 와중에...그런 상황에...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이 넘은 시간....

이 와중에 늦는 신랑을 애써 무시하려고 졸린 눈을 비비며 겉으론 쿨 한척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런데, 숨이 너무 막히고 눈물이 나더라구여.

바깥공기를 쐬야 할 거 같아 배란다 문, 창 문 다 열고 한참 서 있었어요.

 

내 속내를 터 놓을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게 참.......... 서글프더라구여.

친정엔 부모님 속상할까봐 말 못 하겠고,

시댁은 팔은 안으로 굽을테니 말 못하고, 시어른들도 속상할건 마찬가지일거고,

친구들한텐... 이렇게 살고 있다는 거 알리고 싶지 않아 말 못하겠고...

내속은 이렇게 답답한데, 어디 한군데 말할데가 없다는게

말을 할데가 없다는 게 얼마나 답답했는지............몰라요.

 

시골서 올라와 마땅히 갈데도 없고,

신랑은 답답하면 술이라도 먹으러 나가 놀지만,

난 술도 안좋아하고, 친구들도 술 안좋아하고,

좋아한다 해도 지금은 먹을 수 없는 상황이고,

갈데가 있다 한들, 만날 친구가 있다 한들..

이런 상황 미주알 고주알 얘기하고 싶지도 않고.......

 

그래도 네이트 판은. 얼굴 안보이고, 모르는 사람이란 이유로

이렇게 글도 쓸 수 있고, 위안이 많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