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nezzim201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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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지난 금요일 저녁 일을 마치고 홍천을 향해 떠났습니다.. 지긋한 일상생활들에서 하루만이라도 벗어나고 싶었거든요.. 홀로 떠나면서 목적지도 없이 여행을 하는것은 처음이라 막막할법도 한데 신기하게도 일탈이라는 생각에 마냥 즐겁기만 했습니다.. 들뜨기까지 했었는지 별것도 아닌 가평 휴게소 맞은편 풍경조차 남다르게 느껴져 사진까지 찍었습니다ㅎ 지금보니 왜 찍었나 싶네요..;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조금 으스스하지 않나요? 홍천에 다다를수록 어둑해지고 막상 도착하니 머무를곳이 마땅치 않아 도움 요청차 후배 녀석에게 전화를 하니 폐업한 민박집을 아버님이 사두셨고 요양차 삼촌분께서 관리하고 계시니 거기로 한번 가보라고 합니다.. 두말할것 없이 해당 장소로 향해 도착을 하고보니 이런 흉흉한 기운을 내뿜는 집이 나타나더군요.. 순간 '홀로 떠난 황천 여행'이 되는가 싶어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괜한 걱정때문에 바로 삼촌분께 인사드리지 못하고 길건너편을 한번 둘러보는데 건너편에 바로 푯말이 보입니다. '생둔분교캠핑장' 저는 귀를기울이고 푯말이 가르키는곳을 유심히 쳐다보았습니다 영롱한 빛들이 흔들거리고 아이들 웃음소리도 들리더군요 그제서야 저는 안심하고 삼촌분께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ㅋ 처음뵙는 분인데 반갑게 맞아주시며 거두절미 대뜸 자연산 영지버섯과 약재로 담근술을 글라스로 내오시며 한잔 들이키랍니다 ㅡ..ㅡa 좋은 술이니 군말없이 한잔 쭉 들이켰는데 풀뿌리를 안주라시며 먹으라더군요 또 군말없이 씹었습니다.. 좀 찝찝해 하는 표정을 보시더니 나즈막히 말하십니다.. '내가 뒷산에서

키우는 장뇌삼인데 좋은거야~' ... 순식간에 흉흉하던 그곳은 따스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변합니다ㅋ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삼촌분과 몇마디 담소를 나누고 본래의 목적인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물가로 내려가 봅니다. 마땅한 곳을 둘러보다 캠핑장을 들어가보게 되었는데 괜찮더군요 캠핑장 맞은편에는 보기좋은 물가도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여기저기 둘러보다 적당한 장소를 골라 자리를 잡았습니다. 캠핑장과는 좀 떨어진 물가 바로 옆에 자리를 잡는데 잡다한 장비들 들고 나르느라 진땀뺐습니다. 그래도 셋팅 완료 짓고 의자에 앉아 긴 숨을 뱉고 나니 출발에서 자리잡기까지의 고역이 한번에 보상을 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중얼거리게 되더군요 '오늘 술은 기가 막히겠구나ㅋㅋㅋ'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제가 준비해간 음식은 돼지 목삼겹과 전라도 이모할머님표 양파김치가 땡입니다. 음식에서만큼은 만족스럽지 못하더군요.. 과거에는 라면 한봉지에도 만족하던 저였는데 여기저기 블로깅된 캠핑 음식들을 보아 왔더니 눈높이가 높아졌나 봅니다..                

 

그래도 나름 괜찮았던 목삼겹 꼬치구이를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별루네요..ㅋ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생각지도 못한 최상의 메뉴는 '술' 이었습니다.. 삼촌분께서 반통 넘게 남은 담금술을 챙겨 주셨었거든요. 들이키다 못해 내용물까지 꺼내 씹어먹을 기세로 마시다보니 한통이 순식간에 동이 났었습니다 ㅡ,.ㅡa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한잔 걸죽하게 마셨더니 얼굴이 벌겋네요.. 잔뜩 취기가 올라 밤하늘 바라보며 담배연기도 푸욱 내뿜고 노래틀어 홀로 흥도 돋구고 놀다가 정신차리고 보니 날은 밝아 있고 텅빈 방에 대자로 뻗어서 자고 있었습니다.. 신기한것은 그많은 장비들도 방에 함께 들어와 있더군요.. 그정신에 장비하나 안빠뜨리고 챙기다니.. '너도 참..' 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머물런던곳의 맞은편 풍경입니다. 이런곳에서 살면 건강하고 싶지 않아도 건강해지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뒷산에선 약초를 키우고 조금만 돌아가면 유명한 약수터도 나오고 술도 자연산 영지버섯 담근술.. 삼촌분의 건강한 웃음과 화통하고 시원한 성격이 본래부터의 모습이 아니었을거라는 생각도 들게 되더군요.. 저도 한 세달만 지내면 삼촌분의 포스를 얻을 수 있을거 같았습니다.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삼촌분이 키우시는 개인데 무슨 사파리에서 왕좌를 차지한 사자마냥 앉아 있길래 한방 찍어보았습니다.. 이집은 개조차 포스를 가지고 있더군요.. 있는동안 눈한번 못마주쳤습니다ㅋ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말씀드렸던 캠핑장 맞은편 물가입니다. 카누는 고형으로 가라는 조언에도 불구 수납과 이동, 무엇보다 금전적인 압박에 못이겨 이넘으로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이넘 장만하는데만

해도 피터지는 출혈이 있었음으로 오랫동안 이뻐하며 조심히 타볼 생각입니다. 직진성은 확실히 떨어지더군요..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폼 잡고 사진한방 찍었습니다ㅋ 말이좋아 폼이지 사실 캠핑장에 남아있던 몇몇 분들이 신기해서인지 이상해서인지 캠코더 들고 무단으로 동영상을 찍기도 하시고 귓속말도 하시더군요.. 분명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을테지만 그런것 신경쓰고자 떠나온 여행이 아니므로 무심의 세계에 접어들어 혼자만의 세상을 만끽했습니다. 직장 상사의 눈치나 보고 적성에도 안 맞는 아첨이나 하다가 무심의 세계에서 혼자만의 세상을 접하니 제가 심연의 바다속 지독히도 고요하고 짧막한 무호흡의 순간을 왜그리 갈망하고 갈구하는지 알게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혼자서 유영하며 동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고 너무 즐거웠던것 같습니다. 올해 첫 입수인데 첫발을 옴팡지게 내딛은 느낌입니다.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동호회의 조언을 통해 구입한 올림푸스 XZ-1의 사진입니다. 사실 이쪽은 거의 문외한이라 좋은지 나쁜지는 판단이 어려우나 역시나 다량의 출혈을 일으킨 놈이니 애지중지 다루어야 합니다..ㅡ,.ㅡa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물놀이를 마치고 생각도 정리하고 슬슬 마무리할 시간을 갖기 위해 삼촌이 일러주신 낚시 포인트로 향했습니다. 향하는 길조차 감사한 마음을 들게하는 풍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단순히 낚시대만 펼쳐두었고 아직 아무것도 낚지 않았는데 이미 많은것을 낚아낸듯한 느낌이 드는 낚시는 처음이었습니다.. 평온한 마음으로 나를 다스리면 소유하지 않고도 소유하는것이 무엇인지 깨우치게 되는것 같습니다.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말은 번지르르 했지만 사실 수확의 욕심은 있었나 봅니다 낚시로도 모자라 삼촌분께서 정수기통으로 만들어 놓으신 어항? 통발? 아무튼 갖가지 것을 동원해 제법 여러마리 잡았거든요ㅋ 매운탕이 너무 너무 땡긴나머지.. 무소유는 개나 줬습니다ㅋㅋ

 

여기까지가 홀로 떠난 홍천여행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이뒤로는 매운탕으로 저녁을 배불리 먹고 한숨 푹~자고 집으로 복귀하였습니다.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이었는데 너무 즐겁게 다녀온것 같습니다. 마음이 복잡하고 어지러울때는 자연만큼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주는것은 없는것 같습니다. 망설이지 마시고 낼름 떠나세요! 지금까지 내찜의 홀로 떠난 홍천 여행기 였습니다. 감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