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첫사랑한테 밤 열두시에 전화가 옵니다

야!!2011.06.21
조회11,779

결혼한지 이제 세 달 된 신혼입니다.

음슴체 좋아하지만, 내용이 그리고 제 기분이 기분인지라.

음..

 

결혼하기 전부터 남편에게 첫 여자가 있었다는 사실은 알았습니다.

그 여자가 첫 사랑인 것 같았어요.

별로 신경 안쓰였습니다.

첫사랑이든 뭐든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은 저 이기 때문에

또한 저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저는 남편보다 여섯살이 어렸기 때문입니다. 웃기지요..?

네, 지금은 그저 웃길 뿐입니다. 저는 제 자신이 우습네요. 매우.

 

일단 제 심경은 접어두고

남편과 첫사랑은 불우했던 남편의 가정 환경 때문이었는지 각별한 사이었던 것 같았어요.

이건 연애할 때 남편이 끄적여 놓은 일기 같은 글귀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 알게 되었죠.

그 때 내용이요?

사실 충격이었어요. 하지만, 사랑하는 남녀간의 사이에서 그 보다 더 한 일도 있을 수 있지 않나.. 하는 마음에 그냥 덮어 두었습니다. 하지만, 결코 잊혀지지는 않더군요.

 

여하튼 남편이랑 사귀기 시작할 무렵이 남편이 제대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였거든요.

그 때에도 연락을 했던 것 같네요.

글이 많이 두서가 없이 지저분하죠? 살짝 흥분 한 것 같네요.

 

지난주에 일입니다. 친정 갔다가 남편차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죠.

저녁 먹고, 이거 하고 저거 하고 하다보니, 어물쩡 시간이 자정이 다 되어가더라구요.

여느 맞벌이 신혼 부부가 다 그렇겠지만.

직장 생활하랴 살림하랴 진짜 피곤하기도 하고, 얼른 집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어요. 그런데, 그 늦은 시간에 갑자기 남편 핸드폰이 울려대는 겁니다.

요즘 스마트폰 벨소리가 여간 커야지요..

해서 보통 남편 핸드폰에 시선을 잘 안두던 제가 그 날은 어쩌다 보니 시선이 가게 되었어요.

[김태희] – 김태희 언니에겐 감정 같은거 없네요. 편소에 무지 좋아하는 언니인데.. 우짜다가 이런데 이름을 쓰게 되는건지;;

이렇게 분명히 세 글 자의 이름이 뜨더랍니다.

헐.. 자정에?? 이 시간에???

김태희는 그 첫사랑의 이름이에요. 자정에 전화를 하는 그 여자도 이해가 안되고.

여태 그 전화 번호를 저장해둔 남편도 짜증이 났습니다.

피곤했던지라 살짝 예민하기도 하던 찰나에 제가 남편에게 왜 전화 안 받아?

했더니, 남편은 슬금 눈치 한 번 보더니. 이내 벨소리를 죽여놓더라구요.

그게 더 짜증나길래.

전화 받아. 왜 안받는데? 라고 조금 신경질적으로 말했더니.

남편이 아무말 안하고 가만히 운전만 하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그 여자도 참 미쳤다고. 이 시간에 가정 있는 여자가 가정 있는 남자한테 왜 전화하냐그랬죠.

 

아, 그 여자는 몇 년 전에 결혼했더랬어요. 제가 이런 것까지 왜 아냐면요.

일전에 미니홈피에 그 여자가 남편에게 잘 지내냐면서 자기가 무엇을 사려고 하는데, 좀 알아봐줄 수 있냐고 부탁하는 글을 제가 보게 되었어요.

저랑 남편은 일촌이니까요. 그리고 그 글은 비밀글이 아니었죠.

그래서 그 때 처음으로 남편에게 이 여자 좀 별로다. 잘 처신해라. 라고 한 마디 한 적 있었어요.

그 때 남편이. 신경 안써도 된다고. 걔는 이미 결혼했다고. 말해줘서 알았죠.

그 여자가 남편이 결혼 안한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쳐도 웃기잖아요.

그냥 살짝쿵 사귀다 헤어진 남자도 아니고.

자기는 이미 남편이 있으면서. 그 시간에 굳이 전화를 해야 하는 이유가 뭐 였는지 너무 궁금한거에요. 그래서 저 위에 처럼 한 마디 했더니.

남편이 갑자기. 핸들을 휙 돌리더니만은 도로 곁에 차를 신경질적으로 세워놓고는..

핸드폰을 제 얼굴에 들이밀면서 전화 해보라고.

난 얘가 왜 나한테 전화한줄 모르겠다고. 짜증스럽다고.

버럭 하는거에요.

나참. 결혼해서 3개월만에 처음 싸운게 그 여자 때문이라니요.?

제가 더 맞받아 쳐서 말할까 싶었지만.

늦은 시간이고. 다음날 출근해야하고. 괜히 진빼기 싫어서 그냥 침묵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그 일에 대해서는 남편도 저도 언급한 적 없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또 쿨 하게? 넘기려해도. 아니, 하다 못해 쿨한척이라도 하려고해도.

오늘 회사에 앉아서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까. 정말 신경질이 나서 감정이 컨트롤이 안되기에 이렇듯 글이라도 올려봅니다. 익명의 힘은 위대하군요. 위로의 댓글이나 제 편에 선 댓글이 달린 것도 아닌 지금 이 상황이지만, 글을 써서 올렸다 라는 이유 만으로도 감정이 풀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