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러라! 우크라이나, 찾아라! 꽃오빠. <3>- 키예프, 시작 “우아아아악 잘못했어요 큰아버지!!” 큰아버지가 나타나 왜 장례식때 손님용으로 사 놓은 연초 꼬불쳐 피웠냐고 뭐라고 하시는 바람에 어차피 던X이라 맛도 없었는데요 라고 눙을 쳤다가 밤새 시달렸다. 고함을 치며 깨니 눈앞에 보이는 낯선 침대들. 아 그렇다. 여기는 키예프에 위치한 호스텔이다. “왜그래 무슨일이야?” 지난 밤 자정이 넘어서야 호스텔에 도착한 나를 따뜻하게 맞아준 오라버니가 놀래서 달려온다. 페이를 신윤복 컵받침과 함께 곱게 봉투에 담아 건넸더니 히히 거리며 바로 거실에 장식하던 귀여운 오라버니. 뉴 꽃오빠를 찾아 온 여행 시작부터 좋다며 흐뭇하게 잠들었었는데 어찌 꿈에는 큰아버지가 나오셨단 말인가. “아 아니야 아무것도” “히히 알았어” 방을 나가는 오라버니의 뒷모습을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주위를 둘러봤다. 8인도미토리에 손님이라고는 미국 아저씨, 말총머리. 그리고 나 셋. 거실에 있던 스탭이 달려올정도로 큰 고함이었건만 미국아저씨는 잠만 잘 자고 말총머리는 미동도 없이 핸드폰게임에 열중이다. 워매 징하다. 일어나 대충 씻고 출국 전날 급하게 만들어온 파일과 스크랩해놓은 블로그들을 한참이나 뒤적이다가 짐을 챙기고 나섰다. 그때까지 말총머리는 변함없는 자세로 핸드폰게임에 열중. ...너를 키예프의 잉통령으로 임명하노라. 키예프 드림호스텔! 프로모션기간에 예약해서 어마어마하게 싼 가격에 묵었던.. 숙소 근처에서 당장 쓸 10달러만 환전을 하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5분도 걸리지 않은, 기껏해야 3분이나 걸릴까 싶은 가까운 거리. 말을 할 수 없으니 열심히 역 이름을 메모하였는데, 묻지도 않고 플라스틱코인들을 던져서 좀 당황스러웠다. 알고보니 키예프의 지하철은 무조건 동전 한 개다. 열정거장을 가든, 한 정거장을 가든. [헐] 앞면, 뒷면 동구권의 지하철 답게 승강장까지는 참으로 깊고 빠른 에스컬레이터. 이미 헝가리에서 한번 체험했으니 여유로운 표정으로 발을 올렸는데, [헐] 사진좀 치워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예요 빠르다. 엄청 빠르다. 오 주님 이것이 일상의 에스컬레이터입니까. 누가 나한테 ‘지금 밖에서 공습이 시작되어 여러분들의 안전하고 신속한 대피를 위해 에스컬레이터 속도를 기존의 네배로 일시 조정했습니다’라고 말해도 난 믿었을 것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에스컬레이터도 빠른걸로 유명하지만, 이건 부다페스트를 가볍게 뛰어넘는 수준이 아닙니까. 부다페스트가 그냥 커피라면 키에프는 TOP여 어렵지 않게 흐레샤틱에 도착을 하였다. 한국과 다른점이 있다면, 같은 장소라도 호선이 다르면 역 이름이 다르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한국에서는 4호선이든 3호선이든 그저 충무로인데. 이곳은 빨간선은 흐레샤틱, 파란선은 마이단 네잘레즈노스티다. 자칫하다간 헷갈릴수도 있을 듯한. 실제로도 그랬다. 출구를 통해 나오니 탁 트인 광장과 높게 서있는 탑이 보인다. 마이단 네잘레즈노스티. 독립광장. 빅토르 유센코의 오렌지혁명으로 인해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된 곳이며, 키예프를 건설했다고 전해지는 인물들의 동상이 있는 곳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여행의 시작점이기도 한 이곳. 나는 일단 신나게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혼자왔니? 그렇게 혼자 사진을 찍고있는데 누군가 다가왔다. “안녕 난 토끼야” “으..으응?!” 토끼다. 진짜 토끼다. 아 예, 정확히 말하면 토끼가 아니라 토끼모양 탈과 옷을 입은 남자사람입죠, 아무튼. “사진 찍어줄까?” 혼자 여행을 다니며, 사진은 적당한 곳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타이머로 찍으니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일례로 몇 년 전 기차를 타고 헝가리 국경을 넘을 때, 먼저 심사를 마치고 심심해서 플랫폼으로 내려가 휴지통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나는 분명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는데, 그것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퍽이나 안쓰러워 보였던 모양이다. 오죽했으면 지나가던 다른 국경경찰이 손수 나서서 찍어주었겠는가. 좀 귀찮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그런 호의를 거절하지 않는다. 좋은 마음에서 그러는 거니까. “그럼, 부탁할게” 아무리 부탁한다고는 했지만 ...너 일부러 이렇게 찍었지 생캬 토끼는 이리 저리 몇 장 사진을 찍더니 자기랑도 찍자며 지나가는 사람까지 불러 카메라를 맞긴다. ..더이상 눈뜨고 볼 수가 업ㅂ다 그렇게 사진을 찍은 뒤 카메라를 챙기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는 찰나 “50그리브나 되겠습니다” 뭐라고? 50그리브나? 아, 그렇다. 나는 당한 것 이다. 이탈리아 어디선가 팔목에 색실을 감아주고 돈을 요구한다는 사람들처럼, 이 토끼도 그런 녀석이었다. 초행인 사람들만 노리는 이런종류의 녀석들. 잘 몰랐다면 순순히 돈을 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 루마니아에서 집시들한테 얻어맞고도 돈 한푼 안 잃고 아무렇지 않았던 사람이다 내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크라이나 돈 없어” “그래? 그럼 유로로 줘” “유로도 없어” “그럼 어쩔 수 없지. 10달러만 줘” 얼씨구, 갈수록 가관이다. 아침에 10달러를 7.94에 바꿨으니 10달러면 80그리브나 남짓한 돈이다. 80그리브나가 누구 집 개이름이냐 그 돈이면 맥주에 보르쉬까지 곁들인 멋진 저녁식사를 할 수 있단 말이다. “돈 없어” “돈 줘” “돈 없다니깐” “돈 ㅈ..” “야 이 멍청아 내 가 돈이 많으면 큰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지 이런 조그만 카메라를 들고 다니겠냐 나 혼자 사진 잘 찍고 있었는데 니가 먼저 찍어주겠다고 했잖아? 왜 너는 돈줘야 된다는 사실을 나에게 말하지 않았지? 나 배고파! 나 맥도날드 갈꺼야! 돈 없어! 그리고 내가 10달러가 있으면 차라리 50그리브나를 줬겠지, 10달러면 80그리브나야! 이자식이 어디서 약을 팔아 앙?”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가며 고래고래 소리질렀더니 이 녀석 움찔한다. 씩씩대며 가방에 카메라를 쑤셔박고 자리를 뜨려 하자 토끼가 말한다. “쓰빠씨 바(고마워)” 고맙다고 말하며 손을 흔드는 토끼. 그 말에 살짝 미안해 지기도 한다. 나 참, 뭐가 고맙다는 거냐. 알 수 없는 녀석. 사실 그렇게 난리를 쳐 놓고 무슨 험한일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미친듯이 달음박질 해 맥도날드 안으로 피신했다. “그나저나 너는 왜 무슨 일만 생기면 맥도날드를 가냐? 루마니아에서도 집시한테 얻어맞고 맥도날드로 도망갔잖아” “우물우물.. 맥도날드는 늘 항상 사람이 많잖아, 소매치기 당할 우려는 있어도 최소한 신변에 위협을 느끼진 않지”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며 짧게 대화를 나누고는, 평소에는 잘 먹지도 않는 햄버거를 씹으며 오늘의 방문지를 지도에 표시해 나갔다. 그렇게 우크라이나의 첫 점심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http://dovryden.egloos.comdovryden@gmail.com미스박각종 대출상담 환영합니다! ---------------------------------------- 4
★[25세 여자사람 혼자떠난 우크라이나 여행] <3> - 키예프, 시작
질러라! 우크라이나, 찾아라! 꽃오빠.
<3>
- 키예프, 시작
“우아아아악 잘못했어요 큰아버지!!”
큰아버지가 나타나 왜 장례식때 손님용으로 사 놓은 연초 꼬불쳐 피웠냐고 뭐라고 하시는 바람에
어차피 던X이라 맛도 없었는데요 라고 눙을 쳤다가 밤새 시달렸다.
고함을 치며 깨니 눈앞에 보이는 낯선 침대들. 아 그렇다. 여기는 키예프에 위치한 호스텔이다.
“왜그래 무슨일이야?”
지난 밤 자정이 넘어서야 호스텔에 도착한 나를 따뜻하게 맞아준 오라버니가 놀래서 달려온다.
페이를 신윤복 컵받침과 함께 곱게 봉투에 담아 건넸더니 히히 거리며 바로 거실에 장식하던 귀여운 오라버니.
뉴 꽃오빠를 찾아 온 여행 시작부터 좋다며 흐뭇하게 잠들었었는데 어찌 꿈에는 큰아버지가 나오셨단 말인가.
“아 아니야 아무것도”
“히히 알았어”
방을 나가는 오라버니의 뒷모습을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주위를 둘러봤다.
8인도미토리에 손님이라고는 미국 아저씨, 말총머리. 그리고 나 셋.
거실에 있던 스탭이 달려올정도로 큰 고함이었건만 미국아저씨는 잠만 잘 자고
말총머리는 미동도 없이 핸드폰게임에 열중이다. 워매 징하다.
일어나 대충 씻고 출국 전날 급하게 만들어온 파일과
스크랩해놓은 블로그들을 한참이나 뒤적이다가 짐을 챙기고 나섰다.
그때까지 말총머리는 변함없는 자세로 핸드폰게임에 열중. ...
너를 키예프의 잉통령으로 임명하노라.
숙소 근처에서 당장 쓸 10달러만 환전을 하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5분도 걸리지 않은, 기껏해야 3분이나 걸릴까 싶은 가까운 거리.
말을 할 수 없으니 열심히 역 이름을 메모하였는데, 묻지도 않고 플라스틱코인들을 던져서 좀 당황스러웠다.
알고보니 키예프의 지하철은 무조건 동전 한 개다. 열정거장을 가든, 한 정거장을 가든.
[헐]
앞면, 뒷면
동구권의 지하철 답게 승강장까지는 참으로 깊고 빠른 에스컬레이터.
이미 헝가리에서 한번 체험했으니 여유로운 표정으로 발을 올렸는데,
[헐]
사진좀 치워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예요빠르다. 엄청 빠르다. 오 주님 이것이 일상의 에스컬레이터입니까.
누가 나한테 ‘지금 밖에서 공습이 시작되어 여러분들의 안전하고 신속한 대피를 위해
에스컬레이터 속도를 기존의 네배로 일시 조정했습니다’라고 말해도 난 믿었을 것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에스컬레이터도 빠른걸로 유명하지만, 이건 부다페스트를 가볍게 뛰어넘는 수준이 아닙니까.
부다페스트가 그냥 커피라면 키에프는 TOP여
어렵지 않게 흐레샤틱에 도착을 하였다.
한국과 다른점이 있다면, 같은 장소라도 호선이 다르면 역 이름이 다르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한국에서는 4호선이든 3호선이든 그저 충무로인데.
이곳은 빨간선은 흐레샤틱, 파란선은 마이단 네잘레즈노스티다. 자칫하다간 헷갈릴수도 있을 듯한. 실제로도 그랬다.
출구를 통해 나오니 탁 트인 광장과 높게 서있는 탑이 보인다. 마이단 네잘레즈노스티. 독립광장.
빅토르 유센코의 오렌지혁명으로 인해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된 곳이며,
키예프를 건설했다고 전해지는 인물들의 동상이 있는 곳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여행의 시작점이기도 한 이곳. 나는 일단 신나게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렇게 혼자 사진을 찍고있는데 누군가 다가왔다.
“안녕 난 토끼야”
“으..으응?!”
토끼다. 진짜 토끼다. 아 예, 정확히 말하면 토끼가 아니라 토끼모양 탈과 옷을 입은 남자사람입죠, 아무튼.
“사진 찍어줄까?”
혼자 여행을 다니며, 사진은 적당한 곳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타이머로 찍으니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일례로 몇 년 전 기차를 타고 헝가리 국경을 넘을 때,
먼저 심사를 마치고 심심해서 플랫폼으로 내려가 휴지통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나는 분명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는데, 그것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퍽이나 안쓰러워 보였던 모양이다.
오죽했으면 지나가던 다른 국경경찰이 손수 나서서 찍어주었겠는가.
좀 귀찮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그런 호의를 거절하지 않는다. 좋은 마음에서 그러는 거니까.
“그럼, 부탁할게”
토끼는 이리 저리 몇 장 사진을 찍더니 자기랑도 찍자며 지나가는 사람까지 불러 카메라를 맞긴다.
그렇게 사진을 찍은 뒤 카메라를 챙기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는 찰나
“50그리브나 되겠습니다”
뭐라고? 50그리브나? 아, 그렇다. 나는 당한 것 이다.
이탈리아 어디선가 팔목에 색실을 감아주고 돈을 요구한다는 사람들처럼, 이 토끼도 그런 녀석이었다.
초행인 사람들만 노리는 이런종류의 녀석들. 잘 몰랐다면 순순히 돈을 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
루마니아에서 집시들한테 얻어맞고도 돈 한푼 안 잃고 아무렇지 않았던 사람이다 내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크라이나 돈 없어”
“그래? 그럼 유로로 줘”
“유로도 없어”
“그럼 어쩔 수 없지. 10달러만 줘”
얼씨구, 갈수록 가관이다.
아침에 10달러를 7.94에 바꿨으니 10달러면 80그리브나 남짓한 돈이다.
80그리브나가 누구 집 개이름이냐 그 돈이면 맥주에 보르쉬까지 곁들인 멋진 저녁식사를 할 수 있단 말이다.
“돈 없어”
“돈 줘”
“돈 없다니깐”
“돈 ㅈ..”
“야 이 멍청아 내 가 돈이 많으면 큰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지 이런 조그만 카메라를 들고 다니겠냐
나 혼자 사진 잘 찍고 있었는데 니가 먼저 찍어주겠다고 했잖아?
왜 너는 돈줘야 된다는 사실을 나에게 말하지 않았지? 나 배고파! 나 맥도날드 갈꺼야! 돈 없어!
그리고 내가 10달러가 있으면 차라리 50그리브나를 줬겠지,
10달러면 80그리브나야! 이자식이 어디서 약을 팔아 앙?”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가며 고래고래 소리질렀더니 이 녀석 움찔한다.
씩씩대며 가방에 카메라를 쑤셔박고 자리를 뜨려 하자 토끼가 말한다.
“쓰빠씨 바(고마워)”
고맙다고 말하며 손을 흔드는 토끼. 그 말에 살짝 미안해 지기도 한다.
나 참, 뭐가 고맙다는 거냐. 알 수 없는 녀석.
사실 그렇게 난리를 쳐 놓고 무슨 험한일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미친듯이 달음박질 해 맥도날드 안으로 피신했다.
“그나저나 너는 왜 무슨 일만 생기면 맥도날드를 가냐? 루마니아에서도 집시한테 얻어맞고 맥도날드로 도망갔잖아”
“우물우물.. 맥도날드는 늘 항상 사람이 많잖아, 소매치기 당할 우려는 있어도 최소한 신변에 위협을 느끼진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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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방문지를 지도에 표시해 나갔다. 그렇게 우크라이나의 첫 점심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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