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도 날 죽이려 하는 엄마

글쓴이입니다201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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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해 고3 여학생이예요.

한창 공부할 시기에 정말 너무 답답해서 글을 씁니다.

답답한건 저희 엄마때문입니다.

저희 엄만 소위 말하는 엘리트 출신이세요.

공기업 급 회사에 20년 간 근무하셨어요.

엄마는 엔지니어이셨는데 입사 당시 부서에서 거의 유일한 여자였다더군요.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굉장하세요.

하지만 회사 다니시던 내내 아버지께

"내가 가난한 집에 아무것도 모르고 시집와서 이 고생이다 이 신발놈아, 이 집이나 먹고 떨어져라."

라고 술주정하시던 분이기도 해요.

(외가가 친가보다 확실히 잘 살았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저 태어나기 전엔 외조부모 부부는 두 분이서 70평짜리 집에서 살고, 친할머니, 고모 가족, 우리 가족이 16평짜리 집에서 살았다더군요.)

술주정 할 때 마다 끔찍했어요. 그래서 아버지랑 제가 맛술까지 다 치웠었죠. 그랬더니 밖에서 소주 댓병을 사가지고 와서 숨겨뒀다 깽판치고 싶을 때 마다 꺼내 마시더군요.

초등학생, 중학생인 제가 봐도 보였어요.

처음엔 진짜 토할 정도로 마셨는데 나중에선 몸은 적당히 사리면서 마시되 술기운 빌어 진상부린다는 게요.

족보나, 성서나, 뭐 그런 찢었을 때 아버지가 기분나빠할 만한 책만 골라 찢고...

언젠가 옛날 일기장을 봤는데, 초등학교 때 제 장래희망은 "엄마처럼 안 되기" 였더군요. 쓴웃음만 나오더라구요.

엄마는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옳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오빠와 저의 장래를 당신 손으로 결정지으려 하시죠.

뿐만 아니라 매사에 다른 사람 얘길 듣지도 않아요.

오빠랑 갈등심했을 때엔 오빠가 아버지한테

"ㅇㅇ이(저) 대학들어가면 이혼하세요. 제발."

이라고 말한 적도 있어요.


저를 향한 압박이 시작된 건 중3 무렵이예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전에도 때때로 제 말은 듣지도 않으셨어요.

초등학교 2학년 여름 때였어요.

그 때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학교 홈페이지가 처음 생겼었죠.

같은 반 남자아이가 제 이름으로 다른 아이를 욕하는 글을 썼고,

어떤 경로를 통해서 였는 지는 몰라도 부모님께서 그걸 보셨어요.

부모님 두 분 다 화가 나셨죠. 네, 저도 제 아이가 그랬다 생각하면 부모로서 일단 화가 났을 거예요.

아버지께선 그래도 한 발 물러서서 제가 한 게 맞는지 물어보셨어요.

전 제가 한 게 아니니 아니라 대답했고, 그 게시물이 제가 평소 쓰던 패스워드로 삭제되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죠.

그랬더니 아버지께선 IP추적을 하셨죠.

우리집의 것이랑 다르면 그 때까지 피씨방 한 번 가 본적 없는 제가 한 것이 아니라는게 확실해지니까요.

근데 그 사이에 어머니께선 제 뒷통수, 손바닥, 종아리를 때리셨어요.

어디서 그 딴 짓을 배워왔냐고 하시면서요.

그래서 필사적으로 제가 한 게 아니라고 말씀드렸더니,

왜 애들한테 이름 함부로 도용될만큼 얕보이냐고, 그래도 제 잘못이라고 하시면서 때리더라구요.

전 진짜 제가 잘못한 건줄 알았어요 그땐.

결국 제가 한게 아니라는 것까지 밝혀졌고, 그 애는 교장선생님한테 혼나고, 저한테 사과하고, 그 이후로 학교 게시판이 실명으로 운영되었지만,

때려서 미안하단 엄마 말씀은 끝까지 못들었네요.


중학교 3학년이 되어서 자사고랑 과학고에 원서를 넣게 되었죠.

엄마 뜻대로요.

그 전에 제가 그림 그리는게 좋다고,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지만,

미쳤냐고, 이게 죽고싶냐고 하시더군요.

초등학교, 중학교 내내 대학부설 수학, 과학 영재교육원 실컷 다녀놓고 이제와서 무슨 딴소리냐 하시더라구요.

처음엔 재미있었어요.

거기서 새 친구 만나는 것도 좋았고, 칭찬받는 것도 좋았거든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엄마는 그걸 당연하게 여겼고,

거기 다니는 다른 애들보다 못하면 다그치기 시작했어요.

다른 애들 다하는데 왜 넌 못하냐고.

내가 안 해준 건 없다고.

그렇게 엄마 뜻대로 원서를 냈지만, 저는 면접관분들에게 열의가 전혀 없어보이는 모습을 보였고, 당연한 거겠지만 떨어졌어요.

엄마는 또, 굴러온 복을 다 차 내버린다고 하시며 다그치셨어요.

그건 저한테 복도 뭣도 아니었는데.


이럭저럭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첫 모의고사에서 백분위 99.98%가 나왔어요. 전국 200등 쯤이더라구요. 별 생각없이 친 거였는데 지나치게 잘 나온 결과였어요.

제 생각엔 암만봐도 그냥 운이 좋았던거였어요. 50점 받을 거 잘 찍어서 80점 나온, 그런 거였는데, 엄마는 또 저한테 기대를 거시더라구요.

"봐라. 그게 원래 니 자리야."하면서요.

천만에요.

그 다음시험부턴 성적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면 엄마는 매번

"왜 니 자릴 못지켜! 남한테 다 내어주니 그렇게 좋아? 자존심도 없어!"

하셨죠.

아무리 열심히해도 처음 그 성적만큼은 나오질 않았어요.

엄마는 성적표를 받아올 때면,

"이딴 점수로 어디 좋은 대학 갈 수 있을 줄 알아? 뭔일 있어? 평상시에 무슨 짓거리를 하고 다니길래 이 따위야! 남자친구라도 생겼어! C급들만 모인 학교에서 잘 하는 짓이다!
하시고, 본격적으로 제가 엄마 성에 차지 않을 때면 죽고싶냐는 말을 입에 달기 시작하셨어요.

여덟 시간동안 의자에 계속 앉아 있었더니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침대나 바닥에서 문제 풀 때에도,

그러다 친구들하고 문자를 주고 받다 걸렸을 때에도,

"이게 죽고싶냐!"며 뒷통수를 고개가 꺾일 정도로 때리시구요.

다그치는 말씀에 대답을 하면 말대꾸한다고 또 때리시구요.

대답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엄마가 우습게 보이냐고 때리세요.

이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과호흡 증세 온 것만 세 번이예요.

그럴 때마다 숨 천천히 쉬라하시며 팔다리 저리고 뻣뻣해지는 거 풀어 주시는 건 아버지시지, 엄마는 아니예요.

엄마는 도리어 "뭐 잘했다고 저 지1랄이야. 쌍1년이." 라고만 하세요.


전 이제 제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그저 엄마가 죽어버렸으면 좋겠고, 엄마를 죽여버리고 싶어요.

전 어떻게 해야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