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키보드에 손을 올려봅니다. 전편의 관심과 격려에 파르르 떨리던 손도 이제 어느덧 진정이 되었나 봅니다. 본의 아니게 성격답지 않은 진지함을 벗어 버리고, 좀 가벼운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전편과 같은 글이 아니기에 수많은 악플에 시달리까 염려되지만, 뭐 '난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으니까?' 하는 무식한 자기 최면과 '난 악플 따윈 무섭지 않아!'라고 적고 있는데... 손이 떨려오네요...ㅠㅠ 그전에 먼저... '한글은 몇일사이에 깨우쳐 지지 않는다!'는 아버지의 불호령을 방패 막이 삼아...-_-;; 먼저 제 글에는 오타와 오류가 무수히 많으며, 실제보다 많은 미사어구가 등장함을 알려드립니다. --------------------------------------------------------------------------------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인터넷 기사라는게 참으로 재미있는 직업입니다. 한시간마다 다른집을 다니며, 한시간여의 짧은 만남이지만 첫인사 부터 헤어짐까지 비교적 알찬 만남을 가질수 있습니다. 또한, 일이 잘못되기라도 할라치면 A/S로 운명적인-_-;; 재회까지 가능 합니다. 전화단자를 찾기위해 집안 구석구석을 뒤질때도 있었고...(제가 발견한 양말 뭉치에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주저 앉은 처자가 한둘이 아니었다는...-_-;;), 가려진 전화코드를 찾기 위해 장농과 씨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큰 장농을 옮겼노라고 팔을 쫘~악 펴며 상기댄 얼굴로 장농 크기를 묘사하던 동료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_-;; (난 니들이 결코 자랑스럽지만은 않탄다...) 이번엔 같이 일했던 동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있던 팀에는 우스갯소리로 기사들의 역량을 '단'으로 표시했습니다. 그 어떤 환경에서도 개통이 가능한 기사는 명예 9단의 칭호가 하사되었고, 8단 7단 6단 이렇게 경력과 실력에 따라 소장님 께서 칭호를 하사 하였습니다. 물론, '이순신 소장...-_-;;'에게 바치는 내물에 따라 단수는 수시로 바뀌었으나 막 입사한 신입 기사들은 한단 한단 오르는 자기의 단수에 스스로 흐뭇해 하기도 하는 유치함의 극한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단수와 상관없이 기사들은 개통에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그럴때 마다 '복명서'라고 하는 개통 실패 레포트를 붙혀 소장에게 보고를 하게 됩니다. 이유보통 '부재중, 이사 미착, 컴퓨터 고장, 컴퓨터 없음 -_-;;쿨럭, 선로 불량' 등등입니다. 보고 사유에 따라, 다음날 단수가 높은 기사에게 재발부 할것인지, 아니면 원래 기사가 다시 방문 할 것인지 결정됩니다. 복명서의 사유와 관계없이 기사들은 복명서가 붙어 있는 오더들을 자연스럽게 꺼리게 되어있습니다. 단순히, 개통이 힘들고 시간이 오래걸려서 뿐만 아니라 여러번 방문을 한 경우 고객역시 불만이 있을터... 거친고객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해피콜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였을 것입니다. 심한경우 10장 이상의 복명서가 붙어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날은 일이 잘풀려 3시나 4시경쯤 모든 작업을 완료하고 복귀를 했습니다. 보통은 일찍 복귀 할 경우 다음날 오더를 하루 일찍 연락드린후, 약속이 되면 다시 나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날은 만사가 귀찮아서 기사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었습니다. 머리위 말풍선에 순대국밥이나 삼겹살 따위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겠죠... -_-;; 그때 제 등을 누군가 툭~ 쳤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거북이형'이라 불리는 소장님의 동생분 이었습니다. 저보다 예닐곱살정도 많은... '비주얼아 형이랑 같이좀 나가자' '어디...요?' 라고 말끝을 흐리며, 종이컵에 적혀있는 글귀를 집중해서 읽는척 해 봅니다. -_-;; 쿨럭 '와보면 알아...' ... 책가방 같은걸 하나 매고 있습니다. 지번을 불러주길래, 오토바이를 몰았습니다. (공구통을 뒤에 메어놓은 오토바이에 두명이 타는건... -_-;; 행인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줄정도로 민망한 자세가 나옵니다.) 낡은 상가앞에서 멈췄습니다. 형님은 가방에서 개통오더를 한장 꺼냅니다... 복명서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처음엔 어리둥절 했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왜 돌고 돌던 난개통 오더들이 늘어나지 않았는지... 거북이형님은 아침에 출근해서 기사들에게 오더를 분배하고, 장비를 나눠주고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기사들이 하소연하는 건들을 받아 대신 처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형님도 기사 출신인 지라, 건당 돈을 받는 기사들이 한집에 오래 머물머 작업하는 것이 안쓰러웠던 모양 입니다. 오토바이가 없던 형님은 가방에 케이블과 모뎀등을 챙겨넣고 버스나 택시를 타고 힘든업무만을 모아 개통을 다녔습니다. (총알 받이가 되었다는 표현이 맞겠죠...) 여러번 기사들이 다녀갔을터라, 더이상 신뢰의 눈빛을 쏴주시지 않는 고객과 난잡하게 엉켜 있어 선을 찾기힘든... ... 개통이 될지 않될지... 해지를 종용해야 할지... 막막한 것들 뿐이었을 겁니다. 다른 지역에서 온 기사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소장과의 친분을 이용하여 업무 오더를 분배하고 이로 인해 분쟁이 있곤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소장님은 지역을 공평하게 로테이션 했고, 지역이 바뀌는 과정에서 수차례 실패했던 오더의 인수인계에 시시비비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동생분을 투입시켰던 것입니다. 그렇게 같이 방문한 집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죽도록 -_-;; 고생했었다는 기억 밖에는... /으르렁... ---------------------------------------------------------------------------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가끔 일기처럼 쓰고 싶었습니다. 첫글역시, 기분좋았던 일화 2~3개와 힘들었던 일화 2~3개를 적고 싶었는데... 밤은 짧고 글은 길어지고... -_-;; 후다닥 정리하며 마쳤는데... 저에게 너무나 큰 과찬이 쏟아졌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루 말할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던-_-;; 고객들에 대해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인터넷기사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아련한 기억속에서 생각났던 일들을 적고 싶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인격중에 따뜻한 마음이 조금 있다면, 그것은 그간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는 불규칙한 생활을 이해해 주시고 많은 것을 가르쳐준 소장님과 그 동생분의 고마움이 큰 이유일 것입니다. 번외편, <초보시절> 고객 : 아저씨!! 왜? 초고속 인터넷이라고 해놓쿠 인터넷 창이 이렇게 늦게 뜨는 거에욧!! 버럭!! 비주얼 : 저기...저... 컴퓨터가 낡고... 바이러스도 많코... ㅠㅠ... <몇달후...> 고객 : 아저씨!! 왜? 초고속 인터넷이라고 해놓쿠 인터넷 창이 이렇게 늦게 뜨는 거에욧!! 버럭!! 비주얼 : 인터넷에 '인'자가 '참을인' 입니다... /먼산을 봅니다/... 1
인터넷 기사였던사람입니다
다시 키보드에 손을 올려봅니다.
전편의 관심과 격려에 파르르 떨리던 손도 이제 어느덧 진정이 되었나 봅니다.
본의 아니게 성격답지 않은 진지함을 벗어 버리고, 좀 가벼운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전편과 같은 글이 아니기에 수많은 악플에 시달리까 염려되지만, 뭐 '난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으니까?'
하는 무식한 자기 최면과 '난 악플 따윈 무섭지 않아!'라고 적고 있는데... 손이 떨려오네요...ㅠㅠ
그전에 먼저... '한글은 몇일사이에 깨우쳐 지지 않는다!'는 아버지의 불호령을 방패 막이 삼아...-_-;;
먼저 제 글에는 오타와 오류가 무수히 많으며, 실제보다 많은 미사어구가 등장함을 알려드립니다.
--------------------------------------------------------------------------------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인터넷 기사라는게 참으로 재미있는 직업입니다. 한시간마다 다른집을 다니며,
한시간여의 짧은 만남이지만 첫인사 부터 헤어짐까지 비교적 알찬 만남을 가질수 있습니다.
또한, 일이 잘못되기라도 할라치면 A/S로 운명적인-_-;; 재회까지 가능 합니다.
전화단자를 찾기위해 집안 구석구석을 뒤질때도 있었고...(제가 발견한 양말 뭉치에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주저 앉은 처자가 한둘이 아니었다는...-_-;;), 가려진 전화코드를 찾기 위해 장농과 씨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큰 장농을 옮겼노라고 팔을 쫘~악 펴며 상기댄 얼굴로 장농 크기를
묘사하던 동료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_-;; (난 니들이 결코 자랑스럽지만은 않탄다...)
이번엔 같이 일했던 동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있던 팀에는 우스갯소리로 기사들의 역량을 '단'으로 표시했습니다. 그 어떤 환경에서도 개통이
가능한 기사는 명예 9단의 칭호가 하사되었고, 8단 7단 6단 이렇게 경력과 실력에 따라 소장님 께서 칭호를
하사 하였습니다.
물론, '이순신 소장...-_-;;'에게 바치는 내물에 따라 단수는 수시로 바뀌었으나 막 입사한 신입 기사들은
한단 한단 오르는 자기의 단수에 스스로 흐뭇해 하기도 하는 유치함의 극한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단수와 상관없이 기사들은 개통에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그럴때 마다
'복명서'라고 하는 개통 실패 레포트를 붙혀 소장에게 보고를 하게 됩니다.
이유보통 '부재중, 이사 미착, 컴퓨터 고장, 컴퓨터 없음 -_-;;쿨럭, 선로 불량' 등등입니다.
보고 사유에 따라, 다음날 단수가 높은 기사에게 재발부 할것인지,
아니면 원래 기사가 다시 방문 할 것인지 결정됩니다.
복명서의 사유와 관계없이 기사들은 복명서가 붙어 있는 오더들을 자연스럽게 꺼리게 되어있습니다.
단순히, 개통이 힘들고 시간이 오래걸려서 뿐만 아니라
여러번 방문을 한 경우 고객역시 불만이 있을터...
거친고객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해피콜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였을 것입니다.
심한경우 10장 이상의 복명서가 붙어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날은 일이 잘풀려 3시나 4시경쯤 모든 작업을 완료하고 복귀를 했습니다. 보통은 일찍 복귀 할 경우
다음날 오더를 하루 일찍 연락드린후, 약속이 되면 다시 나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날은 만사가 귀찮아서 기사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었습니다.
머리위 말풍선에 순대국밥이나 삼겹살 따위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겠죠... -_-;;
그때 제 등을 누군가 툭~ 쳤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거북이형'이라 불리는 소장님의 동생분 이었습니다.
저보다 예닐곱살정도 많은...
'비주얼아 형이랑 같이좀 나가자'
'어디...요?'
라고 말끝을 흐리며, 종이컵에 적혀있는 글귀를 집중해서 읽는척 해 봅니다. -_-;; 쿨럭
'와보면 알아...'
...
책가방 같은걸 하나 매고 있습니다. 지번을 불러주길래, 오토바이를 몰았습니다. (공구통을 뒤에 메어놓은
오토바이에 두명이 타는건... -_-;; 행인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줄정도로 민망한 자세가 나옵니다.)
낡은 상가앞에서 멈췄습니다. 형님은 가방에서 개통오더를 한장 꺼냅니다... 복명서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처음엔 어리둥절 했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왜 돌고 돌던 난개통 오더들이 늘어나지 않았는지...
거북이형님은 아침에 출근해서 기사들에게 오더를 분배하고, 장비를 나눠주고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기사들이 하소연하는 건들을 받아 대신 처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형님도 기사 출신인 지라, 건당 돈을 받는 기사들이 한집에
오래 머물머 작업하는 것이 안쓰러웠던 모양 입니다.
오토바이가 없던 형님은 가방에 케이블과 모뎀등을 챙겨넣고 버스나 택시를 타고 힘든업무만을 모아
개통을 다녔습니다. (총알 받이가 되었다는 표현이 맞겠죠...)
여러번 기사들이 다녀갔을터라, 더이상 신뢰의 눈빛을 쏴주시지 않는 고객과 난잡하게 엉켜 있어 선을
찾기힘든...
... 개통이 될지 않될지... 해지를 종용해야 할지... 막막한 것들 뿐이었을 겁니다.
다른 지역에서 온 기사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소장과의 친분을 이용하여 업무 오더를 분배하고 이로 인해 분쟁이 있곤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소장님은 지역을 공평하게 로테이션 했고,
지역이 바뀌는 과정에서 수차례 실패했던 오더의 인수인계에 시시비비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동생분을 투입시켰던 것입니다.
그렇게 같이 방문한 집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죽도록 -_-;; 고생했었다는 기억 밖에는... /으르렁...
---------------------------------------------------------------------------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가끔 일기처럼 쓰고 싶었습니다. 첫글역시, 기분좋았던 일화 2~3개와 힘들었던
일화 2~3개를 적고 싶었는데... 밤은 짧고 글은 길어지고... -_-;;
후다닥 정리하며 마쳤는데... 저에게 너무나 큰 과찬이 쏟아졌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루 말할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던-_-;; 고객들에 대해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인터넷기사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아련한 기억속에서 생각났던 일들을 적고 싶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인격중에 따뜻한 마음이 조금 있다면, 그것은 그간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는 불규칙한
생활을 이해해 주시고 많은 것을 가르쳐준 소장님과 그 동생분의 고마움이 큰 이유일 것입니다.
번외편,
<초보시절>
고객 : 아저씨!! 왜? 초고속 인터넷이라고 해놓쿠 인터넷 창이 이렇게 늦게 뜨는 거에욧!! 버럭!!
비주얼 : 저기...저... 컴퓨터가 낡고... 바이러스도 많코... ㅠㅠ...
<몇달후...>
고객 : 아저씨!! 왜? 초고속 인터넷이라고 해놓쿠 인터넷 창이 이렇게 늦게 뜨는 거에욧!! 버럭!!
비주얼 : 인터넷에 '인'자가 '참을인' 입니다... /먼산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