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주어 고맙다

k201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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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이제 부디 나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라.

사랑에 배신은 없다.

사랑이 거래가 아닌 이상, 둘 중 한 사람이 변하면 자연 그 관계는 깨어져야 옳다.

미안해할 일이 아니다.

마음을 다잡지 못한 게 후회로 남으면 다음사랑에선 조금식 마음을 다잡아볼 일이 있을뿐, 죄의식은 버려라.

이미 설레지도 아리지도 않는 애인을 어지 옆에 두겠느냐.

마흔에도 힘든 일을 비리디 비린 스무 살에, 가당치 않은 일이다. 가당해서도 안 될 일이다.

그대의 잘못이 아니었다. 더 사랑했다 한들 한 계절 두 계절이고, 일찍 변했다 한들 평생에 견주면 찰나일 뿐이다.

모두 과정이었다.

그러므로 다 괜찮다.

 

노희경 <첫사랑에게 바치는 20년후의 편지 "버려주어 고맙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