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신같은거 절대 안보이는 남자. 14

아베말이2011.07.05
조회1,202

 

 

 

 

 

안니영 친구들.

 

찌는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글싸러 돌아온 아베말이야.

 

오늘도 늘 하던 잡설먼저 던지고 시작할게.

 

첫째, 필자는 이 엽호판의 수많은 '특별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귀신을 볼줄안다거나 퇴마를 한다거나 그런거 전혀없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야.


둘째, 다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희한한 일들'을 몇번 겪어왔던터라,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과 공유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기록도 남겨볼 심산으로, 겸사겸사 한번 끄적여보는게 이 글의 주된 목적이야.


셋째, 경험담이라고 들려주려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어차피 내 친구들도 안믿어주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니깐, 내키지않으면 애써 믿어주실 필요까지는 없어. 보시는분들이 한번 피식 웃을수만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그럼 오늘의 이야기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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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번째 기억. 오락실.

 

 

 

 

그 날도 무지무지 더웠던걸로 기억하고 있으니까

아마도 그게.. 내가 군대가기전 2005년 여름 쯤이었을꺼야..

 

'내년 이 맘때면 나는 군대에 있을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민간인으로서의 삶에 미련을 남기지않기위해ㅋ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을
알바도 하지않고 빈둥빈둥 놀면서 보내고 있을때였지.

 

뭐. 그때도 딱히 여자친구 같은건 없었고ㅠ,
그렇다고 급히 해야할 일도 없었던터라,
가끔 같은 과 친구들 몇몇 모아서 공모전이나 끄적거리다가
그것마저도 질렸을땐,
집에서 영화나 다운받아 보는 정도였더랬지. 

 

 

 

하지만 인간이 철저하게 혼자놀기만 하다보면 미쳐버리기 쉽상이거든.

 

 

그래서 어쩔수 없이 가끔씩은, 친구들과 친목도모도 할 겸,
이런저런 공놀이와 음주가무도 즐기곤 했었더랬어.

 

 

그리고 그날은 나보다 더 한가한삶을 살고있던 M과 S녀석을 불러서 당구나 치면서 놀 생각이었지.

맞아. <ep12-과제> 편에도 등장했었던 두녀석이야.

이녀석들은 내 20살 이후의 이야기에선 거의 매번 등장할 듯?

 

 

.. 

우리 셋은 각자 집이 수도권 인근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어서,
중간지점 쯤 에서 모여서 놀 생각이었어.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중간지점이 강남역 정도밖엔 없던터라,
가난한 대학생 3인에겐 그닥 적절한 장소가 못 되었던 관계로
어쩔수없이 학교앞에서 모이기로 했었더랬지.

 

 

 

S녀석은 '방학엔 죽어도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주의였었지만,

 

 

"나온다면 내가 미팅을 주선해주마" 라고 던진 떡밥은 냉큼 받아먹더라고. ㅋㅋ

 

 

아무튼 두녀석 모두 본능에 충실했던만큼, 인간성만큼은 좋은 녀석들이었지.

 

 

 


그렇게, 그날은 XX대학교 앞 지하철역에서 오후 4시까지 모이기로 하고,
나는 언제나와 다름없이 한 10분쯤 일찍 도착해서 근처 그늘에 멍~하니 앉아있었더랬어.

 

 


그리고 정확히 약속시간 쯤 되었을때였을까..

 

..이 빌어먹을 생키들..
너무나 본능에 충실한 녀석들이었던 나머지.
마치 두놈이 짠듯이 동시에 문자를 보내오는거야.

 

'자다가(밥먹다가) 방금 나왔다 40분쯤 늦겠다 미안' 이렇게.

 

 

덥고 짜증났지만, 뭐. 별수있나.

나는 녀석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뭐라도 하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어야 했지.

 

 

 

 

 

 

 


아아. 땡볕..

 

정말 지옥이라는게 있다면

딱 그날의 날씨 정도만되도 충분했을꺼야.

 

 

 

 

 

 

 

 

아마 그때도 뉴스에
100년만의 폭염이래나뭐래나 그런식으로 보도가 나왔던것 같아.

 

아무튼, 맨정신으론 '야외에서 뭔가를 하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한 날씨였더랬지.

 

 

근데, 녀석들이 도착하기전까지.. 남은 40분이라는 시간 동안

뭘 하고있어야 할지가 정말 애매했어.

 

그대로 밖에 앉아있다가는 땀에 쩔은 육포가 되어버릴 것 같았고.
커피숍같은데에 들어가 혼자 40분동안 커피빨고 있자니,
왠지 허세에 쩔은 된장처럼 보일까봐 거부감이 들기도 했고.

 

 

피씨방은.. 시간도 애매했고. 할줄아는 pc게임도 없었던 관계로.

 

 

 

결국. 오락실같은 장소를 찾아서 시간을 때우자는 결론이었지.

 

 

 

자주지나다니던 길이 아니라 동네 지리는 좀 낯설었지만,
다행히 근처에서 오락실 간판을 봤던 기억이 있었더랬어.

 

당시, 내가 서있던 지하철역에서 그 오락실 까지는 대략 걸어서 5분거리.

햇볕에 몸을 지져가며 걸어다니는것 자체가 고문이었지만,
그늘진 골목길로 어떻게 질러서 가면 그럭저럭 괜찮을것 같았어.

 

그리고 가능한 최단거리의 동선을 머리 속에 그려가며 바로 걸음을 옮겼지.

 

 


횡단보도를 지나, 주거지역 인근의 블럭으로 들어섰을때 쯤
음식점과 문구점들이 즐비해있던 건물들 사이로,
얼추 오락실 방향으로 나 있을것 같은 골목길이 눈에 띄었어.


지나가본적은 없는 길이었지만, 고민할 이유가 없었지.

 

..무엇보다 골목길 사이의 그늘이 너무나 시원해보였더랬어.

 

 


나는 그렇게,

성인남자 한명이 겨우 지나갈수 있을 듯한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게되었었지.
좀 습하긴했지만,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더 시원했어.

 

아니, 어쩌면 서늘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었던것 같기도 해.

 

다만, 길이 좁은 만큼, 포장을 대충해놨는지 보도블럭 여기저기가 울퉁불퉁하게 솟아있었고,
바닥에 드문드문 물까지 고여있던 데다가, 날이 더웠던 만큼 좌우의 건물 안쪽 어딘가에서 쓰레기 냄새까지 올라오고 있던 탓에,

'아.. 그냥 참고 큰길로 갈껄' 하는 생각이 들던 참이었어.

 

 

오른쪽으로 길이 꺾여있기에 코너를 휙 돌았는데,

 

 

내 앞쪽으로

 

흰색 반팔 셔츠에 녹색체크무늬 치마의, 교복을 입은
여고생 2명이 한줄로 걸어가고 있는 뒷모습이 보이는 거야. 

 

 

 

그 골목에 막 들어서기 전까지도 내 앞을 지나는걸 못 봤었던 터라,

 

'골목에서 담배라도 피고있다가 눈치보여서 자리를 뜨는건가?'

 

뭐 요런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지.

 

 


어쩌다보니,
필자가 여고생 둘의 뒤를 쫒아가고있는 수상한 모양새가 되어 있었고.

 

 

 

그런 불편한 상황에
맘같아선 추월해서 지나가거나 하고 싶었지만,

길도 좁았던 대다가 걸음속도도 비슷해서
어쩔수없이 그대로 걷고 있었더랬어.

그런 골목길이 길어봤자 얼마 되지도 않겠거니 해서,
'넓은길이 나오면 그때 추월해서 가던지 해야겠다.' 뭐 요런 생각이었지.

 

 

..
좁은 길을 걷다 보니깐,
마땅히 시선을 둘 곳도 없어서 앞의 여고생 뒷통수만 보며 쫒아가고 있었거든?

그런데 내 바로 앞에서 걷고있던 여자애의 앞쪽으로 슬쩍슬쩍 보이는, 맨 앞의 여자애 뒷모습이,
내 바로 앞의 여자애랑 완전히 똑같아 보이는거야.

들고있는 가방같은건 잘 안보였지만,

어깨 조금 넘는 길이의 생머리에, 똑같은 교복이었으니

두사람이 닮아보이더라도 뭐..딱히 이상할껀 없었지.

 

그런데, 어쩌다보니깐 발을 디디는 박자까지 딱 겹쳐버렸고,
좁은 길에서, 나를 포함한 세명이 한줄로 박자맞춰서 주욱 걷고있는 꼴이

왠지 좀 우습게 생각이되는거야.ㅋㅋ

 

 

 

 

나도 모르게 순간

 

"풉!"

 

소리를 내며 웃어버렸고,

 

 

 

 

그 소리를 들어서였는지,
아니면 뒤에서 수상한 남자가 쫒아와서 무서웠는지.

 

그 길을 지나던 내내 뒤도 한번 돌아보지않고 걷고있던 그 여고생 두명은

갑자기 속도를 내서 빨리 걷기 시작하더라고.

 

 

뭐.

 

내 입장에서는 차라리 좋았지.

 

본의아니게 여고생 꽁무니를 쫒아가는 상황을 연출하게 된 그런 상황에서는

피차 1초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던 차였더랬어.

 

 


그리고 다시 왼쪽으로 꺾어지는 길이 있기에 휙 돌았는데,

이미 그 여고생 둘은 저멀리 앞쪽의 코너에서 막 오른쪽으로 들어서는

뒷모습만 보이고 있더라고.

 

'숨어서 담배피다가 들킨게 어지간히 민망했던 모양이지..'

 

그렇게 피식 웃으며 걷다보니까 어느틈에 골목길 끝에 다다르게 되었고,

길치였던탓에 내심 불안했었지만,

결국 제대로된 방향으로 나왔다는걸 알수 있었더랬어.

 

시멘트 벽 사이 길 맞은편으로, 전에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던 음식점 간판이 보이더라고.

아마도 그 바로 왼편이 내가 가려던 오락실이였지.

 

 

골목에서 벗어나 넓은 길로 나왔을때, 그 여고생 두명은 이미 눈에 띄지 않았고.

 

뭐. 아무래도 상관없었으니깐,
나는 시원하고 안락하고 시간때우기 좋은 나만의 파라다이스로 향했어.

 

오락실 안쪽 사정이 예상과는 달라

'아아.. 무슨 오락실이 에어컨 하나 없냐..' 라는 생각을하며

오만상을 찌푸린채 문을 열고 들어가고 있던 그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락실 저 안쪽 구석,

깡통노래방으로 아까 그 여고생 두명이 들어가는 뒷모습이 보이는 거야 ㅋㅋㅋㅋㅋㅋ

 

백수노릇을하고 있던 본인 꼬라지는 생각않고.

'에휴. 요즘 고딩들은 대낮부터 오락실을..'

뭐. 요런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지.

 

그리고 뭔가 할게 없나 두리번 거리고있었는데,

 

그 무더위에 선풍기 두대만 탈탈거리며 돌아가고있어서였는지는 몰라도,
그날따라 오락실엔 사람도 별로 없더라고.

방금 노래방부스에 들어간 여고생 2명을 제외하고 눈에 보이는건 3~4명 정도?
 

그리고 문득 테니스 게임기가 눈에 들어오기에 자리에 앉으려했는데,
왠 쪼끄만 초딩 꼬마하나가
테니스 게임기 바로 옆에서 킹오파(KOF)를 씐나게 하고 있더라고?

 

"으아아~!!"하고 괴성을 질러대며 게임에 몰두하고있는 그 꼬마가 다소 신경에거슬렸던 탓에,

테니스는 포기하고 오락실 입구쪽에서 총쏘는게임이나 하려했었더랬지.

 

 

내 천부적인 사격재능 덕분이었는지,
시작한지 1분도 채 되지않아서.. 이미 게임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자랑스러운 GAME OVER의 칭호를 받았고. 

 

결국 게임류는 포기한 채
'나도 노래나 부르면서 시간 때워야겠다' 싶어서
구석에 있던 깡통노래방으로 향했어.


그 오락실 왼쪽 구석엔 깡통노래방부스가 3개 있었는데,
가운데자리엔 아까 그 여고생 두명이 들어가는걸 봤던 터라,

 

나는, 동전교환 카운터에 붙어있는 가장 오른쪽부스로 들어갔었더랬지.

 

.. 
그리고 자리에 앉아,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 M과 S에게 문자를 보내려하고 있었어.

대충 '나 지금 XX식당 맞은편 오락실임. 도착하면 이쪽으로 오셈.' 이라고 쓰려하고있었던것같아.

 

근데 한창 뾱뾱거리면서 핸드폰 자판을 찍고있던 도중에,
 

 


지금 있는 이 장소에 뭔가 좀..

 

있어야될게 없는것 같은 위화감이 드는거야.

 

 

 

 

 

생각해보니깐,

 

 

아까부터 바로 옆칸에 들어가있던 여고생들이 노래를 안부르고 있더라고.

 

 

 

 

기껏 깡통노래방 방음시설이 이렇게 까지 완벽할 리는 없고,

문 밖에서 KOF 꼬마가 지르는 괴성은 여과없이 들리는걸 보니깐

'그냥 노래방책자라도 뒤적거리고 있나' 싶긴 했는데,

솔직히, 아까들어가서 여지껏 노래도 안고르고 뭘하고있나 궁금하긴 했어.
 
그리고 아까전엔 뒷모습 밖에 못봤던터라,
솔직히 얼굴정도는 확인하고 싶기도하긴 했었는데(변태 아님ㅋㅋ)
불행히도 벽에있는 간이 창문에는 '이달의 신곡' 종이를 붙여놨더라고.

 

 

'어쩔수없지' 싶어서, 나도 노래방책자를 뒤져 내가 부를 노래를 고르고 있었더랬지.

 

 

 

노래는 뭐..

예나지금이나 실력이 불우했던 관계로,


만만치 않은 이적 형님의 만만한 하늘을 달리다를 골랐었지.

 

 

그리고 노래를 시작했더랬어.

 

 

 

"..두근거렸지 누군가 나의뒤를 쫒고있었고오~" 하는데..

 

 

 

왠지, 아까 그 골목길에서 본의아니게 여고생 뒤를 쫒고있던 상황이 갑자기 떠오르는거야. ㅋㅋ
발맞춰서 걷던 장면까지 떠올랐던 탓에, 혼자 끅끅거리면서 웃음을 참아가며 노래를 부르고있었지.

 

그리고

 

"검은 절벽 끄~읏 더이상 발디딜곳 하나없었지이~ 자꾸목이 매~여 간절히 네이름을 되뇌었을 때 귓가에 울리는! 그대의! 뜨거운! 목소리!..."

 

..하고 계속 부르고 있었는데

 

 

 

 

 

반주가 어딘지 좀 불편하게 느껴졌었더랬어.

 

 

 

 

쌩뚱 맞게 애매한 부분에서 코러스같은게 들어간듯한 느낌?

 

 

 

 

뭐. 그래도 내 소중한 300원을 낭비할순 없었으니,

그냥 고개를 갸우뚱 해가면서도 계속 노래하고 있었지.
 

 


그리고 계속 "마른 하늘으으을~ 달려~" 하는데,

원곡에선 그뒤에 "오오오-" 하잖아?
그 부분이 나오는 타이밍이 되어서야 아까 그 이상한 코러스의 정체를 알 수 있었어.

 

 

옆칸에서 아까 그 여고생 두명이 코러스를 넣고 있는 거였어ㅋㅋㅋ

 

지들 노래는 안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겨서
'뭐야 얘네들 ㅋㅋ 돈떨어졌나 ㅋㅋㅋ' 싶었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내 소중한 300원의 희생을 헛되게 할순 없었으니, 개의치않고 계속 노래를 했더랬지.

 

 

 

아. 거참 근성있게 넣더라고. 코러스.ㅋ

 

 

심지어 내가 전화기 보다가 가사를 잠깐 놓쳤을때도 칸막이 건너편에서 가사가 들렸으니..

뭐. 옆칸에서 이쪽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다는건 확실히 알 수 있었지.

 

 

그러다가 노래가 딱. 끝났는데..

 

얘네.. 또 조용..한거야.

 

 

걔들 노래하는것좀 들어보려고 한동안 일부러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그녀석들도 마찬가지로 숨소리도 내지않고 있더라고.

 

 

 

기다리다가 지쳐서 난 결국 다시 노래방책자를 뒤졌더랬지.

타고난 서비스 정신에, 더욱 마음껏 코러스를 넣을 수 있도록.
이번엔 이승환형님의 물어본다를 예약하려했지.

 

이노래는 시종일관 클라이막스부분이 뚜렷한 노래라,

"오오~"나 "워어~"같은 추임새가 많았어.

 

그리고 숫자 버튼을 뾱뾱 누르려는데,

 

 

 

그 순간 살짝 인기척이 들리더라고.

 

..어딘지 모르게 웃음소리 같은?

 

 

 

아무튼 나는 또 노래를 딱 시작했지.

 

어김없이 시작부터 칸막이 넘어로 들려오는 코러스..

 

 

순간
얼마전에 유튜브에서 "Korean madness"라는 제목으로 유명해졌던
여고생 두명이 노래방에서 깝치는 동영상을 봤던게, 옆칸의 상황과 오버랩되어 떠오르면서

 

나는 또 혼자 웃음이 빵 터졌더랬지.

 

 

 

 

웃긴걸 참지못해서 첫번째 클라이막스부분이 나올때까지 노래도 못하고 끅끅 거리고 있었더랬어.

 

 

 

그리고 "도망치지 않으려~"하고 첫번째로 올리는 부분 가사가 나오려는데

 

 

 

칸막이 넘어로 들리는 목소리가..

 

 

 

 

 

 

어째..

 

 

톤이 좀 이상한거야.

 

 

 

 

두사람인것 같기는 한데, 분명 화음같은건 아니었고,
 

 

 

 

 


그냥 노래를 못한다기보다는,

 

 

 

 

 

"그르륵그르륵" 거리면서 ..

 

 

 

 

뭔가 찢어지는듯한.. 긁어내는 .. 목소리?                 

 

 

 

 

나는 그저

 

'이번엔 작심하고 방해하려고 장난치는 거구나' 싶었지.

 

 

물론, 필자는 관대한 남자였지만,

날이 더워서였는지 그순간 만큼은 짜증이 확 났어.

 

 

 

내가 취소버튼을 꾹 누르자 마자, 옆칸은 또 정적이었고..

 

 

 

 

나는 빛의 속도로 튀어나와서 옆칸의 문을 열어제끼....려다가...

 

나이도 먹을만큼 쳐먹은 성인이 애들을 상대로 이게 무슨 추탠가 싶어서

 

 

 

근처 인형뽑기기계에 기대서서 녀석들이 제발로 나올때까지 기다리려 했지.

 

 

 

 

 

그렇게 한동안 녀석들이 있는 칸의 창문 쪽을 노려보며 있었는데

 

 

 

어째..

 

여전히 아무런 인기척도, 반주소리도 들리지가 않았어.

 

 

그럼에도 계속 기다리고 있으려니까

 

 

..뭔가가 좀 이상한거야.

 

 

 

 

노래는 안하고 있다고 치더라도, 모니터에서 빛이 나오니까

 

안쪽 벽에

 

그림자 정도는 비춰야되는거잖아?

 

..그런데 그 칸 안쪽에선 정말 아무런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더라고.

 

 

 

 

 

 

나는 달려가서 문을 확 열어제꼈지.

 

 

 

 

 

 

..

안에는 아무도 없었어.

 

 

 

 

 

 

 

 

마이크도 양쪽에 얌전히 걸려있었고. 의자도 가지런히 놓여있었고.

혹시나 싶어서 그 옆의 칸도 열어보았지만, 마찬가지였지.

 

 


아까부터 괴성을 지르며 킹오파를 하고있던 꼬마는

'저 아저씨는 뭐하는 짓인가'싶어서였는지 나를 힐끔 보고 있었고.

 

 

 

 

나는 바로 카운터에 앉아있던 주인 아주머니께,

 

 

 

 

"아까 저 칸에 있던 고등학생 여자애들 나가는거 보셨어요?" 라고 여쭤봤지만

 

주인 아줌마는 무슨 미친소리냐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셨더랬지.

 

 

 

 

 

 


난 일단..

 

 

귀신 같은건 없다는 주의였지만..

 

아까 저기 가운데 칸으로 들어가는 뒷모습도,

방금전 벽 건너편으로부터 들려왔던 이상한 목소리도 기억속에 또렷이 남아있던터라

 

그때만큼은 소름이 쫘아악 끼치더라고.

 

나는 오락실 밖으로 뒷걸음질을 칠수밖에 없었더랬지.

 

 

 

 

 


그리고 왠지, 아까 지나왔던 골목길은 기분이 나빠져서,

큰길로 달려서 역 쪽으로 돌아갔었더랬어.

 

그리고 역에 도착해서 '얼추 약속시간도 됐겠다' 싶어서

M이랑 S한테 전화라도 해보려고 핸드폰을 딱 꺼냈는데,

 

핸드폰 액정의 시계는

그때까지도 고작 4시 10분을 가리키고 있었더랬어.

 

원래는 걸어서 오고가는데에만 10분 거리에,

 

총쏘는 게임에다가 노래까지 2곡씩이나 부르고 왔는데,

아까 역에서 나왔던 시간에서 고작 10분밖에 지나지 않았던거야.

 

 

 


결국 끙끙거리면서 땡볕에서 30분을 더 기다린후에야

이 시간개념말아먹은 친구녀석들을 만날 수 있었고.

 

나는 녀석들에게 방금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왜곡없이 이야기해줬지만,

 

녀석들은 언제나처럼 전혀 믿어주지않았더랬지.

 

 

 

 

 

 

 

 

그리고 이러저러하게 살다가 군에서 제대하고

어쩌다보니 또 2008년 쯤에 또 같은장소에서 모인일이 있었거든?

 

물론 그때도 어김없이 그 두녀석은 한시간 가량 지각을 했고,

 

난 예전일도 생각나고 해서 그때 그 골목길을 지나

그 오락실에 가서 기다리려 했었는데,

 

그자리엔 이미 오락실같은건 보이지 않더라고.

 

뭐. 그 여름에 에어콘 한대 들여놓지 않았었으니 장사가 잘 안되서 문을닫았겠거니 했지. 

 

 

 

 

 

 

 

 

 

 

 

근데 아직도 궁금한게

 

그 날 내가 있던 옆칸에서 노래 따라부르던 여학생 두명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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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막상 글로 쓰고보니깐 어째 무섭다기보다는 웃기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드는게

 

점점 엽호판에 올리는 글로서의 정체성이 흐려지는 듯한..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매번 거르지않고 반대 찍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반면에 이런 재미없는 글을 꿋꿋이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계시니

 

다음번엔 좀더 재밌게 쓸수있도록 노력해 볼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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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군부대 총기난사사건

희생자분들의명복을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