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무용론’ 아르헨티나 축구의 딜레마

대모달2011.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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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2011-07-09]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를 단 한 명만 꼽으라면, 열에 일곱은 아르헨티나의 ‘작은 메시아’ 리오넬 메시(24·바르셀로나FC)를 말할 것이다.

2003년 바르셀로나에서 데뷔한 이래 리그 우승 5회·챔피언스리그 우승 3회를 차지한 메시는 클럽축구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 지 오래다. 많은 이들은 메시가 현존하는 최고 선수를 넘어 어쩌면 펠레나 마라도나, 지네딘 지단, 요한 크루이프같은 전설들의 아성을 깨고 역대 최고의 자리에 등극할 만한 재능을 지녔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메시가 이러한 전설적인 플레이어들에 비해 아직 해결하지 못한 큰 숙제가 하나 있다. 다름 아닌, 대표팀에서의 성과다.

혹자는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진다고 평가한다. 실례로 ‘브라질 축구황제’ 펠레는 "메시가 아직 마라도나나 크루이프같은 선수들을 넘어서기에는 한참 부족하다"며 혹평하기도 했다. 심지어 자국에서조차 바르셀로나에서의 활약에 비해 열정과 투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적절하지 않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옷을 입고 이미 2005 세계청소년선수권·2008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조국에 우승의 영광을 안긴 바 있다. 결국, 메시가 대표팀에서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게 된 것은 월드컵에서의 성적 탓이다.

메시는 성인대표팀에 승선해 2006 독일월드컵·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두 번의 월드컵 본선에 나섰다. 아르헨티나는 당시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류됐지만, 모두 8강에 머물렀다. 특히, 메시가 명실공히 중심으로 올라섰던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지역예선에서 극도의 부진에 빠져 ‘메시 무용론’이 자국에서부터 형성되기도 했다. 2006 독일월드컵 3경기 1골, 2010 남아공월드컵 5경기 무득점.

바르셀로나에서의 메시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의 ‘득점기계’다.

7시즌간 무려 269경기에서 180골을 터뜨린 메시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008년부터 3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활약을 나타내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통산 56차례의 A매치에 나서 17골을 넣었으니 결코 나쁜 수치는 아니다. 문제는 중요한 순간이나 큰 경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못했다는 점이다. 폭풍 같은 드리블과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워 숱한 결승골과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내던 바르셀로나의 메시를 떠올린다면 실망하기 일쑤다.

그러나 메시가 대표팀에서 그저 무기력했을까.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분명히 바르셀로나에서의 경기력에 미치지 못하다. 그러나 메시가 출전한 A매치에서 적어도 ‘메시 때문에 졌다고 할 만한 경기’는 거의 없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 남미 지역예선 볼리비아전(1-6), 본선 8강 독일전(0-3) 등에서 보듯, 아르헨티나가 메시를 내세우고도 패한 경기는, 메시 개인만이 아니라 팀 전체의 부진 탓이었다. 남아공월드컵 본선만 하더라도, 비록 골은 터뜨리지 못했지만 8강까지 경기력은 훌륭했다. 오히려 메시를 받쳐주지 못한 동료들의 활약과 벤치의 전술부재가 더 큰 문제로 지적됐다.

‘메시 무용론’ 아르헨티나 축구의 딜레마 ◇ 에이스인 메시의 부진과 활용도를 놓고 또다시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은 당연지사다. ⓒ 연합뉴스
´남미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코파 아메리가 출전 중인 메시는 또 대표팀 징크스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지난 2경기 역시 프리킥의 예리함이 떨어지는 등 기대 이하의 움직임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일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서 열린 ‘2011 코파아메리카’ 조별리그 A조 1차전 볼리비아전에서 간신히 1-1 무승부, 2차전에서도 졸전 끝에 콜롬비아와 0-0으로 비겼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개최국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 통과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팀의 에이스인 메시의 부진과 활용도를 놓고 또다시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은 당연지사다.

패스축구를 구사하는 바르셀로나에는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같이 뛰어난 동료들이 후방에 버티면서 메시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고, 정확한 전진패스를 공급해 메시의 골 사냥을 돕는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메시가 최전방 공격수이면서 종종 중원이나 측면으로 빠져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소화해야한다. 최전방에서도 카를로스 테베즈처럼 메시와 동선이나 플레이스타일이 겹치는 단신 공격수들이 많다.

슈퍼스타가 많은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에서도 메시는 여전히 팀의 중심일수밖에 없지만, 정작 메시의 능력을 극대회시키기 위한 최적화된 전술이나 선수구성을 할 수 없는 현실은 당분간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들의 공통된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데일리안 스포츠 이준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