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매너손>, 남자도 할말 있어요

정상원201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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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26살의 대한민국 남자입니다.

요즘 지하철 매너손 관련해서 참 말들이 많은데요,,

물론 처음 글쓰신 분 취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댓글들 보면 남자들 입장에서는 그 제안이 주는 느낌이 반반입니다.

 

"기분나쁘다, 모든 남자가 변태냐, 성추행범이냐"  와 같은 불쾌한 입장과

"복잡한 공간에서 몸이 부딪히는걸 불쾌하게 느낄수도 있지. 좋은 취지인 것 같다" 는 동조의 입장.

 

제 생각엔 취지는 좋으나, 제안한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보여지는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차라리 매너손 제안보다는,

여성전용칸을 법적으로 필수적인 몇량의 칸 확보 서명운동글이라던가,

"남자들, 대중교통 신체접촉 주의 좀 해주세요."

라는 불평의 글이 낫지않았을까요?

 

솔직히 남자들 입장에서도 짜증나고 곤혹스런 일들이 간혹 일어납니다.

제 경우가 모든 남성들의 입장과 유사한 상황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제 경우를 한번 말씀드려보죠.

제가 재수가 없는건지, 몇차례 겪어 본 일이고 얼마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죠.

 

첫번째, 음악을 들으면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버스손잡이를 잡고,

한손은 그냥 편하게 늘어뜨린채로 서있습니다.

기사님이 난폭운전을 한다거나 급정거를 하면 관성의법칙에 의해서 승객들은 흔들리죠.

여자분이 손잡이를 잡고 있었으나 몸이 쏠려 제쪽으로 기울어져서 제 몸과 맞닿았습니다.

몸을 바로세우더니 뭔가 기분이 나쁘다는듯이 변태보듯 절 보네요. 제 오른손과 여자분 신체가

맞닿은 모양인데, 제가 뭔 잘못을 했나요?  가만히 있던것도 성추행으로 느낄만큼 역겹나보네요.

본인이 와서 닿았으면서 가만있는 절 보고 그런 시선을 보내는 게 잘한 일인가요?

 

두번째, 전 만원버스를 타면 왼손은 손잡이 또는 머리 위 지지대를, 오른손은 주머니에 넣습니다.

성추행이니 뭐니 하면서 싸우기 싫어서요. 여자분이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다가 쳐다봅니다.

이상하다는듯이, 눈매가 휘어져서는 기분나쁘다는 듯한 모양새를 하죠.

버스정류장에 정거를 하는데, 쏠려서 좌측사람들이 밀쳐오기에 버티다가 우측으로 주춤 밀립니다.

아까 그 여자분이랑 접촉이 생겼습니다.  여자분이 기분나쁘다고 말을 합니다.

 

자, 여기서 더 뭘 어떻게 해야 변태같다는 시선과 기분나쁘다는 말을 듣지 않을까요?

주머니에 든 손으로 뭘 어떻게 해야 성추행당한다는 느낌을 받는지 아시는 분 있습니까?

양 손을 지지대로 잡고 가라?

만원버스에서 혼자 잡는것도 아니고 대부분이 손잡이가 모자라서 지지대를 잡고갑니다.

만원버스안에서 지지대를 양손으로 잡으면 공간도 더 차지하고 옆사람 머리와 팔이 잘부딪힙니다.

버스안에서 운동 할 일 있나요,,, 지지대는 철봉이 아니잖아요?

 

 

세번째, 지하철에 탔는데출발할때 흔들림이 심한 지하철의 경우,

몸이 옆으로 휘청이는 일 겪어보신적 있으신가요?

가방메고 한손으로 손잡이를 잡지 않은채한손으로 폰을 만지고 있는데 출발시 자각하지 않으면,

무게중심을 못잡고 휘청거리곤 합니다.

제가 가끔 이러는데, 이런 분 많더군요. 여자분도 상당히 많이 봤구요. 넘어지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옆에 분과 부딪히면 기분나쁘게 쳐다봅니다.

죄송하다고 사과를 해도 일행과 수군거리는 여자분 겪은 적도 있구요,

분명 날 쳐다보며 얘길 하는 걸 보면 내 얘길 하는 것 같은데,

뭔 얘긴지 모르니 부딪힌거 땜에 그러나? 변태취급하는거 아니야? 싶어 짜증도 납니다.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죠..버스든, 지하철이든.

저와 같은 경험 해보신 남자분들 분명히 있을껍니다.

여자분들, 너무 피해의식만을 가지고 남자들을 바라보시지 말았으면 합니다.

 

남자들도 나름 짜증납니다. 억울해 죽겠구만, 거기서 얼굴붉히며 싸워봤자

주변 시선은 항상 여자편이고, 무조건 남자가 잘못했고, 성추행했다는 따위의 시선 뿐이죠.

 

 

차라리 여자분들, 여성전용칸을 만들어달라고 시위를 하세요. 서명운동을 하시거나...

여성전용칸에 남자가 탑승하면 벌금을 부과한다거나 하는 등의 법도 만들어 달라 하시구요.

 

지하철 매너손, 기도하는 자세로 손 모으고 올리죠?

옆에 키 큰 여성이 있을 경우의 만원지하철은 생각해 보세요. 글쓴분 이하 동감하는 여자분들..

만원지하철에선 뭘 어떻게 하든 바로 옆에 붙어있으면, 사람이 밀치고 들어온다던가

하차할 사람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신체접촉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대한민국 남자들 모두 양팔로 지지대를 잡고서 <지하철 만세> 라도 할까요?

 

대한민국 모든 여자분들이 제가 겪은 경우에 해당하는 여자분들과 같지는 않겠지만,

남자도 대중교통에서의 신체접촉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있다는걸 알아줬음 좋겠네요.

 

여자분들도 너무 자신들의 입장에서 기분나쁘다, 그걸 왜 못해주냐  라고만 말하시지 말고,

한번 남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세요.

실제로 겪어보면, 처음에는 쪽팔리고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얼굴만 붉어지는데

한두번이 서너번이 되다보면 쪽팔림은 둘째치고 억울함과 그 화를 어찌해야 할지...

 

 

모든 여성분이 대중교통의 신체접촉이 성추행처럼 기분나쁘게 느끼는 게 아니듯,

모든 남자들도 대중교통의 신체접촉이 성추행을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제발 좀 알았으면..

<지하철 매너손> 보고 발끈한 남자가 한숨쉬며 글 끄적여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