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한다고 함부로 하지 마세요

고깃집딸2011.07.12
조회108,349
일요일, 어이없는 일로 아버지가 손님한테 멱살잡혀 쥐 흔들리셨네요. 정말 잘못을 해서 실갱이를 하다가 그런거라면,,, 내 잘못도 있으니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이없는 일로 그리되니, 참... 장사하는게 참 더럽고 치사하다 이런 생각만 듭니다.
이미 떠나보낸 손님 누군지 얼굴도 기억이 안나고, 쫓아가서 따질 수도 없고, 그런데 계속 생각이 나서 잠도 안오고 땁땁합니다.
그러다 톡커님들 글 보니 동감도 되고... 그래서 저도 제 경험 한 번 써봅니다. 음식점 하시는 분들, 알바하시는 분들 진상손님 대하기 힘든 마음 이해합니다ㅡㅜ
(아, 좀 많이.. 길어요 ㅜㅡ ) 저희집은 고깃집이고 한 사년정도 됐습니다. 정말 즐겁게 기분좋게 드시고 가시는 분들도 많지만, 비매너, 반말, 무작정 깍아달라고 하는 사람, 술먹고 말도 안되는거 우기는 사람 등등 대처하기 힘든 사람도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땐 정말... 아시죠? 할 말 없죠 뭐.
암튼, 이번 주말 저랑 제 여동생, 두 자매가 같이 서빙을 보고 있었죠. 그러다가 동생이 계산대에 손님한테 붙잡혀 있는 걸 봤고, 왜 그러는지 확인을 해보니 동생이 주문을 받았는데 손님이 자기는 그것보다 만원 싼거 시켰다고 돈을 못 내겠다고 하고 있는 거였습니다.
동생이 실수했나 싶어 다시 물어봤지만  동생은 메뉴에 대해 자세히 물어본 손님이라 정확히 기억을 하고 있다고, 메뉴 설명 해주고 주문 받고, 가져다 주면서 이거 000입니다 라고 다시 확인하고 내려놓고 왔다더라구요.
이렇게 주문한게 틀리다고 손님이 와서 난동부리는 일도 전에 없었지만, 그래요, 만약 서빙이 실수 했으면 그거 어떻게 합니까, 그냥 싸게 드려야죠. 근데 정말 제대로 듣고 삼차 확인까지 했는데 계산하러 와서 자기는 그거 안시켰다고 돈 못낸다하면  이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가 파는 입장이니까 그냥 싸게 줘야하는 건가요?
암튼, 그 손님들이 고함치면서 자기는 그거 안먹었다고  인터넷에 다 글올려서 퍼뜨려 버릴 거라는 둥 이러는 동안 동생이 손님이 어떻게 주문했는지 얘기하면서 손님이 주문한건 그게 아니라 이거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계산하시던 아버지도 드신 건 이거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는데  갑자기 술먹고 횡설수설하던 남자분 아빠 멱살을 잡고 코너로 밀어붙이는 겁니다. 쥐었다 놨다 흔들었다 하더니 아빠가 여기 CCTV있어서 다 찍힌다 이 손 놔라 하니까 그제서야 놓고 떨어지더군요. 고함에 아비규환 이었죠........
결국 그 손님들 돈 덜내고, 남은 음식 싸 달라고 해서 싸들고 갔습니다....;; 가면서도 계속 동생한테 아가씨 나 좀 봐 주문을 그렇게 받으면 어떻게 해   하면서 동생 팔을 붙들고 내말이 틀리냐고 흔들어 대더라구요. 제가 이제 그만 가라고 떼내서 보내긴 했지만...
마침 볼일 보러 나갔다 오던 직원이 그 손님들 봤는데  둘이 서로 툭툭 치면서 웃고 시시덕 거리면서 나갔다고 하네요.
솔직히 각종 진상손님 만나봤고, 속상해봤자 나만 손해고, 그래 지가 더럽고 치사한거지, 내가 어떻게 하냐 그러고 맘 잡고 다시 일 했는데, 시간 지날수록 아빠가 멱살잡힌거며 동생이 운게 생각이 나네요. 진상손님 많았지만 몸으로 덤빈건 처음이네요.
내가 그 아저씨를 아빠한테서 떼 놨어야 하는데, 동생을 진작에 그 손님들한테서 떼 놨어야 하는데 생각만 듭니다.
손님 중에 주문, 정말 두루뭉술하게 하는 분들 있습니다. 그럴 땐 재차 삼차 확인합니다. 그런데 그 분들 꼭 건성건성 듣고 나중에 뭐라고 합니다. 사람이 대화를 하는데 한 번에 말이 안통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확인하는데 왜 안듣고 나중에  난동을 부립니까? 우리가 손님들 마음까지 읽어야 됩니까? 
그리고, 네, 민감한 문제였죠. 어쨌든 손님도 기분이 나빴을 거에요. 하지만, 그 일이 그렇게 다짜고짜 멱살 잡을 일입니까? 우리 아버지 55살이시고, 정말 성실하게 밤늦도록 가게 운영하시는 분입니다.  당신이 화난다고 그렇게 쉽게 잡고 흔들어도 되는 분이 아니란 말입니다. 인터넷에 글 올린다고 했는데, 꼭 좀 올리십시오. 누군지 확인 좀 하게.  내가 당신 그냥 보낸게 화가나서 잠도 안 옵니다. 
그리고 내가 포장 왜 해줬나 싶습니다.... ㅠㅜ(만원어치 뺴고줄걸) 많은 분들이 쓰셨듯이,  음식점 하는 사람들도 사람입니다. 
저희는 돈을 받고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아랫사람인양 함부로 대하지 마세요.  당신의 시종이 아닙니다. 당신에게 최대의 편의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음식점에도 음식점만의, 그리고 다른 손님을 위한 룰이 있습니다.  손님이 왕이니 내가 해달라는 건 다 해달라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안되는게 어딨냐니요? 여기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돈 벌려고 환장한 사람들 아닙니다.  무슨 일만 있으면 거짓말해서 손님 등쳐먹으려는 사람처럼 취급하는데  그냥 아닌걸 아니라고 말하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1 셀프 집에 와서 여기는 손님한테 시키는거 많다는 둥, 장사 참 편하게 한다는 둥이러고 싶습니까? 달라고 말씀하시면 적어도 한 번은 갖다 드리면서 저기 셀프바에 준비되어 있으니 편하게 가져다 드세요 이렇게 말합니다. 안 바쁘면 다 서빙 해드려요. 그런데 비꼬듯 저렇게 말씀하시면 갑자기 피가 확 쏠려요 ㅜㅡ 저희 셀프로 고기 싸게 드리고 대신 인건비 좀 아껴서 돈 벌어요. 알고 오셨잖아요?
#2 반찬 안드실거면 가져가지 마세요. 두 명이 와서 상추 꼭 삼단으로 쌓아놓고 먹어야 됩니까? 부족하면 맘껏 가져다 드시라고 했잖아요. 드시고 또 가져가셔도 되잖아요? 그게 싫어서 그렇게 상추 삼단, 쌈장 왕접시로 하나 푸지게 가져다 놓고 다 뭉개서 남기고 가면 아... 밥 잘먹었다 싶습니까? 저희집 김치 매주 담급니다. 그 김치 산처럼 가져다 놓고 안먹어서 다 쏟아버리는 심정 아십니까? 그렇게 남기면 저승가서 그동안 남긴음식 비빔밥으로 다 먹어야 된다고 했습니다. 허리 빠져가면서 준비한 음식들 입니다. 가져가셨으면 제발 손도 안대고 남기지는 말아 주세요.
  #3 독촉하지 마세요. 고기 올려주는 그 1분도 안되는 시간동안 술 좀 빨리 가져오라고 네다섯번씩 말하면 입아프지 않습니까? 배고프다고 고기 빨리 올려달라면서요??   맥주 좀 줘요...  네, 고기 올려드리고 바로 갖다 드릴께요 (5초후) 맥주 좀 달라고 했잖아요?... 네 거의 다했어요 금방 갖다 드릴께요 (5초후, 전 마지막 고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아, 맥주좀 달라니까 말을 못 알아듣나......(계속 이어짐)   바로 마주보고 앉아서 여기서는 배고프니까 빨리 해달라 그러고, 저기서는 술을 빨리 가져오라 그러고.. 결국 고기 다 못 올리고 뛰어가서 맥주 챙겨오지만 정신이 쏙 빠져요 ㅡㅜ
그리고 단체로 와서 빨리 해 달라고 독촉하는 분들, 허기지신것도 알고 저희도 빨리 해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음식이 뿅하고 나타나는게 아니잖아요. 손님이 나 하나인 것처럼 온 가게를 휘저으며 왜 안주냐고 한명씩 번갈아 와서 소리지르면 음식... 더 늦게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4 그리고 작은 고기 시키고 개중에 큰거 달라고 하는 분들. 그럼 그냥 큰거 시켜요 쫌. 개중에 큰 게 어딨습니까? 다 사이즈 맞춰서 들어오는데. "큰거 주세요~" 이렇게 한 두번 말하는 건 저도 애교로 봐드립니다, 신경도 써 드리구요. 근데 사람이 서빙 할 때마다, "큰거 줘요, 어? 큰거 달라고.. 나 다 알아 큰거 안주면 안 먹을거야" 막 신경질적으로.... 이러는건 아니잖아요 ㅜㅡ   "참 나.. 내가 큰걸로 달라고 했는데, 이건 다 비슷하네" "도로 가져가고 큰걸로 담아와, 안먹어" "이거 다 작은거니까 한 마리 서비스로 줘 그럼" 이러지좀 마세요,,,   #5 깎지 좀 마세요.  자기가 먹은거 깎고 싶습니까? 그럴 거면 애초에 왜 시킵니까? 전... 깎을 거면 먹은거 뱉어내라고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여기... 옷가게 아닙니다. 요즘엔 옷가게도 정찰제하잖아요. 그래요, 정말 많이 드신 분은 서비스 좀 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1,000원이니까 천원깎자, 206,000원 이니까 그냥 20만원만 줄께, 안그러면 돈 안줘 이러면.... 어떻게 장사하라는 겁니까. 그렇게 깎아주면 1년에 그게 몇백이 됩니다.
#6 사장 좀 적당히 찾으세요. 실수했다고 사과하고, 문제 제가 해결해 드린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너 됐고, 사장 나와!"를 외치는 겁니까? 제가 못해드린다고 한 것도 아니고... 아.무.리. 음식점이래도 컴플레인 올라가는 단계가 있습니다. 제발 드라마에서 많이 봤다고 아무 음식점이나 가서 따라하지 좀 마세요. 사장 찾는 다고 대우 더해주는거 아닙니다.
... 사실 위에 번호매긴건 여담이구요(한풀이에요ㅡㅜ).  대부분 좋게 말씀드려서 이해하시도록 하고 말죠.  근데 때때로 극단적으로 항의를 하시거나...  극단적으로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분들 보면... 좀 화가 나긴 해요;;
어쨌든 음식점 하면서 제일 겁나는건 맛 없다고 하시는 거랑, 기분 상해서 나가시는 겁니다.  밥 먹으러 오면서 기분 상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그래도 즐겁게 드시고 맛있다고 하시고 매너좋으신 손님분들 얼굴 보면, 음식점 하는 보람도 있구나 합니다. 저희 식당, 가족 단위 손님들 많은데 웃으면서 식사하시는거 보면 뿌듯해요. 그러면서 진상 손님으로 상처입은 마음 조금씩 치료합니다.
모두모두 힘내세요.
+) 너무 일반화는 하지 말아주세요. 정말 몇몇 분들이 대처가 안되는 일을 하시죠, 많은 분들이 너무 매너좋게 식사 잘하시고 가신답니다. 그리고 제대로 못하는 식당도 있고, 직원도 많죠-  저희 집도 어떤 분들께는 좋지 못한 기억을 드렸을 테구요-
전 단지, 그 분이 그렇게 쉽게 아빠한테 그런 행동을 한건, 역시 만만해서...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이런 제목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랑 비슷한 일을 겪은 분이 있다면, 전 그 마음 이해한다고, 같이 얘기하고 풀어버리자고  하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서비스하면서 겪은 어려움 말씀해 주셨는데, 그렇게 힘들다고 말씀하셔도 정작 앞에서는 웃으면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계신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다들 멋지세요.
점점 길어지네요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