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명도 생명입니다!

이현2011.07.13
조회823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사는 스무살 여자입니다.

 

 

지금 좀 화가 잔뜩 나기도 했고, 이건 장난식으로 쓸 글이 아닌것 같아서

 

대세인 음슴체 대신 그냥 이렇게 써보려구요.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지만 이건 아닌것 같기도 하고,

 

또 그냥 지나칠 일도 아닌것 같아서 글을 씁니다. 

 

조금 긴 글이 될 지도 모르겠네요, 양해 바랍니다.

 

 

 

 

 

 

 

 

 

오늘 저는 일이 있어서 서울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이건 바로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이구요-

 

버스를 타고 이제 집 앞 정류장에 내려서 집으로 가려는데 사람들이 도로 쪽을 보며 웅성거리고 있는 겁니다.

 

무슨 일이지? 하고 궁금한 마음에 사람들을 따라 도로 쪽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앙선 쪽에 뭔가 웅크리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고양이였어요.

 

그렇게 큰 고양이도 아니었고, 아주 어린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중앙선에 갇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니 차들이 너무 빨리 달려서 겁을 먹은 듯 했습니다.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지 목에는 이름표 같은 걸 한 게 보였구요, 분홍색이어서 눈에 더 잘 보였습니다.

 

 

 

신호가 5분동안 멈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동차들이 신호를 다 잘 지키며 다닐것도 아니기에

 

저는 용기를 내서 중앙선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제발 그대로 있어라 있어라 하면서 가고 있는데

 

고양이가 갑자기 반대편 도로 쪽으로 걸어가는 겁니다. 뛰어가는 것도 아니고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반대편 버스 정류장 근처에 줄줄이 세워져 있던 택시 중 한대가

 

대열을 이탈해 도로로 진입하더니

 

도로위에서 뭐가 움직이니까 슥- 보더니 고양이가 택시 쪽으로 가고 있는데

 

그냥 속도를 높여 지나가버리는 겁니다!!

 

 

이미 중앙선 쪽으로 가까워가고 있던 저와 이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다 하나같이

 

ㅇ0ㅇ!!!! 이렇게 바꼈습니다. 고양이도 막 울기 시작했구요

 

건너편에서 누가 비명을 지르는 게 들렸습니다 주인인지 우시는 것 같더라고요

 

휠체어를 타고 계셔서 도로 쪽으로 못 내려오시는 듯 했습니다

 

 

 

고양이가 너무 놀라서 도로에 똥을 지리고, 앞발이 부러졌는지 절뚝 절뚝거리며 우왕좌왕하고 있었습니다

 

차들은 여전히 조금 빠르다 싶은 정도로 고양이 주변을 휙휙 지나갔구요

 

 

저는 얼른 고양이를 구해야겠다 싶어서 중앙선을 이제 막 넘으려 하는데

 

버스 한 대가 고양이 쪽으로 다가오는 겁니다

 

 

제가 놀라서 버스 운전석 창문에다 제가 신고 있던 쪼리를 던졌습니다

 

아저씨가 깜짝 놀라 버스를 세우셨고 뒤에 따라오던 차들도 갑자기 멈춘 버스떄문에 경적을 울렸고요

 

고양이는 그 소리에 더 놀라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버스 아저씨에게 죄송하다는 제스처를 해보이고 얼른 중앙선 쪽으로 가서

 

고양이를 안고 반대편 버스 정류장 쪽으로 건너왔습니다

 

아저씨가 저를 보더니 승객들 타는 문을 열고 욕을 막 하시더군요

 

 

고양이 관리 잘하라며, 너 떄문에 죽을뻔했다며, 강아지 소새끼 씨를 파네 마네 어쩌구 저쩌구

 

살면서 그런 욕의 욕은 처음 듣는것 같았어요 그런데 저도 많이 당황했고 고양이가 우선이어서

 

제가 그런걸 참는 성격도 아닌데 그냥 무시하고 고양이부터 살폈어요

 

 

그리고 버스 정류장에서 초조하게 계셨던 주인분께 고양이를 전해드리고

 

근처의 동물병원까지 같이 가드렸어요

 

 

다행이 고양이는 앞다리만 좀 부러진 상태였고 그냥 너무 놀라기만 했을 뿐이라며

 

상태가 나쁘지는 않다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뭐 인정받으려고 한 일은 아닌데 우습게도 한 쪽 발이 맨발인 지라 아스팔트에 좀 까져서

 

세균 옮으면 안된다고 소독해주셨어요...ㅋㅋ

 

 

병원에서 나오는데 고양이 주인께서 사례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제가 사례받으려고 한 일 아니라고 평소에 고양이 좋아해서 그랬다고 고양이가 안전해서 다행이라고

 

하고 자꾸만 잡으시는 걸 정중하게 거절하고 집에 왔습니다

 

 

엄마가 신발 한 짝은 삶아먹었냐고 물어보시기에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더니

 

그 버스 몇번이냐고 물으셔서 버스 회사에다 전화해서 뭐라고뭐라고 하셨어요...ㅋㅋㅋㅋ

 

 

암튼,

 

요지는 이겁니다.

 

 

 

도로에 놓인 강아지 고양이, 물론 운전자 여러분꼐 피해가 되고 참 어쩔수없는 상황인거 압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지나갈때까지 기다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그렇게 슥- 보시고 누가봐도 고의적 의도가 다분한

 

그런 행동은 인간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짐승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만일 저 생명이 사람이었다면 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그럼 여러분은 뻉소니에 혹여 그 생명이 삶을 다 했을 시에는 살인죄까지 더해집니다

 

 

제발 지구에는 인간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걸 기억해주세요

 

그들도 생명입니다.

 

 

또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가족이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