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무개념"맘"되어버렸네요.

운수좋은날@.@2011.07.18
조회655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막 써내려가요.

오후1시~2시 사이에 지하철8호선 암사행..안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제 목적지는 잠실..이었고..

저는 보는 사람마다 "엄마가 힘들겠네~"하는 제 아들(평균치보다 좀  큰..태어난 후로 2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외출하는 날이면 날마다 들었던말..하루에도 수십번씩..ㅠㅠ) 과 함께 노약자석에 앉아서

디카로 사진찍기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기 엄마들은 알꺼에요..아기들이 어느날은 얌전~히  잘가다가도..

또 어떤날은 심하게 몸무림을 치고..

어떤날은 안아야만 한다고 징징거리다가도..어떤날은 혼자 앉아서 가겠다고 엄마손을 뿌리치고..

 

솔직히 아기가 지하철 안에서 울지 않고..목적지까지 얌전히만 가준다면..

그것보다 고마운일이 없는거라는걸..주변사람들 눈치를 살필일도 없고..

아기가 우는건 어찌보면 당연한거라지만..그래도 사람들 많은 곳에서 아기가 울면

엄마입장도 참 난처한건 사실이잖아요.

가끔 대놓고 시끄럽다고 뭐라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고..ㅠㅠ

 

오늘은 의자에 앉아서 옆에 안전바??를 붙잡고 반쯤 일어선 상태로 즐겁게 잘~ 가주더라구요..

그래서 속으로 다행이다...하면서..아기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별 생각없이 가고있었더랬죠.

 

무튼...각설하고...

그 와중에 전화가 와서 통화를 하고 있는 와중에..

건너편 노약자석에서"애기엄마! 거..애기 안아서 가고 다른 사람들 앉아가게해.."라며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한분이 호통?이랄꺼까진 없지만..그리 곱지않은 눈빛을 발사하시며..나무라셨어요.

(뉘앙스가..왜 니 둘 따로 두자리나 차지하고 앉아있냐..였어요..ㅠㅠ)

저는 통화중이었기 때문에..

"어...아기도 여기 앉아서 가도 되는데요???"라고 짧게 대답하고..그냥 통화를 했죠..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고..저는 아기에게 온통 정신이 팔려서..누가 탔는지 어쨌는지도 몰랐어요.

그리고 제 앞에는 아무도 없었고..ㅠㅠ

 

그랬더니 그때부터..뭐라뭐라 하시는데

다른건 제쳐두고..

제 가슴속에 콕!! 박힌 말..

"왜 애기는 데리고 나와가지고 다른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냐.."였습니다..

하...정말..

제가..뭐 애완견을 케이지에 넣지않고 품에 끌어안고 지하철을 탄것도 아니고..

(애견인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저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울컥하더라구요..

일단 전화를 끊고..

"할아버지, 여기..아기도 앉을 권리 있는데요..여기 노약자석이잖아요.."

뭐 소리를 지른다거나 그렇게 아니고..그냥 정말 서운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말했어요.ㅠ 다만 어르신이라 귀가 잘 안들릴것 같아..조금 또박또박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그 옆에 그림있잖아요?

노약자..에 해당하는..임신부, 어린이동반,등등..

그걸 가리키시며.."저 그림 잘 보라고..아기를 안고 타라고 그려있지않냐고.."

헐...

제가 알기론 아이도 앉을 수 있고, 보호자도 앉을 수 있고..그게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아니라고 다 앉을 수 있다고..했더니..

이번에는 애기 엄마는 애를 안고 안거나..아니면 애만 앉혀야지..

거기 앉을 권리가 없다고..그러시는겁니다..

 

하..정말..

말이 오가자..주변사람들도 제 쪽을 응시하고..

저사람들은 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은 제대로 못들었으니..

난 그냥 말대꾸하는 젊은 애엄마로 보이겠구나..싶으면서 완전 창피했어요.

저 정말..자라면서

어른들공경하고..그런부분에서는 커오면서 쭉 칭찬받을정도로..

어른들 대우 확실히 해드리고..어려워하고 그렇거든요..

그런데..왠지..오늘은 기분이 확 상하더라구요.

우리 아기를 그런 취급한게..서럽기도 했구요.

 

참..그리고 제가..대화 도입부쯤에..

이런저런 설명(아기가 오늘은 이렇게가야 조용히 갈 수 있다. 안그러면 떼쓰고 울 수도 있다..뭐 이런 말..)하기 귀찮기도하고..마침..어젯밤부터 어깨가 너무 아프고..

팔을 올리면 너무아파서..(아침에 일어나서 신랑한테 ..나 쇄골뼈 금간것처럼 아파..하고 말할정도였음)

제가 지금 어깨가 너무 아파서..저도 좀 쉬고싶어서요..라고 몇번을 말씀드렸는데..

 

참..듣는건지 마는건지..

자꾸 그림보라면서..안고 가라고..뭐 어쩌구 저쩌구..

제가 너무 속상하고 서운해서 울것같은 표정으로(모자를 써서 안보였을수도 있겠지만..ㅠ)

할아버지는 며느리 없으시냐..손주 없으시냐..아니 딸 없으세요..저한테 왜그러세요? 뭐 이렇게 푸념 했습니다.

강조하지만..절대 소리지르거나 버릇없이 막 따지듯 말한거 절대 아니에요..

제 아기가 옆에서 보고있는데 그럴 수 없죠..그리고 전 개인적으로 어르신들에게 그렇게 못함 ㅠ

내리시면서는 저더러 뭐 더 배우라고했나..뭐랬나...배움을 들먹여서..

저도 배울만큼 배우고 했는데...이건 아닌것 같다고..궁시렁 댔죠.

 

할아버지 내리시자마시자..어떤 중년 아저씨께서.

그래도 할아버지한테 그렇게 하는거 아니지!! 하며 반말로...호통..

 

네, 압니다. 일단 우리 사회 분위기상..어른말에 꼬박꼬박 말대답했다는게..

참 안이뻐 보일수도 있다는걸..

하지만...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무조건 고개숙이고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해야하는건 아니잖아요.

특히 가정교육 운운하며 부모를 들먹이거나, 내 자식을 천시한다거나....그런 상황이면..

누구나 마음이 비뚤어지는게 인지상정 아닌가요?

 

본인도 우리 아기처럼 어린시절이 있었을것이고, 좋은 어른들 틈에서 이쁨받고 보호받으면서

자라서 이나이까지 살아왔을꺼면서...어르신으로써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봐주시기는 커녕..

우리아기를 무슨 애완견 취급하듯 내뱉은 그 말이..정말 너무 속상했습니다.

뭐 이부분에서 저를 비판하실분들은..할아버지가 네 아기처럼 어린시절이있었듯...

너도 할아버지처럼 나이먹는다..너도 늙어서 젊은 사람이 말대꾸하면 좋겠냐.하며..

못된X이라고 욕하실수도 있겠지만...

음..일단 그런분들은 자기자식낳고 이런취급 받아보시고 난 후에 이야기하죠.ㅜㅜ

 

정말 제가 억울하다 싶은 생각이 드는건..

제 앞에는 자리를 필요로하는 분이 없으셨다는 겁니다. 어쩌면 아기엄마가 있으니

일부러 피해있었던건지도 모르지요.

누군가 제 앞에서 서서 자리를 필요로 했더라면..

제가 어깨가 아프든 어쨌든..눈치가 보여서 아기를 안았을겁니다.

알면서도 버티며 모른척할 정도로 제가 뻔뻔한 성격은 못되거든요.

그런상황은 완전 가시방석..이 따로없잖아요.

 

요즘 지하철 무개념..뭐 어쩌고 막말 어쩌고..무개념 애엄마 어쩌고 그런 사건들이 많으니..

어르신들이 더 비딱하게 보시는것 같아요.ㅠ

아프다고 몇번을 말해도 무시하시고 자존심에 그러시는건지 계속 본인 주장만 펼치시고.ㅠ

 

저 너무 억울해서 내리자마자 도시철도공사???

1577-5678인가???

거기 전화해서 확인까지했어요.

노약자석에 아기 동반해서 앉을때, 보호자는 앉으면 안되는거냐고..

보호자는 아기를 안아야만 앉을 수 있는거냐교..

질문하자마자 그러시더라구요?

무슨 불미스러운일이라도 있었냐고...

 

전화기 너머로 이렇게 되물으시는데..왈칵 눈물이 나서..한쪽 구석에서 눈물뚝뚝 흐르는걸 진정시켜가며 상황설명 했습니다..이렇게 맘이 약한 사람은 아닌데..정말 서럽더군요 ㅠ

 

지하철 안에서 "아기엄마도 힘든데 왜그러냐고.."말로라도 저를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했었나봐요.

내심 그랬던것 같아요. 저 말 한마디에 왈칵..하는걸 보니..

다들 외면했던것같습니다. 심지어 옆에 계시던 할머니는..

할아버지 내리시고 제가..이런경우는 정말 처음이라고..다들 아기보고..앉으라고 챙겨주셨으면 챙겨주셨지..이런식으로 대하시는건 처음이라고...그랬는데..

 

"그래도 그렇게 바른말만 계속 바르게 해도 안된다..."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분생각도..나이드신분이 말씀하시는데 국으로 가만~~히 있어야한다..가 정답이었던건가봐요.

그러면서 왜 우리아기 이쁘다고 만지고 말걸고..뭐 병주고 약주는것도 아니고..

맞은편할머니(그 할아버지 바로 옆에 앉아계시던..)...처음 탈때부터 우리아기 재롱보시며

같이 맞장구 쳐주시고 웃어주시고 하던...분...

그 할머니도 저 보고 그냥 웃으시면서 찡긋..하시고는..저보고 니가 이해해라..라는 눈빛....

젊은 사람이 참 세상물정모르고 괜히 자기 욕먹는 줄 모르고 계속 옳은 소리만한다는 듯???

 

상담하시던 그분..왠지 이런일로 전화받은게 한두번이 아닌것 같더군요..

그 분 말씀하시길...아니라고 당연히 앉을 수 있다고..

요즘 어르신들중에 노약자석에 대해서 예민한 분들이 있어서 이런일이 많다고..

제대로 홍보가 안돼있기도하고...

곁들여..임신초기 임신부도 언급하시며..앉아도 되는데 봉변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하시네요.

 

아마..전에 경로석이라해서 온통 노인분들 자리였던게..

노약자석으로 바뀌면서..본인들의 권리를 침해받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더 저러시는 듯..

 

그래도..저런 주장도 제대로 알고 펼쳐야..상대가 네~ 하고 받아들이죠..

무조건 우기기만 하시고..나이 앞세워 큰소리만 치시면 다인가요 ㅠ

아후..정말..

속 상합니다.

 

집으로 돌아와 마음이 진정된 후에는..

역으로..그 분이 걱정스럽기도 해요.

요즘 정말 무서운 엄마들도 많거든요..

노약자석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시고..또 저런식으로 논리펴시다가..

봉변당하실까..살짝 우려가... 이렇게말하면..어린네티즌들...착한척쩐다고 ㅋ 동정표얻을라한다고..

삐딱~~하게 리플달지도 모르겠지만...이건 진심입니다.

할아버지께서 꽤나 연세가 많으셨거든요.

눈을 바라보는데...눈동자가 또렷히 보이지 않을 정도...뭐..그랬어요..

 

 

아..그리고 제가 그 상담원분께..

지하철안에 안내방송(?)나올때..이런저런 지하철이용시 지켜야할 사항같은거 나오는데..

그곳에 노약자석에 대한 설명을 좀 구체적으로 해달라고..

부탁까지 드렸습니다.

이런일..한번씩 경험하면 애기엄마들 홧병나겠다고..하면서..^^;;

뭐 제 의견이 반영이 될 지 안될 지 그건 아직 모르겠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홍보를 해서..저같은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다신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기까지..오늘 겪었던...아..어제군요 이제...

나름 충격적인 사건..이었어요.

그럼..모두들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