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아버지.

히죽2011.07.19
조회29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거기 그냥 계시옵소서
그러면 우리도 땅 위에 남아 있으리라

 

땅은 때때로 이토록 아름다우니
뉴욕의 신비도 있고
파리의 신비도 있어
삼위일체의 신비에 못지 아니하니

 

우르크의 작은 운하며
중국의 거대한 만리장성이며
모를레의 강이며
캉브레의 박하사탕도 있고

 

태평양과 튈르리 공원의 두 분수도,
귀여운 아이들과 못된 신민도
세상의 모든 신기한 것들과 함께
여기 그냥 땅위에 널려 있어,

 

그토록 제가 신기한 존재란 점이
신기해서 어쩔 줄 모르지만
옷 벗은 처녀가 감히 제 몸 못 보이듯
저의 그 신기함을 알지도 못하고

 

이 세상에 흔한 끔찍한 불행은
그의 용병들과 그의 고문자들과
이 세상 나으리들로 그득하고
나으리들은 그들의 신부, 그들의 배신자,
그들의 용병들 더불어 그윽하고

 

사철도 있고 해도 있고
어여쁜 처녀들도 늙은 병신들도 있고
대포의 무쇠 강철 속에서 썩어가는
가난의 지푸라기도 있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