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높은 여자와 소개팅했다가 완전 차였어요 ㅠㅠ

대빡이2011.07.25
조회1,428

안녕하세요

가끔 톡을 보는 25살 대딩남입니다.

오랜만에 톡을보다 얼마전 소개팅 한게 생각나서

한번 끄적여보려고 합니다 ㅠㅠ

 

바야흐로 여름이 다가오던 지난 5월 말

중간고사가 끝나고 맘이 싱숭생숭 하던 저는

오랜만에 아는 형이 소개팅 해볼 생각이 없냐고 해서

소개팅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예전에 사랑하던 사람에게 한번 크게 데인터라

1년정도는 여자를 만날 생각이 없이 살았습니다. 다신 여자를

만나지 말아야지 했는데 어연 시간도 많이 흘렀고 주변친구들도

하나 둘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어느새 저만 혼자 솔로더라구요

처음엔 그냥 소개팅으로 여자친구 만들기도 어렵고 또 그냥 귀찮고

그래서 한사코 거절하다가 그냥 그 여자쪽에서도 적극적으로 소개팅

해보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얘기를 듣고 하게됐습니다.

 

참 저도 사람인지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오랜만에 여자를 만난다는 생각에 뭐부터 준비해야 할 지 모르겠고

저는 여자친구를 1번 사겨봤는데 한 6개월 정도 사귄터라.. ㅋㅋㅋㅋㅋㅋ

여자를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더이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얘기도 하고 많이 조언도 듣고 했습니다

그리곤 번호를 받아서 연락을 해보니 문자로는 아주 상큼하게 대답을 잘 하시더이다.

 

대화내용을 보자면

나 : 안녕하세요

그녀 : 네 혹시 그분?

나 : 아 아시네요 ㅋㅋㅋ 네 저 맞아요 XX형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그녀 : 아~ 네 저도요

나 : 음... 뭐 바쁘시지 않으면 제가 그쪽한테 시간 맞출게요. 언제 괜찮아요?

그녀 : 글쎄요. 이번주 평일은 어렵고 주말에 시간내볼게요.

나 : 네 알겠습니다. 음 ㅋㅋ 뭔가 소개팅 오랜만이라 떨려요.

전 장난도 잘치고 잘 웃고 하는데 앞에서면 긴장할지도...ㅋㅋ

그녀 : 아~ 뭐 재밌게 해보세요 그때ㅋ

뭐 대략 이런 내용이였더이다.

 

나는 참고로 좀 성격이 배려심 많고 잘 웃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여자가 이상형이에요 ㅋㅋㅋ 전 여자친구한테 너무 시달리고 고생을 많이 해서

외모가 다가 아니란걸 느꼈기 때문이였어요

어쨌든 소개팅이 코앞으로 다가온 주말 토요일

저녁 6시쯤 신촌에서 약속을 잡고 만나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감을 잃어서 뭐부터 준비해야 할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우선 아침일찍 일어나서 목욕탕에 다녀왔습니다. 가서 오랜만에 때도 빡빡 밀고

사우나 들어가서 땀도 빼고 아주 깨끗하고 단정하게 씻고 나와서 전신거울을 보니

괜히 흡족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자신의 모습을 보며 음 오늘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얼토당토 않는 잡생각을 하며 옷을 입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나서 우선은 머리도 단정하게 다듬기 위해서 미용실에 가서 좀 다듬고

왁스도 사서 집에 왔습니다. 왁스로 머리를 어떤 스타일을 낼까 만지고 맘에 안들어서

다시 바르고 아닌거 같아서 또 감고 다시바르고를 수차례 반복..................

 

남들이 보면 똑같은 짧은 머리인데 뭘 그렇게 생쇼를 하면서 했는지 ㅠㅠ 아무튼

그리고 그냥 깔끔하게 댄디스타일로 멋을 내려고 (패션의 패자도 모르는데 들은건 있음)

형이 입는 옷 깔끔하고 비싼옷을 모처럼 입고

거울을 보니 음 평소의 내가 아니구나 하고 자뻑을 좀 했죠

그리고 형이 쓰는 향수를 칙칙 뿌려서 바르고

연락을 하니 그분도 준비하고 온다고 하더군요

 

아 신촌 지하철역에 가서 기다리는데 어찌나 초조하던지

그리고 나서 오는 전화를 받고 통화를 하다 마주친 그녀는 참 사진대로 이쁘시게 생겼습니다

이쁘시게 생기셨더라구요 ㅋㅋㅋㅋ 그래서 뭐 저도 사실 처음엔 나름 호감이 생겼습니다

뭘 먹을지 고민을 하던 찰나에 뭐 드시고 싶냐고 물으니까 그녀는 자기가 잘 아는 스테이크 집이

있다고 가자고 했습니다. 스테이크? 초면에 한데 너무 먹기가 부담스러운 음식....이라 생각했지만

뭐 그래 오랜만에 소개팅이고 나와주셨는데 사드려야지 하고 그녀가 이끄는 스테이크집으로 갔죠

먹으면서 이것저것 얘기하는데 그녀는 소위 말하는 명문여대를 다니는 여자였죠

그 얘기를 듣고 공부 잘하셨겠구나 하고 칭찬도 해드리고 재밌게 해드리기 위해서 농담도 하고

신나게 이야기를 하는데 그녀는 잘 웃지도 않고 아~ 네, 그래요?, 그렇구나 이러기만 하더이다.....

휴...

 

내가 또 어색한걸 싫어해가지고 더 웃기고 재밌게 해주려고 계속 내가 살면서 재밌던 에피소드나

재밌는 얘기를 해주고...나름 학교 동기들 사이에서는 웃긴말도 잘하고 재밌는 사람으로 통하는데

이건 뭐 철벽수비 하는것도 아니고 일부러 웃음 참는건지 어쩐지 절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보이지 않는겁니다 ㅠㅠㅠㅠㅠㅠ

그렇게 혼자 미친놈처럼 말을 하던 찰나에

그녀가 묻더군요

 

그녀: 학교가 어디세요?

나 : 아 저는 XX대학교에요

그녀: 아 그래요? 그거 어딨는거에요? (힉...나름 인서울 이름있다 생각했는데...)

그럼 어디 살아요?

나 : 저는 XX구....(강북쪽임 ㅋㅋㅋ)

그녀: 아 저는 논현역 살아요

나: 아 그러시구나 ㅋㅋㅋ 소위 듣던 강남녀네요? ㅋㅋ

그녀: 네 강북쪽은 잘 안가봤어요

나: 음..그래도 학교가 이쪽이시니까 뭐 강북온거나 마찬가지죠 ㅋㅋ

그녀: 아~ 네 키가 몇이세요?

나: 아 전 182에요

그녀: 음... 85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작네요?

나: 아 뭐 ㅋㅋㅋ 요샌 뭐 고딩들도 다 85니깐요

 

근데 참 대화를 하면 할수록 정이 안가고 그냥 뭔가 저 혼자 얘기하는 듯한

기분이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최대한 아는 형을 생각해서 재밌게 해드리려고 노력했는데 ㅠㅠ

그녀는 그런걸 아는지 모르는지 단답형의 대답에 날카롭고 차가운 이미지에 좀 냉정한 성격?

같아 보였습니다

"그래 뭐 이쁘장하게 생기고 학벌좋고 집 잘사는거 같으니까 이렇게 콧대 높을수도 있지"

내가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웃겨주려고 나 오늘 생전 안가던 목욕탕도 가고 미용실 가서 2만원 주고 머리도 다듬고

(원래 걍 동네 남성전용 헤어컷 가서 7천원 주고 자름 ㅋㅋ) 향수도 뿌리고 정말 별 짓 다했다고

하니까 소개팅 나올땐 그게 최소한의 예의 아닌가요 하고 살짝 웃는데 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 이렇게 소개팅 열심히 준비하나 싶었습니다.

 

뭐 어쨌든 그렇게 스테이크를 사드리고....휴 여자도 돈없으면 못만나겠구나 ... 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 한끼 밥먹는데 4만2천원이나 나오니깐; 음료수까지 시킨거 하면 5만원 ㅠㅠ

이정도까지 돈이 없는 거지는 아니지만 저는 장난처럼 친구들에게 말하고 다닐때

난 삼각김밥에 컵라면도 나랑 같이 웃으며 먹어주는 여자가 좋아 라고 장난처럼 말했는데

 

전 소소하고 소박한 데이트를 좋아했는데 ㅋㅋㅋ 친구들이랑 고기집에서 삼겹살에 소주를 제일 좋아하는 난데

역시 돈이 많으면 여자들이 좋아하겠구나 하고 약간 생각이 들던 찰나에

그녀가 후식으로 카페를 가자고 합니다.

그래요! 하고 흔쾌히 신촌로터리 쪽에 스X벅스 유명 전문 커피점에 갔습니다.

근데 남자분들은 아시겠지만 남자끼린 사실 절대 유명커피브랜드 안먹지 않습니까

그래도 뭐 그녀를 만났는데 생전 잘 먹지도 않던 아이스초코를 시켰습니다 ㅋㅋ

근데 그녀가 갑자기 저한테 저는 모카라떼인지 초코모카인지 (커피이름도 너무 헷갈림 ㅠㅠ)

그걸 주문하더니 테이블로 먼저 가서 앉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래 휴....남자니까 내가 또 사야지 하고 커피를 계산하고 자리에 가서 앉았습니다.

사실 그녀가 커피는 사줄줄 알았는데..............ㅠㅠ 말도 못하고 휴

아무튼 저에게 뭐 취미가 뭐냐 평소에 뭐하냐 이것저것 묻더군요

 

그렇게 평범한 얘기를 나누고

이제 저녁이 되어 헤어질 때 쯤에

잘가라고 인사하니까

그냥 네 즐거웠어요 무뚝뚝하게 인사하더군요

잘가라고 인사하고 집에 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날 저녁 오늘 재밌었다고 문자해보니

아 잘먹었어요~ 하고 답장이 와서 계속 연락해도 괜찮죠? 하니까

아~ 네 하고 답장이 와서...또 내가 뭐라고 해야할지...문자를 이어가지 못하게 하는 신기한 재주를

가지신 그녀이기에...........

 

다음날이 돼서도 문자를 하고

그 다음날이 돼서도 문자를 하고

그렇치만 언제나 반응은 시큰둥하고 공부한다고 하고 팀플있다고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저 차인거 맞죠?

하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뭐 명문여대 다니고 돈많고 이쁘니까 아쉬울거 없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나름 좋은 경험이였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쓰는데 왠지 씁쓸하고 내 자신이 초라해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그런 조건따위는 말그대로 조건이라고 생각했는데 난 별로 그런거에 억눌리지 않는데

그녀는 아니였나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그래서 또 문자 해볼까 말까 하다가 용기가 나지 않아서 하지 않으니

도도하신 그녀역시 문자 먼저 하지 않아서 그렇게 흐지부지 끝이 났다는 ㅋㅋㅋㅋㅋ

아 쓰다보니 또 그 슬픈 소개팅이 생각나서 울것 같네요 ㅠㅠㅠ

그래도 나름 좋은 경험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뭐 언젠가는 배려심 많고 나처럼 이렇게 소박하게 데이트하고 소소한 연애를 좋아하는

착한여자 만날 수 있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으

 

톡커님들도 여름 다가오기전에 빨리 애인 만드세요

저도 노력하려구요 ㅠㅠ

저도 저 나름대로 그냥 평범은 한거같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불쌍하면 추천이나 눌러주세요 ㅋㅋㅋㅋ 에휴 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저처럼 솔로인 친구들도 아직 많으니까 훈남녀석들 ㅋㅋ

베톡돼서 올라가거나 추천수 많아지면 저랑 친구들 공개할게요!

제 주변에도 좋은 녀석들 많아요 솔로놈들~~

 

아무튼 진부한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