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할아버지와 처음 만난 것은 약 7년 전, 그러니까 제가 중학교 1학년 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까지 쭉 가평에서 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구리시로 이사를 오게 됐습니다.
당시 3월은 3월이 아니었습니다. 입학식 당일에는 눈이 발목 높이까지 쌓였고
그 후로도 몇 번 크게 눈이 왔었지요. 날씨는 당연히 추웠고요. 가뜩이나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저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 감기까지 걸려 여러모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희 집과 중학교 사이에 거리가 걸어서 약 20분 정도 됐습니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때라서 버스를 타고 다니는 건 생각도 못해봤고, 때문에 늘 구리시 체육관 언덕길을 타고 학교를 다녀야 했습니다.
언덕길은 짧기는 했으나 꽤 가파른 경사였습니다. 거기다 날은 영하에 바람까지 거세게 불었죠. 학교가 끝날 즈음에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한 저는 어지러움을 억지로 참으며
그 언덕길 앞까지 도착했습니다. 정말 죽을 맛이었지만 거기서 바람을 쐬고 있느니 차라리 빨리 집에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그 때가 생생합니다.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볼이 터질 것 같았죠. 눈알마저 시려워지자 저는 눈을 감고 최대한 몸을 웅크린 채로 빨리 집에 가자, 빨리, 빨리. 이런 생각을 하며 정신없이 걸었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주위가 몹시 따뜻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제가 어떤 상가 안에 들어와 있더군요. 정말로 평범한 상가였습니다. 양 옆으로 자그마한 가게들이 나있고 사람들은 걸어 다니거나 가게에서 뭔가를 사는 그런 곳이었죠. 상가의 양 끝에는 유리문이 있었고 사람들은 거기를 통해 이 상가를 드나드는 듯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로 이상한 일입니다. 구리시 사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구리시 체육관 언덕길은 굉장히 황량합니다. 그 너머 꽃길은 술집이나 노래방이 즐비하지 큰 상가는 없죠. 더군다나 제가 보았던 그 상가는 구리시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처음 보는 장소였습니다.
헌데도 저는 그 곳이나 그 곳에 있는 저 자신이 이상하단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열이 나서 괴롭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래서 저는 앞에 보이는
유리문을 향해 걸었습니다. 이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상가를 벗어나야 집에 갈 수 있으니까요.
그 때 누군가 제 팔을 낚아챘습니다. 보니까 처음 보는 할아버지가 저를 잡아 질질 끌고 가시더군요. 할아버지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약 70대 정도의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셨는데 얼굴은 화가 난 듯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위에는 소위 말하는 깔깔이라는
누런 패딩 점퍼를 입고 계셨고요.
저는 무섭기보단 너무 당황스럽고 아팠습니다. 제 팔을 잡아당기는
할아버지의 팔 힘이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도저히 70대 노인의 힘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정도였습니다. 거기다 이 할아버지 뭐가 그리도 화가 나셨는지 온갖 쌍욕을 저에게 퍼부으시더군요. 정신 나간 년. 여기는 왜 왔냐. 등등.
할 수 있는 반항은 다 해보았지만 아무리해도 할아버지의 손에서 벗어 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어떤 사람하고 세게 부딪히게 됐습니다. 저 자신이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날만큼 세게 부딪혔죠. 할아버지가 잡아당기는 바람에 생긴 일이었지만
그 사람한테 너무 미안해서 고개라도 꾸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거기엔 웬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합니다.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창백하다 못해 파랗게 보이는 얼굴에 검은 목폴라, 검은 코트. 무엇보다 섬뜩했던 건 그 남자가 저를 보며 히죽 웃던 모습입니다. 그 남자는 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제 뒤를 쫓기 시작하더군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더 화가 난 것처럼 큰 소리로 욕을 지껄이면서
아예 뛰는 것처럼 빠르게 걷기 시작하셨습니다.
상가 끝에 다다르자 할아버지는 유리문을 벌컥 열었고 저를 바깥으로 밀치며 다시는 여기 오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바닥에 바로 엎어졌고 너무 아프고 괴로운 나머지 잠깐 정신을 잃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이었습니다. 어머니 말에 따르면 제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중간에 쓰러졌다더군요. 오토바이 한대가 바로 제 앞을 지나치려했는데 제가 앞으로 엎어지면서
하마터면 큰 일 날 뻔했다고 하더군요.
그 후 몇 년이 지난 후에 벌어진 일입니다.
저는 가위는 눌려도 꿈은 꾸지 않는데요. 그 날은 유난히 선명한 꿈을 꾸었습니다. 저희 가족이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 앞에서 누가 손을 흔드는 게 보였습니다. 바로 그 할아버지였습니다.
부모님이 차를 세우자 할아버지가 버럭버럭 화를 내며 차문을 열고 저를 포함한 가족들 모두를 차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헌데 아버지가 기어코 차를 타고 가야한다며 억지를 부리시는 겁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저한테 오늘 절대로 너희 아버지가 차를 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셨습니다.
꿈에서 깼는데 기분이 정말 묘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한테 말씀드리려 했지만 하필 그 날 아버지가 지각을 하시는 바람에 꿈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고, 아버지는 급히 차를 타고 회사로 향하셨습니다.
학교에 있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셨다고. 앞차가 화물트럭인데 거기에 싣고 가던 물건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8주를 입원해 계셨는데 의사 말로는 그래도 천만다행이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아버지한테 그 꿈 이야기를 말씀드렸더니 그런 걸 왜 이제 이야기 하냐며 혼 난 게 기억납니다.
마지막 일화는 최근의 것입니다.
작년 겨울 부모님이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떠나시면서
약 5일 정도 저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첫날밤은 친구들을 불러서 놀다가 밤을 세고 그 다음날 저 혼자서 잠에 들었죠. 지금은 꿈이라고 말하지만 당시엔 그게 꿈인지도 몰랐습니다.
무작정 목이 말라서 거실로 나갔는데그 할아버지가 마루에 딱 버티고 계셨습니다.
할아버지는 저를 붙잡더니 물도 못 마시게 하고 다시 방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그러더니 문을 잠그고 무슨 소리가 들려도 절대 문을 열어선 안 된다고 엄포를 놓으시더군요. 저는 영문도 몰랐지만 그래야할 것 같은 불안함에 사로잡혀서 일단 문을 잠그고 구석에 앉았습니다.
이윽고 누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아주 정중한 노크였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어머니 목소리가 났습니다. 그래도 문을 안 여니까 아버지 목소리가 나면서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리더군요. 정말로 무서운 경험이었습니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노크소리와 문을 열라고 재촉하는 가족, 친구들의 목소리.
공포에 시달리던 저는 엉엉 울면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부모님이 돌아오시는 날까지 쭉 이모네 집에서 머물렀고요. 만약 그 때 문을 열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리고 저를 세 번씩이나 도와준 그 할아버지는 아직도 궁금합니다.
11. 할아버지2
이 이야기는 제 동생이 직접 겪은 이야기로, 대필 투고합니다.
2009년 12월 시흥에서 있던 일입니다.
그때 당시 저는 집을 나와 자취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외로움을 많이 타서 친구였던 가양을 룸메이트로 불러다 같이 살았는데, 가양이 기가 센 덕분에 종종 무언가 보이곤 했던 전 함께 지내는 동안만큼은 편히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물론, 보이는 일 역시 없었습니다.
가양과 지내는 동안 보이지 않는 일에 익숙해지고, 서서히 잊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가양이 배가 고프다고, 밖에서 사먹고 오자고 보챈 탓에 새벽에 외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고양이 모래도 사와야 할 때라, 나간 김에 이것저것 사다보니 돌아오는 길엔 군것질 거리와 고양이 모래를 비롯한 여러 가지로 양 손에 한 짐씩 들게 되었지요.
그때 가양은 남자친구와 전화를 하고 있었고, 양 손에 한 짐인 저와 달리 작은 비닐봉투 하나를 들고 저만치 앞 서 걷고 있었습니다. 들린 짐의 무게 탓인지, 걸음의 탓인지 저보다 빨리 걷던 가양은 어느 샌가 까마득하게 멀어지고 있더군요.
자취방으로 가려면 직선으로 늘어선 세 개의 교차로 중 두 개를 지나 세 번째 교차로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야 들어가야 하는데, 저는 첫 번째 교차로에 있었고, 가 양은 세 번째 교차로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겨울 새벽이라 날은 어두웠고, 길도 어두워서
누가 불쑥 튀어나올까 무서워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어야 했습니다. 다행히도 길 양쪽에 주차하더라도 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넉넉하게 넓은 2차선이라 누가 지나가든 훤히 볼 수 있어서 주위만 잘 살핀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방비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주위를 살피며 걸었습니다.
이른 새벽이긴 하지만 멀지 않은 곳에 유흥가가 있어서 그런지 새벽부터 할아버지 한 분이 나와 계신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나와 계신지 모르지만 첫 번째 교차로의 왼쪽 길에서 가만히 서 계셔서 저는 두 번째 교차로를 지나며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았고, 세 번째 교차로에 접어 들 때까지 지나가는 사람 하나 보지 못하고
별 일 없이 오른 쪽으로 길을 꺾었습니다.
멀리서 웬 사람이 하나 서 있는 것이 보이더군요. 가 양은 아니었습니다. 어렴풋이 보이는 형체에 이 시간에 나온 사람이 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원룸을 향해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원룸에 가까워 질수록 사람의 형체는 점점 뚜렷한 모습을 띠며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음으로 바뀌더니, 형체가 완전히 눈에 들어오자 그 사람이 첫 번째 교차로에서 본 할아버지임을 알았습니다.
제가 밤눈이 아무리 어둡다지만 세 번째 교차로를 지나야 갈 수 있는 이 길로, 할아버지가 달려가는 것을 못 볼 수가 없었습니다. 길 구조상 분명 그러했고, 전 두 번째 교차로에서 할아버지가
한 자리에 가만히 서 계시는 것을 분명히 봤으니까요.
그제야 전 할아버지가 산 사람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 사실이 너무 무서워져 슬며시 눈을 아래로 깔고 걸었습니다. 걸음은 무거웠고 제가 걷고 있는지 아닌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사라지셨는지 확인하고자 슬쩍 시선을 올렸는데, 그때 그만 마주쳐버린 겁니다. 한 자리에 꼼짝 하지 않고 서 계신 할아버지와!
시선이 마주친 할아버지는 얼른 오라는 듯이 저를 향해 손을 흔드셨습니다. 겁에 질린 전 제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서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죠. 손짓의 횟수를 더 할수록, 고개를 저으며 끝까지 거부하자 할아버지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지더니 할아버지 쪽에서 다가오시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있다간 정말 할아버지와 어디론가 가야 할 것 같아서 먼저 간 가 양을 부르고 싶었지만, 할아버지가 계신 탓인지 할아버지 뒤로 밤안개가 낀 듯 까맣게 되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 앞에 당도하신 할아버지는 당연하게 손을 내미셨지요.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 손은 저더러 잡으라고 하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 손을 잡으면 전 분명 끌려가겠지요. 그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전 손을 내밀게 되었습니다. 네. 분명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앞 서 말씀드렸다 시피,
제 양 손엔 고양이 모래 등의 무거운 짐이 잔뜩 들려 있었고,
그 탓에 내민 것은 손이 아니라 들고 있던 커다란 비닐봉투가 되고 말았습니다.
본의 아니게 그리 되어버린 상황이 무서운 가운데에서도 어찌나 우습던지.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써야 했는지 모릅니다. 그 탓에 제 얼굴은 일그러졌고, 그 상황이 유지될수록 할아버지의 얼굴도 더 무섭게 일그러졌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끝끝내 꼼짝도 하지 못하는 저를 더 이상 기다리실 수 없으신지 손가락질을 하며 무척 화를 내셨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전 좀처럼 들을 수 없었지만 할아버지의 말이 반복될수록 조금씩 귀가 뜨이는 것처럼
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뭐라 화내시는 지 조금은 알 것 같을 때쯤이 되자 할아버지께서는
손가락질을 그만 두시고 직접 끌고 가시려는 것처럼 제게 손을 뻗으셨습니다.
그때,
"야!"
가양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할아버지와 저 외엔 없었던 기묘한 침묵을 찢고 들린 가양의 목소리는 무척 또렷해서, 그 소리를 들은 할아버지께서는 못 마땅한 표정을 지으시며 제게 뻗었던 손을 거두셨습니다.
"너 거기서 뭐해?"
가양이 버럭 소리치며 다가오자 할아버지께선 더 이상 제게 화를 내지 않으셨습니다. 손가락질도 하지 않으셨고, 방해받아 몹시 속상한 것처럼 잔뜩 얼굴을 찌푸리시더니 가양이 더 가까워지기 전에 제 앞에서 깨끗하게 사라지셨습니다. 그 날 이후 자취를 그만 둘 때까지 새벽 외출은 하지 않았고,
ABC가 가지고오는 무서운이야기56
차라
어느 한 건물에 44년된 엘레베이터가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엘레베이터를 타면 귀신이 나올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아무도 타지 않았습니다.
어느날,한 4살짜리 꼬마가 그 엘레베이터를 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꼬마의 허리,목,가슴,팔,다리부분이 무척이나 아파왔던것입니다.
그다음날,아이는 무사했습니다.아이의 엄마가 다가와서 괞찮냐고 물어보는 순간 아이는 질겁을 했습니다.
"엄마,지금 엄마가 보는 차라는 진짜 차라가 아니야.
진짜 차라는 여기서 허리,목,가슴,팔,다리는 나에게 주어서 내가 존재하는 거야.
엄마,내겐 진짜 엄마가 없어.엄마가 내 어줄래??"
6. 공포영화
제 친구와 저는 무서운 영화나 이야기들을 매우 좋아하는 편이여서,
평소 공포영화가 나왔다 하면 같이 보러 가곤 했습니다.
왠만큼 무서운 것은 다 보았고, 웬만큼 무서운 이야기를 다 읽은 후,
저와 제 친구는 이상하게도 호러라는 장르에 끌렸었습니다.
싸이코패스는 아니지만 비위가 좋았던 것인지, 잔인한 장면을 보아도 무섭지 않았고,
오히려 스토리 자체에 깊숙히 매료되었던 건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그렇게 호러를 좋아하던 애가 어느날 갑자기 딱 끊어버렸습니다.
저야 그저 좋아하는 정도였지만, 제 친구는 거의 빠져사는 단계였는데 말이죠.
그래서 친구에게 물어보자 자신의 경험담을 말했는데요..
이주일 전, 자신의 친구와 같이 새벽에 공포영화를 컴퓨터에 다운받아서 보던 제 친구는
이제 실제가 아닌것은 질린다고 했었습니다. 마침 그 친구가 기가 약한 애여서 한두번
귀신 비슷한 걸 본 적이 있다고 그거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대요.
그런데 확실한 성격인 제 친구는(..) 직접 보는 게 더 재미있을 거라면서
이리저리 인터넷에 떠도는 '귀신 나오는 동영상'을 친구랑 같이 봤대요.
친구가 그 전까지만 해도 그냥 오싹하거나, 단순히 재미없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어떤 동영상을 트니까 반응이 달라지더래요.
제목이 진짜 무서운 동영상이라고 해서 봤는데, 거기는 그냥 여고생 세명이서 떠드는것밖에..
그냥 왜 평범한 이야기 하면서 웃으면서.. 그게 한 오분 정도?
그런데 그친구가 일분도 안된 시간에 끄자면서, 무섭다면서 그러더래요.
화면이 좀 떨려서, 여고생 세명이 귀신 형상으로 보이나 싶은 제 친구가
별것 아니라면서 계속 보자고 한걸 그 친구가 못보겠다면서 나간거예요.
그런데 그 밑에 달린 글이,
그 여고생 세명은 자기들만 있었고, 동영상을 찍은 적이 없대요.
그게 왜 찍힌 지 모르겠다는게, 아마 버튼이 잘못 눌렸었던 것일 거다라는
시시한 내용이였대요.
그래서 그걸 친구에게 말해주었더니 친구가,
"아? 거기 여고생 네명 있었는데?
거기 한명이 자꾸 섬뜩하게 카메라를 봐서.."
여자의 얼굴
제가 고3때 일입니다.
워낙 공부도 안했고 성격도 둥글둥글 낙천적이였던 저도 입시의 두려움에 신경이 곤두섰고 잠도 못자고
입맛도 없던 시기였습니다.
몸이 허약해지면 헛것을 자주본다고 어디선가 들었던거같은데..
고3 때 특히 헛것을 많이 봤는데요.
그 헛것이 귀신이였던거같네요.
야자(PM10시)가 끝나고 집으로 가던 중 일어난 일입니다.
저희 집은 아파트였고 15층 꼭대기 층에 살고있었습니다.
친구랑 중간에 헤어져서 저희 동쪽으로 가는데
자꾸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워낙 겁이 많아 뒤는 돌아 볼 생각도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습니다.
저희 아파트 라인으로 들어가는데 불은 다 꺼져있어서 컴컴했고
마침 기다렸다는 듯 엘리베이터는 1층에 있었습니다.
오싹하기도하고 그래서 다다다 뛰어서 엘리베이터에 탔습니다.
닫기 버튼을 누르는데 문이 닫칠 생각을 안하는 겁니다.
아 왜이래 무섭게.. 고런 생각을 하며 닫기 버튼을 계속 눌렀습니다.
실랑이 끝에 엘리베이터 문은 닫쳤고 15층으로 올라가는 중
저희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앞에 창문이 있는 엘리베이터입니다.
멍하게 그 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한층 한층 올라갈 때마다 원래는 컴컴해야 되는 복도에
불이 계속 켜지고 있었습니다.
멍한와중 이상하다는 걸 알아채지 못하고
계속 엘리베이터 창문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얼굴이 보이는 겁니다.
근데 희안하게도 그 여자 얼굴이
창문에 붙어서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는거..
할아버지
저는 이름 모를 어떤 할아버지와 꽤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할아버지와 처음 만난 것은 약 7년 전, 그러니까 제가 중학교 1학년 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까지 쭉 가평에서 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구리시로 이사를 오게 됐습니다.
당시 3월은 3월이 아니었습니다. 입학식 당일에는 눈이 발목 높이까지 쌓였고
그 후로도 몇 번 크게 눈이 왔었지요.
날씨는 당연히 추웠고요. 가뜩이나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저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
감기까지 걸려 여러모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희 집과 중학교 사이에 거리가 걸어서 약 20분 정도 됐습니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때라서 버스를 타고 다니는 건 생각도 못해봤고,
때문에 늘 구리시 체육관 언덕길을 타고 학교를 다녀야 했습니다.
언덕길은 짧기는 했으나 꽤 가파른 경사였습니다. 거기다 날은 영하에 바람까지 거세게 불었죠.
학교가 끝날 즈음에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한 저는 어지러움을 억지로 참으며
그 언덕길 앞까지 도착했습니다.
정말 죽을 맛이었지만 거기서 바람을 쐬고 있느니 차라리 빨리 집에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그 때가 생생합니다.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볼이 터질 것 같았죠.
눈알마저 시려워지자 저는 눈을 감고 최대한 몸을 웅크린 채로 빨리 집에 가자, 빨리, 빨리.
이런 생각을 하며 정신없이 걸었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주위가 몹시 따뜻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제가 어떤 상가 안에 들어와 있더군요.
정말로 평범한 상가였습니다. 양 옆으로 자그마한 가게들이 나있고 사람들은 걸어 다니거나
가게에서 뭔가를 사는 그런 곳이었죠. 상가의 양 끝에는 유리문이 있었고
사람들은 거기를 통해 이 상가를 드나드는 듯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로 이상한 일입니다.
구리시 사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구리시 체육관 언덕길은 굉장히 황량합니다.
그 너머 꽃길은 술집이나 노래방이 즐비하지 큰 상가는 없죠.
더군다나 제가 보았던 그 상가는 구리시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처음 보는 장소였습니다.
헌데도 저는 그 곳이나 그 곳에 있는 저 자신이 이상하단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열이 나서 괴롭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래서 저는 앞에 보이는
유리문을 향해 걸었습니다.
이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상가를 벗어나야 집에 갈 수 있으니까요.
그 때 누군가 제 팔을 낚아챘습니다. 보니까 처음 보는 할아버지가 저를 잡아 질질 끌고 가시더군요.
할아버지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약 70대 정도의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셨는데
얼굴은 화가 난 듯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위에는 소위 말하는 깔깔이라는
누런 패딩 점퍼를 입고 계셨고요.
저는 무섭기보단 너무 당황스럽고 아팠습니다. 제 팔을 잡아당기는
할아버지의 팔 힘이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도저히 70대 노인의 힘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정도였습니다.
거기다 이 할아버지 뭐가 그리도 화가 나셨는지 온갖 쌍욕을 저에게 퍼부으시더군요.
정신 나간 년. 여기는 왜 왔냐. 등등.
할 수 있는 반항은 다 해보았지만 아무리해도 할아버지의 손에서 벗어 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어떤 사람하고 세게 부딪히게 됐습니다. 저 자신이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날만큼 세게 부딪혔죠.
할아버지가 잡아당기는 바람에 생긴 일이었지만
그 사람한테 너무 미안해서 고개라도 꾸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거기엔 웬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합니다.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창백하다 못해 파랗게 보이는 얼굴에 검은 목폴라, 검은 코트.
무엇보다 섬뜩했던 건 그 남자가 저를 보며 히죽 웃던 모습입니다.
그 남자는 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제 뒤를 쫓기 시작하더군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더 화가 난 것처럼 큰 소리로 욕을 지껄이면서
아예 뛰는 것처럼 빠르게 걷기 시작하셨습니다.
상가 끝에 다다르자 할아버지는 유리문을 벌컥 열었고
저를 바깥으로 밀치며 다시는 여기 오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바닥에 바로 엎어졌고 너무 아프고 괴로운 나머지 잠깐 정신을 잃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이었습니다. 어머니 말에 따르면 제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중간에 쓰러졌다더군요.
오토바이 한대가 바로 제 앞을 지나치려했는데 제가 앞으로 엎어지면서
하마터면 큰 일 날 뻔했다고 하더군요.
그 후 몇 년이 지난 후에 벌어진 일입니다.
저는 가위는 눌려도 꿈은 꾸지 않는데요. 그 날은 유난히 선명한 꿈을 꾸었습니다.
저희 가족이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 앞에서 누가 손을 흔드는 게 보였습니다.
바로 그 할아버지였습니다.
부모님이 차를 세우자 할아버지가 버럭버럭 화를 내며 차문을 열고
저를 포함한 가족들 모두를 차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헌데 아버지가 기어코 차를 타고 가야한다며 억지를 부리시는 겁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저한테 오늘 절대로 너희 아버지가 차를 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셨습니다.
꿈에서 깼는데 기분이 정말 묘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한테 말씀드리려 했지만
하필 그 날 아버지가 지각을 하시는 바람에 꿈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고,
아버지는 급히 차를 타고 회사로 향하셨습니다.
학교에 있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셨다고.
앞차가 화물트럭인데 거기에 싣고 가던 물건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8주를 입원해 계셨는데 의사 말로는 그래도 천만다행이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아버지한테 그 꿈 이야기를 말씀드렸더니 그런 걸 왜 이제 이야기 하냐며 혼 난 게 기억납니다.
마지막 일화는 최근의 것입니다.
작년 겨울 부모님이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떠나시면서
약 5일 정도 저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첫날밤은 친구들을 불러서 놀다가 밤을 세고 그 다음날 저 혼자서 잠에 들었죠.
지금은 꿈이라고 말하지만 당시엔 그게 꿈인지도 몰랐습니다.
무작정 목이 말라서 거실로 나갔는데그 할아버지가 마루에 딱 버티고 계셨습니다.
할아버지는 저를 붙잡더니 물도 못 마시게 하고 다시 방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그러더니 문을 잠그고 무슨 소리가 들려도 절대 문을 열어선 안 된다고 엄포를 놓으시더군요.
저는 영문도 몰랐지만 그래야할 것 같은 불안함에 사로잡혀서 일단 문을 잠그고 구석에 앉았습니다.
이윽고 누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아주 정중한 노크였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어머니 목소리가 났습니다.
그래도 문을 안 여니까 아버지 목소리가 나면서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리더군요.
정말로 무서운 경험이었습니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노크소리와 문을 열라고 재촉하는 가족, 친구들의 목소리.
공포에 시달리던 저는 엉엉 울면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부모님이 돌아오시는 날까지 쭉 이모네 집에서 머물렀고요.
만약 그 때 문을 열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리고 저를 세 번씩이나 도와준 그 할아버지는 아직도 궁금합니다.
11. 할아버지2
이 이야기는 제 동생이 직접 겪은 이야기로, 대필 투고합니다.
2009년 12월 시흥에서 있던 일입니다.
그때 당시 저는 집을 나와 자취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외로움을 많이 타서 친구였던 가양을 룸메이트로 불러다 같이 살았는데,
가양이 기가 센 덕분에 종종 무언가 보이곤 했던 전 함께 지내는 동안만큼은 편히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물론, 보이는 일 역시 없었습니다.
가양과 지내는 동안 보이지 않는 일에 익숙해지고, 서서히 잊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가양이 배가 고프다고, 밖에서 사먹고 오자고 보챈 탓에 새벽에 외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고양이 모래도 사와야 할 때라, 나간 김에 이것저것 사다보니
돌아오는 길엔 군것질 거리와 고양이 모래를 비롯한 여러 가지로 양 손에 한 짐씩 들게 되었지요.
그때 가양은 남자친구와 전화를 하고 있었고, 양 손에 한 짐인 저와 달리 작은 비닐봉투 하나를 들고
저만치 앞 서 걷고 있었습니다. 들린 짐의 무게 탓인지, 걸음의 탓인지 저보다 빨리 걷던 가양은
어느 샌가 까마득하게 멀어지고 있더군요.
자취방으로 가려면 직선으로 늘어선 세 개의 교차로 중 두 개를 지나 세 번째 교차로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야 들어가야 하는데, 저는 첫 번째 교차로에 있었고,
가 양은 세 번째 교차로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겨울 새벽이라 날은 어두웠고, 길도 어두워서
누가 불쑥 튀어나올까 무서워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어야 했습니다.
다행히도 길 양쪽에 주차하더라도 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넉넉하게 넓은 2차선이라
누가 지나가든 훤히 볼 수 있어서 주위만 잘 살핀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방비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주위를 살피며 걸었습니다.
이른 새벽이긴 하지만 멀지 않은 곳에 유흥가가 있어서 그런지
새벽부터 할아버지 한 분이 나와 계신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나와 계신지 모르지만 첫 번째 교차로의 왼쪽 길에서 가만히 서 계셔서 저는
두 번째 교차로를 지나며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았고,
세 번째 교차로에 접어 들 때까지 지나가는 사람 하나 보지 못하고
별 일 없이 오른 쪽으로 길을 꺾었습니다.
멀리서 웬 사람이 하나 서 있는 것이 보이더군요. 가 양은 아니었습니다.
어렴풋이 보이는 형체에 이 시간에 나온 사람이 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원룸을 향해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원룸에 가까워 질수록 사람의 형체는 점점 뚜렷한 모습을 띠며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음으로 바뀌더니,
형체가 완전히 눈에 들어오자 그 사람이 첫 번째 교차로에서 본 할아버지임을 알았습니다.
제가 밤눈이 아무리 어둡다지만 세 번째 교차로를 지나야 갈 수 있는 이 길로,
할아버지가 달려가는 것을 못 볼 수가 없었습니다.
길 구조상 분명 그러했고, 전 두 번째 교차로에서 할아버지가
한 자리에 가만히 서 계시는 것을 분명히 봤으니까요.
그제야 전 할아버지가 산 사람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 사실이 너무 무서워져 슬며시 눈을 아래로 깔고 걸었습니다.
걸음은 무거웠고 제가 걷고 있는지 아닌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사라지셨는지 확인하고자 슬쩍 시선을 올렸는데, 그때 그만 마주쳐버린 겁니다.
한 자리에 꼼짝 하지 않고 서 계신 할아버지와!
시선이 마주친 할아버지는 얼른 오라는 듯이 저를 향해 손을 흔드셨습니다.
겁에 질린 전 제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서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죠.
손짓의 횟수를 더 할수록, 고개를 저으며 끝까지 거부하자 할아버지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지더니
할아버지 쪽에서 다가오시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있다간 정말 할아버지와 어디론가 가야 할 것 같아서 먼저 간 가 양을 부르고 싶었지만,
할아버지가 계신 탓인지 할아버지 뒤로 밤안개가 낀 듯 까맣게 되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 앞에 당도하신 할아버지는 당연하게 손을 내미셨지요.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 손은 저더러 잡으라고 하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 손을 잡으면 전 분명 끌려가겠지요. 그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전 손을 내밀게 되었습니다.
네. 분명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앞 서 말씀드렸다 시피,
제 양 손엔 고양이 모래 등의 무거운 짐이 잔뜩 들려 있었고,
그 탓에 내민 것은 손이 아니라 들고 있던 커다란 비닐봉투가 되고 말았습니다.
본의 아니게 그리 되어버린 상황이 무서운 가운데에서도 어찌나 우습던지.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써야 했는지 모릅니다.
그 탓에 제 얼굴은 일그러졌고, 그 상황이 유지될수록 할아버지의 얼굴도 더 무섭게 일그러졌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끝끝내 꼼짝도 하지 못하는 저를 더 이상 기다리실 수 없으신지
손가락질을 하며 무척 화를 내셨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전 좀처럼 들을 수 없었지만 할아버지의 말이 반복될수록 조금씩 귀가 뜨이는 것처럼
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뭐라 화내시는 지 조금은 알 것 같을 때쯤이 되자 할아버지께서는
손가락질을 그만 두시고
직접 끌고 가시려는 것처럼 제게 손을 뻗으셨습니다.
그때,
"야!"
가양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할아버지와 저 외엔 없었던 기묘한 침묵을 찢고 들린 가양의 목소리는 무척 또렷해서,
그 소리를 들은 할아버지께서는 못 마땅한 표정을 지으시며 제게 뻗었던 손을 거두셨습니다.
"너 거기서 뭐해?"
가양이 버럭 소리치며 다가오자 할아버지께선 더 이상 제게 화를 내지 않으셨습니다.
손가락질도 하지 않으셨고, 방해받아 몹시 속상한 것처럼 잔뜩 얼굴을 찌푸리시더니
가양이 더 가까워지기 전에 제 앞에서 깨끗하게 사라지셨습니다.
그 날 이후 자취를 그만 둘 때까지 새벽 외출은 하지 않았고,
두 번 다시 할아버지를 뵙는 일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