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가족중에 장애인이 있다고 늘 가정하세요.

누나2011.08.01
조회93,663

저는 발달장애 1급 동생이 있는 누나입니다.

 

어떻게 사람들은 상상력이 그렇게나 부족한지

웃고 떠드는 무리 속에, 그 친구들 속에 장애인 가족을 둔 사람이

한명쯤 있을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장난으로,

야 이 병신아 ㅋㅋ

이 장애인아 ㅋㅋ

하는 말에도 귀가 쫑긋쫑긋 섭니다.

 

우스개로 장애인 흉내를 내는 사람들,

특히 몸이 불편하신 뇌성마비 환자분들의 흉내를 내는 사람들

 

심지어는 어느 체육대회에 참가했는데

장애물 달리기가 아닌 장애인 달리기를 하더군요

여러 종목이 있었고 종목별로 선수를 뽑았어요.

 

저는 선수를 뽑는 과정에 불참해서 임의로 배정이 되었는데

장애물 달리기로 잘못 봐서, 아 허들을 넘는 거구나 생각했는데

몸빼바지를 입고 이상한 장신구를 착용하고

최대한 우습게 장애인 흉내를 내면서 달리면 되는 거라고 하더군요.

 

도저히 참여할 수가 없었고, 친구들은 제 동생이 불편한 줄 모르고 있었는데

친구들한테

이 프로그램 기획한 사람은 여기 참여한 사람의 가족들 중에

장애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전혀 못한건가?

라고 말했더니 친구들도 깜짝 놀라면서

아! 그럴수도 있겠네...! 하더라구요.

 

정말 그게 그렇게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놀랍고 드문 일일까요?

장애인은 당신들이 그렇게 보기 싫어하시니까 어쩔 수 없이 당신 눈앞에서 피해있을 뿐

얼마든지 당신 주위에 많이 있습니다.

제발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꼭 가정하세요. 있을지도 모른다고.

 

아 그리고 덧붙여서

저는 사람들이랑 같이 있을 때 사람들이 게이 발언하는것도 굉장히 거슬립니다.

같은 원리로요.

이 집단 내에 동성애자가 있는 건 이성애자가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친구들끼리 놀다가 가끔씩

 

야 이 게이같은 XX야 ㅋㅋㅋㅋ

 

하고 (자기네들 딴엔 농담인) 떠드는 걸 보면 저는 본능적으로

이 무리 안에 동성애자가 있다면 저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이 듭니다.

다 웃어도 저 혼자 못웃겠더라구요.

 

 

처음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저 사람은 A형일수도 있고 B형일수도 있고 AB형일수도 있고 O형일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듯이

저 사람은 이성애자일수도 있고 동성애자일수도 있고 양성애자일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인드를 다들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덧붙여서)

장애인을 봤을 때도 -

여러분들이 장애인이라곤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서만 봐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모든 장애인들이 다 불우하게 가족도 없이 구걸하면서 살아간다거나 하는건 아닙니다.

가족 있고 얼마든지 부유하며 사랑받는 가정에서 잘 크고 있는 장애인들이 더 많아요.

장애는 가난하기 때문에 생긴다던가 돈이 있어서 막을 수 있다던가 하는게 아니니까요.

 

아무래도 친구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다고 가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 친구는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데

거기에 장애인 가족은 안 어울린다고 무의식 중에 생각하는 걸지도요.

 

아, 더럽지도 않습니다. 제 동생 엄마 닮아 유난히 깔끔스러워서 여자인 저보다 나아요;;;

옷도 명품 옷은 아니지만 적당히 남들 입는 브랜드 옷 입고 좋은 운동화 신고 다녀요.

입 까다로워서 찌개 안올라오면 밥 안먹습니다 -_-;;;

아무거나 입고 아무거나 먹고 더럽게 생활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