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과거-갑갑하네요

한숨만나온다2011.08.06
조회2,400
결혼2년차이며 동시에 6개월째 임신중인 아낙입니다.

울다울다 지쳐 현명하신 여러분들께 조언도 듣고
주저리주저리 떠들면서 하소연도 하고 싶어 톡을 쓰게 되었습니다.
어디 친구들한테 말하긴 창피하고
친정에서 알면 쓰러질까봐 더더욱 말못하겠네요.

임신중이니  험한 말 듣고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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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신랑은 성실하고 자상한 사람이지만
불우한 가정환경과 그로 말미암아 20대 중반까지 방황을 많이 했던 사람입니다.

저희 결혼할때 저는 4천만원 모은 돈이 있었고 신랑은 땡전 한푼 없었습니다.
신랑은 혼인신고부터 하고 결혼은 차차 하자 했지만
그러다가 평생 식 못올릴 것 같아 제가 우겨서 제돈으로 식을 올렸습니다.
식올리고 남은돈으로 차도 제가 샀고
집 보증금도 제 돈으로 했습니다.
가구들은 둘이 같이 버는 돈 모아서 하나하나 장만해왔구요.
돈이 없다고 신랑 돈모을때까지 결혼을 마냥 미루기엔 저희 나이도 찼고
이것저것 사정이 여의치가 않았어요.
사실 결혼을 앞두고 신랑이 너무 가진게 없다보니 파혼생각도 했었네요.
아무리 사랑한대도 제가 다 내고 하는 결혼은 웬지 억울하더군요.
하지만 사귄 정도 깊고
이 상처많은 사람 저한테까지 상처받으면 어떡하나 싶어
그대로 결혼을 추진했고,
결혼 2년,저희 그럭저럭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결혼할때 든 돈은 친정이랑 시댁에서 받은 돈 하나도 없이 제돈으로만 해결했구요,
이번에 친정에서 마지막 유산이라 생각하고 받으라며 2천만원을 주셨고,
친언니한테 3천만원도 빌렸습니다.
그래서 그돈이랑 대출로 드디어 아주 작은 집을 사게 되었구요..

시댁은 살만한 집인데도 땡전 한푼 안 보태주셨네요.
새어머니에,구두쇠 아버지에,암튼 보통집안이 아니세요.
시누이들은 좋은 직장,좋은집에 살만큼 살면서 축의금 10만원 준거 말곤 암것도 없구요,
물론 이번에 집 마련하는데도 바라지도 않았고 그쪽도 절대 챙겨주질 않습니다.
친정에서는 새 가구다,애기 옷이다 벌써부터 많이 챙겨주는데
시댁에선 정말 십원한장 없으니 상대적으로 속은 상하네요.

저는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데,
임산부이다 보니 요즘 일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래도 저까지 벌어야 먹고 살것 같아서 이악물고 버팁니다.

일은 며칠전에 터졌네요.
신랑이 20대 중반까지 방황을 하고 살았다고 그랬잖아요,
17살때 새어머니때문에 집에서 쫒겨나고
어린 나이에 혼자 힘으로 살다가
사고도 많이 치고,암튼 쓰레기처럼 살았다고 봐야할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은 성실히 살아주니까 저는 과거는 잊고 같이 열심히 살아나가고 싶은데,
그 과거가 10년이 지난 지금에서 문제가 되네요.

신랑 빚이 있네요.
사귈때 신랑이 말을 안 한건 아니예요.
어릴때 딱지같은거 안 낸거 많고,
카드값도 안 낸것도 있고 그렇다고...
그런데 이번에 집 구하면서 신랑 신용도를 체크해보니
아주 깨끗해졌더라구요...
신랑도 저도 둘다 같이 걱정했던 부분인데..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신용부분이 모두 돌아온줄 알았어요..

신랑 빚이란게 아주 큰돈은 아니고,,
지지하게
여기 세금 안낸거 100만원,
은행 뭐 안 갚은거 20만원,
뭐 한거 30만원..
뭐 이렇게 지지한 것들인데..
그래도 없는 형편에 속이 상하지요..

그런데,이번에 집을 사니,
갑자기 빨간 글씨도 된 경고장이 또 날라왔네요.
여지껏 그런 우편물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자기 명의로 된 집이 생기니 대출회사에서 알아내서 연락들을 하나봐요.
지지한 빚들은 이제 다 갚은 줄 알았는데
이번에 또 한 건 터진 거죠..
이번엔 140만원짜리예요.

17살때부터 24살때까지 사용한 은행건인데,
조금씩 마이너스된게 나중엔 140만원까지 되니까
은행에서 카드를 정지시켰었대요.
그래서 그 은행 거래 중지되고 얼마 있다가 다른 은행 계좌 트니
그 은행에선 또 계좌를 터주더라네요.

이번 참에 아예 엑셀파일로 아주 빚을 한눈에 볼수 있게 정리를 해놨어요.
정리해놓고 보니 지지한것들 다 갚은 터라
이제 이것만 갚으면 더이상의 빚은 없을 것 같긴 하네요.

그런데,문제는 제 마음이예요.
임산부라 정말 스트레스 안 받고 싶은데,
정말 펑펑 울고 고래고래 소리질렀네요.
대체 내가 호구냐며.

결혼할때도 십원도 없었고,
결혼하고 나서도 시댁한테 십원한장 도움받은거 없이 살면서,
옛날 빚까지 내가 갚고 살아야겠냐고,
너무 억울하다고.

저는 신랑이 방황하고 돈한푼 못모으고 빚생기고 살아갈때
악착같이 직장생활해서 돈모으고 그돈으로 우리 밑천 삼았고,
결혼하고 나서도 잘살지도 못하는 친정에 아쉬운 소리 해가며 돈빌리고
몸무거운 이 와중에 한푼이라도 더 벌겠다고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데..

신랑은 제가 결혼할때 얘기 나오니까,
그래서 자기가 결혼식 미루자고 하지 않았냐,
내가 결혼하고 나서 단 한번이라도 쓸데없이 돈쓴데 있냐,
친구조차 안 만나고 옷한벌 변변히 안사고 산다,
너보고 빚갚으라 했냐 자기가 번돈으로 자기가 빚갚는다 하며 되려 큰소리고,,

저는,
결혼식 미뤘으면 지금까지 우리 식이나 올리고 살았겠냐,
우리 부모님 가슴 멍들게 하려고 식도 안올리고 살잔 소리가 대체 나오냐,
내 밑천 아니었으면 지금 니가 집사서 월세 걱정안하고 살수나 있냐,
니가 번돈이 어떻게 니돈이냐,
나도 돈벌고 우리 애까지 생긴 이 와중에 지금 니가 어떻게 니돈내돈을 따지냐,
지금 너는 니가 번 돈으로 니빚 갚았다는 말을 대체 어떻게 하냐,
무거운 몸으로 일하는 나한테 죄책감이 들기나 드냐,
나야말로 처녀때 쓰던 화장품조차 안 사 쓰고,옷한벌 산적 없다,,,

울고불고 싸우고..
이젠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걱정이네요..
우리 아기 스트레스 받았을까봐 너무 미안해요..
정말 갑갑하네요..
5년남짓 알아온 신랑으로 봐선 앞으로 딴짓하거나 몰래 빚만들어올 사람은 아니라고 봐요.
단지 지난 과거가 너무 복잡했고,,
그게 아직까지도 따라오니,,전 정말 억울하네요..

지금은 정말 성실하게 일하고 사는거 보면 참 안됐기도 한데,,
괜히 지난 결혼얘기까지 해서 기죽인것 같아 미안도 하구요,,
하지만 그래도 지난 과거 빚 아직까지 따라오게 하는게 괘씸해요.

신랑이  저한테 더 미안해하고 더 잘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너무 기를 죽였나요..
전 아주 따끔하게 혼을 내주고 싶긴 한데,,
한편으로는 그래봤자 이미 지난 과거 어떻게 돌이킬수도 없지 싶기도 하고..

정말 갑갑하네요.
이미 지난 일이니까 그냥 지금이라도 웃으면서 잊자 하고 잘해줘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염치좀 있어봐라 하면서 바가지를 박박 긁어놔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