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병과 수면장애 ... 매일밤 찾아오는 그녀 ....

님쥠줘뢍좡놘2011.08.08
조회376

안녕하세요 .

 

톡에 처음 글을 써보네요 ~

전 안성에 살고 있는 30살 청년입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 슬프기도 한 이야기가 있어  적어봅니다.

 

 

석달전 안성으로 직장을 옮기고

홀로 계신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원래 춘천에서 직장생활을 하였는데 그쪽이 워낙 일자리가 없고

임금도 미약해서 안성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죠.

 

 

할머니집은 한우농장 옆에 작은 전원주택인데,

이모부,이모,삼촌이 공동으로 한우를 키우십니다.

아침에 올라오셔서 농사일과 축사일을 하시고

저녁이 되면 내려가십니다.

 

 

첨에 직장을 옮기고 기숙사나, 원룸잡아서 살려고 했으나

할머니께서 밥도 못챙겨먹고 돈 쓴다고 만류하시며 들어오라고 하시더라구요~

어차피 할머니 혼자 있으시고 하니 잘 됐다 싶기도 하고,,,,

 

 

전 어릴적부터 할머니 품에서 나고 자라 서스름이 없죠.

울 할머니 욕도 잘하고, 눈물도 많고 ㅋㅋ

맨날 풀만 준다고 할머니한테 반찬 투정도 하지만

어느 누구보다 존경하고 제 뿌리인 할머니는 저에게 가장 큰 존재이기도 합니다.

 

 

여느날 처럼 평범한 어느 아침.....

 

 

무거운 몸을 딪고 일어나 씻고 밥상에 앉았습니다.

울 할머니는 아침밥 안먹으면 안내보냅니다. ㅡㅡ

먹히지 않은 밥 몇술 뜨고있는데 할머니께서 묻습니다.

 

" 새벽에 왜 잠을 못자는겨 ? 무슨 고민 있는겨 ? "

 

얘기를 들어본 즉슨 새벽 두시에서 세시 사이에

제가 자다가 벌떡 일어나 우두커니 앉아 있더랍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다가

어느순간 베게에 꼬꾸라지듯 눕더니 다시 자더라고 ,,,,

 

매일 밤 마다 그런다고 하시더라구요.

사실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맘도 뒤숭숭하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었던거죠....

 

초저녁에 일찍잠에 들어도 이상하게 몸이 피곤하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든 몸상태....

밤에 쉽게 잠을 청하지 못하는 불면증...

생각해보니 벌써 10년이 훨씬 넘었더군요.

오죽하면  자는 모습 카메라로 찍어볼 생각까지 했었으니까요~

 

이런일들이 나타난건 고등학교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공부를 너무 잘한 저는 .......;;;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특목고이고 타지이다 보니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되었죠.

기숙사는 4인 1실 ...

 

 

2층침대 두개에 사물함과 책상이 있는 방이었는데

당시 친구들에 말로는 제가 밤마다 잠꼬대를 그렇게 하더랍니다.

알아듣지 못할말을 지껄이고,

어느날은 "피가와...비가와 ..." 라며 밖에 손짓을 하더랍니다.

무서웠다고 하더군요.

 

 

군대에 있을때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고참이 해준얘긴데

새벽에 자다가 벌떡 일어나 가만히 앉아 있더니

난대없이 관물대를 정리하더랍니다...

보통 관물대 서랍에 속옷이랑 양말을 넣어두는데

그것들을 다 꺼내더니 하나 하나씩 개어서 다시 집어넣었다고 하더군요...

 

 

고참이 하도 어이가 없고 무서워서

"왜그래? 언넝자 ....."라고 하자 ,

제가 또 베게에 꼬꾸라지듯 훽 눞더니 자더랍니다.

그 후에도 계속 자다가 멍하니 한참을 앉아 있다 자는걸 목격했다는 얘기들.....

 

 

이상한건 제가 그것들을 하나도 기억못한다는거죠.

 

 

한번은 직장 옮기고 첫월급을 타서

수박이랑 과일사들고 집에 들어갔더랬죠.

할머니 용돈도 드리고 저녁을 먹고 사온과일도 먹구요 ~

 

 

그렇게 잠을 청했는데

제가 또 새벽녘에 일어나서 갑자기 냉장고로 가더랍니다.

왜 우리 수박먹으면 일단 반쪼개고 반등분 한걸 다시 반등분 해서 먹잖아요?

나머진 랩으로 싸놓고 ....

수박 반통을 들고 이불자리로 오더랍니다.

숟가락으로 퍼먹기 시작하더니 글쎄 그 큰 수박 반통을 다먹고 다시 자더랍니다.

 

 

사실 이 기억은 희미하게 생각나긴 해요 ~

다먹고 난 후에 약간에 기억...

제가 워낙 과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새벽에 자다 일어나 냉장고에 있는 과일들을 다 먹어치운건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니까요.

 

 

각설하고 고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편히 잔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불면증과 수면장애에 시달린 저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휴일특근이 잡혀서 회사에 출근을 했더랬죠.

일마치니까 저녁 8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에 갔는데

방에 왠 빨간 고추를 널어놨더라구요...

 

 

" 아~ 할머니... 왜 고추를 방에 널어놔 ? 냄세나게?? 건너편 컨테이너에 널어놓던지.."

 

듣는둥 마는둥 넘기시는 할머니....

할머니가 밥상 차려오시고 밥먹는데 말씀하시더라구...

 

"7월 15일에 할머니랑 절에가자...  "

 

사실 그때 연휴여서 놀러갈 계획이었던 저는

 

" 그날 일할지도 몰라 왜? "

 

라며 거짓말을 했더랬죠.

 

할머니께서 버럭 화를 내시더라구요

 

" 무슨 주말에 일을하는 회사가 어딨어? 할머니가 못가게 한다고 말해 "

 

느닺없이 절에가서 제사를 지내야 한다네요...

 

" 너 밤에 잠못자고 그런거 ......" 하시며 말을 못이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웃으며

 

"왜 ??? 귀신이라도 씌였데 "

 

할머니도 머쩍은 미소 지으시며

 

"그래..... 이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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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 매일 와서 만진데.... 이쁘다고...."

 

 

 

무섭다기보단 슬프더라구요.

눈시울이 붉어질거 같아서....

 

"그래 ?.......ㅋㅋㅋ 엄마가 만진데 ? 이쁘다고?... 신기하네 "

 

하며 밥을 먹었더랬죠.

 

 

할머니와 이모들이 가시는 절에

시영할매인지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신으로 모시는 할머니가 계세요.

어제 할머니가 절에 가셨는데 제가 밤에 잠을 잘 못자고, 자다가 이상하게 행동하고 하니

물어보셨나요.

 

" 지 엄마가 매일 와서 만지고가 ! 아들 이쁘다고.... "

" 그놈 참 살림도 드럽게 못하네 "

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아셨지? 나 씀씀이 헤픈거 ........ㅜㅜ

 

암튼 제사를 지내야 한다네요.

 

 

 

사실 저희 어머니는 저 낳고 채 두살도 안됐을때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할머니가 키워주셨고...

그래서 전 엄마 얼굴도 몰라요.~

이모들이 가끔 엄마 얘기를 해주면 그렇게 저를 애지중지 키우셨다고 하더군요.

여느 부모인들 안그러시겠냐만은 정말 특별했다고...

 

 

품에서 놓지 않으셨고,

또 예전에는 일회용기저귀가 없었던 시대였잖아요.

그래서 면귀저귀를 빨아서 썼는데 행여 이모들이 귀저귀 닮궈놓은 물에

다른 빨래라도 닮궈놓으면 엄청 화냈다는....

또 어머니가 저 낳고 얼마 안되서 임신하셨는데

년년생 낳으면 큰애가 사랑못받는다고 지우신일도 있다고...

암튼 그렇게 극성 맞으셨다고 ㅋㅋ

 

 

그렇게 품에 아들 유치원 들어가는것도 못보고 돌아가신 엄마가

매일 찾아와서 이쁘다고 만지고 가신다니...

무언가 말로는 표현못하겠네요.

 

 

그래서 어제는 집에 홍삼맛 젤리가 있길래

포장지를 살짝 벗겨서 머리맡에 두고 잤더랬죠...

오시면 드시라고 ㅋㅋㅋㅋ

 

 

매일밤 보고 싶은 아들 찾아와서 이쁘다고 만지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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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저도 이제 잠좀 편히자고,

돌아가신 엄마도 매일 찾아오시기 힘드시겠죠?

 

 

7월 15일날 절에 가기로 했어요....

제사 올리면서 말씀드릴려구요~

자랑스런 아들 이제 다 컸으니 매일 밤 안오셔도 된다고....

이젠 아들이 찾아가겠노라고 ...

 

 

살아서도 , 죽어서도 ..

부모님은 부모님이시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직 철이 덜들어서 그 마음 우리가 어찌 헤아릴까요?

 

 

부모님에게 잘 하세요...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