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행] 타이완 최대의 사찰 용산사, 야시장

김형석201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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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행] 타이완 최대의 사찰 용산사, 야시장

 

 

 

 

 

수필가 윤혜영 geo0511@hanmail.net 윤혜영.jpg

 

 

 

 

 

 

 

 ▲ 화시지에 야시장

 

 

대만을 떠올리면 온천과 야시장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혼자 하는 여행은 아무래도 다양한 음식을 접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대만을 대표하는 야시장을 두 군데 정도는 둘러보아야 한다는 사명감에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화서가관광야시'라는 이름의 야시장을 찾았다. MRT반난시엔을 타고 롱산스 역에 내려 5분 정도 걸으니 붉은색의 현란한 입간판과 줄줄이 널어서서 연기를 피워올리는 포장마차, 플라스틱 의자들과 그 사이사이로 상인과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뒤섞여 흥이 넘치는 고음으로 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대로를 중심으로 작은 골목들이 갈라져 나가고 맛사지 샵과 작은 규모의 음식점들이 오밀조밀 붙어있다. 어느 골목에서는 자라와 대형 뱀을 전시해놓고 건강에 좋다며 호객을 하고 있다.

짝을 짓거나, 단체로 몰려다니는 사람들 틈에 섬처럼 홀로 떠다니던 나는 멀찌감치 서서 음식들을 곁눈질 하며 걸어가다가 손님이 없는 포차에는 쑥스러워 가지 못하고 그나마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닭꼬치 포차에 다가가 슬며시 줄을 이었다. 대파와 양념된 닭고기를 꼬치에 끼워 숯불에 기름발라 구워주는 식이다. 한화 2, 000원 가량을 건네주고 꼬치를 받아 들었다. 매운 숯내에 뜨거운 파, 자극적인 양념에 얼굴을 찌푸리며 허겁지겁 먹다가 혀를 데이고는 눈물을 찔끔거리며 상점에서 쥬스를 사와 혓바닥을 식히고는 눈물이 핑돌았다.

이유없이 서럽다. 이제는 혼자 하는 여행이 싫다고 생각하며 급작스럽게 우울해져 흥청이는 거리를 휘적휘적 빠져나갔다. 그리하여 어느 한적한 곳 돌계단에 앉았는데 담너머로 현란한 등불과 은은한 향냄새, 중얼거리는 군중들의 음성이 들려와 그 소리를 따라가니 그 곳이 타이완 최대의 사원인 '용산사'(龍山寺)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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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최대의 사철 용산사의 밤풍경

 

 

차를 타고 가다 얼핏 보면 대형 음식점이나 클럽으로 착각할만큼 조명이 현란하였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본전 중앙에 관세음보살과 문수보살, 18나한, 바다의 여신 마주, 관우, 옥상상제 등 여러 신들을 모시고 있다.

하나의 신이 아닌 불교와 도교, 민간신앙이 모두 어우러진 독특한 사찰이었다. 호기심이 일어 밝은 날 다시 찾아와야겠다 생각하고 숙소로 돌아가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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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사람들의 가정식 뷔페 쯔주찬(自助餐) - 자기 스스로 먹는다는 뜻이다.

 

 

다음날 아침, 날이 밝자 숙소앞의 쯔주찬으로 아침식사를 하러 간다.

'쯔주찬(自助餐)'은 한국의 동네식당과 같이 서민들이 부담없이 애용하는 곳이다. 뷔페식과 같이 여러 종류의 반찬을 진열해놓고 손님이 먹고 싶은것을 골라서 접시에 담은 다음 무계를 달아 계산을 하면 된다.

아무리 많이 담아도 한화 3,000원 미만이다. TV를 보며 동네 사람들과 섞여 식사를 하다보면 나도 대만사람 다 된것 같은 생각이 들어 슬며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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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최대의 사찰 용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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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서 전날 밤의 길을 다시 되짚어 가 용산사에 도착하였다.

낮과 밤의 분위기가 확실히 틀린 곳이다. 지난 밤의 용산사가 붉은등과 보슬비, 향불 때문에 귀기서린 느낌이었다면 낮의 용산사는 기도를 하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한 가운데 그 열성적인 모습들이 경건한 느낌을 주었다.

용산사(龍山寺)는 1738년 세워진 사찰로 2차 세계대전시에 소실 되었다가 1957년 복구된 타이완 최대의 불교 및 도교 사원이다. 한 사찰에 여러 신을 모신 점이 참 독특하다. 거대한 청동기둥을 용이 휘감아 올라가고 지붕 역시 비상하는 용이 조각되어 있어 호탕하고 남성적인 느낌을 준다.

내가 찾은 이날은 절에서 어떤 행사를 하는지 기도하는 사람들로 미어터지고 과일 및 과자를 제단에 산더미 같이 쌓아놓고 갖은 꽃들과 소원을 빌며 피워올리는 향초들로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다.

중얼거리며 절을 하는 사람들 옆에 가만히 서 있었더니 음식을 정리하던 사람이 내게 종이컵에 맛이 쓰디 쓴 차를 한 잔 따라주었다.

용산사에는 옛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2차 세계대전때 미국의 폭격을 피해서 시민들이 규모가 큰 용산사로 대피하였다. 그런데 어디선가 엄청난 모기떼가 몰려와 시민들의 피를 빨며 공격을 하였다고 한다.

그 수가 너무 엄청나 막기에도 역부족이라 다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는데, 사람들이 가고 난 빈절의 불빛을 관청으로 오인한 미그기가 포격을 쏟아부었고 사찰은 기둥만 빼고 박살이 났다고 한다.

시민들은 용산사의 신들이 자신들을 지켜주었다고 믿고 오늘도 열심히 공들여 소원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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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 우육면(牛肉麵)

 

 

용산사를 나와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중 타이완의 국민음식이라는 우육면을 먹으러 갔다. 굵거나 가는 면에 쇠고기 육수와 고기를 섞어 야채를 올려서 준다. 가격은 시장, 호텔 등 어디에서 먹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맛은 대동소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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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완 최초의 극장, 서문홍루(西門紅樓)

 

 

젊은이들의 거리인 '시먼띵' 근처에 있는 서문홍루를 찾았다. 일본 식민지 시절인 1908년에 지어진 타이베이 최초의 극장에서 타이완의 마지막 밤을 추억하기 위해 경극이라도 한 편 보고픈 마음이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팔각형의 건물에는 카메라를 든 여행자와 1층의 음료수를 파는 총각 외에는 사람이 없다.

텅 빈 객석을 보다가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오른편의 작은 문을 여니 디자인 용품을 파는 아케이드로 이어진다.

대체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구경을 마치고 세계에서 두번째 높은 빌딩인 '타이뻬이 금융센터'를 구경하러 갔다.

은행과 증권회사, 쇼핑몰과 음식점들이 몰려 있는 대만의 랜드마크로 건물을 8개씩 묶어 총 8개의 층으로 구성되었다. 508M높이로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었으나 두바이의 '버즈 칼리파'가 생기면서 2위로 물러나게 되었다. 총 91층이고 엘리베이터로 이동시에는 45초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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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타이뻬이 101빌딩

 

 

멀찌감치 떨어져 건물 외관사진을 한 장 찍고 돌아서자 숙소로 그냥 돌아가기가 아쉽다.

타이뻬이에서의 마지막 밤인데 맥주라도 한 잔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주변을 맴돌았지만 타이뻬이 번화가에서는 술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몇 바퀴를 돌다가 포기하고 타이뻬이 맥주를 두 캔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피곤하였던지 맥주의 알콜기운이 퍼지자 스멀스멀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다음에 타이완을 찾을 때에는 온천욕과 야시장을 마음껏 즐겨보자고 다짐하면서 이국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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