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사랑 이야기 [스압 조금 있음]

고수2011.08.09
조회217

벌써 1년 전이네요. 꽤 오랜이야기를 하려니 길이 좀 길어요.

08년 저는 21살이 되었습니다.
이제 대학교 후배가 생길 나이. 동아리 신입회원들을 모집하고 함께 며칠을 놀다가 저는 훈련소로 입대했어요.
그리고 저는 한달 후 사회로 복귀하였습니다.
맞아요. 공익이었어요.

공익을 하면서 학교에 자주도 갔더랬죠. 그리고 후배들과 함께 놀고.
그 중에도 성격 4차원에 얼굴 뽀얗고 예쁘장한 애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메신저로 얘기하다 보니 집도 제가 일하는 도서관 근처이고 학교에서 집에 가는 방향도 비슷하니 자주 함께하다가 꽤 친해졌죠.

정말 꽤 친해졌어요. 밤까지 네이트온을 함께하고. 도서관에 놀러오면 밥도 사주고. 학교라도 놀러갈라 치면 항상 집에 함께 오고.

그렇게 친한 선후배 사이로 오랜 시간을 보냈어요. 바로 작년까지 그냥 친한 선후배로만.


꽤 즐겁게 지냈어요.
그러던 중 작년이었어요.

여름학기가 끝나고 우리는 엠티를 가기로 했죠.
그런데 그 아이는 동아리 엠티와 소학회 엠티가 겹친거예요.
저는 당연히 넌 동아리 엠티로 와야된다면서 권유를 했지만
그 아이는 전과한지 얼마 안 돼서 소학회 사람들과도 친해져야한다고 고민을 하더라구요. 교수님도 오신다고 하고.
그래도 동아리 엠티로 오겠지 하고 권유를 했는데

결국 소학회 엠티로 가더군요.

서운했어요. 그리고 그 아이한테 나는 그정도밖에 안 되는 존재였구나도 새삼느끼고.
이제까지 너무 친하기만 했었구나도 생각했었죠. 이정도구나.

그리고 그 후로, 그 아이와 일부러 거리를 두기 시작했어요.
그 아이가 소학회엠티가서 전화했을 때 그냥 재밌겠네, 하고 친구 바꿔주고.
엠티후 네이트온으로 말을 걸어도 그냥 웃기만 하고. 일부러 그렇게 거리를 두었어요.

당연히 그 아이도 눈치채죠.

그리고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동아리 엠티를 갔을 때 한 형이 저랑 잠깐 트러블이 있었는데 그것때문인지 혼자서 말도 없어지고
담배도 저 빼고 피러나가고; 혼자 나가서 술마시기도 하고.

그냥 왜 저러지? 정말 잠깐 그 트러블 때문인가? 그거 별거 아니었던 거 같은데, 라고 생각하던 중 엠티 후 친구한테 전화가 왔어요.

그형이 엠티때 미안했다고 전해달라고 하더래요. 그래서 별로 상관은 없는데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까.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이건 너랑 관련된 일이니까 너도 알아야겠다. 그 형 Y(제가 위에서 부터 설명한 그 여자아이 통칭 그냥 Y로 할게요)한테 고백했었나봐'
그래서 제가
'그래서 안 된거야?'
'그래서 그날 그랬겠지? Y가 너한테 전화했을 때 그때부터 기분이 안 좋았대'
라고 하더군요.

이 말을 들었을 때 제가 바로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이었을 거 같으세요?
그거였어요.

아 어쩌면 형때문에 Y가 우리 엠티에 안 왔을 수도 있겠구나. 내가 서운해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그 아이에게 이미 냉대하기 시작했고 그 아이도 눈치를 채서 다서 전처럼 돌아가기는 어색했어요.
그러다가 생각을 역전시켜서 어쩌면 이게 기회가 아닐까 라고 발상을 전환시켜보았지요. 그건 어쩌면 고백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기회만 보던 중 엠티 일주일 정도 후, 한 후배가 군대를 간다고 송별회를 학교근처에서 열기로 했어요. 전 할 것도 없고 해서 갔는데 그 아이가 와있는 게 아니겠어요?(평소에 이런 모임 잘 참석 안하는 애였어요.)

참 공교롭게도 그 아이가 우연히 앉게 된 자리는 그 형과 나의 중간자리.
우리들은 말없이 조용히 밥만 먹고 다른 쪽 사람과 얘기하고 그 아이는 말이 없었어요. 평소에는 조용조용하면서도 사차원적으로 참 말 재밌게 잘 하는 아이인데.

2차까지 끝나고 노래방으로 가려할 때 그 아이가 집으로 가겠대요. 한 남자 후배(여자친구 있었음)가 그 아이를 데려다 주겠다고 같이 가더군요. 저는 3차 노래방까지 같이 갔어요. 그리고 Y를 데려다주러 갔던 남자 후배가 노래방으로 돌아오는 걸 보고 데려다 줬겠거니 하고 노래방에서 나갔어요.
나가서 그 아이한테 문자를 보내려 했어요. 돌아오는 토요일에 우리 함께 영화보러 가지 않겠냐고.(평소에 친했지만 함께 영화를 보러가거나 그런 관계는 아니었어요. 놀러갈 땐 항상 누구를 끼고 만나곤 했었죠. 제가 일하는 곳에 오거나 함께 집에갈 때만 단 둘이었구요.)
위에서 말한대로 영화보러 가자고 한적이 없어서 꽤 긴장되어서 바로 못보내고 9시 30분 딱 되면 보내야지 하고 노래방에서 나왔어요. 그리고 그 아이가 버스를 탔었을 그 정류장으로 걸어갔죠. 그곳에서 보내려구요.

그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그 아이가 뒤에서 갑자기 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그러면서 저한테 하는 말이

"아 왜 이렇게 어색해요!"
전 너무 당황스러워서 완전 어색하게 그 아이에게
"뭐가 어색해. 하나도 안 어색해!"
"거짓말 마요. 완전 어색하면서. 지금 왜 나왔어요?"
그 질문에 전 너한테 문자보내려고. 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노래부르기 싫어서 동방이나 가려고"
가방이랑 지갑이 노래방에 있었는데 ㅋㅋ 이렇게 말해버렸죠. 그리곤 그 아이한테
"너 빨리 집에가. 난 동방갈거야"
하니 얘가
"몰라요. 왜 어색한지 말해줄 때까지 따라갈거야"
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전 어쩔 수 없이 학교 동방으로 걸어갔어요.

함께 걸어가면서 전처럼 편하게 버스에서 함께 집에오듯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엠티때 있었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결국 동방까지 도착하게 되고 진짜로 동방에 들어갈 일이 없는 저는 그 아이에게
"야, 너 집에 안가냐? 집에 가 내가 데려다줄게"
하고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어요.

그 아이가 버스를 타는 걸 보고 10분 정도 후 저는 그 아이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돌아오는 토요일에 우리 슈렉 보러 가지 않을래?"


그리고 우리는 처음으로 함께 영화를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저는 결심했죠. 영화를 보는 날 고백하기로.

꽤 어색했던 극장에서 만남, 그래도 다시 시간이 지나며 우리는 영화시간까지 다시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 날 그 아이는 좀 이상했어요. 팝콘 먹자니까 안 먹겠다고 하고. 혼자먹으라고 하고.
그래서 혼자 먹고 함께 영화를 보았죠. 영화는 그럭저럭. 영화를 본 후 스파게티아에 가서 스파게티를 먹었어요.
여기서 제 계획은 이랬어요. 스파게티집에서 밥을 먹고 나온 후 이 아이의 집까지 걸어가자고 말하는 거예요. 이 아이의 집으로 걸어가려면 대로를 걸어야 돼요. 대로는 차는 많이 다녔지만 아파트 단지 옆 대로라 사람이 안 다니고 꽤 으슥해서 고백하기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 아이 집까지 가는 길에 고백하자! 어떻게 고백할지 대사까지 다 선행연습 후에 결심을 했죠 ㅎ
그렇게 계획을 짜고 스파게티집에서 밥을 먹는데, 왜 그렇게 긴장이 되죠? 나가면 고백해야되니까! 나가자는 말은 못하겠고 괜히 스파게티집에서 우스게 소리나 하고 있고...

그러다가 스파게티 집에 손님이 우리까지 합해 두테이블밖에 안 남았을 때 그 아이가 나가자고 하더군요. 전 어쩔 수 없이 나가게 되었죠. 그리고 겨우 지하철 두정거장 버스 몇정거장이 되는 거리를 걸어가자고 말하는데 성공하고 함께 대로변을 걸어가게 되었죠.

그 아이에게 영화보자고 문자보낼때와 마찬가지로, 딱 어느 시점이 되면 시도해야지를 계속했어요. 저 횡단보도 건너면 고백해야지, 저 가로등 지날 때 고백해야지, 저거 지날 때, 저거 지날때....

계속 못하면서 길만 걸어가고 있었죠. 괜히 은행에 들려 돈이나 뽑고, 아무말이나 주절대고.
멀리 그 아이의 아파트가 보일 때 나는 더이상 기회가 없겠다 싶어 다시 어느 가로등을 지날 때 입을 열었죠.

"Y야, 내가 옛날에 잘 될뻔 했던 여자애 얘기 해줄까?"
"네?"
저는 여기서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나 대학교 1학년 때 잘 될뻔 했던 여자애가 있었어...(중략)... 그래서 잘 될 뻔 했었는데 그렇게 잘 될 거 같으니까 내가 겁이나는 거야. 그래서 그 후 내가 그 아이의 연락을 피했어. 생각해보면 내가 그 때 용기가 없었던 거 같아.
Y야, 이번엔 내가 한 번 다시 용기를 내 볼게. 너 나랑 만나 볼래?"

힘겨운 고백. 잠깐에 숨 쉴틈 없이 그 아이는 답변했어요.

"네."

너무 빠른 답변. 그리고 그 아이가 말하더군요.

"아, 우리 좀 앉아요."

그리고 주위 공원 계단에 우리는 걸터앉았어요. 그 아이가 말하더군요.
"왜 제가 팝콘을 안 먹었겠어요! 오늘 말할 거 같으니까 하루종일 긴장돼서.... 아 팔다리 저려."
이상하게 ㅋㅋ 저도 긴장했다가 풀리니까 팔다리가 많이 저렸어요. 저도 웃으며 나도 머리까지 저린다고 말해주었죠. 그렇게 함께 웃었어요. 서로 정말 긴장이 풀리니 온몸이 저렸어요.

그리고 좀 쉰 후에 전 그 아이에게 말했어요.
"야! 넌 좀 여자애가 한 번 튕겨야지 바로 네! 하고 대답하면 어떡해! 내 계획에는 네가 우물쭈물 거리면 답변으로 '네가 나를 선배로만 생각한다면 거절해도 좋아. 하지만 내 네이트온에 네 이름은 사라지겠지!'라는 답변도 준비했는데!"
하고 웃으며 말하니 이 아이가
"그렇게 말했다가 알았다고 하면 어떡해요!"

그날 참 좋았어요. 내 인생에서 몇번째 안으로 행복할 정도로.
그리고 손을 잡으며 전 그 아이의 집까지 데려다줬어요.

서로 학교 동아리 사람들에게는 비밀에 부치기로 하고..
동아리 사람들한테는 이런 식으로 장난치기로 했었어요.
제가 동아리 사람들을 말하면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Y, 남자친구 생겼더라! 토요일날에 어느 공원에서 어떤 남자랑 손잡고 있는거 내가 봤음!! 근데 남자 별로던데 ㅡㅡ"
거기서 Y는 또 여러가지 말장난하고 ㅎ

이런 말장난까지 준비해놨는데 결국 하지 못했어요.
왜냐면..

사귀게 된 다음날. 전 너무 기쁜 마음에 한 유머사이트에 글을 올렸어요. 그것도 베스트를 거의 보내지 못하는 고민 게시판에.

제목: 제가 좋아하는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내용: 그게 바로 저예요.

이 글을 올리고 저는 낮잠에 들었죠. 낮잠에 자고 일어나니까 폰에 문자가 한 후배한테 와있더군요.
-형 축하드려요 ㅎ
뭐지? 했다가 혹시? 하고 그 유머사이트를 키니

베스트에 가있더군요....

아 평소 쓰는 아이디로 쓰지 말 걸...


댓글을 보니  

축하해요^^
4주후 고민계시판에서 뵙겠습니다

란 댓글이 있더군요.

그 땐 웃어넘겼지만, 그게 현실이 되고 말았어요.

우린 곧 헤어졌어요.

아 너무 기니 다음 내용은 내일 올리도록 할게요. 기다리는 사람 없을 것 같지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