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창문으로 훔쳐보는 아저씨...

홍당무2011.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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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고등학교에 다니는 작곡과 전공을 준비 중인 17살 남학생입니다.

 

항상 눈팅만 하고 지내 왔는데... 얼마 전 너무 무서운 경험을 해서 좀 적어보겠습니다.

 

저희 남양주시 가운동 휴먼시아 아파트 1단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하... 그때 생각을 하며 글을 쓸려고 하니 아직도 손이 떨리네요.

 

저희 아파트는 8단지까지 있는데(더 있을 수도 개발 중이라) 1단지는 좀 빈곤한?, 집값이 싼 동네고 뒤로 숫자가 올라 갈수록 점점 다른 편의시설들이 좋아지고 아파트도 멋져집니다.

 

소설, 멋진 신세계처럼 급을 나누자면 1단지는 오메가, 8단지는 알파 플러스?

 

그래서... 아파트 들어가려면 비밀번호 입력하는 거 있잖아요, 1단지엔 그것도 없어요...

 

그래서 아무나 들어오기 쉽죠.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저는 잠을 거의 1시에서 2시에 잡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불면증으로 인해 1~2시에 누워서 한 두 시간 뒤척이다가 잡니다.

 

제 방 구조는 대충 이렇습니다.

  

 

창문 밖은 바로 복도라 누가 지나다니면 불이 켜져서 아주 고역이죠.

 

방충망과 창문이 고장 나서 움직이질 않기 때문에 항상 오른쪽 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고 잡니다. (누군가 일부러 망치로 때린 것 같은 자국이 여러 개...)

 

그리고 한 3주 전쯤에, 복도에 불이 켜졌습니다. 그런데 복도 불이 켜졌을 때 사람 그림자가 비치는 겁니다.

 

그냥 지나가는 것도 아니고 계속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이었습니다.

 

창문 쪽을 돌아보니 40대 후반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중년 남성이 저를 쳐다보는 것입니다.

 

안 그래도 잘 못 자는데, 한 시간을 누군가 훔쳐보고 있다면, 훔쳐보는 것도 아니죠. 그냥 대놓고...

 

잠이 올 턱이 없죠. 이틀 동안 그렇게 시달렸습니다. 그리고 그날, 피아노 학원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15층집)를 탔는데 항상 저를 쳐다보던 아저씨가 타고 계신 겁니다.

 

그래서 물어봤죠, 왜 밤마다 쳐다보냐고...

아저씨가 하시는 말씀이 극심한 몽유병을 앓고 있다고 하신 겁니다. 신경이 쓰이더라도 조금만 이해해 달라고 하시는 겁니다.

 

몽유병이란 것이 너무 의심이 돼서 여러 심문을 시도해 봤지만 대화를 하면 할수록 너무 좋으신 분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처음 보는 아저씨인걸 보니 얼마 전 이사 간 1501호에 새로 들어오신 분이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3, 4일 째 되니까 별로 신경 쓰이지 않더라고요.

 

문제는 그 다음 날이었습니다. 피아노 학원 선생님들께서 휴가를 가셔서 집에 하루 종일 있게 되었습니다.

 

그 날은 제 방에서 하루 종일 책을 읽었습니다. 악의 교전이라는 스릴러 소설책에 꽂혀서...

 

책을 읽다가 인기척이 느껴져서 창 측을 바라 봤는데... 그 때 생각하니 또 다리가 후덜거리네요.

 

1501호 아저씨가 가자미눈을 하고 있었는데 저랑 눈이 딱 마주친 겁니다. 그러곤 황급히 지나가더군요.

 

정말 가슴이 철렁하는 줄 알았습니다. 심증만 가지곤 뭐라고 할 수는 없으니 무서워도 그냥 참았죠.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비실에 찾아갔습니다.

 

1501호에 아저씨 좀 이상한 거 못 봤냐고 물어봤는데

 

"1501호 아저씨? 누군지는 몰라도 1501호 이사 가서 아무도 안 살잖아"

 

아무도 안 살잖아... 계속 머릿속에서 울렸습니다. 그럼 그 아저씨는 뭐지... 너무 혼란스러웠습니다.

 

다음날엔 어머니께서 집을 3일동안 비우시게 되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한부모가정) 등산하러 1박2일에서 2박3일로 집을 비우실 때가 많습니다.

 

어머니 가실 땐 별 생각 없었는데 그날 아저씨 생각에 쫄아서...

 

현관문에 비밀번호 키가 있었지만 그 밑에 있는 문고리도 잠가버렸습니다.

 

중요한건 그날 밤... 후... ㅠㅠ

 

여느 때처럼 아저씨가 졸린 눈으로 저를 쳐다보더군요. 평소보단 무서웠지만 그냥 뒤돌아보고 잤습니다.

 

그런데 30분 뒤, 등 뒤에서 무슨 소리가... 쉭- 쉭- 소리가 빨랐다 느렸다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불편한 척 하면서 뒤를 돌아봤는데 아휴... 아 그냥;

 

이런 거 써도 되나...

 

 

 

 

 

 

 

 

 

 

 

 

 

 

 

 

 

성행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소리 하며, 가끔씩 내는 끙끙 소리... 또 평소에는 계속 나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밑에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점...

 

제가 그때까진 오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똑똑똑'

"ㅇㅇ아, 자니?"

 

저는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일단 아저씨가 잠자는 중이 아니었다는 것, 하지만 그것보다 놀랐던 것은 제가 제 이름을 알려 준적도 없고 그 아저씨가 알만한 계기도 없었습니다.

 

그러고는 아무 말이 없자 손전등? 후레쉬? 그걸로 저를 비추는 겁니다.

 

"안 자네?"

 

저는 참지 못하고 눈을 찡그렸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조용히 저를 바라보는 겁니다.

 

그 때, 아저씨 귀에 들릴까봐 걱정이 될 정도로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그리곤 순식간에 문 쪽으로 가더니 능숙하게 비밀번호를 '삑삑삑삑' 빠르게 입력하더니 문을 열려고 하는 것입니다. 밑에 문이 잠긴 건 모르고 계속 문을 쿵쿵 열려고 했습니다.

 

저는 얼른 문 쪽으로 달려가 밑에 문고리를 못 따게 하려고 계속 붙잡았습니다. 뭐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따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그리고 한 20초정도? 지나자 다시 비밀번호 키가 잠겼습니다. 이 때의 20초는 20년인 줄...

 

그리고 한동안 침묵이 흐르더니 아저씨, 아니 괴한이라고 해야 맞는 것 같네요.

 

괴한이 입을 열었습니다.

 

 

 

"신고하면 죽여 버릴 줄 알아. 우린 다 알아..."

 

하고 엘리베이터 올라오고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우리...'

 

정말 현관문 앞에서 다리에 힘이 풀려 날이 밝아 올 때 동안 멍한 표정으로 신발장에 앉아있었습니다.

 

만약 밑에 문고리를 잠그지 않았다면... 이 글을 쓰는 전 없었겠죠...

 

 

 

 

우리라는 말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분명 단체라고 생각 되진 않거든요. 말을 잘 못했거나 허세거나... 그랬으면 좋겠네.

 

 

 

이미 신고는 한 상태입니다. 신고 한 후로 그 아저씨를 본적은 한 번도 없고 보시다시피 사건이 일어난지 2주가 지났는데 아무 일도 없습니다...

또 지금은 창문도 고치고, 아얘 빛도 차단해 주는 커튼을 사서 시원하게 잘 수 있습니다.

8월 14일 날 기말고사 봤는데(방통고는 방학 없고 기말을 늦게 봅니다.) 충격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아 막상 쓰니까 무섭지가 않네요. 진짜 무서웠는데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네. 어렸을 때부터 여자같이 생겼다는 소릴 많이 듣고 자랐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작년, 중3때 괴산에 있는 대안학교에서 성정체성, 성 소수자에 관한 12장 분량의 작은 논문도 써봤는데... 이번 일로 동성애자가 너무 두려워졌습니다. 물론 모든 동성애자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분 나쁘신 성 소수자 분들이 있었다면 죄송합니다...

 

이번일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겁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막 갑자기 귀신 사진 나와도 움찔도 안했는데... 이런 상황이 덮치면 분명 침착하게 해결하고 하나도 안 무서울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닙니다. 역시 본능이란 것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아요.

 

읽기 거북할 수도 있었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