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고삐리때 알바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ㅡ그 사람들이 만드는 스토리

정율201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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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스토리 싫어하는 사람은 안보셔도되요 ~

 

13년전 고삐리때 알바하면서 있었던 일이 갑자기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네요.

그당시 꽤나 비싸고 분위기있는 레스토까페였는데요(커피가 만원이나 하는집이라는 헛소문도 있었던;)

태풍이불고 간판이 떨어지고 나무뿌리가 뽑히던 깜깜한 아침에도 걍 심심해서 가게 열었는데

다섯테이블인가 받았던듯 ㅡㅡㅋㅋㅋ

 

음 무튼 헛소리는 고만하고 어느 한가로운 일요일 이었어요.

일요일은 손님중에 미팅,소개팅,맞선등 그런 발그레한 만남이 늘상 있었어요.

그날은 맑은 날씨였음에도 뭔가,하늘이 꾸물꾸물했어요.덕분에 덥지는 않았던듯.

남자가 가게에 들어와 카운터로 와서 자신이 OO라고 하며 ○○씨가 자기를 찾으면

자신의 테이블로 안내를 해달라고 했어요.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정도의 계절.그정도 날씨였나.

남자가봐도 멀끔한 옷차림.검은색에 피트된 정장인데 178정도될까싶은 키에

훈스러운 외모. 남자답게 생긴게 아닌데 잘생겼다 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으로하면 꽃미남은 아닌데 음.아! 한마디로 매너있는 남자가 얼굴도 참 매너로 생긴거 ㅋ

상대가 기다릴까봐 일찍부터 부랴부랴 달려온듯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ㅎㅎ멋진 사람이었죠.

이 남자는 여자를 세시간을 넘게 기다렸어요.여자는 오지 않았어요.ㅠㅠ

 

다른 테이블들은 주선자가 서로를 소개해주고 깔깔대다가 분위기 무르익으면 주선자는 빠져주며

화기애애한 풍경이 그려져있었고..

또 근처에 테이블에는 나이가 좀 있는 남자와 젊은 여자의 맞선이 있었던거같아요.

남자는 여자를 맘에 들어하지만 여자는 남자가 별로인데 서로 양쪽 부모님이 아는 사이인지

살짝은 불편하고 뭔가 심심한 그런 맞선자리 였던듯.

아..보는 우리도 불편해..;;양쪽부모님들은 좋은 분위기 만들려고 많은 담소를 나누고는

이내 사라졌어요.

 

손님이 나가고 들어오고를 열차례정도 지났을까요.

여자한명이 헐레벌떡 가게문을 열고 들어왔어요.직원들은 "에 ? 저사람인가 ?"생각했죠.

옷차림새가 그사람같았어요.

수수하고 여성스러워보이는 연분홍 원피스.세련되보이지는않은데뭔가 단아하고 .

예쁜 얼굴이 아닌데 예쁜 사람이었어요.화장도 가볍게 투명메이크업 정도랄까.

지금 생각해보면 요즘 30대가 참 좋아할 여성상이었던것 같네요.

이 여자 카운터로와서 △△씨를 찾았어요.방송을 내보냈는데 그남자는 아직 안왔는지

없었어요.

'어 .. 저남자랑 따로 따로구나..'

 

여자는 한참을 기다렸어요.1시간정도 지나자 조금은 혼자가 민망했던지 커피한잔을 시켰어요.

여자는 두리번을 여러번..

2시간정도 지났을까요.지금 생각하면 그여자도 참 대단한게 여자가 그렇게 기다리는건

본적이 없는것 같아요.

아까 그 남자도 한참 기다렸는데.기다리는데 참 안타까운 사람들이네요.

'저렇게 예쁘고 잘생기고 착해보이는 남녀인데..'

얼굴은 처음 들어왔을때 살짝 상기된 얼굴과는 다르게 조금은 수척해보였어요.그 몇시간동안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요.

 

 

남자는 3시간을 그렇게 후딱넘기고 오후에 왔던 사람이 날이 어둑어둑해지는 그 시간까지..

나를 비롯한 직원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사람들을 흘깃 관찰했었어요.

그렇게 남자는 테이블에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카운터를 지나 인사를 하고 홀로 가게 문앞을

나가 한숨을 쉬는듯 보였어요.

아니나 다를까 꾸물꾸물하던 하늘은 맑은 구름을 제끼고 비를 내리고있네요.

 

여자는 포기했는지 테이블에서 가벼워보이는 몸을 일으켜고 화장실을 다녀와서는

카운터로와서 커피한잔값을 계산하고 문을 나갔어요.

직원들은 그 두사람을 안타깝게 바라봐야만 했어요.

여자는 우산을 안가지고 왔어요.이상황에서 비까지맞고 가면 정말 슬플것같았어요.

남자는 다행히 우산을 가지고왔나봐요.

두사람은 그렇게 바람을 맞았죠.

 

두사람은 입구밖에 서서 비오는 밖을 멍하니보고있었어요.

여자는 입고온 원피스가 젖을까봐 입구를 벗어나지못하고 발동동 인가봐요.

그때 남자가 여자에게 뭐라고 말을 걸었어요.

여자는 남자가 하는 몇마디 얘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마도 그 대화를 예측컨데

남"저기요, 실례가 안된다면 우산같이 쓰고 가지않으실래요.제가 원래 여자소개받아 나온건데

    바람맞았어요.우산 없으면 같이 우산쓰고 가요" <<뭐 이정도 였을꺼에요

 

그 남자와 여자는 몇시간전부터 서로를 보았었죠.

사로가 바람맞는 상황을 이미 알고있었을거예요.

하..

그렇게 남자와 여자는 우산 하나를 쓰고 얼굴에 부끄럽고 두근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가게를 벗어났어요.

 

우왕 ⌒⌒

그때 나를 비롯한 직원들 얼굴에도 미소가 새록새록 피어났었어요 ㅎㅎ

왜 갑자기 그때 그 일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네요.

 

삼공판분들 오늘도 기분좋은 하루 만들어 나가시길 바랄께요.

지루한 스토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솔로여러분께도 이런 드라마같은 기분좋은일 있으시길 ㅎㅎ

또 생각나면 글 올릴게염 ㅂ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