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말좀 들어보십시요[1]

열린음악회201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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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힘든게 뭔지 아니?

 

'글쎄 .. 사법고시?'

 

'틀렸어...'

 

'그럼... 대통령?'

 

'아니야..'

 

'갑부?..'

 

'그것도 아니야..'

 

잠시 생각하던 영민이 무릎을 탁 쳤다..

 

'흐흐.. 알았다.. 정답은 자살 !!'

 

'땡!!'

 

'에엑.. 그럼 데체 뭐야?'

 

기원은 빙글빙글 웃으며 대답했다.

 

 

'대오각성...'

 

'대오..뭐라고?'

 

'대오각성... 다른말로 득도 라고도 하지...'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짓는 영민이었다.

 

'뭐야... 괜히 열씸히 생각했네..'

 

'득도란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이야...이제서야 비로소 결정했어'

 

'엥..? 그건 또 뭔 생뚱맞은 소리야?'

 

'학과 말야..xx대 불교학과로 결정했어...'

 

'뭐? 미쳤어? 니 성적에 겨우? 대체 왜 그래?'

 

'오래 생각했어... 내 관심의 대상은 오직 득도 뿐이야...'

 

'너 . 돌았구나... 잠시 바람 좀 쇠자.. 남들은 사카이 못가서 안달인데..'

 

'오전에 원서 넣고 오는 길이야. 네 충고는고맙지만 내 인생은 결정됬어..'

 

기원의 눈에선 원대한 포부가 넘실 대고 있었다.

 

'득도하면 뭐하는데? 뭐가 좋은데?'

 

'알 수 있지..'

 

'알아? 뭘?'

 

'진리... 이세상을 관통하는 절대 비밀을 알수 있어..'

 

'..........'

 

 

 

 

 

 

 

 

 

 

 

 

 

쌀쌀한 2월의 어느날...

 

기원이 커다란 짐가방을 맨채 집을 나서고 있었다.

 

'끝났어... 멀쩡한 내새끼 다 베렸어...'

 

거실에선 기원의 모친이 생기없는 얼굴로 중얼 거리고 있었다.

 

집을 나선 기원은 곧장 기차역으로 향했다.

 

'죄송해요, 지금 안 가면 죽을 것 같아서요..'

 

지난 며칠간을 가족과 싸웠다. 가족들은 기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기원은 집을 나왔다..

 

'서울행 하나요.'

 

표를 건네 받은 기원이 기차에 몸을 실었다.

 

곧 덜컹거리며 기차가 출발하자 기원의 눈이 감겼다.

 

 

 

 

지난 해 여름 홀로 가 보았던 고성 폭포암이 떠 올랐다

 

폭포암의 주지 스님은 기세가 장군 같았는데.

 

입만열면 언제나 불호령 이었다.

 

그날 법문을 들으려 제법 많은 사람들이 폭포암을 찾았다.

 

기원도 마음속의 큰 의문을 품고 폭포암을 찾는 길 이었다.

 

법당에 사람들이 주욱 둘러 앉았고, 곧 주지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었다.

 

그 날 기원은 법문을 듣는 내내 엄청난 희열을 경험했고

 

지적 의문이 다소나마 해소 되었다.

 

'사람 몸 나기 힘들고. 불법 만나기 더욱 어렵도다...'

 

스님의 그 한마디가 기원의 인생 진로를 결정했다.

 

그날 이후로 기원은 미친듯이 불교 서적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성철스님부터 시작해 불교의 불자가 들어간 책은 눈에 불을키고 읽었다.

 

하지만 읽을수록 갈증은 더욱 심해졌고... 글증의 기원이 여기까지 온 원동력이 되었다.

 

 

 

 

 

 

 

 

 

10년 후....

 

오랫만에 영민은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했다..

 

여태껏 기반 잡느라 눈코 뜰 새 없었지만. 올해 초 부터 다소

 

 안정된 영민이었다.

 

'어째 니들은 변한게 없냐?? 여전히 개념이 없구만... 흐흐...;;'

 

'새끼 졸업하고 처음 나온 놈이 누군데 큰소리야!!'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영민이 큰소리로 떠들었다..

 

'오늘 먹고 죽자!! 야 . 다들 잔 채워!!'

 

'크크.. 이리 좋아할 놈이 왜 코빼기도 안비췄담...'

 

'알잖냐.. 내 일이 좀 그렇잖아...'

 

영민이 원샷을 외치자 모두가 단숨에 잔을 비웠다..

 

 

어느새 얼큰하게 취한 민수가 영민에게 물었다..

 

'근데 너 올해 경사 진급했다며?'

 

'그래... 까불면 확... 체포해 버린다..'

 

'크크.. 제발 체포해줘.. 감빵가면 공짜로 밥주지..

 

 알아서 운동시켜주지 .. 완전 천국이다 천국...'

 

'미친놈....'

 

 

한시간이나 지났을까.

 

모두가 기분좋게 취해 있는 그 때 누군가 술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잠시 둘러 본뒤 곧장 일행 쪽으로 걸어왔는데, 수염이 덥수룩한

 

것이 예사 풍모가 아니었다..

 

'오랫 만이다'

 

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어라... 누구지?'

 

'어.. 너는...'

 

'아...'

 

낮익은 그의 얼굴에 친구들이 기억을 더듬었다..

 

'야... 새끼 너 기원이지?'

 

별안간 영민이 벌떡 일어났다.

 

'반갑다.'

 

영민이 기원을 꽉 안았다.

 

'불교과 갔다더니.. 그 담부터 감감 무소식이야..'

 

'그렇게 됬어..'

 

'너 .. 완전 도사가 다 됬네...'

 

영민이 기우너을 훑어보자 기원이 씨익 웃었다.

 

'일단 앉자.. 앉아서 이야기하자..'

 

영민이 기원을 잡아 자리로 끌고갔다.

 

'먹고 살만 하냐?'

 

창수가 물었다..

 

'굶지는 않아. 내 명대로 사는데 지장은 없지..'

 

'세상 참 재미있구나.. 니가 스님이 되다니..'

 

'그래 기원이 너는 판검사가 어울렸는데 말야..'

 

기원은 빙긋 웃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자자 다들 한잔 하자.. 원샷 안하면 수명10년 단축이다!!'

 

'오케이!!'

 

다들 잔을들고 마실때 영민이 기원의 귓가에 속삭였다.

 

'새끼.. 반갑다. 끝나고 따로 얘기좀 하자.'

 

'그래'

 

그렇게 시끄러운 동창회가 두시간이나 더 지속됬다.

 

 

 

지금 새벽 두시반.. 영민과 기원은 근처 빠로 들어왔다.

 

'너 앞으로 뭐할거야?'

 

'내일 산에 들어갈거야...'

 

;산이라... 넌 좋겠다.. 마음만은 편하겠네...'

 

영민이 부러운 듯 기원을 바라보았다..

 

'무슨 고민 있나 본데 말해봐...'

 

'고민은 무슨...'

 

영민이 말꼬리를 흐렸다...

 

'괜찮아 말해봐 .. 궁금해서 그래...'

 

기원이 재촉하자 영민이 결국 털어 놓았다..

 

 

 

 

순경으로 시작해 경장을 거쳐 올해 경사가 된 영민...

 

입사 5년만에 자신이 근무하는 강력반에서 꽤 중요한 위치까지

 

자리 매김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터인가... 관할 구역내에 자살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자살자 수가 두자리로 넘어가자

 

비상이 걸렸다.

 

영민이 책임지고 수사를 진행하는데.. 수사하면할수록 기이한 일들이

 

밝혀졌다. 자살자는 대학 교수부터 막노동꾼 까지 다양했고..

 

그들의 시체는 모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결단코 타살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스스로 선택했고. 기쁘게죽었다.

 

 

 

 

 

입이 마른 영민이 사이다를 벌컥벌컥 들이키곤 말을 이었다.

 

 

 

그렇게 영민이 필사적으로 수사하던 어느 날 드디어 단서하나가 잡혔다.

 

자살자들의 공통점을 찾아 낸 것이다.

 

그들은 자살 직전에 누군가를 만났고.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가 끝난뒤 그들은 기꺼이 죽음을 받아 들였고. 그 누군가는 사라졌다.

 

 

 

영민은 한 여자를 용의자로 지목했고. 그 여자를 뒤쫏는데 총력을기울였다.

 

그러던 어느날 상부에서 지시가 내려왔다.

 

당장 수사를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네에? 그게 무슨말씀이세요? 이제 잡기만하면 끝난단말입니다!!'

 

'상부 지시일세..'

 

최경감이 침통한 표정으로 말하자.. 분노한 영민이 경찰본부로 쳐들어갔다.

 

 

'그래서?'

 

기원이 흥미로운 얼굴로 재촉했다..

 

곧이어 나온 영민의 말은 엄청난 것이었다.

 

영민이 난동을 피우자.. 검은 선글라스의 두 사람이영민을 어디로 끌고갔는데.

 

그곳에서 영민은 까마득한 경찰 고위간부를 만났다.

 

헌데 그의 말이 충격적이었다.

 

 

'그대가 용의자로 지목한 그 여자.우리는 통칭 [붉은 사쿠라]라고 부른다네.

 

'붉... 은 사쿠라.?"

 

'그래. 붉은 사쿠라. 올해 그녀를 추적한지 딱 50년째 되는 해일세.'

 

'뭐라구요? 50년? 농담하지 말아요.. 그녀는 많이 줘봐야 30세 라구요 '

 

'우리나라는 50년 이지만 ... 일본은 200년 일세......'

 

'............'

 

 

 

'그녀는 놀라운 화술을 지녔다네..사람들을 논리적으로 설득시켜

 

자살에 이르게 하지...'

 

'설...득?'

 

'그래 믿지 못할걸세..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절대 최면 따위가 아니야.;'

 

'순수한 화술의 힘이지.. 절대로 논리로 듣는 사람을 설득시키지..'

 

그의 안색이갑자기 침중해졌다.

 

'그녀를 취조하던 나의 선배.. 선배의 선배. 무수히 많은사람들이.

 

자살했네...'

 

'그럴..수. 가..'

 

'아무리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도.. 그 아무리 행복한 사람이라도..

 

그녀의 논리적인 설득 앞에서 결국 무너지지..'

 

'데체 그녀가 무슨 말을 하길래 자살까지 하는거죠?'

 

 

'예전에 그녀를 취조할 때 녹음을 한 적이 있었지...'

 

'그.. 그래서요?'

 

그의 손바닥이 목을 그었다.

 

'다 죽었어.. 녹음 테이프를 듣던 3명이 동시에 자살하자.테이프를 부숴버렸지.

 

'아.....'

 

영민이 충격에 빠진채 말을 잇지 못했다..

 

'자살 하기 싫으면 당장 손 떼게나.. 그래도 하겠다면. 내 말리진 않겠네.'

 

영민은 본부를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열흘전 영민에게 일어난 일이다.

 

'어때?'

 

영민이 기원에게 물었다.

 

'대단한데.. 아주 흥미로워..'

 

기원은 눈빛을 빛내며 다가왔다..

 

'오직 말로만 자살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흠...'

 

기원이 턱을 괸채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내가 괜한 말 했나보다.. 크게 신경 쓰지마..'

 

영민이 머슥해져하던 그 순간 기원이 벌떡 일어났다.

 

'결정했어.. 산으로 가는건 미뤄야지.. 나가자..당장 수사기록부터살펴 봐야지'

 

기원이 대답도 안듣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