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물의 도시 - 몽생미쉘

네델201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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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휴식

한 겨울의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붐비는 여행자의 도시 파리

하루를 밤을 새면 이틀은 죽는 (다이나믹 듀오의 Go Back 中) 그런 나이인지라 몇주간 몸을 사리지 않는 여행으로 조금 지친 나는

이번 목적지이 테마를  "휴식"으로 정했다.

 

B&B Au Bon Accueil

2박 3일의 몽생미쉘 일정- 사실 도착하는 날은 저녁, 출발하는 아침이라 하루일정이나 다름없다.

대신 시간을 넉넉히 잡아 몽생미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B&B 에 숙소를 정한다.

여느 때처럼 booking.com 을 통해 예약했는데 자동 답변 메일과는 별도로 host 가 직접 보내온 메일이 벌써부터 마음이 편안해진다.

Hello Hyejin Kang,
Thank you for choosing to stay at Au Bon Accueil for your visit to Mont St
Michel a bed is reserved for Jan 11,12 for you.If you will be arriving by train
or bus our shuttle picks up from Pontorson railway station or Mont St
Michel,please email or telephone 029980**** to arrange pick up.
Kind regards,
Elizabeth Hodgkinson 

 이 메일을 프린트 해 들고, 작은 Pontorson 역에 도착했을 때, 중년의 영국 아저씨가 마중을 나와 있다.

무거운 배낭을 트렁크에 직접 실어주고 족히 20분은 달려 도착한 숙소~

발음상 영국인으로 보이는 두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이 B&B

비수기라 그런지 도착하는 날 이곳에는 크리스티나라는 이름을 가진 미국인 친구가 머무르고 있었고

다음날은 그 친구마저 이곳을 떠나 혼자 머무르는 신세가 되었다.

 

 

Bar-Oyster 

말 그대로 머무른 곳이 B&B 인지라 이곳은 식사를 아침만 제공~

도착한 때가 저녁 때라 근처에 마켓이라도 가서 뭔갈 구입할 요량이었으나

그곳에 머물고 있던 크리스티나도 마침 저녁식사 전이라기에 초면에 함께 식사를 하러 간다.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대략 이름이 Oyster 가 들어갔던 거 같다.

워낙 이 지역이 굴로 유명하기도 하고~

이 곳 주인 역시 프랑스인이 아니었는데 B&B 주인들과 잘 알고 지내는 듯

나중에 보니 B&B 에도 이 오이스터 바의 메뉴가 마련되어 있었다.

오늘은 메뉴는 카레- 주인이 맵게 안맵게 둘중 고르라고 했는데

오랜만에 칼칼한게 먹고 싶어 엄청 맵게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보통 우리가 먹는 카레 수준으로 나오더라~^^

나는 그날 말할 수 없는 깊은 포만감으로 숙면을 취한다. 

 

 

몽생미쉘

 다음 날 아침

주인 아저씨가 또 열심히 운전해서 몽생미쉘 앞까지 데려다 주신다.

그리고 이곳에서 즐겁게 저녁식사를 했던 크리스티나와 이곳에서 작별을 한다.

그제서야 눈에 들어온 그곳!

몽생미쉘의 첫 컷! 예전에 대한항공 광고에서 볼 때는 뭔가 더 많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건물들이 단촐해보여 종일 일정을 잡은 나를 잠시 불안하게 만들었다. 

 

주변은 이렇게 아무 것도 없어 몽생미쉘 안을 벗어나면 할 일도 없는데....이 일을 어쩌나???

 

 

수도원 투어

여름이면 예약을 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는 몽생미쉘의 꼭대기에 위치한 수도원

남들은 겨울에 여행을 하면 해가 짧아서 많은 것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한산한 시기에 여행을 하면 버리는 시간 없이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있는 장점이 있다.

시간에 맞춰갔더니 가이드 투어도 참여할 수 있었는데 미로 같은 수도원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영어 가이드를 100%이해하지 못해도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을 추천!

사람이 많지 않은데다가 또 유일한 동양인으로 가이드의 질문 세례를 받았는데

6개월간의 연수는 이미 끝이 났는데 다시 영어연수를 시자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TT

 

 

오믈렛과 굴

그렇게 오전을 수도원을 구경하고 나서 천천히 내려오니 12시 남짓~

좀 이른 시간이긴 한데 아침에 밥심으로 사는 나는 빵으로 해결하는 아침식사는 영 신통치 않다.

비교적 사람들로 붐비는 식당을 골라 몽생미쉘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오믈렛과 굴 요리를 시킨다.

계란이라면 피부 때문에 멀리한지 오랜데 오랜만에 먹으려니

해산물인 굴보다도  살짝 비린 맛이 올라온다.

그래도 거품을 많이 낸 이 오믈렛, 시장이 반찬인지라 함께 나온 샐러드와 먹다보니 그럭저럭 먹을만 하다.

 

그리고 굴~TT  난 굴의 오동통한 살이 씹히면서 나오는 그 쌉쌀 짭쪼름한 맛을 기대했으나

살짝 빈약한 이  굴 격국 게눈 감추듯이 먹어 헤치운다.

순간 마포나루의 굴보쌈이 엄청 그리워지면서 엉엉~

 가난한 여행자에게 한끼 24유로가 어떤 의미인지 ~

그러나 여행 중 그 지역에서 한번은 꼭 좋은 거 먹어보자고 다짐한 나는 후회따윈 않기로~~~

다행히 계란 먹고 크게 피부에 문제는 없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자 다짐한다.

 

 

골목 투어

이제 밥도 먹었고 찬찬히 둘러보는 몽생미쉘 섬의 구석구석

앞쪽에서 볼 때는 옆쪽으로 물이 고여 있어서 오늘 뒷부분은 보기 힘들겠구나 싶었는데

다행히 질퍽한 모래바닥이지만 썰물때라 그런지 뒷쪽의 경관도 볼 수 있었다.

이제는 폐쇄된 작은 성당의 모습  

 

기념품을 파는 가게나 음식점 그리고 호텔들만이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골목골목은 무척 한산한 보통의 동네 골목 같다.

 

다른 어느 동네들 처럼 묘지 공원도 보이고

 

크리스마스 장식이 채 걷히지 않은 아름답게 내부가 꾸며진 성당도 보인다.

 

뒤로는  나무로 포장해놓은 산책로

걸을 때마다 조금은 삐걱 대는 소리 약간은 묵직하게 퉁퉁거리는 소리가 좋다.

사실 인적이 너무 없어서 살짝 무서웠던 곳~ㅎㅎ 잽싸게 걸어 통과한다.

 

가장 외곽의 골목으로 나오면 이렇게 펼쳐친 모래사장이 보인다.

 

마치 오래된 할머니 물건이 쌓여있을 것만 같은 지붕 다락방에 난 두개의 쌍둥이 창문

 

길을걷다 보면 자주 보이는 이 표시

바닥에 표시된 이 말을 찾아보았더니

des eaux de la ville= water city 라는 뜻이란다.

그들은 그들이 사는 몽생미쉘을 물의 도시로 부르고 있었다. 

 

그렇게 이 몽생미쉘을 다 돌아보고

빠질 수 없는 기념품 마련하기~

여행을 하며 줄곧 그 도시의 모습이 담긴 스노우볼을 사곤했는데

여행을 하다보니 액체가 든 스노우볼은 운반시 참 불편하기도 하고 깨질까 걱정이 되기도 해서

 드디어 이번 여행에서 포기를 했다.

대신 몽생미쉘의 모양을 딴 장식품으로 대체~

 

 몽생미쉘의 이면

몽생미쉘의 뒷쪽으로 가면 거대한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브로셔에 나와있는 그림에도 지도에도 사진에도 Abbey 주위에는 모두 물이 차 있어

그야말로 몽생미쉘이 하나의 섬처럼 보이는 데다가 앞쪽에서 볼 때

물이 어느정도 차 있어서 이 뒷쪽으로 가 수 있으리라곤 모두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참 누구 한명이라도 이곳을 가지 않았더라면 용기를 못냈을 텐데

골목 끝에 난 모래사장의 시작점에 선명히 나 있는 신발 자국!

나도 용기있게 한발 내딪는다.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맘껏 몽생미쉘의 모습을 담아본다.

역광에 의해 그림자로만 보이는 몽생미쉘은 자칫 마녀가 살 것 같은 성의 모습 같기도 하다.

참 수도원인 이 경견한 곳을 마녀가 사는 성에 비유하다니~

참 또 고질병-상상의 나래를 펴는 증상이 빠지지 않고 나타난다.

 

내가 요리 조리 사진을 찍고 있자니 어디선가 나타난 두 사람

이렇게 보니 몽생미쉘이 엄청 커보인다. 

그래도 이 두사람 덕분에 마녀가 나오는 성의 상상 속에서 나오기 성공!!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컷 (깨알 같이 작은 사람이 나오는 풍경 사진) 을 담을 수 있었다.

 

그렇게 아름답고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흐린날의 몽생미쉘을 물에 비친 그림으로도 담아보고 

 

아저씨를 기다리며 지는 해를 바라보며 구름과 하늘과 땅과 물 그리고 물에 비친 빛을 향해 연신 셔터를 날린다.

 

 

1시간을 걸으면 30분은 아무도 없는 벤치에서 혹은 골목 길에서

공상하고 하늘보고 사진찍기를 장장

7시간~

몽생미쉘 안으로 들어가기 전의 나의 걱정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하루 일정을 꽉 채우고 숙소로 돌아오는 늦은 오후

 

목표한 대로 몽생미쉘에서는 그간 쌓인 여독을 좀 풀어가는 순간이었다.

아무도 없는 다락방 같은 숙소에서 일기쓰며

따뜻한 홍차와 달달한 마카롱을 먹는다.

 다음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갈 채비를 미리 해놓고  어느 새 일찍 깊은 잠에 든다.

여행이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TT

 

몽생미쉘의 역사와 자세한 설명을 알고 싶다면

www.ot-montsaintmich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