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대행하는 전직 "일과도피" 가면을 쓴 사람의 이야기

chjs2008.07.31
조회154

[어떤 사람도 믿을 수 없습니다. ]

 

출처:네이버 지식in[고민in]

작성일:2007.03.26

익명.

 

 

태어나서 철이라는 것이 들기 이전엔 단 한번도 제 자신을 드러내본 적이 없습니다.

 

저 자신조차 속여가며 살아가는데 오늘 그나마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던 친구녀석이 자살한다더라고요.

 

어떻게 살려내려고 온갖 소동을 피웠는데 장난이었답니다.

 

그 녀석을 살려야 된다고 생각하며 그 놈 위치를 찾아가는중에 온갖 생각이 다 들더군요. '나는 정말 이 녀석을 살리고 싶은 걸까'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는 꽤나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정상적인 가정은 아니었습니다. 

 

 꽤나 세심하고 호기심 많고 장난도 잘 쳤던 녀석이었으나 아버지는 제가 판단하기에 인성이라는 것이 덜 형성 된 것 같았습니다. 부부싸움이 꽤나 많았으니까요. 아버지는 대졸에 고시공부를 했었고 어머니는 고졸로 3살까지는 서울에서 살았으나 그 후 귀농하여 시골에서 지냈습니다. 잦은 부부싸움과 아버지의 외도로 5살 무렵 슬슬 세상이란 것에 짜증이 밀려왔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있을 법한 일입니다. 

 

6살 경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입원을 했더랍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좋은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그 때 당시에는 남들 다 있는 아버지가 갑자기 사라지고 어머니란 분도 갑자기 간호한다며 사라졌으니 큰 충격이었지요. 아버지는 그 후 과대망상증과 몇몇 정신병적인 증상들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버지란 사람의 폭력과 어머니의 무력한 저항에 그 때 부터 정신이 본격적으로 틀어졌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버티지 못한 어머니는 서울로 올라오고 저는 비정상적인 어머니의 기대와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어머니의 어머니 즉 외할머니 밑에서 12살까지 살았습니다. 

 

힘든 일속에 어머니는 나름대로 노력을 하셨겠지만 피곤함이 생기셨을 겁니다. 저는 그 때 당시에 어머니에 대한 미칠듯한 증오와 살아남기 위한 어머니의 필요성에 갈등했습니다. 온갖 드라마들을 보며 어머니가 도망가는 장면을 보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나하는 고민과 피곤함에 지쳐 나를 혼내는 어머니에게 느끼는 비도덕적인 살의속에 저는 미쳐버린 것 같습니다. 

 

최근 읽은 정신분석입문에 따르면 저는 어린이의 생의 욕구로 어머니에 대한 증오를 무의식속에 묻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가끔 드러나는 제 무의식적인 생각을 보면 부정은 하나 속으론 그게 맞다는 걸 알아왔던 것 같습니다.

 

정신적인 학대(남들도 다 이렇게 살 지도 모르나 정신병원에 가 있는 아버지가 돌아오면 주먹질을 하고 물건들을 깨부수며 어머니는 고졸로 힘들게 일해 본의 아닌 학대를 당하고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도박과 담배) 속에서 저는 나름대로 꽤나 조숙했습니다.

 

 금전관계와 아버지가 정신병자라는 것(사실 저는 아버지의 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달동네 노가다 이혼녀, 어머니는 보험부터 백화점 물건 파는 사람 식당 주방원 정도라는 걸 인식한 것 같습니다. 7살 무렵에는 어디서 구해온 책들을 읽었는데 대부분 오래된 책이라 전후얘기나 힘든 얘기들이 많았지요. 대충 그 때 저의 상황과 비슷했기에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저는 여동생과 홀로 집에 남아있는 시간이 많았고 나쁜 장난도 했는데 그 것도 지금 생각해보니 트라우마가 된 것 같습니다.  

 

 시골에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녀석들이 있었는데 지금 와보니 생양아치가 되어 아는 척도 안 하더군요.

 

 항상 죽음과 파괴에 대한 욕구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싶었으나 현실적 불가능과 도덕적 장벽에 막혀 저 자신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저는 항상 싸움을 했습니다. 어쩌다보니 신체적 발육은 정상보다 뛰어나서 한살 위정도와 싸우면서도 이겼습니다. 항상 싸움만 하며 주변 사람들과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맺는 법을 전혀 교육받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초등학교 내내 왕따를 당했지요. 식욕을 억제하지 못해 살이 찌며 저의 대인관계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경계를 늘 가슴속에 품고 책에 빠져들었습니다. 현실도피였죠.

 

 초등학교를 전학가면서도 더럽고 뚱뚱한 아이와는 친해지고 싶은 아이들이 없었나 봅니다. 저는 그 때 저보다 약한 녀석들과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월감을 즐겼습니다. 친한 척 하며 덜 떨어진 친구들의 돈을 물쓰듯 쓰는 초등학교 3학년을 보신적이 있습니까?  

 

 어머니의 분노에 대한 걱정으로 땡땡이 같은 것은 하지 못했으나 숙제라든가 제시간에 출석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네요. 수업시간은 자고 끝나면 피시방에가고 피아노 학원이라는 것도 다녔는데 저는 정상적인 대인관계를 맺는 법을 몰랐습니다. 그러니 싸움은 필연적인 것 아빠 없는 자식이라는 얘길 듣고 인간 관계 불신증상은 더욱 심화되었죠. 그러나 드러내지는 않았습니다. 그 증거로 저는 싸우면서 제 편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녀석을 적으로 만들기 위해 쓰레기 같은 짓을 했지요. 1:17이라는 싸움이 정말 가능합니다.  한반 남자학생들 전원과 싸워본 적도 있지요.

 

 1:1로 싸웠다면 나름대로 막나가는 학생이라 짱 정도는 하고 담배도 배우고 양아치 쪽으로 갔겠지만 다행이 사회에서 아웃당할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배려없는 선생들과 지루한 힘겨루기로 6년을 버린 뒤 중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이른 바 찐따같은 녀석들과 친하게 지내는 '척'하며 도시락을 얻어먹고 고기반찬을 안 싸가는게 쪽팔려 집에서 먹는 반찬들도 일부러 꺼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지만 중학생들에게 얕보이면 죽음이죠.

 

어쩌다보니 가면을 쓰는 법을 알았습니다.  이중인격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속에서는 아무도 믿지 않으나 중 2무렵부터 학원에 다니고 성적을 올리며 꽤 좋은 머리를 굴렸습니다. 덕분에 성적은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3년을 버텨냈습니다. 성적을 올리며 어머니도 종교를 가지더니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6살 때부터 이어져온 제 본능은 어머니도 전혀 믿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찐따같은 친구들과도 헤어져 집 돈 쓰는게 싫어 상업고로 왔습니다.  장학금을 타거든요.

그런데 저보다 약해보이는 녀석을 찾을 수가 없어 큰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제가 습득해온 대인관계로는 적응 할 수가 없거든요. 약한 녀석을 찾아 친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오늘 자살하러 간다고 장난을 친 가까운 녀석덕에 무의식속에 묻어놓았던 생각들이 전부 나와버렸습니다.

 

위에 쓴 글은 전부 제가 부정해왔던 진실입니다. 또 하나 깨달은 것은 절대적인 신뢰를 갈구한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신같은 건 믿지 않습니다. 영아라도 납치해서 저만을 생각하게 세뇌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아무도 믿을 수가 없거든요.

완전한 사육이라는 영화가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조금 비슷하네요.

 

18살 지금 문득 숨겨왔던 역겨운 진실에 도달했습니다. 역겹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대중앞에 내세우는 저의 가면일겁니다.

 

 저는 온갖 경범죄를 저지르면서 죄책감을 가지지 않습니다. 다만 나에게 돌아올 처벌과 그런 상황에 대한 두려움만이 있을 뿐입니다. 어딜봐도 싸이코지요. 물론 죽기 전까지 실제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일은 없을 것입니다.

 

미저리같은 스토커가 제가 바라는 이상적인 인간관계일지도 모릅니다.

 

저 자신에 대한 신뢰도 거짓입니다. 저는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으니 누구도 저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고민하는 부분은 제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범죄욕구와 찾아볼 수 없는 죄책감과 완전히 분리되어버린 인격 그리고 애정에 대한 갈망입니다.

 

다시 읽어보니 정말 정신병자 같네요.

 

추가사항:2007.03.26 /00:14추가

현재 중요한 건 애정에 대한 갈망입니다.
진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여자든 남자든 지금까진 어떻게 버틸만 했는데 고독이라는 毒이 퍼지는 기분입니다. 전 사실 집착과 소유욕이 정말 강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