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헤어져도 아무렇지 않을 남자...

마음201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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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쓸까말까 몇 번 망설였었는데..

오늘 드디어 첨으로 글을 올려봐요..

 

 

1년이 좀 넘는 시간동안 내가 만나온 남자...

그 남자와의 관계에서 갈등이나 서운함이 생길 때마다

내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객관적인 상황판단을 위해

자존심 상한 얘기라도 베프들 앞에서는 털어놓곤 했습니다.

친구들이 뭐라하든... 이야기의 끝부분에선

"둔하고 답답해서 나를 섭섭하게 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오빤 좋은 사람이야..."라고 제가 마무릴 하곤 했죠.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나랑 헤어져도 아무렇지 않을 남자'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30, 남친은 36살입니다.

저는 겉으로 보기엔 너무나도 밝고 건강해 보이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통증에 시달리고 있어,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몇 년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다치기 전에는 귀찮다 싶을 정도로 좋아해주는 남자들이 많았고,

다친 후에도 겉으로는 아픈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던 탓인지

작업거는 남자들도 많았지만,

진지하게 제 건강상태에 대한 얘기를 하면,

모두들 말을 돌려가며 부담스럽다며 연락을 끊더라구요.

정식으로 사귄 것도 아니였고,

제가 그 사람들에게 마음을 준 것도 아니였지만

여러 남자들의 똑같은 반응을 겪으며 상처입고 아파했었고...

나라는 여자는..

더 이상은 누군가를 좋아해서도, 사랑받을 수도 없는 여자구나..

내가 생각했던 서른의 모습은...

내가 사랑하고, 나만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그 사람 닮은 아이를 낳아 좋은 엄마가 되는 거였는데...

내가 살면서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한테 상처주고, 복수하며 살아온 것도 아닌데

내가 처한 상황은 대체 왜 이럴까...

슬펐지만, 현실을 수용하고 살아가기로 마음을 추스렸습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만나보기로 한 남자가, 지금의 남자친구입니다.

어차피 상처받는 건 저라고 생각했기에 기대도 하지 않았었고,

나이차이도 많이 나서 망설였지만.

제가 알려준 진단명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연락해오는 남자라서..

나이 많은 것만 빼고는,

제가 원했던 이상형과 상당히 많은 부분 일치하는 사람이라서

고맙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연인이 되었습니다.

 

 

함께했던 일년을 되돌아보면...

저는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린 시절엔 밀당이니 뭐니 해서 서로 피곤하게도 했지만,

이제는 제 옆에 있어준다는 사실만으로 고마운 사람이고,

저와 함께 갈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힘들고 서운해도 내가 조금 더 이해하고 노력하면 된다 생각했고,

과거 연애시절과는 정말 다른 모습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현재 일을 하고 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남자친구만 바라보고 있진 않아요.

병원 치료도 받고, 하고 있는 공부나 다른 활동들도 있고, 

남친에 비해서 대인관계가 훨씬 넓은 편이라

저도 제 공부할 시간, 다른 사람들 만날 시간 줄여가면서

남자친구한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왔거든요..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늘 잘 해주고 싶고 좋은 것 선물해주고 싶은 맘은 있지만,

제가 워낙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격이라서

기념일을 챙기게 되면, 기념일 한두달 전부터 선물을 생각하고

최고의 선물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선물을 주고나서도 제 맘에 만족감이 없어서

선물을 준비하면서도, 주고난 후에도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100일이 다가오니 스트레스가 심해지더라구요...

처음 맞이하는 기념일이기에

특별하고 좋은 선물을 주고 싶었습니다.

30대중반의 남자는 무얼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머리 아팠고,

주위에 있는 남자친구, 동생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에

오빠가 나이도 있고, 영업을 하는 사람이니

이왕이면 실용적인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주는 선물이기에 의미도 담고 싶었습니다.

백화점에 가서 처음으로 남자 셔츠와 넥타이를 샀습니다.

워낙 평범하게 하고 다니는 남자라서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비싼 셔츠는 확실히 더 좋고 오래 입을 수 있다는 조언도 생각나

연예인들 협찬을 마니 한다는 매장에 들러 선물을 골랐습니다.

화이트랑 블루셔츠만 입던 남자라

은은하니 멋스러운 핑크셔츠를 선물해야겠다 생각했지만,

너무 튀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 가장 은은한 셔츠를 골랐습니다.

나중에라도 결혼하면,

제가 선물한 옷을 직접 다려 입힐 수 있을 거란 상상도 했습니다.

가격이 꽤 쎈 편이었기에 부담이 좀 되긴 했었지만,

앞으론 기념일을 챙기지 않을 거란 생각으로 구입했습니다.

선물을 미리 주면,

100일에 내가 선물한 옷을 입고 데이트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미리 만나 선물을 주었습니다.

교환할 수 있게가격표를 두었더니 그걸 보고 꽤나 놀라더라구요...

이태원에 가면 이니셜을 새겨주는 셔츠가 있는데,

그 셔츠도 5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었지요...

제가 남자친구였어도 부담스러웠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말했어요...

제가 워낙 기념일 챙기는 것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지금 있는 병의 특성상 스트레스가 심하면 통증도 심해져서...

앞으로는 기념일 챙기지 않을 거라서 좀 무리했다구요..

200일, 300일.. 이런 거 챙기지 말고,

그냥 서로 생일만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색상이나 디자인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어느 지점이든 교환 가능하니 맘에 드는 걸로 교환하라고...

괜히 선물이라고 교환 안하고 그냥 옷장에 걸어만 두느니

차라리 맘에 드는 걸로 교환해서 자주 입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런데, 결론을 말하자면 전 아직까지...

남자친구가 그 셔츠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없네요.

넥타이는 2번인가 한 거 봤구요...

대체 왜 입고 나오지 않는 건가 궁금했고...

다른 사람들은 잘만 입고 다니는 옷인데 대체 왜 안입는지...

남자친구가 서운하게 하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어느 순간은 그 셔츠에 대해서 말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도 입지 않는 이유를 들을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올해 7월...

남자친구를 만났는데 더위 마니 타는 남친이 긴팔을 입고 있었고,

셔츠 소매 부분을 보니 뭔가가 있더라구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니셜이었어요...

아.. 전에 말했던 게 이 셔츠구나... 생각한 순간...

작년에 말했던 게 생각나더라구요..

이태원에 가면............ 

그런데..... 작년에 그 말을 들을 때는 남자친구를 잘 몰라서,

영업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그런 셔츠도 직접 구입해서 입는구나..

자기 관리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제가 일년동안 만나온 남자친구는..

외모나 자기관리에 그다지 신경쓰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저는 나이보다 동안이고, 오빠는 자기 나이 정도로 보인다고 쳐도..

여친이 어리면 자기 외모에 신경쓰이기도 할 텐데...

제가 보기엔.. 관심이 없나봐요...

어쨌든, 여자의 직감으로 알게 된 거죠...

그러니까.. 예전 여자친구가 선물해 준 셔츠였고,

감히 내가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받고,

다른 여자가 준 선물이랑 비교했었다니..

그러면서 그 여자의 합리성을 높게 평가하고,

몇 배 더 비싼 셔츠를 사온 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했을까..

너무 화가 나서.. 폭발해 버렸어요...

사람이 선물을 주면, 그 선물이 마음에 들든 안들든

선물한 사람 앞에 착용한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여주는 게 예의인데..

오빠는 일년이 다되어 가도록 내 앞에 한번도 입고 나타나지 않았다고..

그러면서 나랑 만나기로 미리부터 정해져 있던 날에,

더위를 많이 타서 5월부터 반팔 입고 다니는 남자가

예전 여자가 선물해 준 긴팔 셔츠를 입고 나온 이유가 뭐냐고...

그랬더니, 비가 온다 그래서 쌀쌀할까봐 긴팔을 입은 거고,

어머니가 열흘정도 해외여행을 다녀오셔서

그동안 입었던 셔츠를 세탁하지 못해서라고 하더라구요...

다시 생각해도 너무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나네요...

당시엔 너무 당황스럽고 화가 났지만,

어차피 그것 때문에 헤어질 것도 아니고 해서 이해하고 넘겼어요.

 

그 외에도...

제 생일이 겨울인데, 오빠랑 거의 한 달 차이거든요...

전 제 생일이 다가오기도 전에

담달 오빠 생일엔 어떤 선물을 해야할까 고민했고,

오빠는 어떤 선물을 주려나.. 궁금했어요...

빼빼로 데이에 과자 사준 거 말고는...

오빠한테서 선물 받아본 적이 없었거든요...

100일이 되기 전날이었던가.....

오빠가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저한테 어떤 선물할지 고민하다가 회사 여직원한테 추천받아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는데.. 배송기간이 좀 걸려서

100일에 딱 맞춰서 주지는 못할 것 같다고.. 이해해달라고..

그래서 그냥 괜찮다고 했어요~

이미 주문한 거라니까 며칠 늦게 받을 수도 있는 거자나요..

그런데 대체 어떤 선물을 주문한 건지..

저는 아직까지도 100일 선물을 받지 못했네요...

어쨌든, 그래서 오빠가 생일선물로 무얼 줄지..

가격이나 내용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남친한테 처음 받는 선물이라 궁금하고 기대했어요.

그런데.. 약속장소에 나타난 남친은 빈 손이었어요..

케이크고, 꽃다발도, 선물이 든 쇼핑백도 없이...

제가 보기엔 정말 빈 손 이었어요...

사귀면서 처음 맞이한 생일이었는데...

혼자 들떠 있다가 실망해버렸어요...

그래도 설마.. 여자친구 첫 생일인데...

코트 주머니속에라도 뭔가 준비해 왔겠지.. 생각했는데...

저녁을 먹고 헤어지는 시간에도 아무 말이 없더라구요...

너무 당황스러웠고.. 자존심이 상했어요...

대체.. 날 어떻게 생각하기에..... 이렇게 대하는 건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눈물도 나고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가족들은 어떤 선물 받았냐고 물어보는데...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고, 속상해서 눈물만...

100일 때도, 가족들이 어떤 선물 받았냐고 물어봤는데...

속상해서 연락을 못하겠더라구요.. 하기 싫더라구요...

제가 기분이 안좋다는 걸 오빠가 눈치채고 대체 왜 그러냐고...

자기가 뭐 잘못한 거 있냐고...

연애경험이 별로 없는 게 잘못은 아니지 않냐고 하는데...

정말.. 더...  어이가 없더라구요...

이틀인가 뒤에 오빠가 만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알았다고 만나달라고...

제가 대답을 안하니 저를 찾아왔는데.....

아직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 맘에 드는 거 사라고..

늦었지만 받아달라면서 백화점 상품권을 내밀더라구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제가 전에 앞으로 기념일 챙기지 말자고 해서...

그래서 그만 밥만 먹은 거라고...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풀리기는 커녕..

더.. 화가 나더라구요...

단 둘이 만나 데이트하는데,

제가 얘기할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서로의 생일은 기념일과는 다른 거고,

분명히 제가 생일은 챙기자고 했었는데...

전 오빠 생일에...

0시 땡~ 하자마자 생일축하 메시지 보내고,

저녁에 퇴근시간 맞춰 회사 앞으로 가서...

저녁먹으로 뷔페까지 이동하는 동안에 제 핸드폰을 주고,

제가 그동안 모아왔던 생일축하곡&들려주고 싶었던 노래들을

mp3로 받아놔서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이동하게 해주고...

미리 예약해놓은 뷔페 가서 저녁밥 맛있게 먹고...

같이 케이크 사러 가서 오빠 맘에 드는 케이크 고르게 하고..

카페가서 노래 부르고 사진도 찍어주고 그랬어요~

생일축하카드도 신경써서 골라 썼고,

오빠가 안경을 바꿔야 한다기에...

실용적인 선물이 낫겠다 싶어서 선물로 안경 바꿔주고..

여자들은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꽃을 받으면 좋아하는데,

오빠네는 아들만 둘이라서

어버이 날 외에는 어머니한테 꽃을 선물하지도 않을 것 같아

제가 꽃바구니 주문해서 오빠한테 주고서는...

오빠가 어머니 드리려고 주문한 거라고 갖다 드리랬어요...

나중에 집에 가서 어머니가 꽃 너무 좋아한다고 문자 왔더라구요..

 

 

저는 영화보는 걸 좋아하는데,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격이라서...

즉흥적으로 가서 번호표 뽑고 줄서서 표 사고..

그런 걸 좋아하지 않아요...

미리 예매해놓고, 여유있게 도착해서 들어가는 걸 좋아하는데..

제가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많은 분들이 연애할 때는 영화를 더 많이 보게 되잖아요..

그래서 오빠랑도 영화&연극&뮤지컬도 많이 봤어요...

그런데 오빠는...

저랑 처음 만나던 날...

자기가 좋아하는 "A특공대" 예매해온 거랑..

얼마 뒤에 슈렉.. 볼때 현장구매한 게 전부에요...

그 이후에는.. 제가 다 알아서 인터넷 예매 했거든요...

평일엔 그렇다 쳐도 주말황금시간대에는...

현장가서 줄 서서 구매하면, 원하는 좌석 구하기 힘들잖아요...

제가 정말 보고 싶어하는 영화가 개봉하게 되면,

저 영화 꼭 보고 싶다고.. 같이 보러 가자고...

그렇게 말하면 한번쯤은 미리 예매해 줄 줄 알았어요..

주말에 영화를 보기로 해도, 자기가 예매하는 적도 없고..

연극이나 뮤지컬도 마찬가지로..

제가 다 알아보고 비교해보고 예매해서 보고 왔네요...

성격상 제가 다른 사람한테, 특히 남자친구한테는

뭔가 사달라고 하거나.. 예매하라거나.. 그런 말 못하거든요..

전 그냥 제가 사고 싶은 거 있음 제 돈으로 사고,

제가 보고싶은 거 있음 알아서 예매하는 성격이라서요...

저는 잔인하거나 무서운 영화를 싫어하는데...

오빤 정무문이나 활 같은 영화를 좋아하니까...

저는 사람 많이 죽는 잔인한 영화 싫어하지만,

오빠 스트레스 풀라는 의미로 제가 예매해서그냥 같이 봐줬어요...

그런데 제가 얼마 전 "마당을 나온 암탉" 보고싶다 했더니

자기는 그런 영화는 안 본다고...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우리나라 애니지만 작품성도 좋고 괜찮다고 하더라..

월트디즈니도 처음부터 그렇게 대단한 회사였겠냐...

우리나라 애니가 지금은 많이 부족하고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봐주고 해야 더욱 발전하지 않겠냐고..

나도 A특공대나 정무문, 활 같은 영화 안 좋아하지만,

오빠가 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보지 않았냐고...

같이 보고싶다고 얘기했지만.. 결국 못 봤네요...

나중엔 쌓였던 감정이 폭발해서 얘기했어요...

나랑 만나면서 처음에 봤던 영화 예매해오고,

슈렉볼 때 결제한 거 빼면..

오빠가 날 위해서 영화나 연극 같은 거 예매 해준 적 있냐고...

내 성격상.. 미리 예매해야 더 즐겁게 본다는 거 알면서

어쩜 날 위해서 할 줄 아는 예매도 미리 해주지 않냐고...

카드 들고 매표소에서 결제만 하는 게 전부는 아니라고..

만남에도 성의가 필요한 거 아니냐고...

 

이렇게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겠네요...

다정하기도 하고, 먹는 것도 잘 사줘요...

그런데... 분명 잘해주는 부분들도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서운함이 커져 간다는 거에요...

 

목욜부터 담주 월욜까지 오빠 휴가에요...

작년엔 오빠가 여름휴가를 못 써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올해는 휴가를 사용한다니 저도 들뜨더라구요..

오빤 차도 있는데 차 타고 나들이 가본 적 없거든요..

저도 지금까지 남자 사귀면서 1박 2일 이런 여행 가본 적 없지만,

같이 여행간다고 꼭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정말 큰 맘 먹고 1박 2일로 여행가자고 했는데..

결국엔 거절당했어요...

제가 뭘 어떻게 하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덩치나 힘도 오빠가 훨씬 큰데.. 기분 나쁘더라구요...

그래서 그럼 무박2일 여행 다녀오자고 얘기했더니

그건 괜찮다고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휴가는 다가오는데...

오빠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더라구요..

하다못해 정동진을 다녀오더라도..

기차 시간표도 알아보고 미리 예매라도 해야하는 거자나요..

저는 나름 알아보고 있는데, 오빤 아닌 것 같았어요..

오빠가 회사 일이 엄청 바쁜 것도 아니고,

주로 6시면 칼퇴근 하고, 주5일제니 시간은 있는데...

집에 가서도 자기가 좋아하는 야구를 본다거나,

1박2일이나 무한도전 다운 받아 보는 거,

인터넷뉴스 기사 읽는 것들은 하는데...

여행에 대해선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구요...

저는 정동진보단 부산이나 통영이 나을 수도 있겠다싶어

오빠한테 카톡으로 부산 어떻겠냐고 얘기했었고,

지난 주 토욜에 보고,

그 이후로는 둘 다 일정이 있어서 휴가날 보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카톡으로나마 얘기하고 결정을 하려고 했는데...

자기 1박2일 보던 중이였는데 계속 봐도 되냐고 묻길래..

저 정말.. 완전 폭발해 버렸어요.....

그래서 카톡으로 말했어요...

난 무슨 일을 하든, 영화 하나 봐도 미리 알아보는 스탈인데

여행은 당연히 더하지 않겠냐고...

오빤 여행에 대해 미리 알아보지도 않으면서

보던 티비나 계속 본다니 진짜 어이 없다고..

평생 일박이일이나 보라고 보냈더니 전화가 왔더라구요..

자기가 뭐 잘못했냐고... ㅡㅡ;;;

정말 너무 짜증이 나서 전화기에 대고.....

그동안 쌓였던 서운함들이 다 폭발해버린거에요..

일박이일이라는 프로그램 보면서,

나랑 여행가기로 했는데 어디로 갈까~ 하는 생각이라도 해본 적 있냐고,

스마트폰 들고 다니는데,

외근 다니거나 출, 퇴근 하는 지하철 안에서라도

여행정도 한 번 검색해 본 적 있냐고...

오빠가 좋아하는 야구중계 보는 거나,

심심할 때 게임같은 건 잘도 하면서

왜 그런 시간, 기능조차 날 위해서는 사용하지 않는 거냐고..

제가 말하려고 연습했던 것도 준비했던 것도 아닌데...

저도 놀랄 정도로 말이 줄줄 나오더라구요...

최근 들어서 제가 오빠한테 몇 번 그랬었거든요..

오빠는 나를 만나는 데 있어서 성의가 없다고..

성의 좀 보이라고.. 노력 좀 하라고...

말로는 분발한다 하고, 노력하겠다고...

로맨틱한 남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말뿐이라고...

 

어쨌든 앞으로 아예 안 볼 사이도 아닌데,

안 좋은 감정이 오래가는 것도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다음 날 제가 갑자기 화내서 미안하다고 말 걸고

그냥 그렇게 앞으로 서로 잘하자고 했고...

이번주에 들어와 제 컨디션이 좀 별로라 여행은 무리일 듯 싶어,

그냥 서울에서라도 즐겁게 보내기로 했어요..

오빠가 매일매일 저를 만날 거라고 하기에...

그럼 하루씩 데이트 코스를 계획해오자고 했어요...

오빠가 저 먼저 하고 싶은 거 하라길래

목욜엔 제가 원하는 대로 했어요..

10시 20분에 조조 영화보고,

(오빠가 재밌을 것 같다고 했던 스머프...봤는데 괜찮았어요~)

오빠가 초밥을 좋아해서 씨푸드레스토랑 가서 점심 먹고,

서울대공원 야간개장이 색다르게 괜찮다고 해서..

거기 다녀왔거든요....

마침 날도 적당히 흐리고 바람도 시원하고 해서 좋았는데...

돌아다니다가 오빠가 그러더라구요...

그럼 우리 토욜에 보면 되는 거냐고...

전 당연히 금욜엔 오빠가 하고싶은 거 하는 줄 알았죠...

저.와.함.께.요....

그래서 금욜에 예정되어 있던 일정도 담주로 미뤘는데..

그렇게 말하니까 어이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왜요?? 내일은 안 봐요??" 했더니...

차 수리 맡긴 것도 찾으러 가야하고..

자기도 자기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약속이 있다고...

예전 직장 동료들이랑 만나기로 했다는데...

아니 그럼.. 저랑 같이 있는 시간은...

온통 "저만의 시간"인 건가요??

자기가 분명 휴가때 매일 만난다고 했고,

그래서 원래 있던 일정까지 미뤄놓은 저는 뭐가 되냐구요...

기분 나빴지만 별 내색 안하고 헤어졌어요...

오전에 차 가지러 간다고 한 번 연락오고..

오후에 전화해서는 자기가 연락 안하니까

저도 연락이 없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오빠 시간 마니 가지라고 연락 안했어요" 그랬어요.

사람들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내일은 만나서 점심먹고 세미나 가면 되냐고...

(토욜 오후에 저랑 같이 가기로 한 세미나가 있거든요..)

저도 말하기 싫어서 그럼 되겠다고 그러긴 했는데..

내일 어떻게 할 건지 생각해보고 연락준다는 사람이..

8시간이 지난 새벽 2시까지도 아무 연락 없네요..

화욜부터 출근하려면,

월욜엔 무리하지 않고 쉬어줘야 할테고..

휴가는 이렇게 끝나나겠죠...

 

 

오랜만에 베프랑 저녁(금욜)이나 먹을까 해서 연락했더니,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오빠 휴가라 매일 만난다기에 자기도 약속 잡아놨다고...

그래서 제가 바람 맞았다고 했어요~

어제 동물원 가서 오빠가 얘기한 대로 말해줬죠.. 베프니까~!

그런데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아무리 생각해도 저랑은 안 맞는 사람 같다고...

제 남친이 생각없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매번 어쩜 그렇게 말 뿐인 거냐고...

작년 추석때도 저는 아무 얘기 안했는데..

커플링.. 어쩌고 하면서 오빠가 해준다고...

그래서 몇 달쯤 후에 해주려나보다 했는데..

역시 일년이 다 되어 가네요...

100일 선물도 그렇고, 이번 휴가도 그렇고..

그동안 일일이 다 말할 수는 없지만...

매번 크게 서운하고 갈등이 생길 때마다

베프한테는 속상하다고 털어놓다 보니..

친구가 하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어요...

일 때문에 바쁘긴 했었지만,

오빤 우리 만난지 1년된 날도.. 모르더라구요..

 

제가 수입이 없으니까 남들처럼 비싸고 좋은 선물을 못해 그렇지,

셔츠랑 넥타이 말고 다른 것도 선물하긴 했었어요..

그런데 생일선물로 맞춘 안경 빼고는...

정말 한 번도...

제가 선물 한 걸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

어차피 선물해도 하지도 않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오빠한테 받은 선물은...

빼빼로 데이때 오빠가 줬던 과자들...

공부 다시 시작한다고 했을 때 준비해 준 문구류, 초콜렛...

그리고 크리스마스 멜로디카드..

(이건 제가 받고싶다 그랬던 거였고, 저도 써서 줬어요..)

제가 정말 큰 맘 먹고 사달라고 얘기한 4천원짜리 머리띠 하나..

물론 가격보다는 제가 맘에 드는 디자인을 골랐죠...

저 정도가 다.. 인 것 같네요...

머리띠 하나 선물 받고 한동안 오빠 만날 때마다,

그리고 오빠 만나지 않는 날에도 거의 매일 그 머리띠 했어요..

맘에 들기도 했고, 선물받았다는 의미를 부여하니 더 좋아서요...

저.. 정말 단순해요...

비싼 선물, 특별한 이벤트 이런 거 바라는 게 아니라...

길에서 파는 천원짜리 머리핀 하나라도

남자친구가 저한테 선물하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머리핀으로 만들어 버리는 성격이라구요..

 

꼭 선물을 주고받고 이런 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예쁜 거 좋은 거 보게 되면,

연인끼리 서로 선물하고 싶은 맘도 생기잖아요...

더운 여름날 외근다니니 피부도 상하고,

좋은 썬크림이나 화장품 같은 거 선물하고 싶지만..

어차피 제가 선물해도,

오빤 그런 거 귀찮아서 안 바르고 다닐 거거든요..

본인 입으로도 그렇게 얘기해서 선물 안했어요...

 

선물만 좀 못해줬을 뿐이지..

대공원 갈때 도시락도 준비하고,

연애 초기엔 샌드위치랑 샐러드,

간단한 식사종류도 준비해서 퇴근 후에 같이 먹고,

오빠네 집이랑 회사가 저희 집이랑은 많이 멀어서..

둘 다 서울인데도

대중교통으로 1시간 반 정도 걸리거든요...

저는 쉬고 있는데 오빠는 일하니까,

조금이라도 덜 피곤하게 해주고 싶어서

약속 장소나 시간도 오빠가 편한 쪽으로 배려해주고,

오빠 외모나 컨디션도 생각해서

가끔 코팩이나 마스크팩, 마사지 등도 해주고 그래요...

연애 초기때부터 둘 다 결혼까지 생각하고 시작한 거라

어차피 내 사람 될 사람이니까..

내가 힘들어도, 속상해도 조금만 더 이해하면 된다 생각했는데...

 

작년 어느 날...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던 적이 있어요...

한번도 가볍게 생각한 적 없다고 했었죠...

함께 있으면 기분 좋고,

지금까지 자기한테 저만큼 잘해준 사람 없었다고..

 

너무 잘해줬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 남자 정말..

저는 자꾸만.. 서운하고 속상하게 하네요...

연애경험 별로 없는 게 잘못도 자랑도 아니지만...

그래도 전 제 마음 알아주고,

일년에 한 두번이라도 좋으니

가끔은 절 감동시켜주는 남자가 좋은데..

저 아직... 꽃 한 송이 받아보질 못했어요...

아.. 정말.. 자존심이 상하네요ㅠ

사귀기 전에 오빠가 길에서 "꽃 사줄까요?" 물어봤는데..

제가 무거운 걸 오래 들면 힘들다면서 괜찮다 그랬거든요..

사귀는 것도 아니고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한테

"네~ 사주세요~"이렇게 말할 수 없었던 건

제 성격탓이라고 해도...

그래도 일년 넘게 사겼는데...

꽃 한 송이조차 제게 건네주질 않네요...

 

저는 남자친구한테 대단한 걸 바라는 게 아니에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대단한 능력을 바라는 것도,

값비싼 선물이나 이벤트를 바라는 것도 아니에요...

컴퓨터, 인터넷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어차피 만들어놓은 아이디로 네이트온 접속해서

저랑 한번이라도 좋으니 대화해주는 거...

몇 번 얘기했는데도 시도조차 하지 않으니..

오죽하면 제가 네톤에 오빠 이름이 로긴된 것만 봐도 좋을 것 같다고..

그랬을까요...  ㅠ.ㅠ

어차피 스마트폰 가지고 다니는 거...

저랑 미니홈피 일촌도 되어 있는 거...

한달에 한번이라도 좋으니 제 방명록에 흔적도 남겨주고,

제가 개봉하기만을 기다려온 영화가 있으면

미리 예매해서 제가 깜짝 놀라게 해주길 바라는 정도??

 

전에 만났던 사람들한테도 절 대하듯 했을까요??

하아... 진짜 한숨만 나와요...

요즘엔 저도 모르게... 정말 이러면 안되지만..

"나이 많은 남자가 장가 못갔을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더니..

이렇게 해서야 어느 여자가 옆에 있으려고 할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조차 하지 않을테니,

기대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저도 사람이니까 기대하지 않아도 서운함은 밀려오더라구요...

만약, 더 오래 사겨서 결혼한다고 해도..

이젠 이런 남자 옆에서... 행복할 수 없을 거란 생각도 들어요...

 

이런 남자라면...

제가 이제 그만 하고 싶다고 해도...

저랑 정말 헤어져도 아무렇지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