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배·빈곤 더 악화… “성장 만능 벗어나야”

대모달20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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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1-08-21]

 

ㆍ삶의 질 지표 주요국 최하위

“한국은 잘사는 나라라는데 왜 내 삶은 아직도 이렇게 힘든 걸까.”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를 넘어서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한국의 국가 경쟁력, 대외 위상은 훌쩍 뛰어올랐다. 그런데 실제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질은 지표와는 거리가 멀다.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이 정체된다’는 ‘이스털린의 역설’이 한국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분배·빈곤 더 악화… “성장 만능 벗어나야”

 

한국의 삶의 질은 객관적인 지표로도 세계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새로 개발한 국가 경쟁력 지표에 따른 삶의 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G20 회원국 39개국 가운데 2000년과 2008년 모두 27위를 기록했다.

삶의 질 지표를 구성하는 7개 세부 항목을 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지출 비중으로 평가한 사회지출은 2000년과 2008년 모두 31위였다. 이는 비교할 수 있는 국가 가운데 최하위다. 멕시코가 30위였고, 최상위권은 2008년 기준으로 스웨덴과 프랑스 등이었다.

보건 부문도 28위에 그쳤다. 보건은 의료접근성과 유아사망률, 국내총생산 대비 의료지출 규모 등으로 평가했다. 비교 가능한 30개국 중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국가는 터키와 멕시코 2개국이었다. 자살률과 범죄율, 도로사망률로 구성된 사회적 안전 지표는 2000년 24위에서 2008년 26위로 오히려 하락했다.

실업률과 국내총생산 대비 노령지출, 55~64세 인구 고용률, 산업재해 사망자 수 등의 지표로 평가하는 경제적 안전 항목의 순위는 같은 기간 모두 29위였다. 최하위권은 터키, 한국의 순이었고 최상위권은 스위스와 일본 등이었다.

분배 항목은 지니계수(분배를 나타내는 지표로 소득의 불평등도를 수치화)로 평가했다. 한국은 2000년에 12위로 양호한 편이었으나 2008년은 23위로 11계단 추락했다. 최상위권은 스웨덴과 덴마크 등이며 최하위권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었다.

상대빈곤율(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 순위도 2000년 19위에서 2008년 24위로 5계단 내려섰다. 최상위권은 역시 덴마크와 스웨덴이었고, 최하위권은 멕시코와 터키였다.

삶의 질 지표에서 순위가 개선된 부문은 수명이 유일했다. 기대수명(신생아의 평균 기대 여명)은 2000년 25위에서 2008년 20위로 5계단 상승했다. 최상위권은 일본, 스위스 등이며 최하위권은 인도 등이다.

연구 결과에 대해 보고서는 한국의 발전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 성장 일변도였던 국정 운영을 종합적 비전을 지닌 국정 운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경쟁력 지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삶의 질 영역은 27위로 성장이나 환경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 “성장, 사회, 환경을 감안하는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에서 이스털린의 역설이 적용되고 있어 성장과 사회통합, 성장과 환경의 조화를 이루는 발전 전략을 절실히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사학자 리처드 이스털린 교수는 1974년 소득이 높아져도 꼭 행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더 큰 행복감을 표시하다가, 일정 시점이 지나면 소득수준이 더 높아져도 행복도가 그만큼 더 커지지 않는 현상에 주목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스털린 역설은 국민소득이 1만~1만5000달러 수준이 되면 성장 위주의 경제운영에서 탈피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국가 전략을 도입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김다슬 기자〕